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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8.06.03 18:20
[흙의 사랑법]
ㅡ이정원
독을 묻었네
마당을 파고 김치독을 묻었네
흙에서 난 배추를
흙으로 만든 독에 담아
다시 흙에 묻었네
흙은 독을 발효시키고
독은 배추를 발효시키고
배추는 나를 발효시킬 것이네
맛이 깊어 질수록
독은 점점 제 속을 비워
나를 끌어 당길 것이네
겨울이 깊어잘수록
나는 독 안으로
한없이 꺼져 들어갈 것이네.
ㅡ이정원<2002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및 2005년 계간<시작>으로작품 활동시자.
하기 2018.06.03 10:59
김용택 시인 [엄마의 꽃시]엮어
"모진 시간, 눈물보다 희망 노래
읽는 순간 가슴 툭 터지며 먹먹"
꾸밈이 없다.현학적인 말은 더더욱 없다.그런데도 가슴 한구석이 오래도록 찡하다.
생애 처음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이 쓴 시100편을 김용택 시인(70)이 엮고 한 편 한
편 마다 정겹고 솔직한 감상을 담은 [엄마의 꽃시]는 그렇다.
100편의 시에는 100개의 인생이 담겼다.
사십년전 내 아들
군대에서 보낸 편지
언젠가는 읽고 싶어
싸움하듯 글 배웠다
- - -
떨리는 가슴으로
이제야 펼쳐본다
콧물 눈물
비 오듯 쏟아내며
사십년 전으로 돌아간다.
(조남순 "사십 년 전 편지")
........................
- - -
사진 속 당신은 늘 청년인데
나는 어느새 당신을 영감이라고 부릅니다.
- - -
열심히 공부해서
정갈한 편지 한 장 써 보내겠습니다.
(이경례 "영감님께 보내고 싶은 편지)
ㅡ살면서 일어난 일을 진솔하게 쓰면 시가 됩니다. 어머니가
"꾀꼬리 울음소리 듣고 참께가 나고 보라타작하는 도리께 소리듣고
토란이 난다"고 말씀하시는데,이게 시예요
..................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 데 꽃 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 보면 쓸쓸하고
달보면 외롭고
저 산 저 새 울면
밤세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가더라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 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고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망 두른 채
꽃 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새 봄이 그냥 가고 있어요
......................................................
[손자 선생님]
ㅡ배명순
복지관에서 배운 한글을 복습할 때
손자 녀석 지가 선생님이고
나를 학생이라고 받아쓰기를 시킨다
좀 더 나은 점수를 받기 위해
"호"자를 쓸 때 "오" 위에
혹이 있나 없나를 물어보고
"설"자를 적을 때는 서울이라는
"서"자 밑에 꼬불 꼬불한 것 붙니?
하고 물어보면 손자 녀석은
손뼊치고 웃으면서
며느리한테 고자질하러 간다
그 대답만 해주면
난 백 점 받을 수 있었을텐데 - - -
고약한 녀석!
..................
ㅡ 김용택 시인은 글 쓰고 싶은 사람에게 꼭 시골로
오라고 권하고 싶어요. 자연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쓸게 무궁무진 하거든요. 하하
................
하기 2018.07.06 09:51
자기 것을 움켜쥔 채 놓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결코 움켜쥘 수 없다.
물건 하나를 사려 해도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순리다.
아낌없이 베풀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호감을 느끼게된다.많이 나누고 많이
베풀면 벌과 나비가 모이듯 당신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ㅡ배연국<사랑의온도><거인의 어깨를 빌려라>저자.
.............................
하기 2018.06.16 22:46
[6월이 유독 사랑스러운 이유]
따사로웠던 봄의 밤들이 저만치 멀어져만 갑니다
그립겠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청량한 여름의 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봄과 여름의 가장자리에 있는 시간
6월은 봄과 여름을 잇는 시간입니다
완성의 시간 전에는 이음을 준비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시간과 시간을 잇는 모든 것들에 말이죠
"심(心)이음" 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집짓기 시 가로재를 이을 때 지지목의 한가운데를 잇는 이음을 말합니다.
기둥과 연결돼 있는 부분의 이음과 맞춤은 지붕을 떠받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 심이음에 마음 심(心)자가 들어가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 일상을 받치고 있는 모든 것 중
사람이 어떤힘을 생각하는 힘, 바로 마음이 가장 중요해서가 아닐까요.
단조롭지만 묘하게 화려한 한옥의 단청 문양 속에
무수한 이음과 맞춤이 숨어 있듯이
우리 삶에도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다양한 이음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 시간이 쌓여 당신과 우리를 이어줄 것입니다.
그 안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당신의 6월을 기대합니다.
ㅡ The- K 한국교직원공제회 Magazine. 2018. June 여는 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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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야 하기님의 불로그 소개를 보았습니다.
노당이 존경 할만큼 아주 정렬적으로 살아 오셨습니다.
멋과 낭만이 가득한 하기님과
어부인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하기 2018.05.21 14:36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예까지 아둥바둥 살아왔지요.
넉넉치 않아도 비굴하진 안했지요.
틈만남 꿈쩍거리는게 노당님과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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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8.05.17 20:53
엊그제 읽은 이기철 시인의 시를 떠올려본다.
벚꽃 그늘 아래 한 며칠
두근거리는 생애를 벗어 놓아 보렴
그리움도 서러움도 벗어 놓고
사랑도 미움도 벗어 놓고
바람처럼 잘 씻긴 알몸으로 앉아 보렴
더 걸어야 닿는 집도
더 부서져야 완성되는 하루도
동전처럼 초조한 생각도
늘 가볍기만 한 적금통장도 벗어 놓고
벚꽃 그늘처럼 청청하게 앉아 보렴
(-이기철,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
삶이란 한쪽을 밀어 넣으면 다른 한쪽은 버둥거리면 떠오르는 얼음장 같은 것이다.
뭉크의 그림처럼, 벌어진 바지처럼 입을 벌리고 절규하는 것이 삶이다.
나도 늙는다. 이렇게 이순 여덟고개를 흘쩍 넘겼다. 그래서인가? 자꾸 작아 지는 걸 느낀다.
오지 않을 것 같던 코뿔 감기가 몇일전 선자령을 갔다 온 직후 나에게 엄습해왔다.맹했었다.
