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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선계경 제5권
1.16. 연어품(軟語品), 연어
1.16.1. 연어
1) 성연어
어떤 것을 일러 보살의 성연어(性軟語)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의 환희어(歡喜語)ㆍ낙문어(樂聞語)ㆍ실어(實語)ㆍ법어(法語)ㆍ의어(義語)ㆍ중생을 이롭게 하는 말을 성연어라 한다.
2) 일체연어
일체연어(一切軟語)란 보살마하살이 당초에 서로 모르는 어떤 사람을 만날 경우, 만난 다음 부드러운 말로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만일 앞에 있는 이가 단정하고 덕망이 있어 자기보다 나은 경우에도 질투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며, 교만함을 깨뜨리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몸이 편안한지, 길을 오느라고 지치지는 않았는지, 고뇌함은 없는지 물어본다.
잘 오셔서 만나 뵙게 되었다고 인사한다.
평상(平床)이나 좌석을 내주고 장수(漿水: 米飾)를 베풀어 주는 것은 세간의 법을 행하는 것이다.
중생의 뜻을 따르기 때문에 보살은 결코 모든 중생에 대하여 추악한 말인 이른바 사살(死殺)이니 파괴니 겁탈이니 실물(失物)이니 하는 말을 쓰지 않고,
오직 착한 말인 이른바
“그대의 아이들은 장대하여 이제는 혼인을 하였는가?”,
“재물이 늘어나고 곡식은 풍년이 들었는가?”,
“지혜는 성취하였는가?”,
“금계(禁戒)를 믿고 보시는 증진하였으며 널리 많은 것을 들었는가?” 하는 등의 말을 한다.
보살은 이처럼 법어(法語)를 구족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는데 이것을 일체연어라 한다.
해석연어(解析軟語)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세간을 따르는 것이고, 둘째는 출세간을 따르는 것이다.
세간을 따르는 것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하세(下世)이고, 둘째는 상세(上世)이다.
출세간을 따르는 것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바른 법[正法]으로 자신을 이롭게 하는 출세간이고,
둘째는 바른 법으로 남을 이롭게 하는 출세간이다.
보살마하살은 상세와 하세의 세간의 법을 위해 부드럽게 말하며,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출세간을 위해 부드럽게 말한다.
이것을 해석연어라 한다.
3) 난연어
난연어(難軟語)란, 만일 어떤 중생이 보살을 해치면 보살은 저들에 대하여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지극한 마음과 부드러운 말로 때리는 자나 욕하는 자, 협박하는 자를 타이르는 것이다.
또 난연어는 보살마하살이 항상 어리석은 자를 위하여 부드러운 말로 신업(身業)ㆍ구업(口業)ㆍ의업(意業)으로 온갖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설법하는 것이다.
비록 큰 고통을 받더라도 다시 이어서 가르쳐 타이른다.
“네가 즐겨 부지런히 배우면 뒤에 응당 나와 같이 될 것이며 혹은 더 나아질 수도 있다”고 하면,
이것을 난연어(難軟語)라 한다.
그리고 보살은 성내는 자나 질투하는 자나 인색한 자를 보거나,
스승의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장(師長)ㆍ부모ㆍ유덕한 자를 속이는 자,
나쁘고 해로운 잘못된 견해[邪見]로 해치는 전다라(전陀羅: 인도의 四姓 중 최하층 계급인 수다라의 밑에 있는 천민)를 보면,
더불어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나쁜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
이것을 난연어라 한다.
4) 일체자연어
일체자연어(一切自軟語)에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번뇌의 인연을 깨뜨리기 위해 하는 부드러운 말이며,
둘째는 인천(人天)의 인연을 낳기 위해 하는 부드러운 말이며,
셋째는 선법의 인연을 늘리기 위해 하는 부드러운 말이며, 넷
째는 보리 인연을 장엄하기 위해 설하는 부드러운 말이다.
다시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네 가지 진제(眞諦)를 설하여 저들로 하여금 해탈하게 하려는 것이며,
둘째는 네 가지 뒤바뀜[四倒: 常ㆍ樂ㆍ我ㆍ淨에 대한 그릇된 견해]을 깨뜨리려는 것이며,
셋째는 방일(放逸)을 깨뜨리려는 것이며, 넷째는 의심을 깨뜨리려는 것이다.
