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신현동 마을사진전-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동네에 어떠한 자랑거리가 있는지,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바쁘게 지내다보면, 매일 아침저녁으로 지나는 길이지만 잘 둘러보지 않게 되고, 누가 살고 있는지, 마을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보느라 더더욱 동네의 모습을 둘러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듯합니다.
지난 6월, 신현동에서는 주민 분들이 직접 마을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이 담긴 마을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신현동에는 천연기념물 제 315호로 지정된 회화나무가 있지만, 빌라에 둘러싸여 제대로 보호나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신현동에 살고 계신 주민 분들도 회화나무가 어디 있는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주민 분들이 직접 사진전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도시재생대학 심화과정으로 진행된 이번 사진전은, 기초과정부터 열심히 수업을 들은 신현동의 주민 세 분, 손정광님, 박미진님, 박영아님께서 진행하신 주민제안사업인데요. 올해 2월부터 모여서 직접 사진전을 기획하고, 사진 촬영, 전시 장소 섭외와 설치, 그리고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하셨답니다.
마을사진전의 한 코너는 회화나무 코너였는데요, 계절마다 회화나무가 변하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전을 진행한 손정광님은 ‘천연기념물 제 315호로 지정된 회화나무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소외되고 가려져 있었다’며 ‘회화나무가 계절마다 꽃이 피고, 열매가 열고, 새들이 와서 앉아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동네 주민들, 그리고 외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사진전의 취지를 설명해주셨습니다.
마을사진전에는 회화나무 뿐 아니라 마을의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모습, 공원에서 노는 모습들도 많이 담겨있었습니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로, 녹색어머니회와 환경지킴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계신 박미진님, 박영아님은 ‘아이들이 등교하는데 지저분한 곳이 많고 차들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속도를 지키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고, 어른들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담았다’고 설명해주셨답니다.
5월에 서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진행되었던 마을사진전은 6월 한 달 간 신현북초등학교, 신현초등학교, 신현원창동주민센터를 돌아다니며 ‘찾아가는 마을사진전’으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신현초등학교의 선생님은 ‘아이들이 다른 행사에 보이는 관심보다 이번 사진전에 보이는 관심이 컸다’면서, ‘자신이 사는 동네이고, 매일 오가는 골목이다보니 관심이 컸던 것 같다’며 좋은 반응을 전했습니다.
2월부터 6월까지 매주 모여 사진을 찍고, 고르고, 이젤과 액자를 나르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마을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사진전을 진행하셨다는 주민 분들. 앞으로도 마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실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됩니다. 인천 서구 도시재생대학에서 진행할 다른 주민제안사업도 기대해봅니다.
글 , 사진 / 김진아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명예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