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평가·보상시스템 설계 및 운영방안
원상희 / 현대경제연구원 인적자원팀장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도입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직원뿐만 아니라 임원들에게도 성과중심의 보상 및 평가제도, 직급체계 개선, 발탁승진제 등 인사 전 분야에 걸쳐 성과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앞으로도 경쟁력을 높이고 우수인재를 확보·유지하기 위한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1. 국내기업 임원보상 및 평가관리의 특징
산업화 시대의 안정된 환경에서는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물적자원이 경쟁력의 원천이었으나, 디지털 시대의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지식, 정보와 같은 지적자원이 경쟁력의 핵심원천이 되고 있기 때문에 임원들의 역할과 자세도 달라져야 할 때이다.
임원들은 글로벌한 안목으로 전문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유연하고 창조적인 의사결정과 기업시민정신에 바탕을 둔 윤리적인 행동을 해야 하며, 인터넷 등 디지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나아가 탁월한 설득력으로 무장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유능한 후계자를 발굴, 양성하는 일도 중요한 임무이다.
급변하는 21세기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수인재, 특히 핵심역량을 갖춘 경쟁력있는 임원의 확보가 급선무이다. CEO를 포함한 임원의 의사결정 행동과 역할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에서 중추역할을 담당하는 임원들의 핵심역량을 개발하고 이들이 기업혁신과 가치창출에 헌신할 수 있도록 성과중심의 보상 및 평가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직원들에게 도입되기 시작한 연봉제는 빠른 증가 추세로 임원층에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임원의 보상체계는 능력있고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다는 임금의 공평성(equity) 측면에서는 크게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임원의 보상체계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고정급화되어 있는 부분이 많다. 임금의 공평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장단기 성과, 직무와 직책, 임원 개인의 능력발휘 정도 등에 따라 보상의 차이가 크게 벌어져야 한다.
임원평가는 재무적 측면에 치중하여 비재무적 측면을 포함한 균형적이고 공정한 성과 평가체계가 수립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평가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고 평가가 보상체계와 제대로 연계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평가체계의 부재로 인해 책임경영체제가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
2. 임원 보상관리 방안
·임원의 보상체계
임원의 보상체계는 크게 기본연봉과 단기 인센티브, 장기 인센티브로 구성되는데, 최근에는 단기 인센티브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기본연봉은 기본급과 섭외비, 기타 수당 등으로 구성된다. 단기 인센티브에는 개인성과급과 집단성과급이 있고, 장기 인센티브에는 스톡옵션 등이 있다. 개인성과급이 상여금 형태로 고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임원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상여금의 일정 부분을 개인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서 반기별 또는 연말에 개인별로 차등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집단성과를 보상하기 위해 이익분배제도(profit sharing)를 도입하고 있다. 이익분배제도는 기업이나 사업본부, 팀 단위의 이익 성과가 목표치를 초과했을 경우에 그 일부분을 구성원에게 사후적으로 되돌려주는 단기 집단성과급제를 말한다. 미국의 경우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과반수 이상이 이를 도입하고 있다.
1997년 법제화된 스톡옵션제는 기업성과 향상을 위한 장기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우수인재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주로 임원들을 대상으로 도입하고 있다. 포춘지 500대 기업의 90% 이상이 이를 도입하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기업의 임원 보상관리 실태
참고로 미국기업의 임원 총연봉은 기본연봉(salary), 연말 성과급(annual incentives), 장기 인센티브(long-term incentives)로 구성되어 있는데, CEO를 포함한 임원들은 경영성과에 따라 파격적인 보상을 받는다. 기본연봉을 12등분해서 매월 지급하고 연말에는 성과급을 별도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다.
통상적으로 스톡옵션과 같은 장기 인센티브는 기본연봉과 연말 성과급을 합친 금액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연봉수준이 높을수록 고정급보다는 변동급의 비중이 커지고, 산업이나 기업에 따라 연봉수준에 많은 차이를 보인다.
기업규모의 차이에 따라서 보상의 격차가 증가한다. 예를 들면 연간 매출액이 5억 달러 미만인 기업의 CEO에 대한 보상 수준은 연봉이 50만 달러 미만인데 비해, 매출액이 100억 달러 이상인 기업의 경우는 250만 달러에 이른다.
또한 스톡옵션을 포함한 CEO의 총연봉을 살펴보면, 1990년대 말 증권·보험업의 경우 평균 약 700만 달러, 정보통신 420만 달러, 자동차 350만 달러, 석유화학 260만 달러 등 산업별로 크게 차이가 나타난다.
·임원 보상관리 운영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성과향상을 촉진하기 위해서 임원들이 회사 발전에 공헌한 업적과 능력에 따라 차등보상하는 성과보상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의 느슨한 보상체계에서 벗어나 평가에 따른 차등보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영활동에 대한 책임의식을 높임으로써 임원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임원의 보상체계를 설계할 때 기본급, 급여성격의 섭외비, 수당, 정기 상여금 등 고정급화되어 있는 보상부분은 기본연봉으로 통합하여 이를 매월 균등 지급하는 방법이 있다. 연말이나 결산기에 개인별 성과, 집단성과, 기업 성과를 기준으로 단기 성과급을 차등 지급함으로써 성과와 보상이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또한 스톡옵션과 같은 장기 인센티브를 확대하여 단기성과에 치중하려는 임원들의 성향을 줄이고, 주인의식으로 경영에 임하게 하고 기업가적 경영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원들은 직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본연봉보다 단기 성과급과 장기 인센티브의 비중을 점차 높여나가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달성한 성과만큼 공정하게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들수록 보상의 동기부여 효과가 높아진다. 따라서 성과가 공정하게 측정되고, 그 성과측정 결과에 따라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상은 평가와 직접 연계되어야 한다.
