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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산·강·들의 이야기길…걷고 싶은 그대, 상주로 가세요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경천대는 낙동강 칠백리길에서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사진-권순호 |
우복종가 산수헌(山水軒) 전경. |
곶감 건조장의 모습. 둥시로 만든 상주곶감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상주의 대표적인 별미라 할 수 있다. |
권역 | 코스/ 길의명칭 |
거리(km)/ 시간. 분 |
경로 | 관광명소 |
낙동강권역 | 1코스/칠백리길 | 9.2/3.00 | 낙동강 칠백리 표지석-퇴옹바위-매중바위-어풍대-원점 | 용해사, 표지석, 낙동강 |
2코스/초원길 | 19.6/5.00 | 경천대-덕암산-상풍교-매협제방-원점 | 용소, 경천교, 풍양정자 | |
3코스/낙동강길 | 10.8/3.00 | 경천대-경천교-동봉-비봉산-상도촬영장-원점 | 상도촬영장, 경천섬, 자전거박물관 | |
4코스/아자개성길 | 23.1/6.00 | 경천대-도남서원-도남제방-아자개성-강창교-중동제방-비봉산-상도촬영지-원점 | 사벌왕릉,상주보 | |
5코스/물소리길 | 15.9/4.00 | 강창교-무수골-중동교-중동고개-가무실고개-원점 | 불새바위, 얼굴바위,대바위 | |
6코스/숨소리길 | 7.7/2.00 | 낙동강 한우촌-나각산 등산로-찬물내기-원점 | 낙단보, 관수루,마귀할멈굴 | |
이안천권역 | 7코스/가야길 | 6.7/2.15 | 신흥체육공원-굴다리-오봉산-봉우재-이안제방-원점 | |
8코스/이전길 | 8.1/2.30 | 예주교-청암서원-이안철교-주암정자-성황데이고개-원점 | 쾌재정,청암서원, 물구멍 | |
9코스/소곰길 | 8.4/2.30 | 중소2교-소곰재-예주교-관수정-지평교-원점 | 관수루,경들못, 등금루 | |
10코스/장서방길 | 8.5/2.30 | 안장서방입구-서만새터-노루목-우산교-원점 | 할매바위, 할부지소나무,곶감체험장 | |
11코스/바람소리길 | 11.0/3.00 | 밤원마을회관-고개마루-예의마을-마을회관-원점 | 여골, 서원리 일대 | |
상주시내권역 | 12코스/똥고개길 | 10.0/2.30 | 북천시민공원-연원교-너라골-똥고개-낙양교-원점 | 똥고개, 낙양동,수석정 |
13코스/천년길 | 16.0/4.00 | 북천시민공원-연원교-너라골-남장교-남장사-연수암-사치미지-원점 | 남장사, 연수암,곶감마을 | |
14코스/자산산성길 | 6.6/1.30 | 북천시민공원-연원교-자산갈림길-임란북천전적비-원점 | 전적비, 상산관,자산 | |
15코스/너추리길 | 7.4/2.00 | 북천시민공원-연원교-자산갈림길-고개마루-영암각-원점 | 성황사, 영암각,동수나무 |
백두대간이 병풍처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남동쪽으로 낙동강이 비옥한 충적평야를 형성하며 흘러간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
은 600리를 흘러와서 상주 사벌 지역에서 비로소 강다운 면모를 갖는다. 낙동강 1천300리라 하니 여기에서 ‘낙동강 700리길’ 뱃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낙동강 뱃길의 길목이라서 교통이 편리하고 토지가 비옥하여 물산이 풍부하였기에 상주는 고대부터 전략적인 요충
지 혹은 행정의 중심지였다. 옛 사벌국의 도읍이 낙양(洛陽)이었는데, 낙양의 동쪽을 흘러가는 강은 당연히 낙동강(洛東江)이 되었
을 것이다.
상주는 낙동강 유역의 비옥한 평야지대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물산으로 일찍부터 고대국가가 형성되었다. 삼한시대의 사벌국은
강력한 세력의 부족국가였는데, 서라벌(신라)과 대등한 세력으로 서로 경쟁하였다(사벌이나 서라벌에서 서울이라는 말이 나왔다).
신라에 통합된 이후에도 사벌주는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며 신라 국방의 요충지 역할을 하였다. 신라 말에는 경명왕의 아들 박언
창이 사벌국 재건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10여년 만에 견훤에 의해 패망했다. 고려시대에는 상주목을 설치하여 경상도를 관할하는
행정 중심지가 되었는데, 이러한 상주의 위치는 경상감영이 대구도호부로 이전하는 조선 중기인 1601년까지 계속된다. 임란 후
역사의 중심지역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던 상주는 1905년 경부철도가 김천지역을 통과함에 따라 더욱 외딴 곳으로 전락하는 것
처럼 보였으나 최근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상주∼당진간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상주∼영덕간 고속도로가 개통예정이어서 교통의
중심지로 변모해 가고 있으며 미래의 발전과 번영을 보장받게 되었다.
