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 : 2013년 7 월 28 일 ~ 2013년 9 월 5 일 (39박 40일) 2013년 8 월 3 일 ~ 8 월 21 일 (18박 19일) 카라코람 트레킹 (K2 BC. 브로드피크 BC. G1.G2 BC) 8월 16일 트레킹 14일째
- 간곳 : 콩고르디아(4650) - 사긴(4900) - 가셔브롬1,2 BC(5150) (휴식시간 포함 8시간 30분 소요)
- 함께한이 : 파키스탄 원정대원 7명 가이드 가풀. 마스터쿡 임티아스. 그리고 헐퍼 월람.모신.외 포터 17명.
** 아침 5시 30분 기상, 6시 30분 출발, 15시 도착 **
비가 그쳤지만 구름은 가득했다..빙하바닥은 젖어 미끄러웠다.. 그나마 비가 그쳐 가셔브롬 BC로 강행하기로 했다.. 일정상은 중간에 "사긴"에서 캠핑을 하고 가셔브롬 BC로 가는걸로 했지만.. 어제 오후에 출발을 하지 못해..오늘 하루에 가셔브롬 BC까지 가는 빡빡한 일정이 될것 같았다.. 아브루치빙하를 건넌다고 했다..이 루트를 설계한 이탈리아 아브루치 대공의 이름을 딴것이라 한다 ..
포터들의 숙소..그들도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긴 여정이 될것 같아 서둘러 짐을 꾸리고 아침을 먹었다.. 비로 인해 이곳에서 이틀 동안을 주저앉아 있었다..그 덕분에 충분한 휴식은 취할수 있었던것 같다..
온통 구름속에 갇혀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그러나 검은 빙하를 건너 길을 나섯다..
거대한 빙산위를 걸었다..마치 달표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우리는 달표면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맑았더라면 펼쳐진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을 생각해 보았다.. 가셔브롬 BC로 가는길의 조망을 모두 가둬 버려 볼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이번길은 과정 보다는 목적에 비중을 두어야 할것 같았다..
남자7호.. 구름속에서 풍경을 그려보고 있는듯 했다..
빙하 너머로 콩고르디아가 내려다 보였다..온통 젖어 있는 빙하를 조심스레 건넛다..
빙하와 미터피크..
G4빙하 앞을 지났지만..아무것도 드러내놓지 않았다.. 걷는것 말고는 주변의 풍경들은 마음으로 그려낼수밖에 없었다..
마르발피크..
마트라피크..스노우돔..발토르캉그리가 펼쳐진 풍경속으로 걸었다..
지나온 빙하길을 뒤돌아 보았다.. 지난번 다녀온 고드윈오스틴 빙하와 지금 걷고 있는 아브루치 빙하가 넓게 펼쳐진 모습이다
빙하 언덕 능선을 오르고..
이곳은 아마도 알리캠프쪽으로 가는 빙하인것 같았다.. 설빙이 넓게 펼쳐져 보였다..곤도고로라로 향하는 빙하인데.. 아직 포밋도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할것 같았다..
돌무더기 언덕 아래로 월람과 모신이 오는 모습이 내려다 보였다..
구름층 아래로 드러나 보이는 설빙의 풍경이 펼쳐져 보였다.. 오늘은 온통 베일에 가려진 풍경들이다..
콩고르디아에서 3시간만에 "사긴"에 도착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이른 점심을 먹었다.. 보통은 이곳 사긴에서 하루를 묵어 간다고 한다..우리도 어제 출발했으면 이곳에서 하루를 묵을 예정이였다.. 이곳도 콩고르디아 못지 않은 훌륭한 뷰포인트였다..
위험한곳에서는 늘 월람이 업어 주었었다.. 월람에게 업혀 사진을 찍는데..임티아스가 장난스럽게 앞으로 끼어 앉았다.. 오래도록 기억되고 잊혀지지 않을 좋은 친구들이다..
그리고 우리들... 포터..월람..임티아스..여자1호,2호..남자7호,5호다..