3. 임원 평가관리 방안
임원의 평가시스템을 설계할 때 중요한 것은 성과측정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고, 어떻게 설정하고, 어느 정도 보상과 연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대부분 목표대비 달성률이 어느 정도인가를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과보상의 크기를 결정하게 된다. 객관적인 성과측정의 기준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많은 국내기업들이 목표관리제(MBO)를 도입하고 있다.
·성과중심의 균형적인 평가제도 설계
평가제도를 설계할 때는 일반적으로 구체적(specific), 측정가능(measurable), 달성가능(achievable), 결과지향적(result-oriented), 시간기준(time-bounded) 등의 SMART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이러한 원칙을 기준으로 가능한 한 객관적인 성과중심의 평가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해야 임원들로부터 평가결과의 수용도와 보상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임원평가는 일반적으로 크게 경영지원, 재정, 영업, 생산담당 등 경영부문별로 그 특성을 반영하여 평가하고, 평가결과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차등지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card) 개념을 도입해서 실행의 결과를 나타내는 재무적 관점의 측정지표와 이를 보완하면서 미래의 재무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고객만족, 내부 프로세스, 역량 등 운영 활동과 관련된 측정지표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재무적 지표와 비재무적 지표의 조화로 평가의 균형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경영부문별 임원평가 기준의 설정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CFO, CIO, COO, CRO 등 부문별 전문경영인제도가 점차 강화되어 가고 있다. 부문별로 전문경영인을 포함한 담당임원들의 성과와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이러한 평가기준은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고 기업이 추구하는 경영 전략과 목표에 일치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경영부문별로 요구되는 주요 평가기준을 예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CEO와 COO
경영지원부문의 임원은 경영성과를 총괄적으로 책임지므로 수익성과 주가변동 등이 중요한 평가기준이 될 수 있다. 선진기업들은 수주액이나 매출액 등의 외형보다는 수익성을 더욱 중시하는 추세이다.
구체적으로 회계지표에는 경상이익, 순이익, 현금흐름, 매출액, 시장점유율 등이 있고, 금융지표로는 EVA, 주식수익률(PER), 주당순이익(EPS), 주가 변동률 등이 있다. 그 외에 경영혁신, 리더십, 위기관리, 전문 지식, 인재개발, 구조조정 등과 관련한 역량을 평가할 수 있다.
②CFO
재정부문의 임원은 자금조달 및 운용에 관한 전반적인 책임을 지는 경영자로서 자금의 원활한 흐름과 효율적인 운용이 중요한 평가의 목적이다. 회계상의 재무지표와 시장에서의 지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최근 현금흐름이 중요한 평가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조달비용 변동률, 부채비율, 유동자산 확보율, 현금흐름 등이 있고, 자금운용 측면에서는 자본운용 수익률 등의 지표가 있다. 주주 및 투자자와의 관계 측면에서는 성실한 공시의무, 효과적인 IR 활동 등을 평가하고, 금융기관과의 관계 측면에서는 자금조달의 적시성을 평가할 수 있다.
③마케팅 및 영업부문의 임원
마케팅 및 영업에 관한 전반적인 책임을 지는 경영자로서 고객만족도 제고를 통한 수주 및 매출증대 등이 중요한 평가의 목적이 된다. 시장점유율이나 고객인지도 변화 등이 주요 평가기준이 된다. 제조업체인 경우는 유통업체와의 네트워크 관계도 평가요소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재무상의 일부 지표와 시장에서 고객과 관련된 지표가 고려되어야 한다. 평가지표로는 매출액 증가율, 시장점유율, 고객만족도, 고객인지도, 서비스 개선 노력 등이 있다.
④생산부문의 임원
생산부문의 임원은 제품생산 과정을 전반적으로 책임지는 경영자로서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제품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평가의 목적이다. 품질향상과 생산성 제고 등이 주요 평가기준이 되고, 제품 및 협력업체와의 관계 정보도 평가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
생산관련 지표로는 원가절감율, 생산성 향상, 생산목표 달성률, 납기 준수율, 산업재해율, 노사분규 건수 및 기간 등이 있고, 제품관련 지표로는 불량률 변화, 신제품개발 실적, 하자보수율 등이 있다. 그 외에 품질 향상률, 현장근로자 관리, 협력업체의 만족도 등을 평가할 수 있다.
·평가결과의 활용과 평가과정의 투명성
임원 평가지표나 기준은 가능한 한 계량화해서 객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간단하면서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것이다. 선진기업의 경우에는 주로 임원의 객관적인 업적에 관한 평가결과는 단기 성과급이나 스톡옵션 등 보상액을 결정하는 데 활용하고, 역량 평가결과는 승진이나 경력개발계획 등에 활용하고 있다.
임원 성과보상시스템의 성공 여부는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에 달려 있다. 평가결과뿐만 아니라 평가절차가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평가기준과 절차를 사전에 명시하고, 정해진 기준과 절차를 예외없이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
또한, 평가과정에 피평가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평가결과를 피드백하는 등 평가과정을 공정하게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shwon@hri.co.kr">(shwon@hr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