그게 뭐가 그리도 좋다고 만나면 쑤셔넣으며 까르르하며 털어버리고 나오며 뛰더니만 쯧쯧...
찾아 온 감기를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허술하게 몸을 관리 했었으니까.할말이없다
혼자 깡으로 견디다 도무지 몸살과 기침이 멈추질 않아 동네 高내과 의원을 찾아 간 것이다.
여자원장 의사가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가슴에 청진기 대고 내 몸 이곳 저곳을 따뜻이 살펴주었다.
약도주었다. 엎드리게 해 놓고는 엉뎅이에 걸친 바지춤 내리고 예쁘지만은 않은 큰 간호사께서 엉뎅일
사정없이 몇대 탁탁 후려치며 엉뎅이에 주사바늘을 쿡 꼽는다. 그렇게 사흘을 주사맞고 약 갈아서 먹고
몸살 잡고는 기침이 겨우 90%멎었다.이렇게 몸은 늙어만 가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렇다. 이게 인생 아니겠는가? 오늘은 편안히 잠자리에 일찍 들었다.
2년전,6.22 . 22시22분 쯤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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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8.05.03 14:39
오늘 한국의산천님 방에 거서 몇편의 詩 뚱쳐왔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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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 데 꽃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달보면 외롭고
저 산 저 새 울면
밤새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 가더래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고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망 두른 채
꽃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새 봄이 그냥 가고 있어요
...............................................
봄밤
- 김용택
말이 되지 않는
그리움이 있는 줄 이제 알겠습니다
말로는 나오지 않는 그리움으로
내 가슴은 봄빛처럼 야위어가고
말을 잃어버린 그리움으로
내 입술은 봄바람처럼 메말라갑니다
이제 내 피는
그대를 향해
까맣게 다 탔습니다
.............................................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
모든 인간은 '역마'에 꿈을 어느 정도 안고 산다.
먼지와 소음에 뒤덮힌 일상을 훌훌 털어버라고
아무런 구애받음도 없이 산맥과 사막과 강물을
바람처럼 떠 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인간이 꿈꾸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인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중에서
...............................
하기 2018.04.15 12:08
[엉겅퀴]
ㅡ 강희동
너무 많은
그리움이 있으면
한 곳도
그립지 않다
강둑에 앉아 생각난 사람
있으면 강둑이 파랗다
바람으로 흐르는 기억들
꽃대궁 간질인다
흔적 없는 고요
달빛 무너진 도라지 밭둑
엉겅퀴 피누나
엉거주춤한 시간의 언저리에
엉겅엉겅 엉겅퀴
꽃피누나
ㅡ 영남일보(2011.7.30 토) 금주의 신작시
<강희동 시집 "지금은 그리운 사람"中에서>
................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이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돌아 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하기 2018.04.11 23:03
[낙화]
진 것이 아니라 다시 피었다.
핀 꽃이 웬만해서 예쁘지 않기 어렵듯
진 꽃이 웬만해서 예쁘기 쉽지 않거늘
지상에서 한 번 피고
떨어져 다시 피는 봄.
.................
하기 2018.04.05 14:08
[얼굴]
- 박인희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르는데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 마디
먼지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ㅡ박인희 가수
학력 :숙명여자대학교 불문학 학사
경력 : LA 미주 한인방송 제작국 국장
1970~1972 그룹 '뚜아에 무아' 멤버
☎유일하게 박인희가 작사한 '얼굴'은
박인환의 詩로 알려진 경우도 있지만
이 시는 분명 박인희 그녀가
숙명여대 불문과 3학년 재학 중에 지은 자작시로
'한국의 명시집'에 수록되기도 했다.
ㅡ출처[한국의산천] blog 에서 캪쳐
하기 2018.03.31 14:40
지난 겨울은 참으로 혹독했다
정반대의 비유 같지만,혹독한 추위 속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이 "불에 데인 듯"차가웠다.
풀무질로 뜨겁게 달군 것처럼
차거운 쇠에 손이 쩍쩍 달라붙었다.
그야말로 "뜨겁게 추웠다."
그리고 이제 봄의 목전이다. 봄은 시작이다.
달력에서 한 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자연에서 한 해의 시작은 봄이다.
긴 겨울을 거쳐 되돌아와서 돌아와 비로소
다시 서는 그 자리.그 출발점이 봄이다.
ㅡ박경일 (문화일보 여행전문기자) write photograph
하기 2018.03.31 14:28
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분다
무언가 가까이 걸어 나온다
아, 봄 기척.
ㅡ박노해 시인
....................
이 땅이 모두 조금씩 봄으로 기우는 계절.
먼저 마음으로 봄을 맞이하고 싶었다.
꼭 흙을 밟지 않아도 꽃그늘이 없어도,
충분히 그런 차분하고 아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에서 봄을 만났다.
ㅡ마음의 봄을 여는 공간, <박은경> write photograph
하기 2018.03.31 03:54
[봄빛]
뜰에서 또는 들이나 산에서
나무,풀 등 끌리는 식물에 걸어가 앞에 선다.
빛깔,형태,움직임을 바라본다
햇빛을 흡수해 드러나는 빛깔을 음미한다.
파스텔이나 수성 색연필에서 끌리는 색깔을 하나 골라
손이 가는대로 그린다,그 빛깔을 바라본다
잠시 느낌에 머물러 있는다.
ㅡ조수연의 <이미 그대는 충분하다> 중에서
.................
겨울을 이겨낸 대지의 건강한 황톳빛.
지천에 넘실거리는 연두빛 새싹과 봄나물
흐드러지게 피어난 연분홍빛 벚꽃.
곳곳마다 신생의 기운을 머금은 봄빛으로 가득합니다.
무심하게 지나칠 수는 없겠죠?
컬러테라피 효능에 따르면 색깔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고 합니다.
눈부신 봄빛을 음미하며
인생의 봄도 함께 맞이하기를 소망합니다.
ㅡKb, Gold & Wise 에디터 방은주
하기 2018.03.31 03:04
[오늘]
詩人 구상(具常) 지음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의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늑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간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하기 2018.03.25 23:31
그 책 이 구절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 中
예민한 사람은 끊임없는 자극에 노출된다.남들이 아무렇지 않을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힘겨워한다.예전의 나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자신과 남을 속이면서 살아왔다.자극으로 흥분된 신경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혼자서 여유롭게 쉬는 것이 가장 좋다.
