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 인구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유병인구가 증가하여 의료비 급증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구강질환인 충치와 잇몸병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인의 다빈도 질환 3위와 5위를 차지하는 두 질병은 주로 아동 청소년기에 빈발하고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어떤 만성질환보다 인구고령화로 인한 문제점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현재 국민건강보험제도에 의해 전 국민이 치과의료보장을 받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나 보장성이 40%에 불과하다. 치과에 갈 때 누구나 치료 비용에 대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대책의 하나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치과주치의 제도는 의미 있다.
‘치과주치의’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겠지만 서유럽과 북유럽의 다수 나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동·청소년에 대한 무상의 치과서비스를 제공하는 치과주치의제도를 실시해 오고 있다.
치과주치의란 한 명의 치과의사가 다수의 아동청소년의 주치의가 되어 구강병을 치료하고 더 이상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고 관리해 주는 의료제도다.
현재 우리나라는 행위별수가제(의료행위를 하면 국가에서 비용을 지불해주는 방식)로 의료가 진행되는데 이러한 제도하에서는 관리와 예방보다는 치료중심의 의료가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정해진 금액을 미리 의료기관에 지불하고 그 금액으로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주치의제도 하에서 의사는 치료보다는 관리와 예방에 중점을 둔 진료를 하게 될 것이고 환자의 입장에서도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체득할 수 있어 좋다.
치과의사회·지역아동센터가 벌이고 있는 ‘틔움과 키움’(이사장 김기현)은 이러한 치과주치의제에 기반을 둔 사업이다.
어린싹을 잘 틔워서 키우듯 우리 아이들을 지역사회의 관심과 도움으로 잘 키워보자는 것이 틔움과 키움이다.
건강, 심리, 문화 세 측면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건강영역은 치과, 가정의학과, 한의원, 약국 등이 광주지역 지역아동센터와 주치의 자매결연을 맺고 치료와 예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치과진료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정성호)와 40여 개 지역아동센터의 자매결연을 통해 매년 1회의 구강검진 및 치료, 교육사업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보철이나 교정 등 고가의 비용이 드는 경우는 아동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매년 하반기 선정과정을 거쳐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병원은 치료 목적으로 간다는 인식이 강해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고, 치과에서 예방교육을 할 만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다 보니 치료 중심으로 진료가 흐르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현재 틔움과 키움에서 담당하는 40여 개의 센터수는 미비한 수준이며, 광주지역 200여 개의 전체 지역아동센터 수를 감안해 볼 때 요즘 화두가 되는 보편적 복지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보편적 복지차원의 치과주치의제가 정립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주치의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시범사업이 좀더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효과가 분명한 초등학교나 중학교 차원의 시범사업은 광주시교육청에서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치과주치의제를 지원한다면 아동·청소년들의 구강 관리가 올바른 궤도에 오를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