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최종면접 보고나서 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에요~^^;
우아...이런 거 올리니까 매우 부끄럽네요~
회사에서 제 방송을 마치고 가야 했기 때문에 조금 늦었습니다.
원래는 두시 반까지 모이라 했었거든요.
전 방송이 2시 20분에 끝나는 바람에... 엄마께서 바람같이 차를 몰았지만(넘 터프해서 사실 시험 못보러가는 줄 알았어요)
도착하니 3시 10분이더군요. 흐음...
물론 미리 늦을거라고 양해는 구했지만요.
인사부 채용담당분이 나와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에고... 죄송스러워라.*^^*
걱정했던거와는 달리 아직 남자지원자도 시작도 안했더라구요. 휴우...
아는 사람들과 인사두 하구...(시험을 많이 보다보묜 최종에서 만나는 사람은 매번 보기 마련이에요~^^;) 초조하게 기다리는 가운데
제 순서가 됐습니다.
작년에는 정말 어둡고 좁은 방에서 진짜 근엄한 분위기였었는데요.
이번에는 밝고 큰 방에서 면접을 보데요... 혼자씩 들어가서 떨리긴 마찬가지지만요.
들어가서 몇번 강수정입니다.
라고 말하니 어떤 분께서 "자기 소개 준비했죠? 한번 해보시죠" 하시더군요.
물론... 똑같은 멘트를 비록 3차때 하긴 했으나... 그냥 약간의 수정을 한후 다시 햇습니다.
흐음...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밝더군요.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사장님께서 "노변정담이 뭐죠?" 라고 급습의 질문을 하셨습니다.
흐흐흐 그러나 수징인 거기에 대해 읽었었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몇번했죠? 그러시는거에요
음... 잠시 당황했었으나 다시 잘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쏟아지는 질문들...
"kbs와 mbc, sbs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해봐라"
"kbs뉴스가 친정부적이라는 말이 있는데...어떻게 생각하냐"
"mbc시험 봤냐"
"교양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애로점은 무엇이야"
"현재 벌어지고 잇는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 의견을 말해보라"
"두번째 최종이죠? 우리회사에 두번은 기본이구 세번째로 들어온 사람도 많은데 ... ^^"
"sbs에서 떨어진 사람을 kbs에서 뽑는다는 것에 주저할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지"
"왜 sbs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하나"
(왜 SBS를 물어보냐구요?...제가 SBS 최종면접까지 두번 갔지만 떨어졌거든요~)
이 외에도... 제가 대답한 것에 대해 꼬리를 물고 질문하시더군요.
으음... 떨리지 않는 척 하구 당당히 대답하려했으나 나중에 나와서...얼굴을 만져보니 뜨거웠어요.
우리 엄마께선 밖에서 계속 기도하셔서 목까지 아프셨데요...고마운 우리엄마~~~
음...
엄마와 압구정 베니건스가서 진짜 살찔 것같은 음식 잔뜩 시켜놓구 먹다가... 수징이가 그만 울어버렸답니다.
"어... 왜 갑자기 눈물이 나지" 그랬더니 우리 엄마도 같이 우셨어요. 안쓰럽다구. 불효녀입니다.
좀 길었네요...
이번엔 정말 해내야되는데...
2)
호호호...지금 보니 부끄럽지만...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올립니다요!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에요?"
1년전 최종 면접 때 받은 질문 중의 하나다.
떨리는 목소리로 "만약 떨어진다면 1년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도전하겠습니다"라고 답했었다.
그리고 2001년 KBS 신입사원 시험에 떨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입학한 후 막연하게 꿈꾸던 아나운서를 위한 첫 걸음이었다.
처음에는 막막했다. 그리고 '내가 왜...'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영화도 보기 싫었고 제일 좋아하는 치즈케이크도 먹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혼자 방안에서 많이 울었다.
그 때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가 많은 도움이 됐다.
누군가가 보낸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넘어졌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넘어졌을 때 얼마나 빨리 일어나느냐가 중요하다.'란 말이었다.
다시 시작했다.
부족했던 공부와 실기 연습를 열심히 했다.
특히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논술은 한순간에 공부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칙을 읽다가 좋은 글이 나오면 따로 노트에 적어두기도 했다. 논술을 쓸 때는 누구나 아는 내용을 평이하게 적는 것보다는 특이하거나 감동깊은 구절을 암기해 두었다가 응용하는 것이 더 좋은 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송도 열심히 보고 들었다.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방송을 하기를 꿈꾸는 사람은 TV와 라디오를 사랑해야한다고 들었다.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나의 길이었는 지...어렸을 때 내 별명은 '테순이'였다.
텔레비전 앞에서 방송을 보면 누가 불러도 대답을 못할 정도로 깊이 집중하기 때문이었다. 부끄럽지만...지금도 TV와 영화를 볼 때는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불러도 듣지 못한다.
준비도 미처 다 끝내기도 전에 다시 채용 공고가 났다. 갑작스럽게 빨라진 채용 일정으로 걱정도 되었지만 기쁘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나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어 비춰질 지 궁금했다.
1차 카메라 테스트, 2차 필기시험, 3차 실무면접까지 당당한 척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조마조마하며 시험을 치뤘다.
이번 테스트만 통과했으면...하는 마음으로 매 단계를 통과했다. 작년보다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했지만 더 간절하게 되고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기만 했다.
그리고 드디어 최종면접 날이 되었다.
기분 탓이었을까? 작년에는 어둡고 좁은 방에서 매우 근엄한 분위기였었는데 이번에는 밝고 큰 방이었다. 혼자씩 들어가서 떨리긴 마찬가지였지만...
들어가자마자 "몇번 강수정입니다." 하고 자기소개를 했다.
개인적인 것부터 아프가니스탄 사태가지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다. 떨리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면접이 끝난 후 방을 나와서 얼굴을 보니 빨갛게 달아올라있었다.
어떻게 보냈는 지 기억도 나지 않는 시간이 지나고 합격발표 날...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 어머니와 안은 채 펑펑 울었다.
인생은 한번 좌절해본 사람만이 그 깊이를 안다고 했다. 아마도 내가 작년에 붙었다면 KBS 아나운서가 되고싶다는 지금과 같은 열망이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몇 번의 좌절이 나를 강하게 만들어줬다. 그러나 아직은 너무 부족하다. 더욱 겸손하고 노력하는 아나운서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