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개~국사봉~꺼먼재산~(북봉산)~백마산~감천
먼젓 번 구간의 날머리인 중부내륙고속도로 고가도로 밑의 송암사 입구에서 아금받게 지맥을 이어 나가려는 심지가 가상하다(10시).오고가는 차량이 뜸한 차도라는 건, 인근의 대개의 운전자들에게는 익숙하게 숙지가 되고 있으므로 보통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게 마련이다.그러므로 이렇게 지맥을 잇는다고 차도를 무단횡단하거나 인도를 걷듯이 자유롭게 차도 곁을 우쭐거리며 따르는 것은 위험스럽기 그지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숨막히는 울안을 방금 벗어난 짐승들이 막바로 맞닥드리는 생경한 환경에 허둥지둥 갈팡질팡으로 횡액에 빠져버리는 경우를 염두할 필요는 있지싶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고가도로 밑을 빠져 나오면 막바로 완만한 고갯길(차도)이다. 길 좌측으로 '봉자'란 까페가 보고,'송천3리 금계'마을의 빗돌과 '월정사 가는 길'이라고 씌어있는 입간판도 눈에 띈다.노란 감이 주렁주렁달린 감나무 과수밭을 지나면 고가도로 밑을 지나가야 하며,그곳을 빠져나오면 앞을 가로막아선 4차선 차도와 맞닥드린다.좌측 방향은 아포읍 중심시가지 방향이 된다.4차선 차도 건너편 인도 주변으로 '사드배치 결사반대'라고 쓴 현수막이 여럿 눈에 띈다.4차선을 건너서 오른 쪽으로 이동을 하면 현대오일뱅크 직전의 왼편 길을 따른다.'진영케미칼 800m'라고 씌어있는 입간판의 화살표 지시를 따라도 된다.이 길도 곧바로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는 지하차도로 이어지는데, 경부고속도로 밑이 된다.이 지하차도를 마지막으로 돌고개를 벗어나 본격적인 숲으로의 산행이 시작이 되는 셈이다.
길 우측의 농가에서 집 지킴이 검둥이 똥개 한 마리가 극성맞게 짖어대는 새된 소리를 들은 채 만 채 하고 숲으로 들어서니,대여 섯기의 묘가 가지런한 묘역을 가로지르게 된다.금빛 햇살이 수많은 기하학 무늬의 오묘함을 연출한다.산길에서 묻어나오는 땅내와 묵은 낙엽의 발효향이 솔향과 어우러져 산객의 콧끝을 벌름거리게 만든다.숲길은 온통 소나무 일색의 숲이다.파란 하늘을 바탕색으로 흑록의 솔가지들이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무늬를 선보이고, 금빛의 볕은 영롱한 입체감이 가득한 영상을 산길에 맘껏 쏟아 붓는다.묵은 묘를 지나면 오르막 길인데 멧부리를 올려치는 산길에도 소나무 그늘은 여전하다.신갈나무들이 그 뒤를 잇는가 하더니 그들이 온통 자리잡고 있는 무명봉,그 무명봉을 되 내려와서 좌측으로 지맥의 산길을 물어야 했다.무명봉을 오르기 직전에 말이다.
고쳐잡은 지맥의 산길은 더티하게 시작이 되더니 이내 제 자리를 찾아가며 본래의 산길 형태를 나타내기 시작한다.소나무 숲길이 지나가면 신갈나무 등이 그 뒤를 잇고 그들이 다시 모습을 감추면 소나무 등이 바톤을 이어받으며 산길을 이어나간다.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만나는 멧부리,해발 318.5m의 국사봉,이 멧부리에는 아카시아 나무 일색의 보기드문 봉우리다.아카시아 나무는 주로 산자락이나 기슭 그리고 안부에 많이 심어지고 자생이 되곤 하는데, 이곳처럼 해발 318.5m의 무명봉 정수리 멧부리에서 집단적으로 만나보기는 처음이 아닌지 모른다.
산길 주변 여기저기에 초록색 비닐포장으로 꽁꽁 뒤집어 씌운 것들이 을씨년스럽게 숲속에 웅크리고 있다.병 든 소나무들을 미리 벌채하여 병 확산을 막기위한 고육지책인 게다.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그늘을 드리운 봉우리,해발 397.2m봉이다.397.2m봉을 뒤로하면 두부모를 닮은 커다란 바위가 마치 흔들바위처럼 길가에 세로로 우뚝 서 있는 곳도 지나가게 되며, 가지런한 소나무들이 끌밋하게 줄을 잇는 숲길도 신산한 기분을 느껴가며 걷게 된다. 힘겹게 올려친 봉우리가 꺼먼재산의 멧부리는 아닐까? 하고 올라서면 꺼먼재산은 왼쪽 저 멀리에서 미소를 지으며 더 다가오라 손짓한다.무명봉의 꺼먼재산 전위봉을 넘어서서 다시한번 용을 쓰며 오르게 되는 멧부리,해발 401m의 이름도 요상한 꺼먼재산의 정상 멧부리다.