이것을 일체자연어라 한다.
5) 선인연어
선인연어(善人軟語)는 보살마하살이 중생을 교화할 때 어떤 인연 때문에 설법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해설(解說)인연 때문에 설법하며, 장엄보리인연 때문에 설법하며, 신족(神足)인연 때문에 설법하며, 지계(持戒)인연 때문에 설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법이 연고(緣故)를 따라 생기고 연고를 따라 멸한다.
이것을 선인연어라 한다.
6) 일체행연
일체행연어(一切行軟語)는 설법을 할 때에 들어야 할 자도 있고 막아야 할 자도 있을 경우 유연한 말로 법성(法性)에 순응하고 따라서 전도(顚倒)되지 않도록 문자를 설하는 것이다.
두려워하는 자가 있으면 능히 부드러운 말로 그 두려움을 없애주고,
구걸하는 자가 있으면 또한 부드러운 말로 허락하고 베풀어 주는 것이다.
이것을 일체행연어라 한다.
7) 제연어
제연어(除軟語)는 입으로 짓는 네 가지 악인 망어(妄語: 거짓말), 양설(兩舌: 이간질), 악구(惡口: 욕설ㆍ험담 등), 의미가 없는 말을 여의는 것이다.
보면 보았다 하고, 들으면 들었다 하고, 알면 안다 하고, 의식하면 의식한다고 한다.
못보고 못듣고 모르고 의식하지 못할 때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것을 제연어라 한다.
8)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연어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연어[自利利他軟語]는 만일 고통을 받는 사람을 만날 경우 부드러운 말로 말해 주는 것이다.
부드러운 말로 중생을 교화할 경우,
혹은 부드러운 말로 중생을 가르쳐서 훈계하고,
혹은 부드러운 말로 가르쳐서 바른 소견을 가지도록 하고,
혹은 부드러운 말로 가르쳐서 혜시(慧施)를 행하도록 하고,
혹은 부드러운 말로 가르쳐서 정명(正命)을 실천하도록 하고,
혹은 부드러운 말로 바른 법을 설한다.
이것을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부드러운 말이라 한다.
9) 적정연어
적정이어(寂靜軟語)에 스무 가지가 있으니, 처음의 「성력품(性力品)」에서 설한 것과 같다.
1.16.2. 이타
1) 성이타
성이타(性利他)는 만일 보살이 남들을 가르쳐서 훈계할 경우, 계(戒)의 뜻을 분별하여 법주(法住: 법 안에 들어있는 진리)의 뜻에 따라 설하는 것이다.
중생을 불쌍히 여겨 자비심을 닦으며, 지극한 마음으로 교화하여 중생을 조복(調伏)한다.
이것을 성이타라 한다.
2) 일체이타
일체이타(一切利他)는
아직 미숙한 중생을 해탈하게 하는 것이므로 현세의 즐거움과 타세(他世)의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출가한 자를 교화하는 것을 타세락(他世樂)이라 하며,
법을 설하여 교화해서 욕계(欲界)의 맺힘을 깨뜨리게 하는 것을 현재타세락(現在他世樂)이라 한다.
욕계의 모든 번뇌를 깨뜨리므로 몸과 마음이 적정(寂靜)하고, 몸과 마음이 적정하므로 안락함을 얻는다.
이것을 일체이타라 한다.
3) 난이타
난이타(難利他)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만일 어떤 중생이 선근(善根)을 심지 아니하여 선인(善因)이 없을 경우 교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을 난이타라 한다.
둘째는 만일 어떤 중생이 재물이 많고 세력이 자재하여 마음이 탐착(貪着)하고 인색할 경우 교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어째서인가? 방일(放逸)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난이타라 한다.
셋째는 만일 외도(外道)의 나쁜 소견이 있을 경우 교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어째서인가? 어리석고 미쳐있기 때문이다. 능히 이런 자들을 교화하면 이익을 얻는다. 이것을 난이타라 한다.
