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와 벽, 기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으면 다음은 지붕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지붕이란 무엇일까요 ? 초등학생도 아는 내용 그대로 입니다. 하늘을 가리는 것 입니다.
그럼 지붕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일까요 ? 별로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다른 것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평가할때 말입니다.
지붕의 역할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비를 막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막아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주지 않는 것이 바로 지붕입니다. 물론 겨울에는 냉기가 흘러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지붕은 주거공간, 생활공간을 규정하는 건축요소 중의 한가지 입니다.
지붕은 소재의 종류에 따라 하드탑과 소프트탑으로 나뉘어집니다.
하드탑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옥상이나 경사지붕을 칭합니다.
층별구분을 할때 이 지붕은 아랫집에서는 천장으로 윗집에서는 바닥으로 사용이 됩니다.
소프트 탑은 콘크리트가 아닌 모든 소재의 지붕을 말합니다.
(건축소재에 있어서 콘크리트 보다 단단한 것은 없으니깐요)
물론 철재로 만들어진 지붕중에 하드탑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하드탑을 철재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소프트 탑과 하드탑의 구분은 그 위에 사람이 올라가서 생활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드탑이 철근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다면 소프트탑은 우레탄 판넬위에 징크판넬 마감으로 되어 있거나 또는 기와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붕은 모양에 따라 평지붕과 경사지붕으로 구분이 됩니다.
평지붕은 보통 일반적으로 상가건물같은 빌딩에 주로 옥상으로 사용하는 지붕을 말합니다.
경사지붕은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각지붕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평지붕>
<경사지붕>
지붕의 활용도를 생각할때 웬만하면 평지붕으로 설계하고 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붕에 창고시설을 넣을 수도 있고, 옥상정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기타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경사지붕은 비가 올때 우수의 배출과 눈이 왔을때 눈쌓임에 대한 방어로 가장 좋습니다.
건축설계를 할때 구조설계에 있어 적설하중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가 보는 눈은 아무리 쌓여도 가벼운 물질로 보이지만 사실 그 실체는 물 그자체입니다.
물보다는 비중이 낮지만 눈이 지붕에 1m만 쌓여도 경량철골조인 경우 집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눈이 수백킬로그램의 압력으로 지붕을 누르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눈때문에 무너지는 집도 많았었습니다.
휴전선 근처에서 군생활을 하신 분들은 눈때문에 무너진 군대막사에 대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눈 자체는 가벼워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쌓였을때는 엄청난 무게를 갖게 됩니다.
비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사지붕인 경우 비는 지붕밖으로 흘러내리겠지만 평지붕일 경우에는 배수구가 막히면 지붕의 틈새를 타고 집안으로 흘러 들어올 수 있기에 그리고 물이 많이 고이면 그 자체가 하중이 커져서 건물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건축허가에 심의 조건으로 경사지붕이어야 하는 조항이 많습니다.
집의 다양한 외부디자인을 무시한 채 일률적으로 경사지붕으로 건축하게 하는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몇일전 그 의도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란...
경사지붕인 경우 불법증축이 불가능합니다.
경사위에 집을 올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의 대부분 지역은 경관을 보존해야 하는 지역입니다.
건축허가상 2층만 허가를 했는데, 집주인이 무단으로 3층을 짓거나, 또는 2층으로 사용승인을 받아놓고 임의로 또 한층을 지어 버리면 행정관리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각종 소송 등이 뒤를 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필자의 지인의 집에 가보았을 때 평지붕인 경우 불법증축을 하거나 하다못해 콘테이터를 올려놓아 불법증축이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허가조건에 경사지붕인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 제주도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옥상에 빨래를 널어놓으면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옥상을 없애라고 한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이유지요.
<옆나라의 무모한 불법증축>
일부 실력없는 건축사들은 경사지붕을 해야하는 이유를 배수때문에 또는 적설때문에 이런식으로 설명합니다만 사실은 그것 보담은 불법증축을 막기위한 하나의 방법인 것입니다.
그래서 전원주택 또는 농가주택이 대부분 삼각지붕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며, 허가나 심의 조건에 포함되는 것 입니다.
지붕을 하드탑으로 구성할 경우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미적표현을 할 수있습니다.
아스팔트 슁글이나 타일로 구성할 수도 있고, 기왓장을 올려 고전적인 표현을 할 수도 있으며, 페인트 마감으로 그림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지붕을 소프트탑으로 하는 경우에는 비용면에서도 그렇고 구조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징크판넬을 사용합니다.
징크판넬은 금속판에 아연포함재료의 페인트를 코팅한 제품으로 녹이 잘 쓸지 않는 소재이기때문에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양산되는 색상이 그리 많지 않아 신경을 안쓰면 너무 조잡해 보일 수 있습니다.
지붕은 멀리서도 보이는 집의 특색을 정하는 부위이므로 색상이나 형태에 대해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 요소입니다.
제주도에서는 특히 바람이 심하므로 여름철 태풍에 날아가지 않는 소재와 공법으로 시공해야 할 것입니다.
지붕에서 집주인이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소재에 따라 소프트탑인가 하드탑인가, 형태에 따라 경사지붕인가 평지붕인가만 알아도 지붕을 구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비용면에서는 당연히 하드탑이 소프트탑보다 비싸고, 평지붕이 경사지붕보다 비쌉니다. 왜냐면 평지붕은 방수와 배수에 특히 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드탑 경사지붕 기와마감>
<소프트탑 경사지붕 목조지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