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4일 일요일, 맑음 14~30℃.
원 위치에 돌아온다. 다시 호텔 앞이다. 무릉도원을 들어갔다가 나온 기분이다. 차들도 많이 주차해 있고, 간이 매장도 하나 보인다.
주변 산들이 더욱 멋지게 눈에 들어온다. 돌로미티의 아름다움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기분이다. 호텔 옆 숲속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집에서 만들어온 샌드위치는 꿀맛이다. 다시 차를 타고 이제 미주리나 호수로 달려간다. 금방호수 입구에 도착했다. 다른 차들이 주차해 있는 모양대로 우리도 주차했다.
걸어서 호수로 간다. 호수를 배경으로 지어진 성 같은 호텔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호수도 눈에 들어온다. 호수 뒤편의 트레치매 봉우리도 눈에 들어온다.
호수를 돌아본다. 산악케이블카 Cortina Skyline - Son Dei Prade 도 있다.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아본다. 미주리나 호수는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의 동쪽 심장부에 자리 잡고 있다.
해발 1754m에 위치한 고산 호수다. 돌로미티의 진주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다. 중심 도시 코르티나담페초에서 북동쪽으로 약 15km 떨어져 있다.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미주리나 호수는 돌로미티에서 가장 큰 자연 호수로 둘레는 약 2.6km, 최대 깊이는 5m에 이른다.
호수 주변으로 티레치메, 카디니 디 미수리나, 소라피스, 크리스탈로 등 돌로미티에서도 특별히 이름난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있다.
맑은 날에는 이 산들이 호수에 그대로 반사되어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돌로미티에서도 특히 청정한 공기로 유명하다. 호수 인근에는 천식 치료 전문 연구소도 있다.
이곳 공기가 호흡기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맑은 공기를 캔에 담아 판다는 코모 호수가 생각난다. 미주리나 호수는 사계절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름철에는 하이킹과 호수에서의 배 타기, 산악 자전거, 노르딕 워킹(스틱으로 바닥을 찍으며 걷기), 암벽등반, 낚시 등을 즐길 수 있다.
겨울철에는 스키와 크로스 컨트리 스키, 스케이팅, 폴로 경기 등을 즐긴다. 이 호수도 전설이 하나 있다. 소라피스 호수의 전설과 비슷하다.
옛날, 돌로미티에 소라피스(Sorapiss) 왕이 있었다. 왕의 외동딸인 미주리나(Misurina)는 아름답지만 고집이 세고 제멋대로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미주리나는 요정이 가지고 있던 마법의 거울을 갖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떼를 썼다. 그 거울은 주인의 마음을 읽고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거울이다.
요정은 처음에는 거절했다. 소라피스 왕의 간절한 간청으로 조건을 내걸고 허락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숲과 정원을 그늘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도록 왕이 산으로 변할 것을 요구했다.
왕은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결국 자신이 산이 되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왕은 미주리나를 어깨에 태운 채 돌로 변해 갔다.
미주리나는 마법의 거울을 손에 넣었지만, 아버지가 돌로 변해 더 이상 자신을 안아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눈물은 솟아올라 결국 그 자리에 커다란 호수가 만들어졌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호수라고 전해진다. 소라피스 왕은 오늘날 존재하는 소라피스 산군의 형성과 연결된다.
아버지가 딸을 안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주리나 호수는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슬픔과 희생, 사랑을 간직한 장소로 알려졌다.
편안한 분위기다. 호수 주변의 사람들도 여유를 즐기고 있다. 검은 깃털에 부리와 이마가 흰색인 물닭이 반갑다. 사진이 잘 나온다.
벤치에 앉아서 물을 마시며 휴식을 갖는다. 숲과 어우러진 호수 풍경에 바위산과 파란 하늘이 더해져 환상적이다. 오리들도 보인다.
맑은 물을 자세히 보니 물이 솟구치고 있다. 흘러들어오는 것보다 솟구치는 물이 더 많은 것 같다. 노란색과 초록색을 보여주는 그랜드 호텔이 두 군데 있다.
보트를 한 시간 타는데 30유로(5만원)다. 모녀의 사진이 보이는 아니미타도 있다. 노란색 민들레가 눈이 부시다. 흰색의 치자나무 꽃도 향기롭다.
트레치메 봉우리를 등진다. 트레치메는 세 개의 거대한 바위산을 일컫는 말이며, 치마 피콜로(해발 2,856m) 치마 그란데(3,300m) 치마 오베스트(2,972m) 세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다.
주차장이 있는 '아우론조' 산장에서 시작하여 '라바레도'를 거쳐 '로카텔리' 산장까지 101번 트레일을 따라 걷는 길이 기본적이다.
왕복으로 4~5시간 정도가 걸린다. 바위의 수직 높이만 600m에 달하는 압도적인 풍광에 취해 트레치메를 한 바퀴 도는 코스로 가장 인기가 높다.
그래서 주차장의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1일 12시간 주차할 수 있다. 성수기에는 9시 전에 주차장이 모두 차므로 일찍 나서는 것이 좋으며, 정해진 시간 이전에 도착해도 입구에서 기다려야 한다.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는 말에 우리는 포기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성모 부조상이 어둡게 조각되어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차를 타고 이제 숙소로 간다.
가는 길도 예쁘다. 젤라또 간판을 보고서 차를 세웠다. 아우론조 디 카도레(Auronzo di Cadore) 마을이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었다.
이탈리아에 와서 처음 먹어보는 젤라또다. 젤라또는 이탈리아어로 ‘얼린 것’이라는 뜻의 전통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이다. 천연 재료를 쓴다.
색소와 방부제는 전혀 첨가하지 않으며,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공기 함유량이 낮아 밀도가 더 높고 향미가 강렬하다. 차만 지나가는 조용한 마을에 젤라또 가게만 사람들이 보인다.
교회(Parrocchia di Santa Giustina in Villagrande di Auronzo)도 방문했다. 18세기에 지어진 교회로 1436년에 지어진 녹색 지붕 탑이 특징이다.
밖은 소박한데 안은 화려하다. 교회 맞은편의 광장은 주차장인 것 같은데, 내려다보이는 강물이 인상적이다.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것 같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려 마을을 쳐다보면 경사지에 지어진 집들이 엄청 멋지다. 트레치메와 크로다 데이 토니(Croda dei Toni)를 배경으로 세워져 있는 마을이다.
해안가에 있는 마을 경치 같다. 늦은 오후를 마을에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 숙소로 돌아왔다. 빨래를 하고 샤워를 한다. 저녁은 우동면을 끓여 먹는다. 멸치와 콩장, 사과도 먹는다.
다락방으로 올라가 천장에 난 창문을 열어보았다. 맑은 공기가 들어와 기분이 좋다. 오늘은 짜오, 본조르노, 라는 이탈리아 인사를 가장 많이 사용한 날이다.
*6월 14일 경비: 젤라또 9, 계 16,000원. 누계 7,140,000원. *1유로 17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