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합집경 제8권
14. 사대천왕수기품(四大天王授記品)
그때 사대천왕은 그 권속 9만 천자들과 함께,
저 아수라왕과 내지 보영락 천자들이 세존께 각각 공양하는 것을 보고, 또 부처님께서 수기하시는 말을 듣고는
전에 없던 일이라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위신을 보고 매우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불법 안에서 해탈을 구하려고 용맹스런 마음을 내어 부지런히 닦아 익혔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흙으로 빚은 배를 타고 빠른 물살을 건너 언덕으로 가려 할 때 이 사람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흙 그릇은 본래 견고한 것이 아니어서 오래지 않아 곧 허물어질 것이니 빨리 건너가야 한다. 힘을 다해 건너기를 구하면 이 어려움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저 사천왕과 천자들이 생사를 두려워해 빨리 해탈을 구하는 용맹스런 마음도 저와 같았다.
그리하여 사천왕과 그 천자들은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해 신통의 힘으로 곧 9만의 보배 장막을 만들고는 온갖 빛깔을 사이사이에 교착시키고 온갖 보배로 장식하니, 광대한 그 장엄함은 세상에 드물었다. 즉 적진주 장막ㆍ마니주 장막ㆍ유리 장막ㆍ금강 장막ㆍ황금 장막 등이었다.
이런 장막을 다 만들고는 허공에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9만의 천상 기예를 연출하여 허공에서 세 번 돌고 묘한 음악 소리로 공양하였다.
또 만다라꽃ㆍ마하만다라꽃ㆍ만수사꽃ㆍ마하만수사꽃을 비처럼 내려 부처님 위에 흩고 또 흩었으며,
[사천왕과 천자들의 찬탄]
그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이족존(二足尊)께 경례하옵나니
세간을 잘 구제하시는 어른
들뜸[掉擧]과 혼침(昏沈)과
탐욕과 아첨과 속임을 버리셨네.
모든 번뇌를 잘 끊으시고
모든 감관의 독한 가시를 뽑고
아만의 당기를 꺾고
무명의 어두움을 깨뜨리시네.
4대(大)가 잘 조화되어
변리(便利)의 더러움 없고
독에 치이는 일 없어
아홉 구멍이 늘 청정하시네.
번뇌의 결박을 벗어나고
모든 고통을 아주 없애고
억세어 교화하기 어려운 자도
모니 앞에서는 다 포섭되네.
저희 하늘 사람들
다 부처님 앞에 와서
부처님 공덕 우러러
칭찬해도 미치지 못하네.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의
이 세 가지 해탈문을
부처님만이 증득하시고
통달하시어 장애가 없네.
저 진여의 실제(實際)는
모든 법이 의지하는 곳인데
어리석은 자는 그것 듣고도
사냥꾼을 겁내는 사슴과 같네.
중생들은 모든 상을 취해
법의 성품을 알지 못하고
네 가지 착각을 일으키나니
이것을 윤회의 행이라 하네.
부처님께서는 법의 성품을 알고
세간을 빈주먹 같다고 보시네.
모든 온(蘊)은 본래 공한 것
처(處)와 계(界)도 또한 그러하네.
만일 법과 법이 아닌 것을
명자(名字)로써 말한다면
이런 일체의 법에 있어서
부처님께서는 본래 말씀 없으리라.
비유하면 큰 요술쟁이가
갖가지 형상을 만들지만
이것은 실상 주재(主宰)가 없어
오직 거짓 이름만 있을 뿐인 것과 같네.
이와 같이 5온과 12처
또 18계 등은
다 요술로 생긴 것이어서
그 체성(體性)은 견고한 것 아니네.
마치 화가가
여자의 형상을 그림과 같네.
몸과 사지는 다 원만하고
그 얼굴도 다 단정하네.
그러나 그 상은 실체가 없는 것
어리석은 이의 눈을 속일 뿐
지혜로운 이는 잘 아나니
법계가 본래 평등한 것을.
불법에 잘 들어간 이는
여기에 아무 의혹이 없어
비유하면 손바닥에
암라 열매를 둔 것과 같네.
여래의 지혜의 광명은
저 중생들 비추어 보시고
최상의 법륜을 굴리시어
그들을 다 깨치게 하시네.
원하옵나니 저희도 부처 될 때에
또한 이런 법을 말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다 함께 무상각(無上覺)을 이루게 하소서.
[존자 마승의 질문]
그때 세존께선 천자들의 마음을 아시고 곧 입에서 큰 광명을 놓아 대중을 두루 비추셨다.
존자 마승 비구는 이 현상을 보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여쭈었다.
큰 성인 위없는 어른이시여,
무엇 때문에 이런 상서를 나타내시옵니까?
여기에는 반드시 인연이 있으리니
원하옵건대 우리들을 위해 말씀해 주소서.
지금 이 여러 천왕과
또 천자 권속들
부처님께서 놓으시는 깨끗한 광명 보고
모두 다 의혹을 내나이다.
어떤 사람이 큰마음 내었기에
그에게 기별을 주시려는 것입니까?
누가 지금 모든 악마를 항복시켰습니까?
원하옵나니 저희들을 위해 말씀하여 주소서.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
넓고 큰 공양 올리고
모든 감관을 잘 다스려
부처님의 이런 상서를 입사옵니까?
장차 부처님께서
저 하늘들에게 기별을 주시려는 것 아니옵니까?
원하옵나니 양족존님 말씀하여 주소서.
그 말씀 듣고 나면 모두 기뻐할 것입니다.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의로운 이익을 성숙시키고
큰 보리를 구하여 증득하고
부처님과 다름이 없게 하소서.
[세존의 대답]
그때 세존께서는 마승 비구를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승 큰 비구여,
이런 일을 잘 물었다.
내가 이런 광명 놓은 일
너를 위하여 알려 주리라.
저 9억 천자들
모두 다 내게 왔다.
이 광명의 인연이란
부처 되리라는 기별 주는 것이다.
이 모든 천자들은
오래 전에 여러 부처님 만나
모든 법이 공함을 잘 알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불법 안에서 편히 살면서
믿고 아는 마음이 결정되어
큰 보리를 구하기 위해
용맹스런 정진을 하였다.
다시 미래 세상에서는
항하의 모래수 같은 부처님을 뵈옵고
‘만일 공양하지 않으면
맹세코 정각을 이루지 않으리라’ 하였다.
그리하여 그 공양 올리고
장차 불도를 이룰 것이며
그 명호는 지광명(持光明)이니
세간에서 가장 훌륭하리라.
그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은
등불이 항상 비추는 것 같아
성문의 무리들을 해탈시키되
그 수는 80회(會)를 채우리라.
이 여러 비구들은
여실한 지혜를 잘 닦고
이 최후의 몸에 있어서
다 깨끗한 법안(法眼)을 얻으리라.
그 부처님 국토에 사는
그 모든 중생 무리들
수명이 극히 길어
8구지의 해를 채우리라.
그 부처님 돌아가시면
모두 다 사모하는 마음으로
무수한 탑을 만들고
공양을 올려 존중하리라.
나유타 유정들이
부처님 정법을 호지하는데
혹 어떤 이는 큰마음 내고
혹은 남음 없는 열반에 들리라.
저 사대천왕들은
여래의 수기를 받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공경하고 순종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