우리가 노는 동안 열심히 차를 끓이고 있는 귀요미 막내 모신.. 저 뒤로 열심히 대포를 겨느고 있는 남자5호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남자5호다.. 멋진 갱상도 싸나이다.. 수년동안 히말을 찾아 다닌 열렬팬이다..그에게서는 히말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과묵하면서도 부드러움을 함께 겸비한 색깔 있는 남자다.. 오랜 히말 트레킹 경험으로 터득한 트레킹 요리의 달인이다..
조금 드러난 하늘빛이 눈이 부시도록 푸른빛이다.. 구름을 날려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그래도 조금이라도 드러난 이 풍경에 감동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마트라피크와 스노우돔에서 흘러내리는 빙하가..정말 거대했다..
지나온 콩고르디아 쪽을 내려다 보았다.. 가풀과 남자4호가 오는 모습이 보였다..뒤이어 포터들이 뒤따르고 있다..
당겨보니..마르발피크 옆으로 K2가 모습을 드러낸것 같아 보였다.. 날씨가 맑았다면 얼마나 멋진 조망일지 상상이 가고도 남았다..
조망처에서 내려오니 남자4호도 도착을 했고 도란도란 이야기 꽃이 한창이다..
포터들도 자신들이 먹을 차를 끓이고 있었다..
또 다시 나설 준비로 분주히 채비를 서두른다..
오르는 언덕앞에 마르발피크가 안고 있는 만년설 빙하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앞서가는 남자7호가 빙하속으로 빨려 들어 가는듯 보였다.. 이곳에서 부터는 눈이 쌓여 있었다..엊그제 내린 비가 이곳에서 부터는 눈이 쌓여 있는것 같았다..
언덕에 올라 마르발피크와 스노우돔을 배경으로.. 하늘도 빙하도 온통 하얀 세상이다..맨눈으로는 다닐수 없을 정도로 자외선이 강한 날이다..
여자2호와 남자7호..그리고 임티아스다.. 임티아스가 앞서 걷는 우리의 가이드를 맞았다.. 이브라힘이 내려가고 없어..오늘은 자신이 가이드 라며 웃어 보였다..
마트라피크..스노우돔..발토르캉그리에서 부터 흘러내리는 빙하의 위용은 대단했다.. 우리는 이 빙하앞에 멈추어서서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그 위용앞에서 감동과 감탄사를 토해내느라..
좀처럼 카메라를 꺼내지 않던 남자7호도 이 풍경앞에서는 대포를 겨누고 있다..
거대한 빙하를 향해 걸었다.. 아브루치빙하를 "세상의 끝으로 가는길"이라고 표현했던 말이 실감이 났다..
발토르 빙하의 검은 모레인 빙하를 건너고..고드윈오스틴 빙하의 너덜과 설빙을 지났었다.. 그러나 아브루치빙하의 설빙의 위용은 정말 대단했다.. 정말 우리는 세상의 끝..극지점으로 가는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가이드..임티아스.. 모양새가 외계인처럼 보여 너무 웃기고 재미있었다..
사면을 따라 급하게 오르기도 하고 혹은 내려가고을 반복적으로 걸었다.. 눈도 쌓여있고 무거운 짐을 지고 오는 포터들도 그렇고 걷는 우리도 그렇고 체력적 소모가 많았다..
임티아스는 춥지도 않은 모양이다.. 그는 이곳 베이스캠프에서 등반팀과 몇달씩도 머물렀으니 단련이 될만도 했다.. 나는 임티아스의 이 모양새를 볼때마다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어디서 저런 요상스런 고글을 구했는지..어디서온 외계인일까?..
오를수록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간간히 조금의 눈발이 내리기도 했다.. 언덕을 힘겹게 올라 휴식을 취하며..히말라야의 눈을 즐겼다.. 8월에 눈위에 서 있다는것은 이곳 히말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빙하 사면쪽의 긴 언덕을 올라 포터도 우리도 휴식을 취해야 했다.. 계속이어지는 오르막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발을 쉬었다.. 끝도 없이 펼쳐진 설빙의 사면을 계속 올랐다..
긴 언덕을 올라 또 휴식을 취했다..나를 보며 준째라고 부르며 포즈를 취한다.. 히말의 사람들은 정말 순박하다..맑은 영혼의 그들이 좋다.. 히말이 좋고 히말의 사람들이 좋기 때문에 늘 그리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함께 걸었던 여자2호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남자7호가 챙기기로 하고.. 임티아스는 캠핑지를 물색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임티아스와 먼저 길을 나섯다..
