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한가족이 된 경기교총 등산대회 참가기
송호중학교 교감 이영관
지난 6월 6일, 제49회 현충일이자 일요일. 자칭 왕사랑교총맨임을 자부하며 한 달전에 인터넷으로 참가 신청을 하고 어린이날 사전 답사까지 마치고 그것도 모자라 용인시 고기동 쪽에서 두 차례나 더 산행 체력을 다지며 본 행사를 기다려 오던 나. 교총 회원인 아내,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 “경기교총 한마음 등산대회”에 참가, 회원간 친목을 도모하고 심신을 단련하며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05:30 평소대로 기상하여 느긋하게 인터넷 검색을 하고 늦잠을 간청하는 식구들 깨워 아침을 든든히 먹고 09:20 수원에서 출발, 용인 수지고등학교로 향하였다. 집결지에 가까워 오니 차량 3대가 행사장의 위치를 물어온다. 나와 동행자인 것이다. 안내 차량 역할을 하면서 도로 주요 요소에 현수막, 안내 입간판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09:50 집합 장소인 수지고교에 도착, RCY 단원의 안내를 받으며 운동장에 들어서니 경기교총 대형 깃발이 휘날리고 행사를 알리는 “경기교총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 한마음 등산대회”안내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벌써 등산복 차림의 수 백명 회원이 미리 도착하여 만남의 인사를 나누고 일부는 등록하느라 줄 서 있다. 안산지구에 등록을 하며 생수와 찹쌀떡과 교총 마크가 새겨진 기념 모자를 받았다.
10:00 현충일 추모 묵념으로 대회는 시작되고 박동준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광교산의 역사적 유래, 왕복 4시간 등반 시 유의사항까지 친절하게 안내하여 주신다. 분회 최다 40명이 참가한 용동중학교 20만원 부상에 참가자들은 부러운 축하 박수를 보낸다. 만세 삼창과 간단한 몸풀기에 이어 10:20 출발 신호가 떨어졌다. ‘경기교총 등산대회’ 리본을 달고 출발을 서둔다. 상위 100등에는 소정의 상품이 있다는 사회자의 안내가 경쟁심을 부추기는가 보다.
정문을 나와 울타리를 따라 돌아가니 광교산 자락이 곧바로 이어지는데 길이 좁아 저절로 한 줄로 이어지는 등산이다. 앞지를 수도 없고 그냥 앞사람 뒤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군포지역에서 오신 분이 묻는다.
“서울은 교육감 선거 일정이 나왔는데 경기도는 어떻게 됩니까?”
“예, 경기도는 내년 4월 교육감 선거를 치룹니다.”
모두가 교총 한가족이라 대화 속에 따뜻한 정이 흐른다.
비탈길을 조금 오르니 땀이 흐르기 시작하고 좀 더 넓은 길인 능선이 나타난다. 함께 온 아들은 줄 맞추어가는 것이 직성에 맞지 않는지, 상품에 욕심이 있는지 저만치 앞서가기 시작한다. 조금 가니 쉴 수 있는 벤치가 눈에 보이고 몇 분의 회원들은 음료와 떡, 과일을 드시면서 땀을 닦아 내신다.
그렇다. 지금 100등 안에 드는 것이 무슨 대수랴! 그 동안 적조했던 선배, 동료, 후배들과 인사 나누는 것이 더 큰 성과가 아니더냐. 사실 이번 교총 등산대회는 처음 참가하지만 친분이 있는 회원을 많이도 만났다. 도교육청 선배, 동료 장학사, 장학담당 장학관, 과학교육 담당 장학관, 안양지역 동교과 선생님, 부부와 함께 참석한 지역교육청 장학사, 24년전 초등학교 동료 부부교사, 구운중학교 제자인 초등학교 교사, 스카우트 상급훈련 동기 장학사, 10년전 스카우트 사무장, 전문직 동기 고교 교감, 신설교 교장이 된 20년전 선배님, 여동생 친구 부부, 작은형 전임지 학교 교사, 작은 형 친구인 초등학교 교장, 발명교육에 앞장선 초등학교 부부교감, 스카우트 대장 부부, 아내가 관여하는 중심학교 관련 동료 교사, 장학사 시절 업무로 알게 된 관내 사립고교 교감 및 부장교사, 관내 중학교 교감, 시군 교총 회장 등…. 초․중․고 학교급을 떠나, 공립․사립 구분을 떠나, 교사․관리자를 떠나 모두가 한마음 한가족이다.
인사하기에 바쁜 내 모습을 지켜보며 아내는 뼈있는 한마디를 건넨다.
“당신, 사람들 만나려고 여기 온 것이지?”
“잘 알면서 왜 물으실까? 허허허….”
오늘 모임 목적이 회원간 화합과 친목 도모 아닌가!
12:30 시루봉 9부 능선에서 아들이 손에는 물병을 들은 채 기다리고 있다. 벌써 정상에 다녀와 20분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물병은 어떤 회원이 기특하다고 하면서 건네주었다나…. 그리고는 정상에서 받은 상품교환권을 자랑스럽게 내어 보인다.
12:40 852m 시루봉 정상에 도착하여 정복의 기쁨을 느꼈다. 6월의 녹음에 흠뻑 젖었다. 삼림욕을 만끽해 오늘 행사에 참가한 회원은 수명이 5년쯤 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이 곳에 교총 안내자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상품권은 못 받아도 정상 정복이라는 스탬프 날인이 있었으면 하였다. 9부 능선 바위에서 찹쌀떡 점심은 시장도 했었지만 꿀맛이었다.
부지런히 하산을 서둘렀다. 수지고교 근처에서 길을 헤맨 회원 몇 그룹이 눈에 띤다. 지리가 익숙치 않으므로 초보 산행자를 위해 갈림길에 화살표시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4:50 출발지인 학교에 도착하였다. 행사 현수막은 떼어져 있고 본부 임원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때, 주최측에서 좀더 정성을 기울여 완주한 회원들에게 환영의 박수와 함께 수박 한 조각의 배려가 아쉬운 순간이다.
여하튼 오늘 산행은 많은 사람과 친교하면서 교총회원과 정을 나누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확인한 소중한 체험 행사였다. 다만 이번 행사의 주제가 부각되지 못한 점과 좀더 매끄러운 진행은 다음 대회에서 반영되리라 본다. 이런 대규모 행사를 할 때, 관심 있는 회원들의 사전 모니터링은 행사 진행의 완벽도를 높여주지 않을까?
오늘 행사를 주도면밀하게 준비하여 회원 단합을 도모하여 주신 경기교총 관계자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경기북부지역에서 열리는 10월 가을 등산대회는 중학교 1학년 딸도 함께 참가하도록 하여 예비교총 회원(?) 2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첫댓글 2004.6.21 경기교총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단, 원고료는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