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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경 제2권
16. 불설비구각언지경(佛說比丘各言志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월지국(越祗國)의 음성총수(音聲叢樹)에서 유행하시면서 장로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모두들 성현으로 여러 가지 신통에 이미 달통해 있고 또한 모두 장로[耆年]들이었다. 그 이름을 들자면 현자 사리불(舍利弗)과 현자 대목련(大目連)과 현자 가섭(迦葉)과 현자 아나율(阿那律)과 현자 이월(離越)과 현자 빈뇩문타불(邠耨文陀弗)과 현자 수보리(須菩提)와 현자 가전연(迦旃延)과 현자 우파리(優波離)와 현자 이구(離垢)와 현자 명문(名聞)과 현자 우사(牛■)와 현자 나운(羅云)과 현자 아난(阿難) 등이었으며, 이들과 대비구 대중 5백 명이 함께 있었다.
이때 현자 대목건련(大目犍連)과 대제자들은 날이 밝기 시작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현자 사리불의 처소로 갔다.
그때 사리불은 여러 대제자들이 오는 것을 멀리서 알아보고 그들을 보자마자 곧 이월의 처소로 가서 그에게 말했다.
“이월 존자여, 저기 대 성인의 대중과 목련 존자께서 오시는 것을 보시오.”
현자 이월은 즉시 손에 부채를 들고 사리불의 처소로 갔다.
‘무슨 일일까? 오늘은 대제자들이 한마음으로 사리불의 설법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구나.’
그때 사리불은 대제자들을 보고 현자 아난에게 노고를 치하하는 말을 하였다.
“아난 존자여, 어서 오십시오. 부처님의 시자께서 이렇게 직접 왕림하셨습니까?
세존을 가까이서 모시고 성스러운 가르침을 받으시니, 마음에 의심이 나는 것을 아난 존자께 여쭈어 보겠습니다.
음성총수에 계신 것이 즐거우십니까? 음성총수는 위신력이 높고 높으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향기가 분분하고 유연하여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그런데 비구는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어떻게 높은 덕을 나타냅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항상때에 맞게 구족행을 닦고 그 뜻을 분별하며, 미묘함을 성취하여 범행을 청정히 닦으며 보리심을 많이 일으키게 되어 성취하는 것이 많습니다.
널리 듣는 데에 이르러 말씀으로 배우는 것을 깨닫게 되고, 마음이 열리고 그 뜻을 이해하여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경지에 이릅니다.
사부대중을 위해서는 경전을 강설하고 중요한 말을 들어 말하며 황야나 깊은 계곡과 같은 병을 구제합니다.
사리불 비구여, 마땅히 이와 같이 하며 음성총수에 머뭅니다.”
그때 사리불은 다시 이월에게 물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현자 아난께서 말씀하신 지혜는 사자후와 같지 않습니까?
이제 이월 현자께 묻습니다. 음성총수에 계신 것이 즐거우십니까? 그 곳은 위신력이 높고 높으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그 향기가 분분하고 유연하여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그런데 비구는 음성총수에 계시면서 어떻게 높은 덕을 나타냅니까?”
이월은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시여, 가령 비구가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좌선을 하고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하고 집에 대한 생각이 없으며,
애욕이 없고 여러 사람 가운데 있으면서도 방일하지 않고 가벼운 놀이를 좋아하지 않으며,
담박하고 정연하며 그 마음이 어지럽지 않고 뜻은 공행(空行)에 둔다면,
이와 같은 비구는 음성총수에 있으면서도 마땅히 높은 덕을 나타냅니다.”
사리불은 다시 현자 아나율에게 물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음성총수에 있는 것이 즐거우십니까? 위신력은 높고 높으며 꽃과 열매는 무성하고 향기는 분분하며 유연하여 사람을 즐겁게 합니다.
