만나면 어색한 모임이 있는가 하면 만날수록 포근한 모임이 있다. 그래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솔직히 말해서 그리스도인들의 모임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출범한지 채 1년도 안 된 중동기독신우회는 왜 그럴까. 따스하고 포근하고… 마치 고향의 품에 안긴 것 같은 기분.
오늘(9월 5일) 중동기독신우회 정기 모임이 있었다. 3/4분기 모임이었다. 1년에 네 번 모여서 드리는 우리들의 예배는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중동'에 녹아 있는 역사적 가치가 결코 적을 수 없듯이, '중동기독신우회'가 지향하는 가치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상의 빛과 소금!
세상을 살아 온 긴 연륜에서 어떻게 저런 천진난만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아니 '유지들'을 하고 있는 걸까. 쉽게 하나님의 은혜라고 얘기하지만 각자 갖고 있는 신앙적 노력도 간과할 수 없으리라. 성별된 삶은 얼굴에서부터 드러나는지 모를 일이다. 좋고 마음 뿌듯하다. 모두들 같은 느낌이었으리라.

안산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김동진 장로님과 김재호 집사님이 섬기는 안산동산교회에 가서 예배당을 둘러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건측가 승효상이 설계를 한 것이어서 더 눈여겨 보게 되었다.
안산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그곳에 생활공간을 갖고 있는 김동진 장로님과 김재호 집사를 만나 함께 모임에 참석했다. 안산 들린 길에 동산교회를 둘러보았다. 웅장한 건축, 승효상이 설계했다고 한다. 신우회 모임엔 모두 25명이 참석했다. 보다 많은 회원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을 테지만 어수선한 세상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만큼 참석한 것도 결코 적은 숫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만큼은 순복음강남교회가 우리의 소유이다. 7층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화장실도 우리 전용이며 임마누엘 찬양대 연습실은 우리의 예배 처소가 되는… . 예상한 것보다 풍성한 뷔페 음식은 한 끼 저녁을 때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사람이 많건 적건 최소 50 명분 이상을 계약해야 한다는데, 30 인으로 낮추어 계약을 했다는 말에 남는 것이 있을까하는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했다.
예정된 시각 오후 7시가 되었다. 박정진 집사님이 예배 전 찬양 인도를 했다. 곧 예배가 드려졌다. 예배의 개요를 기록하면 이렇다. 사회는 이성환 장로님, 대표기도는 편남영 장로님, 최광로 목사님이 말씀을 전했고, 광고는 황병직 총무님, 그리고 마지막 전대웅 목사님이 축도함으로 1부 예배를 마쳤다.

말씀은 최광로 목사님(72회)이 전했다. '세계가 나의 교구'라는 존 웨슬리를 닮은 듯 그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2부 친교와 나눔의 시간엔 이용주 선교사님의 특별 간증과 백강수 장로님(신우회 회장)의 비전 나눔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용주 선교사님은 팀앤팀 대표로 물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부 아프리카에 우물을 파 물을 공급함으로써 생명 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 기독교는 생명의 종교이고, 부활의 첫 열매 예수님은 죽은 자도 살리시는 주님이시다.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 주님을 대신하여.
특히 우간다에서 거대한 학원 프로젝트로 복음 펼칠 비전을 갖고 전력투구하는 이현수 장로님을 만나 비전을 공유한 이야기는 흥미를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뿐 아니라 같은 동문, 기독신우회 동지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갖게 했다. 우리 기독신우회 동문들이 세계 곳곳에서 복음 전파의 첨병 역할을 하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아프리카 우물파기 사역을 간증하고 있는 이용주 선교사님(65회). 그는 우간다 이현수 선배님의 거대한 선교 프로젝트를 도울 일을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자고 했다.
우리 신우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백강수 장로님은 하나님께서 손양원 목사님을 통해 중동기독신우회를 선물로 주셨고, 우리 중동 그리스도인 동문들이 나라 안팎에서 귀한 사역들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비전을 선하게 실현해 나가면 좋겠다며 하나 됨을 강조했다.
모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회원이 자꾸 문을 노크해야 한다. 오늘 그런 분들이 있었다. 정은일 장로님(65회), 오영환(82회), 오정호(94회) 동문이 첫 걸음을 했다. 서정욱(71회), 김재원(76회) 두 동문도 나와는 첫 만남이 된다. 신우회가 한결 풋풋해진 것 같다. 이성환 장로님이 선물로 가지고 온 코마개(?)와 일양바이오팜에서 제공한 관절에 특약(아세클로 CR정)을 안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얼마나 경쾌하던지.

모임 뒤 찍은 단체 사진. 처음 나온 정은일 장로님(65회), 오영환(82회), 오정호(94회) 동문은 우리 신우회를 풋풋하게 만들 것을 예약했다.
함께 해서 좋고, 만나면 아무 조건 없이 든든하고, 속내를 털어놓고 싶은 사람들… . 팍팍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 이런 만남이 없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이것은 분명 향기이다. 빛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함께 한 분들, 모임을 위해 수고한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