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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오현 선생님께 직접 강의를 들은 적은 없다. 내가 대학을 떠나고 난 뒤에 선생님은 경북대학교에서 강의하시기 시작했다. 선생님께서 경북대에서 강의 하시던 젊은 시절에 여러 번 만났었다. 한번은 自由와 悲劇: 사르트르의 人間存在論(文學과知性社, 1979) 출판된 이후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사르트르의 자아 개념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현상학에 비춰본(?) 불교의 유식론에 대해 말씀하셨고, 우리나라 불교 전통에 말씀하셨던 것 같다. ... 오래전 일이라... 근래에 선생님께서 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거듭 하신다고 들었는데, 부고를 접하게 되었다. (54WKB)
# 신오현(申午鉉, 1938-2021)
1938 경상북도 청송 출생.
1962 서울대 철학과 학사.
1966 서울대 철학과 석사 졸업. 논문<Die Ontologische Erhellung der Struktur der Transzendenz[초월의 구조에 대한 존재론적 해명]. 1966.12, 서울대 >
1966 국방대학원 과장
1967 중앙신학교 전임강사
- Heidegger에 있어서 行의 槪念. 철학연구. 1967, 12.
12월 서울대 시간강사.
1969 미시간 대학 조교
1975 미시간 대학 박사. 학위 논문 <Sartre's Concept of the Self(사르트르의 자아개념), 미시간 대학, 1975.>
1976 계명대학교 부교수
- The Epistemological Foundations of Maoism. 동서문화, 계명대.
1977. 12. Materialism and the Concept of the Self. 동서문화, 계명대.
1978, 12. 自我槪念과 歷史理解: 人間革命의 自我哲學定立을 위한 시도. 마음, 이화여대.
1979 경북대 교수
自由와 悲劇: 사르트르의 人間存在論, 文學과知性社, 1979.
1980, 12. The Concept of the Self: Historico-Critical Reflections. 동서문화, 계명대.
- Mao Tse-Tung on the Methodology of Leadership. 아세아연구, 고려대.
- 人間의 理念性과 歷史性. 인간의 본질, 형설출판사.
- 自我同一性:問題의 性格과 그 接近模型. 철학연구, 철학연구회.
- 儒家的 敎學理念. 童山申泰植고희기념논총, 계명대.
- 元曉의 心理哲學:一心의 自己同一性의 槪念을 中心으로. 道와 人間科學, 三一堂.
1981 사람이란 무엇인가. 現代社會와 哲學, 文學과知性社.
1982 國民倫理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2.
역서 칼마르크스의 思想(The Thought of Karl Marx), 民音社, 1982.
人間의 本質:人間理念史의 現代的 照明.(編著), 博英社, 1982
韓國哲學思想 硏究., 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2.
- 英國經驗論의 存在論的 根據: 心理哲學의 根本問題에 대한 哲學史的 照明. 哲學, 한국철학회.
- 韓國 哲學思想 硏究의 方法論的 反省:古代 및 中世. 연구논총, 한국정신문화연구원.
- 언어와 철학. 학맥.
- 철학과 형이상학. 세계와 문학.
- 疏外理論의 構造와 類型: 自己同一性의 槪念을 실마리로한 哲學的 分析. 현상과 인식, 한국인문사회과학원.
- 人間理念의 思想史的 考察. 국민윤리학, 박영사.
1983 現象學이란 무엇인가, 심설당, 1983
韓國人의 倫理觀, 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3.
- 朝鮮朝 兩班 倫理의 批判的 考察. 연구논총, 한국정신문화연구원.
- 現象學과 實存哲學:現象學的 存在論의 自我槪念. 현상학 연구, 한국현상학회.
1984 철학의 정체와 자유의 논리. 세계문학.
- 實存과 實踐:實存의 現象學에서 實踐의 辨證法에로. 哲學硏究, 철학연구회.
- 철학의 敎學理念: 韓國高等學校 哲學敎育問題에 대한 所見. 철학, 한국철학회.
1985 역서 사르트르의 철학: 분석철학적 이해(Jean-Paul Sartre), 민음사, 1985
現代思潮論, 法文社, 1985.
- 近世哲學에 있어서 神의 問題 -Descartes의 경우-. 省谷論叢, 성곡학술문화재단.
- 哲學理論의 變形構造: 豫備的 素描. 철학연구, 대한철학회
1987 哲學槪論, 경북대출판부. 1987.
敎養國民倫理, 學文社, 1987.
現代思潮論 ll, 法文社, 1987.
自我의 哲學, 文學과 知性社, 1987.
- 인간해방과 철학의 이념. 평화연구.
- 한국철학연구의 반성과 전망. 현상과 인식.