4) 일체자리이타
일체자리이타(一切自利利他)에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믿음이 없는 자에게 가르쳐서 믿음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계(戒)가 없는 자에게 가르쳐서 계를 지니도록 하는 것이고,
셋째는 인색하고 탐욕스러운 자를 가르쳐서 혜시(惠施)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고,
넷째는 어리석은 자를 가르쳐서 지혜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을 모든 것을 자신에게 이롭게 남에게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5) 선인이타
선인이타(善人利他)는
보살마하살이 중생을 교화하여 진실을 알고, 때를 알고, 의(義)를 알고, 부드러운 말을 알도록 하는 것이다. 교화하여 자비를 닦도록 한다.
이것을 선인이타라 한다.
6) 일체행이타
일체행이타(一切行利他)는
보살마하살이 중생들의 찬탄할 만한 것을 보면 아름다운 말로 찬탄하여 주고,
책망할 만한 일이 있으면 충고하는 말로 나무라는 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바른 법[正法]에 대하여 믿는 마음을 깨뜨리면 능히 이를 조복하고,
불법에 들지 않은 자는 교화하여 들어오게 하고,
이미 들어온 자에게는 바른 법을 설하여 주고,
저들의 선근을 더욱 자라게 해서 삼승(三乘) 중에 조복하여 안치(安置)한다.
이미 근기가 익은 자에게는 해탈을 설하여 주고,
성문(聲聞)은 기꺼이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도록 하고,
잘 장엄하지 못하는 자는 교화하여 장엄하게 하고,
정성(定性: 이미 갖추어져 있는 本性)이 없는 자는 교화하여 성심(性心)을 정하게 한다.
이것을 일체행이타라 한다.
7) 제리타
제리타(除利他)는
만일 어떤 중생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을 때에는 교화하여 부끄러워할 줄 알게 하고,
거칠고 사나운 자는 교화하여 마음을 닦게 하고,
시샘하고 질투하는 자는 질투심을 깨뜨려 없애게 하고,
인색하고 탐욕스러운 자는 인색한 마음을 끊어 없애게 하고,
의심하는 자는 의혹의 그물을 깨뜨려 없애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제리타라 한다.
8) 자리이타
자리이타(自利利他)는
보살마하살이 언제나 십선(十善)으로써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
이것을 자리이타라 한다.
9) 적정이타
적정이타(寂靜利他)는 열 가지가 있는데,
내적정(內寂靜)을 잘하는 것에 다섯 가지가 있고,
외적정(外寂靜)을 잘하는 것에 또한 다섯 가지가 있다.
① 내적정을 잘하는 것
안의 다섯 가지의
첫째는 청정함[淨]이고, 둘째는 변천하지 않는 것[不轉]이고,
셋째는 차례로 설하는 것[次第]이고, 넷째는 변유(遍有)이고,
다섯째는 선법(善法)을 순응하여 따르는 것이다.
청정함이란
보살이 악법(惡法)ㆍ부정법(不淨法)ㆍ불선법(不善法)을 써서 중생을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청정함이라 한다.
전하지 않는 것이란
보살이 해탈에서 해탈이 아닌 것을 설하지 아니하며,
청정법(淸淨法)에서 청정하지 않은 것을 설하지 아니하며,
전도되지 않은 것에서 전도를 설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전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해탈이 아닌 것에서 해탈을 설하지 아니하며,
부정법에서 청정을 설하지 아니하며,
전도법(顚倒法)에서 전도가 아닌 것을 설하지 아니한다.
이것 또한 전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차례대로 설하는 것이란
보살이 아둔한 자를 보면 쉽고 얕은 이치를 설하여 그를 조복시키고,
근기가 보통인 자에게는 중간 정도의 법을 설하고,
근기가 날카로운 자에게는 상법(上法)을 설하는 것이다.
처음에 혜시(惠施)를 설하고, 다음에 지계(持戒)를 설하고, 나중에 지혜를 설한다.
이것을 차례대로 설하는 것이라 한다.
변유(遍有)란 보살이 법을 설할 때에 중생의 종성(種性: 사회적 신분 계급)이나 빈부 따위를 살피지 않고 그들의 능력과 지혜에 따라 법을 설하여 저들 중생으로 하여금 안락함을 얻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변유라 한다.