나만의 시간을 최대한 만들어보자.일주일에 닷새를 삼시세끼
마련하는데 썼다면 주말 이틀 정도는 사람들과 싸워 방전된
몸과 마음을 충전실킬 수 있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뭔가를 하며
쉬어야 한다.하루 종일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어도 좋다.
그게 가장 행복하다면 말이다.
ㅡ일본작가, 다카다 야키카즈 지음
하기 2018.03.19 13:48
젊은이들은 어떤 "아재"나"할배"를 싫어 할까요?
ㅡ처음 보는 젊은 사람에게 반말하는 "아재"나"할배"
ㅡ양해를 구하지 않고 새치기 하는 "줌마"나"할배"
ㅡ버스나 지하철 열차속 등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전화
통화하는 "아줌""할매" 또는 "아재""할배"등을 꼽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줄 때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때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ㅡ공무원연금 3월호.2018. vol 405 中.
하기 2018.03.17 20:30
아쉬움과 후회 없는 인생이 있을까.그래서 여전히 머뭇거리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너무 허전하지 않을까, 더 내어줄 것도 없는, 마음 뿐이라면 더군다나 그만 내려올 때,
혹여 "이제 와서 무슨" 하며 새로움에 눈 돌리지 못한다면 어리석거나 겁쟁이일 테고,
그래도 나를 건사하고 지금껏 살아온 반평생을 훌쩍 넘긴 인생인데 쌓인 내공이 얼마
이며 지혜라 할 무엇이 없을까. 작은 물줄기도 흘러 새 물길이 만나기를 거듭하면 기
어이 강이 되고 바다에 이르는 것을, 말없이 가르치는 그 길을 따라 두려움 없이 걷노
라면 또 아는가, 번쩍 큰 지혜의 눈이 떠질런지.
글,김정현<소설가>
하기 2018.03.04 20:29
연상시
(延祥詩)
3월을 맞아 다들 긍정적이 되시라고
시 한 편 올립니다.
ㅡㅡㅡ
긍정적인 밤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원이면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국밥이 한 그릇인데 박하다 싶다가도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혀 생각하면
줄 수 있을까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하나 없네
ㅡ강화도에 사는 함만복 시인이 씀
삼월이니까요,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는 시집 한 권만큼의 노력과
국밥 한 그릇 만큼의 따뜻함으로
눈물을 참고 삼키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긍정적인 우리가 되어야지요.
..............................
하기 2018.02.28 23:24
시인 김남조 는 [두물머리]에서...
만나면 금방 하나가 된다
물은 천봉만학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져 골자기로 흐르다가도
만나면, 만나기만 하면 물은 금방
하나가 된다 어디서고
웅덩이에서고
강에서고
바다에서고
나는 오늘 경기도 양평땅에 와서
두물이 머리를 맞대고 만난다는
두물머리란데 와서 남한강물,북한강물
두물이 하나가 되는 기적을 본다
어언일인가 그런데 인간세상은
만나면 만나기가 무섭게 싸움질이다
남과북이 그렇고,동서가 그렇고
부자들과 가난뱅이들이 그렇다.
☎ 시인은 [두물머리] 라는 시에서 아웅다웅 할퀴고
싸우는 인간사의 이기적인 삶을 꼬집었다. 시인의
말처럼 자연은 인간에게 준엄한 경고를 하고 있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두물머리에
가면 김남조시인의[두물머리]라는 시를 상기하고
오라 주문한다.
.......................
[물래길을 가면서]
억수같은 장대비
대신
가슴 살랑
어루만지는 보슬비
검단산 산마루
흰구름
설레는 아침
님 마중 가는길
남북이 만나고
음양의 기운
샘솟는 두물머리
억수로 좋은 아침
산행인가 여행인가
뭣이 중요한가
님보러 가듯
그리우면 좋은겨.
2018.2.23. 양평 두물머리를 다녀오면서.
하기 2018.02.28 14:27
물을 가두어두려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 물고기를 기르려는 것이
아니다
그 위에
산을 드리우고 하늘을 드리우고
한 시절을 풍미하려는 것은 더더
욱 아니다
다만
갇혀서 아우성치는 것들에게
오래 오래 숨죽여 온 것들에게
힘겨웠던 과거보다도
꿈같은 미래 보다도
스스로 출렁이고 싶어 하는 잔잔
한 물살의 춤을
그 영원한 현재를 그대로
두고 싶을 뿐이다
다만 그것뿐이다.
ㅡ <박남희 의 '저수지의 마음'> 전문
하기 2018.02.28 13:59
봄이라고 해서 사실은
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
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
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
우리가 날마다 작고 슬픈 밥솥에다
쌀을 씻어 헹구고 있는 사이
보아라, 죽어서 땅에 떨어진
저 가느다란 풀잎에
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
창백한 고목나무에도
일제히 눈펄 같은 벚꽃들이 피었다
누구의 손이 쓰다듬었을까
어디를 다녀와야 다시 봄이 될까
나도 그곳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ㅡ문정희 시인 < 아름다운 곳 > 全文 ㅡ
[이월에는]
ㅡ 손계현 ㅡ
나무 숲 밑을 웅성거리던 배고픈 들바람
잠시 물러간 자리
동면(冬眠)속에 숨겨 두었던
노란 테니스 공을 꺼내 보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명징(明澄)한 거울이었다.
작은 다짐들이 훌쩍 강을 건너려 하고
꽃샘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을
삼월이 눈앞에 서성인다.
지난 가을에 잘 다듬었던 마른 가지에
힘찬 물오름이 시작되고
노랑 병아리 떼가 학교 운동장에서
일렬종대(縱隊)로 서 있다
포름한 보리잎들이 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세월은 부지런히 봄밭을 달구어 가는데
후회하며 날마다 후회하며
올려다 본 하늘은 명징한 거울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2 월]
"벌써"라는 말이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들의 매화가지를 살펴 보아라
항상 비어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 - - -)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ㅡ오세영 [2 월] 중 ㅡ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설 지나면 2월도 대강 종친다.
그대, 올해도 이렇게 덧없이 보낼 건가.
시간은 빠르다.
[2월은 시샘달]
파릇한 잎이 언뜻
고개를 내미는가 싶더니
찬바람의 으름장이 몸을 숨깁니다.
봄에게 자리를 내주기가
못마땅한 겨울이
심술을 부리는가 봅니다.