1988 哲學의 哲學:제일철학의 이념과 방법, 문학과지성사, 1988.
- 철학적 인식의 수행적 성격. 철학의 철학.
- 철학적 주체성과 한국철학. 철학의 철학.
1989 Wittgenstein과 Spinoza의 비교연구: 聖.善.美의 개념을 중심으로. 철학.
- 自由의 現象學:老子와 Heidegger을 중심으로. 동양학, 단국대동양학연구소.
1990 哲學과 禪 : 철학과 현실 <발행처 미상>
1992 현상학적 심리학 강의, 民音社, 1992.
1993 언어, 문화 그리고 인간, 고려원, 1993.
절대의 철학, 고려원, 1993.
1994 역서 심리현상학에서 선험현상학으로 民音社, 1994.
원효의 사상과 그 현대적 의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4.
- 元曉철학의 현대적 조명, 元曉의사상과 그 현대적 의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5 Spinoza에 있어서 神의 문제: 원효철학적 관점에서 본 형이상학적 해명, 省谷論叢, 성곡학술문화재단.
1996 현상학적 철학개념: Husserl의 제일철학 이념. 철학, 한국철학회.
- 실존주의의 철학적 전승, 해방의 철학, 철학과 현실사.
1998 사회비판이론의 철학이념: 하버마스를 중심으로, 대동철학, 대동철학회.
1999 Philosophy and the Thesis of Ontological Non-Relativity, Philosophy and Culture, Korean Philosophical Association
- 과학과 철학-논리경험론의 철학개념, 대동철학, 대동철학회.
2000 현대철학의 한계와 원효사상, 원효와 21세기, 불교신문사.
- 자연주의 현상학-시론적 소묘-, 계명인문총서 1, 계명대출판부.
2001 현대철학의 한계와 원효의 화쟁논리: 선험적 의미론의 관점에서, 철학연구, 대한철학회.
미상: 實存主義 人間槪念. 형설출판사
미상: 儒家的 人間理解: 超人의 理念으로서 君子의 槪念. 형설출판사
2021 12 02. 숙환으로 별세.
(3:07, 54WKC)
** *** 한겨레 신문 등록 :2021-12-14 18:59 수정 :2021-12-15 02:30
신오현 추도문
- 조영준
신오현 선생님! 진정한 철학자, 구도자로서 존경하던 선생님을 지난 2일 이렇게 황망히 떠나보내게 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제가 대구를 떠난 이후 여러 생활상의 이유로 선생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했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는 학문적 스승으로 모셨기에 선생님의 근황이 궁금했습니다. 한 달 전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차일피일하며 미루다가 이렇게 작별 인사를 할 겨를이 없이 급히 가시다니 하늘도 너무 무심합니다.
제가 대학 신입생 시절 선배들로부터 ‘철학계의 혜성’으로 불리던 선생님을 처음 뵙게 된 것은 2학년 <철학개론>과 <근세철학사>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명강의로 불렸던 <근세철학사> 수업에서 선생님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제가 지금까지 철학의 매력에 빠져 이를 평생 업으로 삼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근 40년이 지났지만 <근세철학사>를 새롭고 명쾌하게 해석하던 선생님의 혜안과 그 후 <실존철학> <현상학> <정치사회철학> <현대철학> 등의 수업에서 동서양을 자유롭게 왕래하며 철학적 깨달음을 설파하실 때 느꼈던 감동은 저에게 아직 잔잔한 희열로 남아있습니다.
특히 80년대 후반 사회 민주화와 함께 좌파 학문이 유행하던 대학원 시절, 선생님과 치열하게 학문적 논쟁을 하며 좌충우돌하던 부족한 저에게 늘 애정의 마음으로 깨달음의 죽비를 내리치셨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그때 좌파 이념의 맹점을 리버럴한 지식인의 관점에서 냉정히 꾸짖던 선생님의 불같은 모습이 당시에는 서운했지만, 그 후 학문을 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좌우 균형을 잃지 않는 귀중한 보약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 당시 선생님은 경북대에서 여러 신드롬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 교수였으며, 좌·우파를 불문하고 학생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는 인물이었습니다. 이것은 선생님의 뛰어난 지성과 열정적인 강의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회식과 술자리 등에서 학생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며 사랑을 베푸시던 선생님 순수한 모습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경북대 철학과 르네상스였고 전성기였습니다. 특히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타교생들도 경북대 대학원에 진학하는 문전성시를 이루었지요.
