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2년 미국 남북전쟁 때 어느 전쟁터에 밤이 내렸다.
전투도 쉬게 된 한밤중에 북군 중대장 엘리콤 대위는 숲속에서 발견한 적군 부상병사를 치료하게 해주지만
위생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상병은 죽고 만다.
그런데 어둠 속에서 엘리콤의 손에 든 랜턴이 확인시켜 준 것은 자기 아들의 숨진 얼굴이었다.
음악 전공 학생이었던 아들은 아버지의 허락 없이 남군에 지원 입대한 것이었다.
그는 아들의 군복 호주머니에서 구겨진 악보를 발견한다.
이튿날 엘리콤은 특별 허가를 얻어 적군 신분이었던 아들의 장례를 치르게 된다.
중대장은 상관에게 장례식에 군악대 지원을 부탁했지만 적군 병사라는 이유로 거절되고,
상관은 엘리콤에게 군악병 한 명만 쓰도록 허락했다.
엘리콤은 나팔수(Bugler) 한 명을 선택했고 아들 주머니에서 나온 악보를 주고 연주해 달라고 했다.
이 악보가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진혼곡으로뿐만 아니라 취침나팔로,
자장가로 남북 군을 가리지 않고 매일 밤마다 연주되었다.
이 곡이 바로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단 한 명이 트럼펫으로 연주하는 유명한 진혼곡의 유래다.
이 나팔소리는 단 24개의 음표로 구성된 “Taps”라는 이름의 곡으로,
이제는 전사자에게 바치는 진혼곡(Requiem)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