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코리아뉴스타임즈】조진성 기자 =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다에 폐수를 가장 많이 버리는 식품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하림은 자체 폐수 처리시설을 건설해 2014년부터 폐기물을 육상 처리겠다고 환경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과 약속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하림은 지난해 1만2193톤의 폐수를 바다로 배출했다. 이는 지난해 폐수를 바다에 버린 358개 기업(총 49만1472톤) 중 다섯 번째로 많은 배출량이다.
하림 계열사인 닭고기 가공업체 '올품'의 배출량 6141톤을 합산하면 종이제조사 무림피앤피(6만1742톤)와 바코드프린터제조사인 비아이티(4만3505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을 배출한 것이다.
하림은 올해도 7775톤의 폐수를 배출하겠다고 해양수산부에 신청했다. 올품의 신청량인 3689톤과 합하면 전체 폐수 해양투기 기업 중 두 번째로 많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관계자는 "폐수를 해양에 투기하면 바닷물의 오염물질 농도가 일시적으로 올라간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폐수오니가 해저 표면에 쌓이는 것"이라며 "이동 범위가 좁은 홍게 같은 바다 생물이 가장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폐수 해양투기 지역에서 잡힌 홍게 등 수산물에서 해양 폐기물에 포함된 돼지털이나 사람 머리카락 등이 검출되기 시작했고, 동해 일부에서는 홍게잡이 조업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금도 동해 일부 해역에서는 홍게를 잡을 수 없다.
폐수 해양투기는 육상투기에 비해 30%가량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3023만4000톤에 달하는 폐수와 폐수오니를 바다에 버려왔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5000만 인구가 매년 100kg씩 27년간 쓰레기를 바다에 버린 셈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C}비용이 덜 든다는 이유로 바다를 폐수처리장으로 만드는 일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그동안 폐수 해양투기 참여한 기업들은 해양오염행위에 대해 국민과 국제사회에 사과하고 해양생태계 보호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287개 기업이 319개 공장에서 25만3624톤의 산업폐수를 동해의 포항앞바다와 서해의 군산앞바다에 버리겠다고 해양수산부에 신청했다.
이에 대해 하림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 육상 폐수 처리시설을 완공했지만 시운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5월 말 폐수 해양투기를 멈추도록 해경에 계획서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한편 하림은 올해 자체 조달금 3000억원을 들여 인수금 1조610억원의 해상운송업체 팬오션을 인수하고, 계열사 NS쇼핑(구 농수산홈쇼핑)의 이달 중 상장을 추진하며 그룹 확대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