시샘달이라 불리는 2월,
잎샘추위가 찾아올 땐
몸도 마음도 단단히 여미세요.
시린 투정을 들어주다간
봄과의 따스한 만남이
더뎌질 수도 있으니가요.
ㅡ지은이 미상
..........................
시간이 없고 몸살을 앓으며 출퇴근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얽히면서 흐르고 있는 나날들입니다.
그 와중에 마음공부의 끈을 놓치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지내시고 계시는지 건강하시고 마음도 편안해 지셨는지요?
떠나신 인연들에게 나눌 정성을 가까운 인연들에게 더 많이 기울이시는 그런
시간들 되시리라 믿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비밀댓글]
하기 2018.01.21 14:29
고마워요. 그게 인생인가 보네요.
이쯤에 와서 배웅하며 또 그리워 하는게
우리에 삶이라는 걸 알아가며 철이(?)이제야 듭니다.
따뜻한 마음 주셔 고맙기만 합니다.늘 건강하셔야합니다.
[비밀댓글]
하기 2018.01.16 21:57
시가 있는 아침
[태산이시다]
ㅡ김주대 (1965 ~ )
경비 아저씨가 먼저 인사를 건네셔서 죄송
한 마음에 나중에는 내가 화장실에서든
어디서든 마주치기만 하면 얼른 고개를 숙
인 거라. 그래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
겠지만 아저씨가 우편함 배달물 들을 2층
사무실까지 갖다 주기 시작하시데. 나대로
는 또 그게 고맙고 해서 비 오는 날 뜨거운
물 부어 컵라면을 하나 갖다 드렸지 뭐. 그
랬더니 글쎄 시골서 올라온 거라며 이튿날
자두를 한 보따리 갖다 주시는 게 아닌가.
하이고, 참말로 갈수록 태산이시라.
☎ 이 사람은 얼결에 벌어지는 사태가 당황스럽다.
호의를 호의로 갚자 사태는 커져간다. 감당이 안 된다.
그런데 싫지가 않다. 짐짓 난처해 하지만 그는 즐기고
있다. 속담을 빌려와 대책없는 물량공세에 깃든 오래
된 마음을 "태산"에 견주기 까지 한다.- - - - 태산을
업신여기고 야박하게 내쫓는다는 흉흉한 말들이 요즘
심심찮게 들린다. 갈수록 태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영광-시인 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
ㅡ중앙일보 2018.1.15. 월욜 오피니언에 실린 詩 ㅡ
.........................
아무리 매운 추위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세상이 열어준 시공간만큼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늘도-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일
-이라고 생각한다.모든게 운명이다,그러니-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한다.
-하며 살아간다.
< 김종길.[설날 아침에]중에서>답글
하기 2018.01.21 20:35
[고등어를 굽는 저녁]
멀마나 멀고 먼 길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을까
고등어를 굽다 말고 전생을 기웃거린다
죽음으로도 놓지 못해 등에 지고 온 바다
불꽃 위에 푸르게 출렁거리고
소금으로도 절여지지 않는 몸짓
자꾸 동쪽으로 돌아눕는다
아직 이렇게 가슴 먹먹한 것을 보면 나도
어느 생쯤 바다를 떠 돌았던 게 틀림없어
침묵하는 후손의 등에 슬며시 귀를 대본다
깊은 물속 어둠처럼 고요하고, 대신
사립문 짚고 선 흰머리 어머니의
조곤 조곤 낮은 목소리
얘야!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사람의 그물 조심하고
이제야 젖은 눈 한 쌍 눈으로 돌아온다.
☎ ㅡ[나를 치유하는 여행]의 작가 이 호준
어느 방랑자의 고백에서 인간에 대한 성찰을 읽다.
.......................
하기 2018.01.12 14:10
[눈사람]
ㅡ김막동(1935~ )
어렸을 때 만들어 본
눈사람
크게 만들고
작게 만들고
숯뎅이로 껌장 박고
버선 씌어 모자 만들고
손도 없고 발도 없어
도망도 못 가는 눈사람
지천 듣고 시무룩
벌서는 눈 사람.
☎ 2018.1.11. 중앙일보 오피니언 [시가 있는 아침] 게재 된 詩
하기 2018.01.05 08:07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가는 길 버스 속에서...
다들, 여행을 함께 했던 이들이 수군 거린다.
뭔 사진을 저리도 시도 때도 없이 찍는걸까? 그런 소리가 귀전에 스친다.
참 많이도 셧다를 눌렀다, 이젠 아내도 내 취미를 이해 하는 것 같다.
모두들 자리에서 여행에 지쳐 잠이들때 나는 달리는 버스 속에서 풍경을 찍어대고...
남들은 열심히 가이드 설명을 들을때, 나는 이 켠에서 저 모습부터 사진기에 담는다.
그렇게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 둔다.지금이 한 참 지나고 나서 그때 꺼내 펼치려한다.
그땐 말할 수 있겠지...그리고 생각이 나겠지. 그리고 웃음을 희죽 머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여행을 끝내고는 컴 앞에 앉아 사진을 편집하고 필력이 부족해도 토 달아
여행기를 다듬어 내 아는 분들께 보내며 만족해 하고 있다.좋아 하시거나 귀찮아 하시거나
그걸 문제 삼기보다 보내 드리고 이렇게 블로그에 담아버린다. 이게 나에 진한 취미 인걸요?
정말 제어할 수 가없다. 이 나이에 갈때 가 없어 할 일이 없어 공원 뒤켠에 앉아 빙빙 돌아가며
시간을 그렇게 버리는 이들 보다야 몇배 더 행복한 [하기]라고 씨익 웃는며 나는 오늘을 시작한다.
ㅡ재작년[크로아티아]플리트비체 공원으로 가는 길 버스 속에서 메모했던 것을 이제 옮긴다.하기
하기 2018.01.02 20:59
[하회탈 같은 설날을 ...]
ㅡ안복식
해마다 맞는 설 명절이지만
늘 그래왔듯 올해도 하회탈을 떠올려 봅니다.
일상에 지친표정 살짝 탈 뒤에 숨겨볼까
근심과 고통에 찌든 표정 꾹꾹 탈속에 가둬볼까
탈난 세상 액운이나 막아 달라 탈 쓰고 빌어볼까
찢어지든 귀에 걸려있든
흥겨움에 다물 수 없어 흔적만 남기든
아무쪼록 익살과 해학이 넘쳐나는 하회탈 같은 한해,
모두가 여유와 너그러움 속에 하회탈 같은 얼굴로
묵은 정, 훈훈한 가슴 나누는 명절이길 꿈꿉니다.