대개의 지맥 멧부리가 그러하듯이 이 멧부리에서도 주위의 잡목으로 조망은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물론 여느 지맥의 무명봉보다는 툭 터진 공간이 다소 부여되어 있긴 하지만.한복판에 삼각점이 옹골차고, '북봉산 산행안내도'도 준비되어 있다.이곳 꺼먼재산 멧부리에서 북봉산까지는 0.9km,왕복 1.8km이니, 이삼 십 분의 시간이 소요 될 터이다.북봉산은 금오지맥에서 0.8km를 벗어 난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번외의 멧부리지만 그 멧부리를 그냥 외면하고 지맥만 낼름 지나치기에는 북봉산의 매력이 마냥 아깝다.그러니 북봉산을 아니 다녀 올 수 없는 이유일 터이다.대부등만한 노송들이 듬직한 몸통을 뒤틀어대고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며 그들만의 체취를 뿜어대는 산길은 입산객들의 발길이 잦았는지 반질거린다.아닌게 아니라 오고가는 입산객들을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대부분의 입산객들이 배낭을 질머진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인근의 주민일게다.
해발 405m의 북봉산 멧부리,다봉산이라고도 불리는 북봉산에는'北峰亭(북봉정)'이라고 씌어있는 정자도 세워져 있으며, 멧부리 한복판에는 헬기장도 닦여 있다.구미시가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오고 그 너머 금오산의 웅장한 용자를 한몫으로 조망할 수가 있는 눈 부신 일급 전망대 멧부리다.해발 405m의 북봉산의 유래가 있어 살펴보면,조선 조 광해군 8년(1616) 벽진인 이민선(李敏善,1548~1426)은 가선대부 병조참판 겸 동지의금부사 행 통훈대부를 지내고,낙심하여 정착한 곳이 멱우골이며 현재까지 별남고을로 알려진다.조선 조 선조실록 1594년 2월 이민선은 임진왜란 때 성균관 대성전이 왜적들에 소실되자 이에 국난을 극복하려고 국왕에게 중수할 것을 상소하여 국왕은 기꺼이 윤허를 내렸으며,중수를 마친 후 난세를 떠나 이곳 북봉산아래 성남촌으로 이주한 기록이 있다.송자대전에 우암 송시열은 조선 조 인조 12년 4월(1634) 영남으로 유람을 하게 된다.
우암은 동춘당 송춘길과 함께 선산 성남촌에서 만나기로 한 기록에 성남촌으로 고증하고 있다.이 사료적 근거로 보면 이민선의 아호(訝號)를 북봉이라고 하고 뒷산을 북봉산(속칭 등골)이라고 한 명칭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북봉산 멧부리를 뒤로해서 다시 꺼먼재산 멧부리를 향하여 발길을 돌린다.짐터고개(2.0km)로의 등하행 길이 나 있는 삼거리 갈림길을 지나면 곧바로 꺼먼재산 정수리,그곳에서 곧바로 맞은 쪽 가파른 비탈 산길로 내려선다.산길주변은 벌초를 해 놓았는지 말끔하다.거대한 송전철탑(No,19)을 지나가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의 내리막은 대망2리를 가리키고 좌측의 산길은 횡산리를 가리킨다.지맥의 산길 방향은 횡산리 쪽으로 이어진다.
구미시 건너 금오산 전경
완만하게 내리막 산길이 이어진다.금빛햇살이 산길에 함빡 내려앉는다.일렁이는 바람결에 서늘함이 묻어있다.오르막 산길을 올려치니 해발 283.1m의 멧부리에 '작은 안연흥봉'이라고 씌어있는 이름표가 굵은 나무에 매여 있다.잡목으로 뒤덮여 있는 그곳을 뒤로하면 작은 웅덩이 곁도 지나가게 된다.산돼지들의 목욕탕이지 싶은 곳이다.온통 잡목들이 잔뜩 자리잡고 있는 무명봉을 내려서면 서넛의 묘지를 가로지르게 되며, 쑥부쟁이들이 유혹하는 곁을 슬쩍 거들떠 보며 지나치기도 한다.시야가 툭 터지며 대여 섯기의 묘지가 있는 묘역의 한가운데를 빠져 나가면 거푸 밭 가운데를 횡단하게 된다.들깨밭이 아직 수확을 미루고 있으며, 그 옆은 이미 수확이 끝이 난 빈 밭이기에 마음의 부담없이 빈 밭을 가로지르며 지맥을 잇는다.임도 왼쪽의 산자락에 작은 마을이 들어오는데 신촌마을이다.