그런데 비구는 그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어떻게 높은 덕을 나타냅니까?”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시여, 만일 비구가 천안(天眼)으로 꿰뚫어 보고 도안(道眼)이 청정하다면 하늘과 사람을 보고 삼천대천의 불국토를 널리 보는 것에 걸림이 없을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눈을 가진사람이 높은 누각 위에서 아래 위를 굽어 볼 때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것과 출입하는 것과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과 머물러 있는 것과 집에 있는 것에 대해 모두 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사리불이시여, 이와 같이 비구가 천안으로 3계를 보되 걸리는 것이 없다면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기이하고 높은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사리불은 대가섭에게 물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음성총수에 있는 것이 기쁘십니까? 위신이 높고 높으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향기가 분분하며 유연하여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그런데 비구는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어떻게 높은 덕을 나타냅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시여, 만일 비구가 자기 스스로 한적한 곳에 머물고 다른 사람에게도 한가한 곳에 머물도록 권하며,
자기 스스로 현성이 되도록 닦으며 다른 사람에게도 현성이 되도록 닦기를 권하고,
자기 스스로 해진 옷을 입고 다른 사람에게도 해진 옷을 입도록 권하며,
자기 스스로 만족함에 머물 줄 알고 다른 사람에게도 만족함에 머물도록 권하며,
자기 스스로 구하는 바가 적고 다른 사람에게도 적게 구하도록 권하며,
자신의 몸을 고요하게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도 몸을 고요하게 가지도록 권하며,
자기 스스로 정진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정진하도록 권하며,
자기 스스로 마음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제하도록 권하며,
자기 스스로 바른 뜻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도 바른 뜻을 갖도록 권하며,
자기 스스로 오로지 닦으며 다른 사람에게도 오로지 닦기를 권하며,
자기 스스로 계를 지키어 삼매와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의 지혜를 갖추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하도록 권하며,
자기 스스로를 교화하고 여러 사람이 법의 뜻을 청하여 받도록 권하고,
경을 설하여 교화함에 있어 법에 대해 싫어함이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권한다면
사리불이시여, 그러하다면 비구는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기이하고 높은 덕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사리불은 다시 대목건련에게 물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음성총수에 있는 것이 기쁘십니까? 위신이 높고 높으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향기가 분분하며 유연하여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그런데 비구는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어떻게 높은 덕을 나타냅니까?”
목련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시여, 만일 비구가대신족(大神足)을 얻으면 위신력이 무량해져서 두루 자유롭게 됩니다. 그 신족으로 인하여 생각하는 바가 자재하여져서 무앙수(無央數)의 모습으로 변화하며 나타낼 수가 있습니다. 그 한 몸을 바꾸는 것이 이루 셀 수 없는 경지에 이르며, 즉시 다시 하나로 모을 수도 있습니다.
담장이나 벽이나 산이나 늪이나 계곡을 통과하는 것에 걸림이 없으며 틈이 없는 데서 나오고 구멍이 없는 데로 들어갑니다.
땅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것이 마치 물에 들어가도 빠져버리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땅 위로 갈 때에는 허공에서 결가부좌하고 있는 것이 나는 새와 같습니다.
몸에서는 불꽃같은 빛이 나오며 몸속에서 흐르는 샘물 같은 물이 나오나 도리어 그 몸은 젖지 않으며 이제 이 해와 달 같은 위신력으로 천하를 비춥니다.
땅에서부터 손을 들어 해와 달을 잡으며 그 몸을 크게 하여 범천에 이릅니다.
사리불이시여, 비구는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이와 같이 하여 기이하고 높은 덕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때 목련(目連) 존자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음성총수에 있는 것이 기쁘십니까? 위신이 높고 높으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향기가 분분하며 유연하여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그런데 비구는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어떻게 높은 덕을 나타냅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만일 비구가 마음을 자재하게 다스려서 몸이 하자는 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그 방에 있으면서 삼매에 바로 들 수 있다면, 다음 날 아침이나 그 날에나 해가 져서나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마음이 선정에 들어 한밤중이나 밤늦게나 행하는 바가 자유롭고 항상 자재를 얻어서 걸리는 것이 없습니다.
마치 장자에게 귀한 아들이 있는데 깨끗한 물로 목욕을 하고 좋은 새 옷을 입는 것과 같습니다.