웃음은 먼저 웃는 것
작은 기쁨에도 먼저 웃어주는 당신
당신으로 인해 기쁨과 행복이 번져가는 설날,
하회탈 같이 넉넉한 설 명절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하기 2018.01.02 14:51
2017.12.30. 중앙일보 24면 오피니언
[시가 있는 아침]에 게재된 詩.
상가(喪家)에서
ㅡ이희중(1960 ~ )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
오래오래 살아서
내가 그들 곁에 있다는 사실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고
그보다 더 오래오래 살아서
지긋지긋한 일이 될 때까지
견뎌야 한다
그리고도 더 오래오래 살아서
내게도 그들이 지긋지긋한 존재가 될 때
까지
더 견뎌야 한다
그래야 순순히 작별할 수 있다
유족과 조객들이
영안실에서 밤새 웃고 떠들고 논다.
고인도 그 사이에 언뜻언뜻 보인다.
.........
☎ㅡ나는 가족과 친지에게 기대지만 그들도 내게 기댄다. 서로 껴안고 살아간다.
죽음이 너무 일찍 우릴 갈라놔선 안 된다.작별에 익숙해지도록 죽음은 천천
히,오래오래 찾아와야 한다. 그래서 "사랑"은 더디 소진돼야 한다.
때로 어렵게 그치는 목숨이 주변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하지만 그래야 한다.
그게 사랑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쓰게 해주니까, 다 쓰고 나면, 다른 사람의
풍경이 펼쳐진다.순수한 작별...복은 그런 것이다. 사랑을 다 살아낸 이들이
모인 영안실 풍경은 생시의 어느 즐겁던 날 같다. 호상(好喪)이다.
< 이영광. 시인,고려대학 문학창작학과 교수>
하기 2017.12.24 20:27
한 해 동안 소중한 추억을 오래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하기가 언제나 곁에 있는 친구처럼 함께 하겠습니다.
조금 더
나누워야 할 계절을
우리는 겨울이라 부른다,
ㅡ글, 이 유.
기대지 말라!
기대하지도 말라!
다 주려고 말고, 다 받으려 말라!
...........
어리고, 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떳다.
아가, 애비 말 잊지 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ㅡ서정춘의 [30년전 1959년 겨울] 全文
☎서정춘 시인은 1959년 겨울 순천을 떠났다.그때를 회상했다한다.
"아가.애비 말 잊지마라"라고 한 사람은 시인의 어머니가 아니라
아무래도 할머니겠다. 애비는 시인의 아버지 였을 것이다.
.................................
여기서 부터,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ㅡ서정춘 시인의 <죽편1 -여행>전문
하기 2017.12.24 20:07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욱한 눈을 들여다 볼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하리
ㅡ 정희성 <한 그리움>中
하기 가
히불리미 님께
2017.12.30 15:54
수정 | 답글 | 삭제
이렇게 멋짐을 주시다니요.
이리 저리 삐꿈 거리다 둔해지고 배가 쬐금 더 나왔다고
마눌에게 맨날 소리만 들었던 년말이 획 지나고 있습니다.
한 해가 갑니다. 생각해보면 태평양을 오가면서 건강했다는게 그렇게
좋습니다. 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언제나 힘참과 사랑을 알게 해줘
고맙습니다.혹 부족했던게 있었다면 채워가는 여유를 찾아가며 즐겼으면
더 좋겠지요. 새해 내외 건강하세요. 미국식 인사를 미국말로 쓰지 않고
한국말로 그대로 쓰면... 해피 뉴 이어! 맞지요?
하기 2017.12.22 22:04
[푸념]
친구를 떠나보냈다며
기운 없이 들어오신
할아버지
- 나는 지들 가는 것
다 봐 주는데
나 가는 길
누가 봐 주려나?
가만히 듣고 있던
다섯 살 내 동생
- 하부지
내가 같이 가 줄게!
ㅡ 양인숙 (1955~ )
☎ 오호, 기특해라.감동으로 가슴이 찌르르 운 끝에 먹먹해진다.
"하부지 / 내가 같이 가 줄게" 오로지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뭉쳐진 순수의 덩어리. 코끝이 찡해온다. 누가 요렇게 깜찍한 아이를
세상에 데려다 놓았나. ㅡ 중략 ㅡ 혼탁한 요즘 세상, 천국 갈 사람은
요런 다섯살 어린이밖에 없을 듯 하다. 아마 이런 어린이가 지옥을 아
장아장 따라갔다면 캄캄한 지옥도 온통 환해질거다.어린이 앞에선 천
국도 지옥도 무의미하다. 맑은 사람만 존재할 뿐이다, 하부지 푸념이
하얗게 세탁돼 의미를 잃어버렸다.그야말로 푸념이 되었다.
박두순 동시작가
2017.12.21.목요일 조선일보 게재 [가슴으로 읽는 동시]
하기 2017.12.17 17:23
[ 사랑 ]
짓누르는 거센 힘이 될 줄 모르고
그림자도 없이 서서히 다가온 너를 안는다
말 없는 나를 물이라 부르며
한 마리 물고기처럼 숨어
애인의 깊은 행장에는
뛰는 심장의 바퀴소리 하나로
푸른 수첩에 쓰는 비밀한 기쁨의 기록을
모두 쌓아 두었는데
가슴앓이로 종기 든 너 불러내
세상에게 들키고 싶은
우리의 내역은
실핏줄에까지 뻗은
서로의 그리움을 들여다 보았을 뿐이다.
ㅡ장혜랑 시인 대구 출생 199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시집으로[바람의 입]이 있다.
하기 2017.12.16 17:57
조선일보에 오늘<12.16.토>[오피니언]에 실린 萬物相의 끝부분이다.