선법(善法)에 순응하여 따른다는 것은 중생들을 살펴보고 그들이 하법(下法)을 얻을 것인가, 중법(中法)을 얻을 것인가, 상법(上法)을 얻을 것인가를 판단하여 그에 따라 설하여 주는 것이다.
이것을 선법에 순응하여 따른다고 한다.
② 외적정을 잘하는 것
외적정(外寂靜)의 다섯 가지는,
첫째는 보살마하살이 중생을 위하여 한량없는 자비심을 닦는 것이며,
둘째는 중생을 위하여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이며,
셋째는 큰 희견(喜見)을 얻어서 모든 중생이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며,
넷째는 크게 자재(自在)함을 얻고서도 오히려 중생에게 종속되어 마치 노비[僮僕]와 같이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살이 큰 위덕(威德)을 갖추고서도 여전히 겸손하게 낮추어서 마치 전다라(旃陀羅)의 자식과 같이 하는 것이다.
이상을 내(內)ㆍ외(外)적정(寂靜)의 남을 위한 것[利他]이라 한다.
③ 이익을 같이 함
어떤 것을 일러 보살마하살의 이익을 같이 함[同利]이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이 선법(善法)을 구족하게 성취하면 다시 이 법을 중생에게 돌려서 권면(勸勉)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살이 이익을 같이 한다고 한다.
보살마하살이 함께 실천하기 때문에 중생을 교화한다.
중생이 선법을 받아들이면 마음이 견고해져서 이를 기울여 흔들기가 어렵다.
무엇 때문인가?
보살이 이런 좋은 법을 성취하고 나서 이를 나에게 돌려 권화(勸化)해서 내가 안락함을 얻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중생들이 자세히 알기 때문이다.
만일 선법을 닦아서 나쁜 결과를 얻는다면 보살마하살이 결코 스스로 닦지도 않을 것이며 나에게 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보살이 한량없는 중생에게 자신과 같은 이익을 권화할 경우,
‘보살이 저 자신도 성취하지 못하면서 남에게 권한다’라는 말을 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으며,
‘너 자신도 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들에게 선법을 행하라고 권하느냐?’고 말할 자도 역시 없다.
그리고 보살에는,
자신은 성취하고 남에게는 권하지 못하는 자가 있고,
자신은 성취하지 못하고도 남에게는 권하는 자가 있으며,
자신도 성취하고 남에게도 권하는 자가 있고,
자신도 성취하지 못하고 남에게도 권하지 않는 자도 있다.
스스로는 성취하고도 남에게는 권하지 않는 자는
동사(同師)ㆍ동학(同學)ㆍ동법(同法)ㆍ동덕(同德)으로써 자신의 공적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자신은 성취하였으나 남에게는 권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자신은 성취하지 못했으면서도 능히 남에게 권하는 것은,
보살이 만일 악업을 행하는 악한 중생인 전다라(旃陀羅) 내지 축생(畜生)을 볼 경우, 저들을 조복하기 위해 저들과 함께 몸을 받아서 같이 일을 하는 것이니 악업(惡業)을 깨뜨리기 위해서이다.
이것을 자신은 성취하지 못했으면서도 능히 남에게 권한다고 한다.
자신도 성취하고 능히 남에게도 권하는 것은
보살마하살이 스스로 선법을 성취하고 남에게도 이를 권해서 선법을 이루게 하여 교만과 경멸하는 마음을 깨뜨리고 마음을 돌리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을 자신도 성취하고 남에게도 권한다고 한다.
자신도 성취하지 못하고 남에게도 권하지 못하는 것은
보살이 스스로 방일하여 중생을 교화해서 조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육바라밀로써 스스로 몸을 장엄하고 사섭법(四攝法: 보살이 중생을 불법으로 포섭시키는 네 가지 행위)으로써 중생을 장엄하며, 보살마하살이 육바라밀로써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조복하고 사섭법으로써 중생의 마음을 조복한다.
몸과 입과 마음이 청정하므로 보리수법(菩提數法)이 청정하고, 자신의 몸이 청정하므로 중생의 마음이 청정하다.
선한 몸과 마음을 성취하기 때문에 위가 없고 나은 것이 없고 공통함이 없다[無上無勝無共]고 한다.