낙동강에서 가장 멋진 경치 경천대
선비정신의 뿌리 우복 정경세 종가
불패의 명장 정기룡 장군 유적 등
가는 곳마다 관광명소 수두룩
특산품 곶감은 입을 즐겁게 할 별미
◆상주의 관광명소
빼어난 자연환경과 오랜 역사의 중심지였던 상주에는 돌아보아야 할 관광명소가 많다.
경천대는 낙동강 전 구간에서 가장 멋진 경치를 자랑한다. 주변의 사벌왕릉도 역사적인 장소이지만 낙동강 둑을 따라 상주박물관,
자전거박물관, 낙동강생물자원관, 도남서원에 이르는 길이 수려하다. 경천대관광지 입구에는 정기룡 장군의 동상이 있는데, 임란
당시 정기룡 장군은 60전 전승의 신화를 거두며 육지전투에서 불패의 명장이었다. 바다에 이순신 장군이 있었다면, 육지에는 정기
룡 장군이 있었던 것이다. 왜군의 신무기인 조총의 유효사거리가 활의 사거리보다 두 배 이상이기에 전면전을 벌이면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전면전을 피하고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술로 정기룡
장군은 60전 전승의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정기룡 장군이 타던 말은 용마였는데, 용마를 조련시킨 소(沼)와 충의사가 경천대 주
변에 남아 장군의 명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경천대에서 무우정을 거쳐 ‘상도’ 촬영장을 지나면 자전거박물관이 있고, 강을 따라
직진하면 도남서원에 이르고, 계속 직진하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 사업의 상주보와 낙단보(상주 낙동과 의성 단밀을 잇는
보)에 이른다.
하지만 경천대 표지석에 새겨진 대명천지 숭정일월(大明天地 崇禎日月·위대한 명나라의 하늘과 땅이요, 명나라 황제인 숭정제의
해와 달이다)이라는 글을 보면 마치 불로 낙인을 찍는 것처럼 가슴이 아파온다.
사벌의 북쪽은 함창, 공검인데 공검면 양정리에는 지금은 작은 못이 된 공검지(공갈못)가 있다. 김제의 벽골지, 제천의 의림지와
함께 공검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저수지인데 농경문화를 선도하던 지역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공갈못에는 공갈이라는 아이를
묻고 제방을 축조했다는 전설, 스님을 제물로 묻고 제방을 축조했다는 전설, 경주 용담의 암용이 공갈못의 수용에게 시집 온 이야
기 등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는 못이 넓고 풍광이 좋아 ‘저승에 가도 공갈못 구경하지 못한 사람은 이승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이
야기도 있다. 아직도 입구에는 ‘공갈못 노래비’가 남아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하는데, 연꽃을 사랑하거나 채련곡(採蓮曲)을 읽는 사
람이라면 그 정취를 느끼기 위해 한 번씩 가보고 싶은 곳이다.
상주시를 흐르는 북천에는 ‘임란북천전적비’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900명의 의병과 관군이 1만7천명의 왜군과 전투를 벌였으나 역부족으로 전원 전사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향궐례를 하고 객관으로 사용된 상산관도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고, 뒤쪽으로 노악산에는 상주가 자랑하는 4장사인 남장사와 북장사가 있다.
백두대간은 김천의 추풍령을 지나 상주의 공성면 지역으로 들어와 화서면과 화북면을 통과하여 문경으로 빠져나가는데, 화북면에
는 속리산국립공원이 있다. 형제봉~천황봉~문장대~청화산~도장산~형제봉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코스는 ‘우복동천등산로’라 부
르는데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이 등산로의 용유계곡, 장각폭포, 오송폭포, 견훤산성이 특히 유명하다.
◆상주의 MRF길
상주에는 산길(Mountain Road), 강길(River Road), 들길(Field Road)이 합쳐진 MRF길이 있다. MRF 이야기길은 크게는 낙동강
권역, 이안천권역, 상주시내권역으로 나뉘는데 모두 원점 회귀하는 길로 만들어져 있다. 길을 조성할 때부터 해발 300m 이하이고
원점회귀 조건을 갖춰야 했다. 낙동강권역은 함창, 사벌, 낙동 지역의 낙동강을 끼고 있는데 낙동강칠백리길 표지석에서 시작되
어 낙단교까지 이어지는 6개 코스다. 이안천권역은 함창읍 신흥리 체육공원에서 이안철교와 은척을 돌아오는 7~9코스와 우산리
의 10코스, 서원리의 11코스다. 상주시내권역은 임란북천전적지(북천시민공원)에서 남장사를 돌아오는 길로서 12~15코스가 된다. 그 외에도 볼거리가 많은 곳에 조성한 MRF 명품길 4코스가 있다.