구족하게 가지고 있어서 없는 것이 없으며, 그 원하는 바대로 어떤 옷이나 여러 가지 보배구슬이나 향이나 꽃을 가질 수 있으며 기악(伎樂)도 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새벽이나 한낮이나 밤에나 원하는 곳에 머물고 의복이나 장식이나 눕고 앉는 침상이나 걸상이나 모두자재하게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아서 목련 존자여, 마음을 다스려 산란한 뜻에 따라가지 않고 새벽이나 한낮에나 밤중에나 선정에 들고 한밤중이나 늦은 밤에나 그 원하는 대로 선정 삼매에 들며 그 관(觀)하는 대로 자재함을 얻습니다.
비구는 음성총수에서 곧 기이하고 높은 덕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때 현자 사리불은 목건련(目犍連)에게 말하였다.
“현자께서는 말씀을 마치셨습니다. 우리들은 각각 그 생각하는 바대로 말했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변재에 따라 그 뜻을 말했습니다.
대성(大聖)이신 부처님께 가서 이 일을 말씀드리는 것이 옳을 줄로 압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우리들은 받들어 행해야 할 것입니다.”
목련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말씀대로 따르겠습니다.”
이에 사리불은 세존께 말씀드렸다.
“저희들은 각자가 아는 바를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부처님께 말씀드립니다. 그 뜻이 바르겠습니까?”
그러자 세존께서는 사리불에게 현자 아난을 칭찬하시는 말씀을 하시었다.
“아난이 한 말이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무엇 때문인가?
비구는 설법을 널리 듣고 잊지 않나니, 설법을 하는 일이 있으면 처음에도 잘하고 중간에도 잘하고 끝에도 잘하느니라. 그 뜻을 분별하고 미묘하게 구족하며 청정행을 닦아서 이를 잘 분별하느니라.
이와 같이 법을 모범으로 삼고 널리 들으며 널리 전하고 이를 보는 것이 자재하며 그 마음이 청정해서 여러 가지 감각기관을 조복시켜서 능히 깨닫게 되느니라. 사부대중을 위하여 간략하게 요점을 들어 경전에 대해 설함으로써 그들이 알아듣게 하기 때문이니라.
이월이 한 말도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무엇 때문인가?
만일 비구가 한가한 곳에 머물고 있으면 그 행동이 고요하고 그 마음이 청정하며 공하여 없다는 것에 대해 분별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아나율이 한 말도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무엇 때문인가?
이제 그대가 천안(天眼)으로 삼천대천(三千大千)의 불국토를 보는 것을, 높은 누각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과 같이 하기 때문이니라.
가전연이 한 말도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무엇 때문인가?
그대는 4제(諦)를 봄에 있어서 조그만 의심도 없었기 때문이니라.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수보리여, 그대는 공(空)으로 근본을 삼아 공의 이치[空法]에 대해서 올바르게 잘 해설하였느니라.
우사가 한 말도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무엇 때문인가? 생사의 괴로움을 두려워하고 열반을 좋아하기 때문이니라.
빈뇩도 훌륭하구나. 경의 뜻을 분별하고 부처의 경전에 대해 연설하였느니라.
우바리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죄와 복을 분별하고 법과 율을 받들어 수행하였느니라.
이구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3독(毒)의 죄를 버리고 3해탈문(解脫門)을 증득하였느니라.
명문이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훌륭한 덕(德)을 청정히 수행하고 아울러 여러 중생들을 교화하였느니라.
나운이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금계(禁戒)를 수호하여 범하는 것이 없었느니라.
대가섭이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한가한 곳에 머물기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한가한 곳에 머물도록 권하며 열두 가지 일[十二事: 12두타행]로 항상 자기의 몸을 닦으며 역시 다른 사람에게도 닦기를 권하였느니라.
목건련이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한량없는 대신족(大神足)을 얻고 크게 자재하게 되며 하나를 나누어 만 가지로 하고 만 가지를 하나로 합할 줄 아나니, 능히 해와 달을 붙잡고 몸이 범천에 이르느니라.
사리불이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새벽이나 한낮이나 하루 가운데 어느 때라도 선정에 들며 한밤중이나 늦은 밤에나 선정삼매에 들어 항상 자재하니, 마치 장자의 아들이 목욕을 한 후 의복을 입고 보석과 구슬로 장식하는 것이 낮이나 밤이나 어느 때라도 뜻대로 할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각자가 다 자기가 아는 바대로 말하였다.
그 말은 모두 다 법에 맞는 것이고 법을 어기거나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다시 내 말을 들어라.