- - - -,
"조선이 큰 나라 틈에 있는고로 언제든지 누구에게 의지하여 지내 버릇한 까닭에 - - -
남의 나라 힘을 빌어 자기 나라 사람들은 서로 해하려 하는 일이 많이 생겼는지라,
국중(國中)에 청국당이 성하여 보았고 일본당도 있고 아라사(러시아)당도 있어 서로
싸우는 까닭에 소란한 일이 많이 생기는지라."ㅡ1897년 독립신문은 사설에서 이렇게
개탄했다. 그때 청나라,일본,러시아 영사관을 찾아다니며 굽신대고 우리끼리 헐뜯고
싸운 결과1910년의 국치(國恥)였음은 모두가 안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끼리
싸움엔 귀신, 외적과 싸움엔 등신"이다. ㅡ안용현 논설위원
☎ : 12월13일 대통령은 중국에 가서 주석을, 14일 야당대표는 일본에 가서 총리를
만나고 있었다.
하기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상담하러 왔습니다.
매일 수업이 저녁 10시에 끝나는데
강사가 세명인 작은 곳입니다.
젊은 강사들은 주6일 근무인데
저만 주4일 근무에요
제가 쉴 때 퇴근시간에 맞추어 단체 카톡방에 .수고하셨습니다를 올리는게 좋을까요? [비밀댓글]
[정거장]
그 때 거기서 내렸어야 했다는 것을
기차가 떠나기 전에 눈치채지 못했네
창 너머 벚꽃에 취해, 오지 않는 시간에 묶여
그 때 거기서 내렸어야 옳았다는 것을
자리를 내줄 때까진 까맣게 알지 못했네
갱상도,돌이 씹히는 사투리와 비 사이
그저 산다는 것은
달력에 밑줄 긋기
일테면 그것은 또
지나쳐서 되돌아가기
놓치고 되돌아보는 정거장은 더욱 환했네.
< 민병도의 시집 " 장국밥 " (시인생각) 中에서 >
........................................
동물은 배가 부르면 자기보다 약한 걸 안 잡아먹는다. 사람은 배가 불러도 늘 뭔가 저장을 하지.
그게 인간의 속성이고 그래서 때론 잔인한 거고, 허지만 그런 인간을 이해하고 회복시키는 것도
인간이다. 내가하는 사진 작업도 결국 사람을 위한, 자기 성찰의 일종이다. 조금 다른 얘긴데 사
진이 한때는 문학과 놀았고 미술과도 놀았다. 나는 사진이 정말 제대로 가려면 인문학과 놀아야
한다고 본다.사람을 탐구 하는것!.사진은 기록보다 기억을 위한 거라고 본다.사람과 역사를 기억
하기 위한 사진(寫眞). 슬프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림자처럼 사진에 들어가는 일이다. 내
사진에 보면 가끔 내가 나온다. 그림자로 잔영처럼 거기 들어가는게 고통을 느끼는 작은 일이다.
사진은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기 보다 기억을 위한 수단.....의미있는 사진을 찍으려면 사람. 땅이
하는말. 넋두리를 들어야 한다. ㅡ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재갑> 글中에서 ㅡ
..............................
야생동물이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이래 저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겨울에.....
........................................
하기 2017.12.03 15:52
[정거장]
그 때 거기서 내렸어야 했다는 것을
기차가 떠나기 전에 눈치채지 못했네
창 너머 벚꽃에 취해, 오지 않는 시간에 묶여
그 때 거기서 내렸어야 옳았다는 것을
자리를 내줄 때까진 까맣게 알지 못했네
갱상도,돌이 씹히는 사투리와 비 사이
그저 산다는 것은
달력에 밑줄 긋기
일테면 그것은 또
지나쳐서 되돌아가기
놓치고 되돌아보는 정거장은 더욱 환했네.
< 민병도의 시집 " 장국밥 " (시인생각) 中에서 >
........................................
동물은 배가 부르면 자기보다 약한 걸 안 잡아먹는다. 사람은 배가 불러도 늘 뭔가 저장을 하지.
그게 인간의 속성이고 그래서 때론 잔인한 거고, 허지만 그런 인간을 이해하고 회복시키는 것도
인간이다. 내가하는 사진 작업도 결국 사람을 위한, 자기 성찰의 일종이다. 조금 다른 얘긴데 사
진이 한때는 문학과 놀았고 미술과도 놀았다. 나는 사진이 정말 제대로 가려면 인문학과 놀아야
한다고 본다.사람을 탐구 하는것!.사진은 기록보다 기억을 위한 거라고 본다.사람과 역사를 기억
하기 위한 사진(寫眞). 슬프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림자처럼 사진에 들어가는 일이다. 내
사진에 보면 가끔 내가 나온다. 그림자로 잔영처럼 거기 들어가는게 고통을 느끼는 작은 일이다.
사진은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기 보다 기억을 위한 수단.....의미있는 사진을 찍으려면 사람. 땅이
하는말. 넋두리를 들어야 한다. ㅡ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재갑> 글中에서 ㅡ
..............................
야생동물이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이래 저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겨울에.....
하기 2017.11.25 22:29
[바람 부는 날]
ㅡ박성룡 (1934~ 2002)
오늘 따라 바람이
저렇게 쉴 새 없이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의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고 말할까
풀잎에
나뭇가지에
들길에 마을에
가을날 잎들이 말갛게 쓸리듯이
나는 오늘 그렇게 네게 있는 모든 것을
여의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아 지금 바람이
저렇게 못 견디게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또 내가
내게 없는 모든 것을 되찾고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 요즘 딱 맞는 시다. 겨울이 턱밑까지 왔는지, 근래의 찬 바람은
어찌나 거센지 모른다. 나무에 겨우 붙어 있는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릴 기세로 불어댄다. 낙엽을 죄다 쓸어가서 가을의 흔적
마져 없엘 생각인가.오늘의 바람은 겨울의 첨병 역활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시인이라고 모를 리가 없다. 바람마져 없다면
마음은 정말 혼자가되어버릴 테니까,
2017.11.24. 금욜. 동아일보 오피니언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中
하기 2017.11.21 14:50
고맙습니다.대푯님!
요즘 이런 얘기가 생각납니다.
"날고 기는 놈도
계속하는 놈한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는,
자꾸 하니까 쪼금 굵어 지는것 같습니다.
아직 못따라 가도 대푯님 근처에 꼭 가겠습니다.ㅎㅎ
ㅡ 칭찬을 딥다 받고, 댓글을 이렇게 달아 드렸다.대푯님께 ㅡ
2017.11.22. 하기
하기 2017.11.20 00:10
[길]
우리가 아름다운 건
눈물이 별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더 아름다운 건
어제의 별이 오늘은 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름다운 건
어제의 시가 오늘은 길이 되기 때문이다.