모든 걷기 코스가 나름대로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고 멋진 경치를 자랑하지만 제3코스 ‘낙동강길’은 11㎞ 정도의 거리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걷기길이다. 제3코스 걷기길은 경천대 입구~경천대~경천교~동봉~비봉산~청용사~상도촬영장~경천교~경천대의 원점회귀 길이다.
입구에서 정기룡 장군상과 용마를 구경하고, 조각공원의 조각 작품을 감상하고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함창지역과 낙동강의 유유한 흐름이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다. 전망대에서 낙동강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경천대로 내려서면 남쪽으로 정기룡 장군이 타던 용마가 살았던 용소가 있고, 무우정과 영화세트장을 지나면 자전거박물관이 있다. 상주는 평평한 평야지대여서 예부터 자전거가 많이 보
급되어 자전거보급률이 전국 최고다. 그래서 쌀, 누에, 곶감에 자전거의 은륜을 포함하여 사백의 고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자전거
박물관을 돌아보면 ‘떴다 보아라 안창남 비행기, 내려다보니 엄복동의 자전거’라는 일제강점기의 노래가 생각이 나고 자전거의 역
사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가 된다. 자전거박물관 앞의 경천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동봉, 비봉산으로 가는 산길이 이어지는
데 천천히 걸어가면 낙동강의 시원한 강바람이 흐르는 땀을 식혀주고, 얕은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 주변의 경치가 좋다. 비봉
산 전망대에서 멀리 경천섬의 모습이나 도남서원, 낙동강생물자원관, 도남제방, 아자개성, 상주보를 조망하고 청용사로 내려오면
최인호의 소설 ‘상도’를 촬영한 세트장을 지나게 된다. 상도의 주인공인 임상옥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다시 경천교를 돌아 경천대 입
구로 돌아오는 제3코스는 정기룡 장군, 경천대, 자전거박물관, 최인호의 소설 ‘상도’, 도남서원 등의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걷
기길이다.
◆우복 정경세
외서면에 위치한 우복 종가는 선비정신의 뿌리 혹은 고향이라 할 수 있다. 우복은 서애 류성룡파의 문인인데 기호학파의 사계 김장
생과 더불어 17세기 조선사회의 사상적, 정치적 중심인물이었다. 임란 당시 의병을 모집하여 왜군에 대항하였고, 최초의 사설의료
원이라 할 수 있는 존애원을 설립하였다. 청백리의 모범이 되어 영조가 우복 종택을 사패지로 지정할 정도였다. 우복은 기호학파의
송준길을 사위로 맞는 혼맥(婚脈)을 형성하여 영남학파의 동인과 기호학파인 서인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었던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우복은 1607년 대구부사로 부임하여 넓은 수성벌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제방을 건설하여 모범적인 치수를 했다. 백성들은 부사
의 치적에 감사하며 저수지 제방이었던 지산동의 현 녹원맨션 자리에 자발적으로 송덕비를 세우기도 했다. 우복은 청리면 율리에서
출생하여, 외서면의 우산리에 살다가, 사벌면 매호리에서 71세의 나이로 죽어, 공검면 부곡리에 묻힌다. ‘재상 40년에 들에는 밭이
없고, 한양에는 집이 없으며, 오직 우복 산중에 산수 하나가 있을 뿐이다’라며 우복의 청렴한 정신을 기린 이는 다름 아닌 서인의
영수였던 우암 송시열이었다.
우복은 체천(遞遷)없이 바로 불천위에 올랐는데, 외서면 우산리에 있는 우복 종가에는 우복과 우복의 6세손인 입재 정종로를 모시고
있다. 우복은 낙동강변의 도남서원에도 스승인 서애 류성룡과 함께 배향되어 상주의 선비정신을 대표하는 학자이자 경세가로 추앙
받고 있다.
◆상주 곶감
곶감은 상주의 특산품이다. 삼백이라 함은 원래 쌀, 누에, 목화를 가리키는데 광복 후 목화의 재배와 수요가 격감하면서 목화를 대
신해서 곶감이 그 자리를 잇게 되었다. 청도의 반시, 고령의 수시, 상주의 둥시가 경상도의 대표적인 감인데, 반시는 소반이나 그릇
을 닮았기에 붙여진 이름이고, 수시는 물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상주 둥시는 둥그렇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바로 이 둥시로 만
든 곶감이 전국적으로 각광 받는 최고의 곶감이 된 것이다.
감에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많아 암을 예방하고,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감잎은 간 기
능을 향상시키고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감꼭지를 한방에서는 시체라 부르는데 끓여 마시면 딸꾹질을 멎게 하고,
유산을 방지하고 남자의 정력을 향상시킨다. 상주 곶감은 건조기간이 두 달 정도인데, 곶감이 되면 표면에 포도당이나 과당이 농
축되어 시설(?雪)이라 부르는 흰 분이 생겨난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