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큐를 구입하는 시기를 보면 사람의 성향에 따라 많이 다르다. 어떤 이는 당구를 처음 배우는 시점에서 저가큐를 사기도 하고 또 고가큐를 사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중고수 수준이 돼서 개인큐를 구입하는데 마찬가지로 고가큐나 저가큐를 각자 다르게 선택하여 구입한다. 어떤 큐를 구입하든지 어떤 시기에 구입하든지 다 장단점이 있다. 어떤 것이 바른 방법이라고 딱이 정해서 말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주위를 보면 큐를 샀다가 마음에 안들어 중고로 팔고, 또 사는 이도 있다. 아님 더 좋은 큐라고 생각해서 고가큐를 구입하기 위해 쓰던 큐를 내다 팔거나 남에게 주기도 한다. 그 시기와 방법 때문에 약간의 손실적이 면이 있지 않을까 해서 생각해 본다.
우선, '개인큐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 나는 하우스큐로 그냥 계속 당구를 칠래'라고 그렇게 당구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물론 절대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당구를 생각하는 필자의 생각으로 비추어 의견을 말하면, '최소한 3쿠션을 배우고 장기적으로 즐기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 개인큐는 꼭 필요하다고 감히 말해본다. 이것 마저도 비난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런 입장에서 개인큐를 구입하는 시기와 선택을 함에 있어 좀 신중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개인큐를 구입하는 시기는 '당구를 제대로 배우면서 치고 싶은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본인만의 큐를 가지고 당구를 접하고 그 큐로 감도 익히고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도구를 갖고 하는 운동이라면 거의 대다수 종목이 개인장비가 있다. 탁구, 테니스, 배드민튼, 골프, 볼링 등 어떤 종목은 처음부터 없으면 아예 접근하기 힘든 것도 있고, 어떤 종목은 시작하자마자 곧 개인장비를 구입하라고 권유받고 본인도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어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하여간, 개인장비의 보유로 인한 효익을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이해하리라 믿는다.
개인큐 선택을 함에 있어, 큐의 종류에 따라 성질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딱 짤라서 말하면, 다른 운동 종목에서 처럼 분명 고가큐는 그에 상응하다고는 보지 않지만 일반적인 보급형 저가큐 보다 약간의 성능적인 차이는 있다고 생각한다. 돈으로 실력을 대신하는 것 같은 불편한 진실이 조금은 있다. 세상사 그런 면이 있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단지, 고가큐의 성능이 그 가격에 상응하리만한 효과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은 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 그 또한 논외로 한다. 다만, 여기서 큐의 성능면에서 어떤 부분이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알고 넘어 갔으면 좋겠고, 그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저가큐를 사든지 고가큐를 사든지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이후에 일어날 수 있는 손실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차원이다.
다 알다시피, 큐는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로 되어 있지만, 풀어보면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팁, 상대 및 하대이다. 팁은 어느 것이라도 선택하여 교체할 수 있으니 논외로 하고, 남은 상대와 하대만 갖고 얘기를 해보자. 하대는 두껍고 공에 맞는 부분과 가장 멀리 있다. 그래서 나무의 탄력성으로 인한 성능차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하대의 탄력성이 공의 구름을 달리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지만, 상술의 하나일 뿐이다. 왜냐하면, 굵고 단단해서 절대 휘어지는 성질의 탄력성은 거의 제로이다. 다만, 하대의 역할은 무게에 많이 좌우된다. 하대의 나무 자체가 밀도가 높고 단단한 나무일 수록 보통 일반의 저가큐보다 무거울 수 있다. 그래서 무게감을 더 느끼는 것은 이해한다. 심지어 고가큐는 보통의 저가큐보다 더 가늘게도 만들지 않는가. 무게는 같은데 굵기는 가늘어서 작은 손의 사람인 경우에 그립감이 더 좋을 수는 있다. 하대 전체에 고른 무게감을 줄 수는 없지만,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쇠나사 볼트'이다. 충분히 무게는 조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립감은 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웬만하면 얇은 그립을 감아서 쓰면 조금은 보완된다. 손의 크기가 아주 작은 사람은 어쩔 수가 없지만. 그래서, 하대는 앞에서 말한 차이말고는 저가큐나 고가큐가 별다른게 없다는 뜻이다. 대다수의 고가큐가 하대의 장식/문양이나 제작방식의 차이에 따라 가격대가 많이 결정된다. 어쩌면 상술이고, 사는 입장에서는 사치라고 할 수도 있겠다. 큐회사로 부터 욕먹을 소리이긴 하지만.
