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연상의 여인과 함께 하고 싶어서 그녀의 딸과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 KBS2TV의 '사랑과 전쟁'의 이야기가 아닌, 5일 MBC에서 드라마페스티벌로 방영된 '하늘재 살인사건'의 드라마 내용이다.
최근 KBS가 드라마 단막극을 통해 여러 수작을 보여준데 이어, 최근 MBC에서도 이런 단막극 형태의 드라마페스티벌을 통해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높은 퀄리티를 가진 드라마에 대한 요구에 충족시켜주고 있는데, 5일 MBC에서 방영한 '하늘재 살인사건'은 방송 이후 더욱 큰 화제를 모으며 6일 하루종일 이와 관련된 이야기로 포털 검색어가 장식되기도 하였다.
5일 방송된 '하늘재 살인사건'은, 6.25 전쟁 이후를 시대적 배경으로하는 가운데 정분(문소리)과 윤하(서강준)의 이루어지기에는 금기시되어 있는 장모와 사위의 관계에서 오는 비극적 내용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정분에게 연정을 가진 윤하를 정분의 딸 미수(이세영)가 윤하를 좋아하게 되면서 이 드라마는 파격의 통속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윤하가 정분 곁에 있기 위해 미수와 결혼했고 이후에도 정분에게 마음을 두며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자, 처음에는 사위를 좋아할 수 없다는 마음속 전통적이고 인간적인 윤리와 인륜에 힘들어 하던 정분도 윤하가 건네준 코티분을 남몰래 발라보는 등 윤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한편 딸에 대한 인간적인 고민도 깊어져 갔다.
그러나 정분은 비록 딸을 가진 엄마이기 이전에 여전히 소녀의 감성을 가진 여성이었고 윤하 역시 그런 정분에게 장모가 아닌 여인으로 다가가는 사랑의 마음을 더욱 애절해진 가운데, 정분을 위해 윤하는 정분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하늘재'의 추억을 되살려 주고 이에 편히 잠든 정분의 손을 잡아 이 두사람의 사랑이 서로에게 연결되었음을 암시해 주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미수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 패닉에 빠져들어가던 중 정신이상 증세를 가진 정분의 동생 인분(신동미)이 쏜 총에 맞고 정분은 쓰러지자, 총소리를 듣고 달려온 윤하의 품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어 윤하 역시 이제는 헤어지지 말자며 총을 이용해 자살을 하여 정분의 뒤를 이었다. 그리고 정분의 딸 미수는 자신의 엄마와 남편의 사랑에 대해 나이와 시대를 떠나 사랑 앞에 수줍은 소년과 소녀이었다면서도 침을 뱉는 것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이렇게 '하늘재 살인사건'이 방송된 이후 큰 이슈를 가져온 것에는, 이 드라마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수수하지만 빛나는 영상미가, 주연배우들의 열연과 어울리며 만들어 낸 한편의 어른들을 위한 '가을동화'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정분과 윤하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 두 사람만의 소풍 장소가 만들어낸 한폭의 수채화 같은 영상미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문소리와 서강준이 20살이라는 나이는 물론 장모와 사위라는 관계를 넘어서는 금기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 화려하지만 조만간 떨어질 단풍과 대비되면서,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아름답지만 비극이 될 것이란 것을 묵시적인 복선으로 표현해주어, 영상미 속에 들어있는 주제 의식을 드러내어, 통속적이고 막장의 내용이었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애절하고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느끼게 만들어 내었다.
거기에 하늘재라는 공간을 두고 '사랑과 살인' 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만들어 내는 비극은, 결국 남편과 엄마의 죽음에 침을 뱉는 딸의 모습에서 절정을 가져다 주는데 그 결말도 눈물이 아닌 웃음이었다는 점에서, 이 드라가 가진 여운을 크게 만들어 내었다.
따라서 '하늘재 살인사건'은 소재의 막장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전개와 영상 그리고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막장 이야기란 오명 대신, 현실에서 이룰수 없었던 '사랑'이란 이름의 또 다른 콤플렉스를 만들어 보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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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상사는 우리들의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