이 위가 없고 나은 것이 없고 공통함이 없는 것으로 중생을 교화한다.
이것을 이익을 같이 한다[同利]고 한다.
보살마하살은 중생과 때와 사물에 대하여 전혀 분별함이 없다.
중생에 대하여 분별함이 없다는 것은 보살이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단(檀)바라밀 내지 반야(般若)바라밀을 행하여 모든 선법을 구하는 것이다.
때에 대하여 분별함이 없다는 것은 보살마하살이 모든 시간에 있어서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열심으로 정진하여 선법을 구하는 것이다.
사물에 대하여 분별함이 없다는 것은 보살마하살이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온갖 사물을 받아서 저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사물에 대해 탐착(貪着)하는 마음이 없다.
이들 세 가지 분별함이 없는 인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보살마하살은 기꺼이 모든 선행(善行)을 닦되, 마음에 뉘우치거나 퇴전(退轉)함이 없다.
인연을 닦아 쌓기 때문에 능히 중생의 잘못된 법[邪法]과 잘못된 견해[邪見]을 깨뜨린다.
스스로의 닦음과 배움으로 선근이 증장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선행의 공덕을 관찰하므로 모든 그릇된 견해가 능히 막아 허물지 못한다.
끝내 전륜왕의 몸이나 석가모니의 몸[釋身]ㆍ마구니의 몸[魔身] 및 범천의 몸[梵身]을 구하지 않으며, 은혜의 갚음이나 이양(利養)ㆍ명예ㆍ장수(長壽)ㆍ육신의 즐거움을 구하지 않는다.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을 닦으면 단(檀)바라밀에서 반야(般若)바라밀까지를 얻어서 구족한다.
이것을 이익을 같이한다고 한다.
보살마하살이 이익을 같이 함을 닦을 때에 마음이 동요하거나 무너지지 않으며, 청정하고 적정(寂靜)하여 커다랗게 밝아 가려짐이 없다.
보살마하살은 청정한 심지(心地)에 머물러 무상선법(無上善法)과 광명선법(光明善法)을 구족하게 성취한다.
광명선법이란 보살마하살이 행하는 선법으로서 그 무엇도 이를 능히 헐뜯어 비방할 수 없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닦은 선법이 동요되어 움직임 없이 밤낮으로 자라서 증가하기를 마치 초승달이 부풀어 오르듯이 하는 것이다.
적정선법(寂靜善法)이란 보살이 얻은 삼매의 적정함이 여래와 같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아주 가까운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모든 혜시(惠施)와 지계(持戒)가 사섭(四攝)의 인연이기 때문에 금강신(金剛身)을 얻고 법신과(法身果)를 얻으며,
보살마하살은 난시(難施)와 난계(難戒)의 인연 때문에 여래의 불가사의한 공덕의 묘과(妙果)를 얻으며,
일체자시(一切自施)와 일체자계(一切自戒)의 인연 때문에 모든 인천(人天)이 받들어 모시는 공양의 과(果)를 얻으며,
선인시(善人施)와 선인계(善人戒)의 인연 때문에 중생 속에서 위가 없는 자가 되며,
일체행시(一切行施)와 일체행계(一切行戒)의 인연 때문에 여래의 삼십이상(三十二相)과 팔십종호(八十種好)를 얻으며,
제시(除施)와 제계(除戒)의 인연 때문에 보리수 아래의 도량에 앉았어도 마왕(魔王)의 권속이 능히 다치게 하지 못하며,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시(施)와 계(戒)의 인연 때문에 여래의 상락(常樂)의 해탈을 획득하며,
적정시(寂靜施)와 적정계의 인연 때문에 네 가지 적정과(寂靜果)인 이른바 신적정(身寂靜)ㆍ연(緣)적정ㆍ심(心)적정ㆍ지(智)적정과 십력(十力)ㆍ사무소외(四無所畏)ㆍ대비(大悲)ㆍ념처(三念處)ㆍ오지(五智)ㆍ삼매(三昧)를 얻는다.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열여덟 가지 불공법(不共法)의 수가 있으며, 지혜를 이롭게 하기 때문에 한량없는 불공법의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