2차선 차도(916번)가 오르내리는 고개,신촌고개다.막바로 차도를 가로지르며 숲길로 들어선다.동래정가의 묘지를 지나서 다소 더티한 오르막 숲길을 올려치면 수백 평이나 됨직한 개활지가 론그라운드 형태로 닦여있다.공동묘지인 게다.
넓은 론그라운드 한구석에 봉분없는 묘지의 묘비가 외롭게 자리하고 있으며,그리고 공적비가 널찍한 공터 뒤편에 세워져 있다.그곳을 벗어나면 곧바로 또 다른 묘역도 지나가게 된다.지맥을 잇는 산길이 무슨무슨 묘지들의 순례의 여정인듯이여겨지곤 한다.유독 나뿐만의 감정은 아닐게다.
그 묘지들을 뒤로하면 개활지로 내려서게 되고, 개활지를 빠져나가면 완만한 오르막 숲길을 만나는데 수렛길이다.어지간한 숲속의 이런 형태의 수렛길은 산역으로 인한 중장비들의 이동에 따른 흔적이다.이 수렛길을 따르면 막바지에는 으레 얼마 전에 산역을 마친 묘지 앞이 되게 마련이다.그 뒷 봉우리로의 더티한 산길을 올려치면 발디딜 틈 없이 잡목과 잡풀로 뒤범벅이 된 무명봉이다.이곳에서 오른쪽 3시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면 시나브로 산길은 순한 산길로 모습을 바꿔나가기 시작한다.왼쪽 저멀리 감천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 선산읍 시가지도 한눈에 잡힌다.
노간주 나무가 둘레를 예쁘게 울을 이룬 묘역을 지나가면, 2차선 차도로 내려서게 된다.황산고개다(인근의 동네명칭을 우선 사용한 임시명칭).고갯마루 절개지를 막바로 올려쳐 멧부리를 올라서면 이 무명의 멧부리도 잡목과 잡풀로 뒤덮혀 있어서 아무 조망도 기대할 게 없는 멧부리다.이 멧부리를 뒤로하면 비탈진 오르막에 사람 한 길 이상의 높이로 크고작은 돌을 쌓아 울을 두른 묘지 곁을 지나기도 한다.곧바로 올려치게 되는 멧부리,오늘의 막바지 봉우리인 해발 186.6m의 백마산 정상이다.흑록의 소나무 그늘이 시원하고 감천을 젖줄로 하는 선산의 풍요로운 황금 들녁이 한눈에 가득하다.멧부리 한가운데 뾰족하게 쌓아놓은 돌탑이 눈길을 끈다.달마의 얼굴상도 기단 노릇을 하는 바위에 그려져 있고, 꽤 작으마한 달마상 두 분은 뾰족 돌탑 중간의 비좁은 자리에 어렵사리 자리잡고 있다.
감천과 건너 쪽 저멀리 선산읍 전경
금오지맥의 날머리로의 발길은 산행안내 말뚝이 가리키는 '에덴 아파트' 방향이 된다.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4차선 차도 변이다.이곳에서 감천은 왼쪽 차도의 인도를 따라야 한다.선산읍 방면이다.이쪽 고아읍과 감천 건너의 선산읍을 가로 흐르는 감천,두 읍을 잇는 기다란 다리 '선주교', 다리 교각아래에서는 중장비를 이용한 공사가 한창이다.교각 보강을 위한 공사인 게다.누런 흙탕물이 태반이니 둑을 내려가서 손과 얼굴이나 닦아볼 요량이었는데 부질없게 되었다(14시40분).하늘 빛은 이미 담청색을 걷어내고 쪽빛으로 물을 잔뜩 들였다.
새털을 흩날렸는가,명주 솜을 한웅큼 뜯어 허공에 날려버렸는가,쪽빛 하늘가에 화룡점정의 극치를 이루는 빗금과 빗살의 날렵한 백색의 터치가 천공을 품격있게 꾸며 놓는다.누렇게 물 든 들판에서는 곡식 익어가는 구수한 내음이 사람들의 콧구멍을 연신 유혹할 것이다.감천을 넘나드는 선주교 주변에서도 김이 무럭무럭나는 구수한 잡곡밥이,맛있는 김치찌게가, 달달텁텁한 막걸리가 지친 지맥 산꾼들의 코를 벌름거리게 한다.
(2016,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