제일 큰 차이가 나는 것이 바로 '상대'다. 이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초고속카메라로 촬영된 것을 보면, 가냘픈 나무 상대가 공을 맞는 순간을 보면 많이 휘어진다. 휘어지는 그것이 바로 탄력성의 힘이다. 같은 힘으로 공을 쳐도 보통의 저가큐와 고가큐의 비싼가격의 상대는 공에 영향을 주는데 있어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것도 공을 힘있게 스피드있게 치면 칠수록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 많은 돈을 들여서 사치로 인한 거품을 빼면 차이가 나는 상대하나로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이다. 보통의 저가큐도 탄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중저가큐의 상대를 보통의 저가큐 하대에 끼워서 쓸 수도 있다. 큐발란스 문제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무시해도 괜찮다. 너무 민감하게 저울질 할 필요없다. 고가큐의 상대와 하대 조인트 방식을 국제적으로 표준화하지 않는 이유가 아마 상술이 아닐까 한다. 또 욕먹는 소리가 될지도 모르지만. 나무가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는가. 이미 고가큐의 상대와 비슷한 중저가큐의 상대가 많다. 여기서 고가큐란 필자가 생각하는 '한 자루에 몇 백만원씩 주고 사는 큐'를 말한다. 그래서, 고가큐를 사려거든 이러한 사실을 알고 사려면 사라는 것이다. 폼도 나고 때깔도 예쁜 그런 점을 큰 돈을 들여 구매하는 것이 나름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말이다. 다시한번 확언하지만, 고가큐의 성능이어야만 칠 수 있는 공은 글쎄 '몇 백번 중에 하나' 정도의 경우가 있을 수 있을까 의문시 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주변에서 고가큐에 실력향상 희망을 안고 구입했다가 애물단지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고카큐를 샀다가 다시 되파는 경우가 다 그런것이다. 기대치와 맞지 않거나 자기 손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원인인데, '큐의 성능이 감당안돼서 사용할 수 없다'는 식으로 자위하며 떠나 보낸다. 정말 가슴아픈 일이다.
결언지어 말을 하면, 개인큐는 반드시 당구를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 부터 사는 것이 좋다. 그리고, 큐의 성능은 상대에 많이 좌우된다고 했다. 평생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상대가 괜찮다'라고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수준의 그 큐를 샀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면 앞서 말한 것처럼, 보통의 저가큐하대에다 끼울 수 있는 성능좋은 상대를 따로 구입해서 짝을 맞춰 사용하는 방법이라도 나무랄 데 없이 좋겠다.
첨언하여 중고큐를 구입하게 될 때 유의사항을 알려드린다. 판매사기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조심해도 안되는 것이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은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서로 '신분증'확인 및 복사 또는 사진촬영은 꼭 해두라. 대리판매인이라도 마찬가지다. 또, 가급적이면 당구영업장에서 거래를 하여, 사장이 간접적으로라도 매매자를 확인해 줄 수 있도록 하라. 그리고, 어디서 구입했는지 보증서가 있으면 좋고, 누구한테 구입한 건지 확인될 물증이라도 있으면 더 좋겠다.
그 다음이 물건의 하자확인이다. 확언컨데, 매매싸이트 등에서 팔고 사는 큐의 눈에 보이지 않은 하자가 80%이상이 있다고 생각된다. 매매자가 밝힌 하자를 말고도 말이다. 선골교체 자체도 중고 하자일 수 있다. 교체한 선골을 자세히 보면 나무부분과 아주 미세하게 틈이 있는 경우도 있다. 언뜻 보면 잘 모른다. 상대를 가늘게 깎았는 데 너무 많이 깎았다든지, 일관성 없이 깎았다든지 이것도 큰 문제다. 선골과 인접한 상대나무 부분이 주위 부분과 비교해서 봤을 때 더 많이 가늘게 깎인 상대도 있다. 상대의 휨도 여러가지다. 큐를 결합해서 봤을 때는 휘지 않은 것 같은데, 따로 체크해보면 휜 것도 있다. 그 반대도 있다. 지면으로 상세하게 설명을 다 할 수 없지만, 심지어 하대로 하자가 있을 수 있다. 휘지는 않았는데 굴려보면 꿀렁 꿀렁거리는 수도 있다. 그래서, 가급적 중고 고가큐를 사지 않았으면 한다. 사려면 큐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대동하여 점검해보고 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