꽝 소리에 눈을 돌리니 눈사태다.. 폭포수가 흘러내리듯 계속해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마지막에 오는 팀원이 올때까지도 계속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고 했다..
진눈개비가 흩날리고 있는데..좁은 바닥에 앉아 쉬고 있는 포더들.
이곳이 G1,G2 베이스캠프라고 했다..그리 넓지 않아 보였다.. 등반 시즌에는 여러나라가 모이면 비좁을것 같았다.. 가셔브롬은 "빛나는 벽"이라는 뜻을 지녔고..G1,G2는 마주하고 있어 베이스캠프가 한곳이다..
다른팀이 먼저와 이 자리는 선점을 해서 임티아스가 더 뒤쪽으로 넘어가 자리를 보러 갔다.. 끝없이 펼쳐진 빙하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텐트칠 자리를 보러 갔던 월람과 모신이 돌아왔다.. 좋은자리가 없는듯 했다..
G1,G2 베이스캠프에 제일 먼저 도착한 기념으로...(모신이 찍어 주었다) 우리는 이 눈속에 텐트를 세워야 했다..생각만 해도 추위에 살이 떨리는것 같았다..
아직 팀원들도 오지 않고 텐트도 도착을 하지 않아 기다려야 했다.. 먼저 도착한 포터들은 쭈그리고 모포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흐리고 눈이 내려 몹시 추웠다..
베이스캠프에 낮익은 오색의 타르쵸다..반가웠다.. 이곳 파키스탄에서는 처음보는 돌탑의 타르쵸..아마도 원정팀의 네팔리들이 세운것 같다고 했다.. 이곳에 서야만 G1,G2 BC에 선것이라고 여자2호에게 펑을 쳤다..^^
타르쵸를 지나 언덕위로 올랐다..끝없이 펼쳐진 빙하가 눈에 들어왔다.. 얼음속 세상속에 들어와 있는것 같았다..정말 세상의 끝에 서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좌측 빙하쪽은 G1 G2로 가는 빙하이고..셰날피크(말안장 모양)뒤쪽은 인디아 카슈미르 지역이라고 했다.. 인디아 국경과 접해 있는 군사지역으로 군부대가 내려다 보였다..
군부대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렀다..혹시나 사진을 찍어 그런게 아닌가 싶어 서둘러 언덕을 내려왔다.. 지금 생각하면 우리에게 닭을 팔려고 부른건 아닐테고.. 물론 군수품이겠지만..등반팀에게 이런 거래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100루피하는 닭을 천루피를 받는다고 하니 장사로는 대박아닌가?..
여자2호와 주변을 돌아다니다 캠프사이트로 돌아왔다.. 텐트가 도착해서 키친텐트는 세워져 있고..우리 텐트를 칠 자리를 잡아야 했다.. 눈에 덥혀 있고..장소가 비좁아 여의치 않았지만..집터 하나는 여기저기 잘 골라 잡았다.. 텐트치느라 좀 심하게 움직였더니..머리가 어지럽고..숨이 차올랐다.. 그대로 텐트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한잠 자고 일어났더니 상태가 양호해졌다..
저녁을 먹고 날씨도 춥고..달리 하는일 이라고는 자는것 말고는 없다.. 눅눅한 바닥에서는 냉기가 올라와 춥고 외로움 까지 밀려 들었다.. 룸메가 있었으면 서로의 온기라도 느끼며 긴밤 도란도란 이야기라도 하며 잠이 들었을텐데.. 그녀는 잘 하산하고 있을지..오늘밤 나와 같은 달을 보고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 많던 구름이 걷힌 하늘에는 별이 총총히 박혀 있고..반달이 빛을 내리고 있었다.. 몇일만에 보는 밤하늘의 별빛인지.. 눈빛에 반사된 달빛이 더욱 밝아 랜턴이 없이도 화장실 길이 밝았다.. 가셔브롬 베이스캠프의 추운밤을 뒤척이며 텐트위에 내리는 달빛을 친구 삼아 긴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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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늘푸른나무 원문보기 글쓴이: 늘푸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