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지갈라경 중권
16. 분별성취법품(分別成就法品)[또는 실지상품(悉地相品)이 라 한다.]
다음에는 실지성취(悉地成就)를 설명하겠다.
허공을 타고 다니는 것은 최상의 성취이고,
형체와 종적을 감추는 것은 중성취이며,
세간의 모든 사업을 성취하는 것은 하성취이다.
실지 상ㆍ중ㆍ하의 성취에 이 세 가지가 있다.
허공을 날고 모습을 감추고 세간 사업을 성취하는 등의 세 가지 성취를 상ㆍ중ㆍ하에 따라서 다시 3부(部)로 분별한다.
상성취를 다시 부연 설명하겠다.
지명선(持明仙)을 얻고, 허공을 타고 다니며, 5통(通)과 여러 가지를 성취한다.
혹은 모든 번뇌를 다하고, 혹은 벽지불과를 얻으며,
혹은 보살지위를 증득하고, 혹은 모든 일을 알며,
혹은 변재와 다문을 얻고, 혹은 폐다라시(吠多羅尸)를 성취하며,
혹은 약차니(藥叉尼)를 성취하고, 혹은 진타마니(眞陀摩尼)를 얻으며,
혹은 끝없는 복장(伏藏)을 얻는다.
위와 같은 일을 갖추면 상중상의 성취라고 한다.
다음에는 3부 중에서 중성취법을 설한다.
형체와 종적을 감추고 몸에 큰 힘을 얻고, 전에 올 때는 게을렀지만 정근하는 힘을 얻으며,
아수라궁에 들어가 장수하는 약을 얻고, 발의사가천(鉢▼(口+(肄-聿+籴))史迦天)을 부릴 수 있게 된다.
혹은 귀신을 부릴 수 있고,
혹은 사라분이가수(娑羅坌爾迦樹)의 신(神)을 성취하고,
혹은 다문(多聞)을 성취하여 듣지 않은 경전의 의리를 깊이 알고,
혹은 약(藥)을 합성하여 발이나 정수리에 조금만 바르면 먼 길을 걸어도 피로하지 않게 된다.
위에서 설한 실지성취를 중상의 성취[中上成就]라고 한다.
다음에는 하중성취법(下中成就法)을 말하겠다.
진언의 힘으로 대중이 기쁘게 볼 수 있도록 하고,
혹은 많은 사람들을 섭수해서 조복받고,
혹은 악인을 징벌하고,
온갖 원수들을 항복받는 것과 그 밖의 다른 하사(下事)를 상중하의 성취라고 한다.
약구(藥拘) 등을 성취하고자 하면, 세 가지의 성취가 있다.
광염(光焰)이 발생하는 것은 상성취이고,
연기가 나는 것은 중성취이며,
따뜻해지는 것은 하성취이다.
또 성자(聖者)진언을 상성취라 하고,
제천이 말한 것을 중성취라 하며,
세천(世天)진언을 하성취라고 한다.
또 불부(佛部)진언을 상실지(上悉地)라 하고,
연화부(蓮花部)진언을 중실지(中悉地)라 하며,
금강부진언을 하실지(下悉地)라고 한다.
혹은 상진언(上眞言)으로 하성취(下成就)를 구하고자 하면 하성취를 얻고,
혹 하진언(下眞言)으로 상성취(上成就)를 구하고자 하면 상성취를 얻으며,
중진언(中眞言)으로 상하를 구하는 것도 또한 같다.
진언 중에 이 네 가지 덕을 갖추고 있다.
진언의 상중하 분(分)은 능히 대과보를 성취함을 알아야 한다.
이를테면 벽지불위를 만족하는 것과 보살 10지를 만족하는 것과 나아가 성불하는 것이다.
이를 대과보라 한다.
또 대덕행(大德行)을 성취한다는 것은, 모든 권속들이 앞뒤에서 둘러싸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원(願)을 만족하는 것을 대덕행을 성취한다고 한다.
또 능히 지위에 오래 머문다[久住位]고 하는 것은 승처(勝處)와 전륜처(轉輪處)와 장수선처(長壽仙處)를 얻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원을 만족하는 자는 오래도록 위에 머물 수가 있다.
또 신형과 위의가 광대하다[形儀廣大]고 하는 것은 위광이 멀리까지 비추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형상이 광대하다고 한다.
이 네 가지 덕을 갖춘 사람은 하품진언이라도 능히 상품을 성취하고,
상품 중에서도 이 덕을 갖추지 못한 이는 상품진언이라도 하품을 성취하는 데 사용한다.
불보살이 말씀하신 진언에 이와 같은 차례가 있다.
불보살이 말씀하신 것은 비록 하품에 속하지만 상품의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많다.
혹 존자 등이 설한 진언 중에 오직 한 가지 일만 갖춘 것을 선지가법ㆍ보슬치가법ㆍ아비차로가법이라고 한다.
비록 한 가지 일을 갖추고 있다 해도,
그 중에 각각 상품ㆍ중품ㆍ하품이 있다.
어찌 하품진언으로 상사(上事)를 성취할 수 있는가?
푸른 진흙 속에서 묘련화가 나오는 것과 같으니, 진실로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어찌 상품 자선(慈善)진언으로 분노의 하품을 성취할 수 있는가?
백단목이, 그 성품이 청량하지만 만약 바람이 불어 서로 문지르면 자연스럽게 불이 일어나는 것과 같으니,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서로 차이가 나고 비록 차례가 맞지 않아도 여타의 모든 실지를 의심하는 생각을 내지 말라.
몸의 각 부분을 원만하게 성취하는 실지[身分悉地]를 상품성취라고 하며, 온갖 약을 성취하는 실지[諸藥悉地]를 중품성취라 하고, 부귀하게 되는 실지[富饒悉地]를 하품성취라고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오랫동안 하품진언을 지송하면 비록 자신은 힘이 없어도 본존의 변(邊)에서 상품으로 전환시켜 구하게 해 주어 서로 은혜를 베푼다.
만약 상품진언 중에서 머뭇거리는 마음을 품어 그러한 생각을 지니고 공양하고 정성스럽게 하지도 않으면,
비록 상품진언을 지송한다 해도 경박한 마음을 품고 염송하였기 때문에 하품성취를 초래해 받게 된다.
그러므로 지송하는 것도 모두 심(心)ㆍ의(意)ㆍ식(識)에 연유함을 알아야 한다.
또 제천 중에도 빈자(貧者)가 있고, 귀부(鬼部) 내에도 부강한 이가 있다. 제천과 귀부가 이와 같은 것처럼 진언도 또한 그러하여 하나하나의 진언에 상ㆍ중ㆍ하의 3실지(悉地)를 모두 갖추고 있다.
성심으로 염송하면 모든 실지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