비구가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어떻게 즐거움을 삼는가?
위신력(威神力)이 높고 높으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향기가 분분하며 유연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느니라.
그런데 비구는 음성총수에 있으면서 어떻게 높은 덕을 나타내는가?
이에 비구는 날이 밝으면 옷과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느니라.
만일 다른 나라에 있으면 나무 아래에 앉았다가 이에 날이 밝으면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나라의 도읍에 들어가느니라.
만일 마을에 있을 때는여러 감각기관을 잘 제어하면서 걸식을 시작하여 마치느니라.
공양을 마친 뒤에는 의발을 잘 거두어 두고 손발을 닦은 뒤에 한가한 곳에 홀로 앉아 결가부좌를 하느니라.
몸을 바로 하고 마음을 편안히 하여 앞에 두고 이 세상에 있어서 일체가 무상한 것임을 관하느니라.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말하기를
‘만일 내 몸의 모든 번뇌가 다 없어졌다고 생각되어야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나리라’라고 하며,
오로지 말한 바와 같이 모든 번뇌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비구는 이와 같이 하여 음성총수에서 있으면서 기이하고 높은 덕을 나타내는 것이니라.”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을 널리 들어 수지하는 것은 가장 미묘한 일이니라.
경전을 분별하고 법의 뜻을 이해하며
한적하게 머무는 것에 뜻을 두고 조용한 처소를 즐기며
무앙수(無央數)의 이들을 위해 강설한다.
안으로 자기 몸을 관(觀)하고 밖으로는 다른 이에게 권하며
오로지 선(禪)을 좋아하여 스스로 몸을 닦고
세존께 널리 듣고 배운 대로 지키며 닦고
한가한 곳의 나무 아래에 앉으니
그 눈은 청정하고 집착하는 것이 없어서
몸에 있는 4백 네 가지의 병을 털어내고
여러 종류의 중생을 보아 아나니
한가한 곳의 나무 사이에 머무는 덕이 이와 같도다.
마치 사자가 산에 머물며
홀로 한가한 곳에 고요히 있는 것과 같고
만족한 데에 머물며 해탈하여 가르침대로 따르며
한가한 곳에 머무는 덕이 이와 같도다.
혹은 천상이나 범천궁에 있고
혹은 건답화(揵沓★)나 인간으로서
널리 그에 이르는데 걸림이 없으니
한가한 곳에 머무는 덕이 이와 같도다.
[건답화: 범어 gandharva의 음역. 건달바(乾達婆)라고도 쓴다. 불법을 수호하는 팔부 신중의 하나이다.]
깨끗하고 묘한 지혜로 널리 사람들을 해탈시키고
마음은 자재하여 여러 감각기관이 안정되어 있으며
일체에 만족할 줄을 알고 모든 악을 버리니
한가한 곳에 머무는 덕이 이와 같도다.
이와 같이 상근기의 사람들은 미묘법을 설하며
각자가 법을 강론함에 아는 바대로 하며
설법의 내용은 훌륭하여 가장 올바른 뜻을 갖고 있도다.
세존에게 와서 그 말한 바를 모두 아뢰니
그 천중천(天中天)은 잘못과 걸림이 없으며
음성은 범천과 같고 고요한 뜻은 존귀하며
두루 평등하게 그 모든 신통을 갖추었나니
존경하는 스승은 때에 맞추어 지혜의 문을 열었네.
그때 세존은 구름을 걷듯이 말하고
이 인연으로 가르침을 주어 나의 말을 들으라고 하였네.
여러 비구들의 행한 바가 이와 같나니
한가한 곳 나무 사이에서 그 뜻이 기이하고 높도다.
여러 가지 미묘법을 원하여 많건 적건 구하며
그 마음과 행동을 가장 수승하게 분별하여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위의를 갖추니
그 행하는 바가 허공에 노니는 새와 같구나.
능히 이와 같이 미묘법을 닦았기에
성인은 시기하지 않으며 해악을 품지 않으며
적연한 데에 이르러 티끌과 더러움을 없애나니
한가한 곳에 머무는 덕이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게송으로서 말씀하시니, 여러 대제자들과 하늘과 용과 귀신과 아수라가 듣고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