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녀소문경 제4권
13. 촉루품(囑累品)
이때 제석천과 범천ㆍ인적(忍跡)천왕과 사대천왕(四大天王)이 함께 세존께 말하였다.
“일찍이 없었던 일들입니다. 하늘의 하늘이시여, 이제 이 심오한 이치를 잘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경전을 강설하심으로써 중생들에게 많은 이익을 베풀어 그들의 쌓임과 덮개와 뭇 번뇌를 소멸하고,
수순하지 못한 이를 교화하되 바른 이치를 보여 주시며,
일체의 마군과 외도들을 항복 받는 동시에 모든 부처님의 법을 다 포섭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스스로도 이 법전을 받들어 지니고 읽어 외우고 강설해야 할 것이요,
만약 어떤 법사가 집에 있으면서 몸소 이 경전을 정성껏 받들어 모시고 한편으로 죽백(竹帛)에 베껴 멀고 가까운 곳에 선포하거나,
또는 저 천ㆍ용ㆍ귀신ㆍ건달바[揵沓★]들이 이 경전을 믿고 받들어 지니려 한다면
그들을 널리 보호하여 괴로움이나 어려움에 시달리는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이 경전을 좋아하지 않고 쌓임과 덮임에 집착하는 자가 있다면 그들로 하여금 이 경전을 믿게 함으로써 법사를 침범하거나 미혹시키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이에 세존께서 제석천ㆍ범천ㆍ인적(忍跡)천왕ㆍ사대천왕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들이여, 이제 그대들이 법사를 보호하려는 것은 바로 그대들의 뜻을 깨달아 성취하는 것이니,
법사를 보호함은 곧 바른 법을 보호하는 것이고,
바른 법을 보호함은 곧 일체의 중생을 보호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현자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경전의 법품과 보녀가 물었던 바른 법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 연설해야 한다.
왜냐 하면 만일 보살이 백천 겁 동안 보시와 인욕을 행한다 할지라도 그것보다는
보살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 널리 연설하되 대비심[大哀心]을 일으켜 중생을 제도하고
대자심(大慈心)을 갖추어 경전을 사유하고 법대로 인욕을 닦으려는 그가 얻는 복덕이 더욱 뛰어나리니,
이 보살이야말로 빨리 대승에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자 아난이 세존께 여쭈었다.
“제가 이 법전을 곧 받들어 지니겠습니다.
큰 성인이시여, 그렇다면 이 경법(經法)의 명칭은 무엇이라 해야 하며, 어떻게 받들어 행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법의 명칭은 『진제효요의율달문지품(眞諦曉了義律達門之品)』이라 이름하고, 이렇게 받들어 지녀야 하며,
또 『무량지덕발의소설(無量之德發意所說)』이라고도 이름하며 이렇게 받들어 지녀야 한다.
그리고 여래의 열 가지 힘과, 네 가지 두려움 없음과, 열여덟 가지 공통되지 않은 모든 불법을 분별한 상(相)이고,
보살들의 때를 따라 준수해야 할 법행이고,
퇴전하지 않는 바퀴의 인(印)을 강설한 대승이라고 받들어 행해야 하며,
모든 법품을 모은 보녀의 물음이라고 받들어 행해야 한다.
아난아, 네가 만약 이 법문의 품을 지니고 다른 사람을 위해 널리 설한다면 곧 한량없는 명칭과 공덕을 얻을 것이요,
그리하면 그 모든 법의 광명으로 중생들을 위해 불사를 세우는 것이 되리니,
왜냐 하면 이는 과거ㆍ미래ㆍ현재 모든 부처님의 더없는 궁극적인 법이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그때 보녀와 아난을 비롯하여 모임의 일체 대중들과 모든 천상ㆍ세간 사람들과 아수라들이 경전을 듣고서 환희심을 내지 않는 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