ㅡ[좋은 생각] 발행인 정용철
................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는 추억 하나를 만들어
가슴에 넣어둡니다.
...............
2017년도에도
당신은 내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어떠하든지
당신은 사랑입니다
나의 "기쁨"입니다.
..............
11월에는 누구를 사랑 할까?
11월에는 누구를 용서 할가?
11월에는 나를 사랑해야지.
11월에는 나를 용서해야지.
.............,.
[행복순서]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막, 사랑을 시작한 사람"
이 세상에서 두 번째로 행복한 사람은? " 늘, 사랑하고 있는 사람"
이 세상에서 세 번째로 행복한 사람은? " 예전에, 사랑 했던 사람"
2017.11.20, 00:10. 하기
.................................
일년 중 11월을 난 참 좋아한다,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어정쩡한 달 이어서 이다.
이별의 가을은 비에 젖은 낙엽만 남기고 이미 저만치 가 버렸고, 고독의 겨울은 아직 오지 않고
문턱에 서 있는, 일년 중 가장 특별 난 데가 없는 달이다. 근거 없는 가을의 싸구려 멜랑꼴리에
빠질 일도 없고 모두들 이유도 모르는 채 흥분에 나대는 연말과 성탄절의 분위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여유가있다.일년 중에서 분위기에 휩싸이지 않고 가장 차분하게 일상에 몰입할 수 있는
달이다. 주어진 삶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아 가고 싶은 내게는 딱 체질에 맞는 달이다.
그래서 나는 11월이 좋다.
글. 권석하 뚜르드몽드편집위원(유럽문화탐사 저자)
하기 2017.11.17 14:27
[여행이 나를 가르쳤다]
여행을 하며 나는 배웠다. 여행을 통해 나는,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고, 인생은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주변사람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려야 한
다는 것,더즐기는 자가 멀리 갈 수 있다는 것도 여행을 통해 배웠다.
여행을 하며 배운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현재를 즐기라는것
이다. 무작정 놀고 마셔라가 아니고 현재에 집중하라는 것이다."[산다
는 것은 경험 하는 것이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소설가 파올로 코엘로는 이렇게말했다.목마름에 대한 해결은
목마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물을 가지러 일어설 때부터
해결된다. 어차피 시간은 지나가고, 시간은 우리에게 의미따위는 가르
쳐주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하고 늙어갈 뿐이다 -최갑수 여행작가-
............................
11월의 詩
- 임영준
모두 떠나는가
텅 빈 하늘 아래
추레한 인내만이
선을 긋고 있는데
훌훌 털고 사라지는가
아직도 못다 지핀
詩들이 수두룩한데
가랑잎 더미에
시름을 떠넘기고
굼뜬 나를 버려둔 채
황급히 떠나야만 하는가
.....................................
살면서 안타깝고 후회스러운 일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안달하며 서둘러 어른이 되려는 것,
그리고 어른이 되면 다시 어린애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해치고나서,
잃어 버린 건강을 되찾기 위해 번 돈을 다 써버리는 것."
"미래에만 집착하느라 현재를 잊어 버리고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영원토록 죽지 않을 것 처럼 살다가
마침내는 하루도 못 살아 본 존재처럼
무의미하게 죽어가는 것."
******
웃고만 살아도 짧은 인생
즐겁게 살아가야지
정해진 스케쥴이 있었지만
가까운 곳으로 라이딩을 변경하여 마치고 일요일은 라이딩 휴무.
...................
나는 환갑을 지나면서 결심을 했다
이제부터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말고
내가 하고 싶은것만 골라서 하자
일은 하되 건강을 위하여 운동과 취미생활은 꼭 지키자
단체에서 벗어나고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서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자 그것이다
지금 열심히 그렇게 살고 있다
조금 욕심을 버린다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지금부터
너 자신의 길을 가라.
다른 길은 모두 빗나간 길이다
2017.11.19. [한국의 산천] blog에서 내 롤모델 의 좌우명 같은 글을 옮겼다.
그렇게 길지 않은 옛날에 울 아버지에 아버지 께서는
지금 울 나이일때 골방에서 장죽 물고 독한 연기 뿜으며 왼 종일 정좌하고 앉아서
얘들아 물 떠와라~ 아들아 허리좀 만져라~하며...큰 소리만 지르시던 노인이였는데...
그런데.아무리 보고, 또 봐도. 지금에 우리들은 이 나이에 이렇게 씩씩하잖아요. 안그래요?
50여년 전 첨 만났을때 그 모습 그대로이고, 변한건 주름살만 좀 깊게 파여져 그어졌을뿐예요.
장년이지요, 장년들입니다.아,여기 저기 쑤시고 져린거야 누군들 없을까요, 자랑 한번 해보렵니다.
몇백만원 하는 잔차 몰고 울나라 구석 구석을 방방 돌지 않나...애인 만들어놓고 테이트를 않나...
바람난 그 넘 마냥 ㅇ거 쫌 모이면 벵기타고 다른 나라로 가서는 비슷한 친구들 만나 희덕거리며
제 멋에 겨워 떠들어 놓고 오지않나...이케 좋은 집 짓고 는 우리들 불러 모아놓고 놀게하지 않나...
하여튼 멋진 우리들 맞아요. 그렇게들 행복한거지요.뭐.
자 우리 힘내요. 더 힘차게 자기 할 일들을 그래도 천천히 하며 서로를 사랑했음 참 좋겠습니다.
......................
blondjenny 2017.11.16 09:05 신고
추위는 닥쳐오는데 지진으로 사상자가 생기고, 또 집을 잃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지요.
굶주린 북한 병사에서 북한 주민들의 실상이 불보듯 뻔한 현실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이래저래 무거운 아침입니다. [비밀댓글]
하기 2017.11.16 21:03
맞잖아요. 총맞고 아주대 병원으로 후송된 북한의 제일 으시대는 곳에서
근무중이던 병사의 몸속에는 강냉이<옥수수>몇알과 우굴 거리는 기생충이
많이 보인다는 집도의가 브리핑하는 뉴스를 보고 들으며 느낀게 참 많습니다.
그나 저나 그 병사 일어났으면 해요. 그러면 참 좋겠습니다.
하기 2017.11.14 21:06
[단풍]
그가 물었다
나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오랜 고심끝에 나는 대답했다
마음에 담아본 적이 없다고.
