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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입제불경계지광명장엄경 제4권
3. 보살의 승행(1)
[보살의 승행]
또 묘길상이여, 바로 어떤 것을 보살이 행할 바라 하고, 보살의 승행(勝行)이라 하는가?
이른바 만일 보살이 다함이 없거나 다하지 않음이 없거나, 생함이 없거나 멸함이 없으면, 필경에 상(相)을 다하고 받아들이는 바가 없게 된다. 그런데도 또한 무너지지 않고 필경에 생겨나지 않느니라.
묘길상이여, 보살이 만일 이와 같이 행하면 이것을 보살의 승행이라 하느니라.
또 묘길상이여, 보살은 과거의 마음은 이미 지나갔으니 여기 행이 없으며,
미래의 마음은 아직 이르지 않았으니 여기 행이 없으며,
현재의 마음은 머물지 않으니 여기 행이 없다.
보살은 과거나 미래와 현재의 모든 마음에 다 집착이 없다.
보살이 만일 이렇게 행하면 이것을 보살의 승행이라 하느니라.
또 보시의 법에 있어서 모든 부처님 여래와 모든 보살은 그 둘이 없고 두 종류가 없다.
보살이 만일 이렇게 행하면 이것을 보살의 승행(勝行)이라 한다.
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에 있어서 그와 같아서 부처님 여래와 모든 보살은 그 둘이 없고 두 종류가 없다.
보살이 만일 이렇게 행하면 이것을 보살의 승행이라 하느니라.
또 묘길상이여, 보살은 색(色)과 공(空)을 행하지 않고, 색과 불공을 행하지 않는다.
보살이 만일 이렇게 행하면 이것을 보살의 승행이라 한다.
왜냐하면 색이 곧 공이요, 색의 자성이 공이기 때문이다.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그렇다.
그러므로 식(識)과 공을 행하지 않고 식과 불공도 행하지 않나니,
만일 보살이 이렇게 행하면 이것을 보살의 승행이라 한다.
왜냐하면 이른바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조그만 법도 없다]
묘길상이여, 이 속에는 있어야 할 조그만 법도 없다.
만일 알거나 만일 끊거나 만일 닦거나 만일 깨치거나 다 말미암는 바가 없다.
그러므로 이것을 다함이라 하며, 이렇게 하여 곧 끝까지 다한 상이 되나니,
만일 필경의 다함이면 곧 다할 것이 없고, 다함없는 것도 또한 다함이 없다.
왜냐하면 여소설(如所說)이 다했기 때문이며,
만일 여소설이 다하면 곧 다할 법이 없고,
만일 다할 법이 없으면 곧 무위이며,
만일 무위이면 곧 생도 멸도 없다.
만일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거나 만일 세상에 나오시지 않거나 법성(法性)은 항상 머물고,
법이 머물면 곧 이것은 법계이다.
법계가 머물기 때문에 지혜를 굴릴 것이 없고, 또한 굴림이 없는 것도 아니며,
지혜를 굴릴 것도 없고, 굴림이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만일 이렇게 법리(法理)를 깨치면 곧 무루와 무생과 무멸을 얻으리니,
이것을 누진(漏盡)이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묘길상이여, 비록 세속의 음성과 문자를 모두 모아 시설하더라도,
거기서 생하고 멸하는 조그만 법도 없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찬탄]
그때 묘길상 동진 보살마하살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묘한 가타(伽陀:게송)로 찬탄하였다.
형상과 나타내는 빛깔 없고 모양도 없나니
이 가운데에는 멸함도 없고 또한 생김도 없네.
머무름도 없거니와 또한 다시 근본 없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머무름이 없기 때문에 나감도 들어옴도 없고
또한 다시 저 모든 나뉜 위치[分位]도 없어
여섯 곳의 문[六處門]을 이미 능히 해탈하였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일체의 법 가운데서 머무르는 곳이 없고
성품이 있거나 성품이 없거나를 다 멀리 떠나
모든 행이 평등하여 다 원만하게 이루어졌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이미 삼계에서 벗어나고
허공이 평등한 성품에 머물며
세간의 모든 욕심에 마음이 물들지 않았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삼마혜다(三摩呬多)에 항상 편안히 머물고
행주좌와(行住坐臥) 역시 다시 그러하네.
모든 위의의 일이 묘하고 엄숙하게 이루어졌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평등하게 왔다가 평등하게 가고
평등한 성품 가운데 묘하게 안주하네.
평등한 성품의 법의 문 무너지지 않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대성께서 평등한 성품에 잘 들어가고
모든 법이 모두 등인(等引:禪定)의 마음에 머무네.
상이 없는 묘한 법의 문에 두루 들어가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대성께서는 머묾도 없고 반연하는 바 없고
정(定) 가운데 지혜의 봉우리 높이 쌓고
모든 법을 두루 원만히 이루었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중생의 위의와 색상(色相)
언어와 음성 또한 그와 같이
두루 찰나간에 시현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대성께선 이미 명색(名色)을 떠났고
온법(蘊法)과 계법(界法)도 또한 두루 끊었네.
다시 상이 없는 문에 잘 들어가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대성께서 모든 상을 잘 떠났고
모든 상의 경계 역시 멀리 떠났네.
이미 상이 없는 문에 잘 들어갔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사유하는 바도 없고 분별도 없고
깨끗한 뜻 또한 다시 머무는 바 없네.
모든 작의도 없고 생각이 일어남도 없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비유하면 허공이 간직함이 없는 것과 같이
이미 희론과 집착하는 바 없음을 떠났고
그 마음 평등하여 또한 공(空)과 같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비유하면 허공이 가[邊]가 없는 것같이
모든 부처님의 법의 성품 역시 그러하네.