그리고 한가지 빠뜨릴 수 없는 당시의 추억은 매월 시내에서 열린 ‘낙도회’ 공부 모임과 매년 여름의 청송 연습림에서 열린 ‘철학 심포지엄’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늘 시간을 황금같이 아끼던 선생님이 어떻게 저희와 의기투합하여 그렇게 열성적으로 공부하고 낭만을 즐겼는지 의아합니다. 특히 청송에서의 열띤 토론과 여름밤 광란의 캠프파이어를 잊을 수 없습니다.
신오현 선생님, 무엇보다 제가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은 평생 세속적인 명예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으시고 구도자인 자세로 학문에 정진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주저 『자아의 철학』, 『철학의 철학』, 『절대의 철학』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철학은 지식이 아니라 깨달음이란 것을 학문적으로 증시하기 위해 평생 혼신의 힘을 다하셨습니다. 마치 세속적인 가치를 초월한 고독한 생활 속에서도 묵묵히 진리의 길을 간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처럼 말입니다. 아니, 선생님은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반야와 해탈’을 추구한 학승이고 선승이셨습니다.
선생님은 저희를 철학의 미로에서 참된 길로 인도해주신 엄격하면서도 훌륭한 스승이셨습니다. 선생님이 계셔서 저희는 대구라는 지역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학문적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철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생님의 ‘절대의 철학’은 오늘도 저를 조용히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사마천은 “군자는 죽은 뒤에 자기 이름이 일컬어지지 않는 것을 가장 가슴 아파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지금 비록 저희 곁을 떠났지만, 저는 선생님을 잊을 수 없습니다. 후학들의 사표이자 진정한 구도자로 기억할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는 영혼의 불멸을 믿지, 육체의 불멸은 믿지 않습니다.
신오현 선생님! 제가 평생을 철학적 깨달음과 지혜 사랑에 헌신하셨던 선생님과 함께 구도의 길을 갈 수 있던 것은 크나큰 기쁨이자 행운이었습니다. 말년에 선생님께서 인간사에서 흔히 벌어지는 세속적인 여러 일로 마음이 불편하셨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그동안 고단했던 지적 여정과 함께 모든 것을 훌훌 떨어 버리시고 천상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가톨릭 사제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의 말로 추도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해질녘의 붉은 노을은 동틀 무렵의 금빛 햇살 못지않게 아름답고 장엄하기까지 하다. 오랜 세월 한결같이 공부한 사람은 저무는 해처럼 고요하고 아름답게 삶을 끝맺을 수 있다. 그가 죽고 나면 줄곧 그와 함께 공부는 우리에게 남는다.”
선생님, 지상에서의 이별이 천상에서의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는 그날까지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 제자 조영준(경북대 철학과 강의교수)
(54WLI)
# <대구> 매일 신문
[부음] 신오현 경북대 명예교수 별세
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
매일신문 입력 2021-12-03 08:49:35 수정 2021-12-03 18:37:10가가
▶신오현 경북대 명예교수 2일 별세. 정훈(롯데캐피탈 마케팅 부장)·자경(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심리학 교수) 씨 부친상, 정경욱(법무법인 온담 대표변호사) 씨 시부상. 빈소=영남대병원 장례식장 201호. 발인=5일(일) 오전 8시. 장지=대구 명복공원. 010-6512-0324.
# 매일경제 기사. ****
'사르트르에서 원효까지'…철학자 신오현 교수 별세
입력 : 2021.12.03 15:10:26댓글 0
* 신오현 경북대 명예교수의 생전 모습
동양·한국철학으로 서양 철학을 극복하는 작업에 평생을 바친 신오현(申午鉉) 경북대 명예교수가 2일 오후 5시께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3일 전했다. 향년 83세.
경북 청송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철학과와 대학원을 나온 뒤 미국 미시간대에서 '사르트르의 자아개념'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중국학과에 다시 입학해서 동양 철학을 공부했다. 귀국 후 계명대와 경북대 강단에 섰다.
사르트르 등의 서양 철학을 성리학, 원효 철학 등과 대조하며 분석·극복하려고 했고, '영구철학'이라는 개념을 남겼다. '자유와 비극: 사르트르의 인간존재론'(1979, 문학과지성사), '자아의 철학(1987, 문학과지성사), '철학의 철학'(1988, 문학과지성사), '절대의 철학'(1993, 문학과지성사), '원효철학 에세이'(2003, 민음사) 등의 저서가 있다.
유족은 부인 이영경씨, 아들 신정훈(롯데캐피탈 마케팅 부장)·신자경(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심리학 교수)씨, 며느리 정경욱(법무법인 온담 대표변호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영남대병원 장례식장 201호실에 마련됐고, 5일 오전 8시 발인을 거쳐 대구 청구공원에 안장된다. ☎ 053-620-4231
(54WK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