그랬더니,며칠만에 쓸쓸히 찾아온 그
짐승처럼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것이 본의든 타의든 간에
어쨌든 속수무책으로 서로의 본능을 다 태웠다
아 나의 저항이 오히려
그의 태도를 확실히 불붙도록 만든 셈이 되고 말았으니,
그러니 대책 없이 건드린 죄여
네가 다 책임져라!
ㅡ박숙이 시인 = 의성출생 매일 신춘문예(동시)당선
"시안"으로 등단했다.시집으로는 "활짝"이 있다
☎ 詩로 행복하자 <대구시인協 영남일보 선정 "이주의 詩人">
계명대남학생 2017.11.06 00:23 신고
계명대학교에서 작가님께서 사진찍어주셨던 학생중 한명입니다!
학교에서 찍어준 사진들 잘 받았습니다. 좋은 추억을 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기 2017.11.05 21:57
[가을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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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7.10.06 18:13
바다에 오는 이유
- 이 생 진
누군가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
몇 점의 가구와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장과
내 나이와 이름을 버리고
나도
물처럼
떠 있고 싶어서 왔다
바다는 부자
하늘도 가지고
배도 가지고
갈매기도 가지고
그래도 무엇이 부족한지
날마다 칭얼거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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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대하여..
- 정 호 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 한국의산천blog에서 옮겨옴 2017.10.6. 하기
하기 2017.10.03 21:44
[사랑은]
ㅡ권순진
사랑은 두 눈 부릅뜨지 않는 것
처음일 때 그러했듯
늘 그윽한 눈빛 쏘아주는 것
사랑이란 어쩌면
불량배들이 맹신하는 의리 같은 것
적당히 굽혀도 좋을 인사를
두 손 모아 허리 직각으로 꺾는 것
그리고 사랑은 지지하는 것
기어이 붓 뚜껑으로 그의 이름 앞에
붉은 도장 찍는 것
찍고 또 찍어 너덜너덜한 일수 수첩처럼
품 안에 꼬옥 간직할 것
단 한 번의 선택과 집중
단 하나의 봉분으로 깊게 깊게 파묻을 것
.........................
[바람이 꽃에게]
ㅡ박한수
바람이 꽃을
흔들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길을걷다가
무심코 바라보았던 그 꽃
스치는 바람을
붙잡고 흔들고 있었습니다
꽃에게마음 붙들려
바람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하기님의 방명록은
새롭습니다...^^
인사 남기러 들어왔다가
시들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진심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길요, 하기님~
하기 2017.10.08 22:36
[좋은 사람 근처]
삼밭에 쑥대
천성이 클 수 없는 쑥이었기에
삼밭에 섞여 곧게 자라기까지
얼마나 많은 괴로움 겪었을까
편백나무 사이에 서 있는 소나무
편백 닮지 못하고 생긴 대로 자라는데
지나는 사람에게 수없이 눈총 맞는다
편백처럼 쭉쭉 뻗지 못하면
근처에서 있지나 말 것을
자리 잘못 잡았다가 끝까지
돌놈 대접 받는다
햇볕 피하려면 큰 나무 밑이 좋다
괜찮은 인품 지닌 사람 옆에는
많은 사람 모인다
짬짬이 좋은 친구 근처에
머물고 있는 나도
쓸모 있는 사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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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시인 안화수
1959년 경남 함안 출생. 1998년 월간[문학세계]신인 문학상으로 등단
시집[까치밥] [명품악보]
현재 경남문협 기관지 계간<경남문학>편집장. 마산공업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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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7.10.02 21:51
[가고 오지 않는 사람]
ㅡ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 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 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요행히 그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 주는 이 됩시다.
하기 2017.10.01 14:12
ㅡ이러나저러나 추석이다. 이왕 보내야 하는 명절.
얼굴 붉히는 일 없이 두루두루 평안했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을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도록 말이다.2017.10.01.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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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7.09.23 23:03
걷다 걷다 길벗을 만나 좋은 만남 이루면
어둠 걷힌 길 끝자락 서니 희망을 걸어라
그런 걸음 이어져 나와 너의 길이 된것을....
여행이란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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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7.09.23 14:20
[그 가시내]
ㅡ이대흠
그 가시내 무척 예뻤네
솟기 시작한 젖가슴에 내 가슴 동동거렸지
십 년 넘도록 말 한마디 못했네
만나면 내 먼저 고개 돌리고
몰래 쓴 편지는 달을 향해 쌓여졌네
내 비록 고무줄 툭툭 끊어 놓았지만
그 가시내 눈만 보면 토끼처럼 달아났네
비오는 날에도 햇살 왜 그렇게
왜 그렇게 따가웠을까
중학 시절 풀빵 보면 그 가시내
오동통한 볼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내 마음은 언제나 물 오른 버들가지
발자욱 소리에도 몰래 혼자 떨었다네
너무 오래 좋아하면 그 사람 멀어지네
그 가시내 무척 이뻤네
졸업하고 헤어졌네
그뿐이었네
ㅡ이대흠 시인.
1968년, 전라남도 장흥
학력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졸.
1994년 창작과 비평 등단 수상
2003년 제1회 애지문학상 시부문
blondjenny 2017.09.19 09:58 신고
뉴욕, 뉴저지 쪽은 한국 보다 덜 선선합니다. 늦 여름의 후텁지근함이
있네요. 내일부터는 흐릴 모양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하기 2017.09.18 12:08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것은 궁극적으로 행복하기 위함이아닐까? 허지만 "행복이란 이거다" 라고
딱히 정의 내리긴 어렵다.그러면 어떻게해야 더 행복해지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정신과 의사
이자 건강 전도사, 수많은 베스터쎌러 저자로 유명한 이시형박사는 이 화두를 끊임없이 던져왔다. "연인들이
뜨거운 포옹을 하는 그 격정적인 순간은 환희이지 행복은 아닙니다. 포옹이 끝나고 숨을 고른후 햇빛 잘 드는
창가에서 두 손을 잡고 서로 마주보는 순간, 그제야 아련히 밀려오는 기분, 그것이 행복입니다". -의학박사 이시형 글 -
하기 2017.09.17 22:19
[조용한 일]
ㅡ김사인 作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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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80까지 daumblog 에서 발췌한 글 (2022.8.4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