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의 제자원리와 역학사상
: 음양오행론과 삼재론을 중심으로
김만태 |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 철학사상 제45호 | 2012.08
Ⅰ. 머리말
Ⅱ. 훈민정음 제자원리에 함축된 역학사상
1. 훈민정음의 역학적 배경
2. 훈민정음 자음의 제자원리와 역학적 의미
3. 훈민정음 모음의 제자원리와 역학적 의미
4. 훈민정음 합자의 역학적 의미
Ⅲ. 자음에서 순음과 후음의 오행 분별
Ⅳ. 맺음말
훈민정음은 사람의 소리에도 음양오행의 이치가 담겨 있다는 인식 하에서 그 음양오행 이치에 따라 각 글자에 해당하는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 ‘모양[形]을 본뜨다[象]’는 의미를 역의 괘상처럼 추상적 의미까지도 형상화했다는 뜻으로 확장 해석을 해야만 훈민정음에 함축된 역학적 의미를 보다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훈민정음에 함축된 역학사상이란 다른 게 아니라 하늘이 음양과 오행을 부여해서 만물을 생기게 하는 것이다. 만물의 다양한 모습은 오행의 다름에서 비롯되고, 오행의 다름은 음양의 본질에 바탕을 두고, 음양의 본질은 하나의 이치인 태극에 근본을 둔다. 만물 속에는 각각 하나의 태극이 있다는 것이다.
우주만물의 생성과 운행 원리는 태극·음양·오행·삼재로 귀결된다는 역철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성음(聲音)을 이해했던 우리 선인들의 사유 결정체가 오늘날 ‘한글’이란 소리와 문자로서 존재한다. 훈민정음이 태극이라는 하나[一]의 이치에서 출발했지만 그 적용인 순음과 후음의 오성·오행 분류에 있어서는 다름[殊]을 연출하고 있다.
훈민정음의 제자·자음·모음·합자 등에는 동양의 역철학적 원리와 사상들이 대거 함축되어 있기에 한글은 음운적 자질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만든 문자 체계이면서도 철학적 사유 요소까지도 내포하고 있는 유일한 문자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