이미 3세의 문을 초월하였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모든 부처님은 허공의 상(相)과 같으니
곧 이 허공 역시 상이 없네.
이미 일과 인(因)을 잘 해탈하였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일체 법 가운데 의지가 없음이
물속의 달이 취할 바 없음과 같네.
아상(我相)도 없고 또한 음성도 없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대성께서는 온법(蘊法)에 의지하지 않고
계(界)와 처(處)의 모든 법 역시 그러하네.
이미 전도된 마음을 잘 해탈하였으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큰 성인께서는 이미 두 치우침을 떠나고
또한 다시 나[我]라는 견해를 끊어 없애어
법계에 대한 평등한 마음이 원만히 이루어졌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색상(色相)과 명수(名數)를 이미 해탈하였고
또한 다시 바르지 못한 법을 멀리 떠나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는 평등한 마음이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모든 마(魔)의 법을 이미 능히 모두 초월하였고
일체의 법 속을 모두 환히 통달하고
묘하게 장애가 없는 법의 문에 들어갔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바른 지혜는 모든 법의 있음도 말하지 않고
또한 다시 모든 법의 없음도 말하지 않고
말의 길이 없고 그것이 발생하지도 않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성인께서는 두 가지 법에 의지하지 않고
오래전에 이미 아만(我慢)의 깃대를 꺾고
둘과 둘이 없는 법의 문을 해탈했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몸과 말과 뜻의 모든 허물을
큰 성인께서는 오래전에 이미 끊어 없앴고
비유할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큰 성인께서는 굴림도 없고 또 깨침도 없고
일체의 허물을 모두 멀리 떠나고
지혜가 길잡이 되어 모두 두루 행하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번뇌가 없는 깨끗한 생각이 가장 미묘하여
실답고 실답지 않은 법을 모두 알면서도
매임과 집착이 없고 생각도 또한 없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큰 성인께서는 마음에 반연하는 바 없으나
일체의 마음을 능히 두루 다 알면서도
나와 남이라는 생각이 생기지도 않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반연하는 바 없는 가운데 반연하는 바 있어
일체의 마음에 미혹하여 집착하지 않고
장애가 없는 법이 이미 원만히 밝았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큰 성인께서는 마음에 반연하는 바 없고
또한 다시 제 성품에 소유가 없고
마음이 없는 평등이 원만히 이루어졌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큰 성인께서는 지혜와 법에 의지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찰토(刹土)를 능히 두루 관찰하며
일체 중생들의 행도 그와 같아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에 얻는 바 없고
이 가운데서도 또한 다시 끝까지 없으면서
일체의 법을 바로 두루 다 아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일체의 법은 모두 허깨비와 같은데
이 허깨비도 또한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허깨비 같은 법의 문을 이미 잘 해탈했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정각(正覺)께서는 비록 세간에서 살아가지만
세간의 법에 의지하지 않고
다시 세간의 분별하는 마음 없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큰 성인께서 저 공중을 다님은
공(空)으로 이루어진 공의 경계로 말미암음이니
공과 공 아님은 성인께서 말씀하신 바라.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큰 신통을 나타내고 요술 같은 일을 일으킴은
모두 허깨비와 같은 삼마지(三摩地)에 의해서이며
갖가지 성품의 두루 들어가는 문을 떠났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하나도 아니요 많음도 아닌 성품을 잘 알고
가까이서나 멀리서나 굴리는 바 없고
높음도 없고 낮음도 없는 평등한 마음이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금강(金剛)에 비유할 선정이 현재 앞에 있어
한 찰나 사이에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고
대애(對礙)가 없는 법의 문에 두루 들어갔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비록 열반을 알더라도 거기에 흔들림 없이
3세(世)를 또한 잘 제어해 항복 받고
가지가지 방편의 문을 두루 원만히 갖추었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저 일체 중생의 무리에 대해
지혜와 방편을 잘 아네.
그런데도 또한 열반의 문에서 움직이지 않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큰 성인께서는 상(相)도 없고 깨침도 없으며
이미 희론(戱論) 떠났으며 대애(對礙)도 없고
나[我]가 없기 때문에 대애의 마음 없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이미 의혹을 떠나 아무 허물이 없는데
나[我]와 내 것[我所]이 없는 것도 또한 그렇고
일체의 곳을 바르게 두루 아나니
반연하는 바 없는 어르신을 지금 예찬하네.
대승입제불경계지광명장엄경 제5권
번뇌를 건너신 10력(力)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넓고 크게 두려움 없음을 크게 베푸시는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네.
함께하지 않는 모든 법 가운데 잘 머무시나니
세간에서 높고 훌륭한 어르신에게 머리를 조아리네.
온갖 결박을 잘 끊는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이미 저쪽 언덕에 머무르신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세상의 모든 고통을 구제하시는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나고 죽음에 머무르지 않는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네.
중생들의 행을 두루두루 통달해 아시고
일체의 곳에서 뜻과 생각을 떠나시고
마치 연꽃이 더러운 물속에서 물들지 않는 것처럼
깨끗하고 비고 한적하고 침묵함을 항상 친근하시네.
인연 없는 중생을 더러운 바다에서 구제하시는
성사(聖師)의 갖가지 최상의 글귀에 머리를 조아리나니
모든 상(相)의 문을 두루 잘 관찰하시며
어떠한 소원도 구함도 가지심도 없네.
부처님의 큰 위엄스러운 힘은 불가사의하시어
마치 허공이 의지함이 없는 것 같네.
훌륭한 덕의 문을 널리 가지신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마치 저 묘고산 같은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