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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례음악 원문보기 글쓴이: 좋은소리
한국 천주교회는 2010년 말 현재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약 5백만명 신자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른 주요 종교 신자 수가 정체 내지는 감소하고 있는 것 과는 대조가 될 정도인데 단순히 신자 수 증가보다도 신자들의 질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더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예를 들면 지방 일부 교구는 아직도 복음화 7% 내외가 많은데 수도권 교구들은 10%를 훨씬 상회한다. 비공식 통계지만 서울대교구는 평균 복음화률보다 높다. 특히 서울 강남 어느 지구는 복음화율 약 15%를 넘어 약 20%에 육박하기도 한다.
글로벌 지구촌을 반영하 듯 맹렬 한국인들의 해외 진출도 많아져서 곳 곳에 한인 성당이 설립되고 파견되는 성직자, 수도자도 많아졌다.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선교하는 분들도 많다. 그중 대표적인 분이 고 이태석 신부님일 듯....이리하여 2010년 말 현재 해외에서 활동하시는 신부님들이 약 330명, 신자 수는 약 16만명.....
이 규모는 웬만한 한국 교구 보다 큰 숫자이다. 그러나 각 한인 본당은 훌륭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자들의 영적 쇄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신심활동이 어려운 면이 있다. 땅덩이가 좁은 한국 교구, 본당과 달리 성당에 한 번 오려면 차를 타고 30분~1시간 달려와야하는 것은 가까운 거리에 속하고 부부 각자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기에 시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이번에 카나다 밴쿠버(Vancouver) 성김대건 성당에서 전문가를 초청하여 3일간 "전례음악" 연수와 특강을 실시한것은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해외 한인 성당에서 고국의 인사를 초청하여 특강이나 연수를 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밴쿠버 성김대건성당만 하더라도 고 김수환 추기경님이 여러 번 다녀가셨고 현정수 신부님이 이끄는 이노주사 팀도 피정/연수를 실시했으며 대림, 사순 시기에 국내 여러 유명 사제를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성직자나 수도자도 아닌 평신도를 초청하여 3일간(15시간)을 실시한 것은 놀랄 만한 변화이다. 한인 신자들이 그 바쁜 외국 생활에 연3일 주야로 참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가....하는 것은 외국 생활을 해 본 사람만이 이해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초청 제의를 받고 기쁘면서도 의아했다. 왜 이런 집중 교육을 추진하며 왜 나를 불렀을까....? 혼자 상상을 하며 준비를 했다. 한국 같으면 여러 교구에 성음악교육원이 있고 비 정기적인 성음악 연수 기회가 많다. 그러나 해외 성당은 이러한 기회가 없다. 그러다 보니 전례음악 봉사자들의 갈증이 깊어가고 더러는 각 교구 출신 신자들 사이에 의견이 구구하여 올바른 교회 가르침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떠 올랐다. 또 하나 우려는 수강 참가자들의 눈 높이였다.
어느 수준이 맞춰야 할까..... 15시간은 적은 시간이 아니기에 나름대로 시간계획을 했다. 교회음악사/ 전례학 기초/ 미사구조/ 구약/신약/ 교회 문헌/ 시편창/그레고리오 성가/ 성주간, 파스카 삼일 및 부활대축일 전례음악/ 성가대 운영론... 이러한 주제들은 필자가 30년 이상의 지휘자 활동, 음악대학 전공(종교음악) 경험, 3년간의 신학대학교 강의, 그리고 주교회의 성음악분과 위원 활동 경험에서 얻어진 지식과 경험으로 소화할 수 있는 범위였다.
1개월 전.....초청 문의를 받고 물어본 것이 있다. 참석 예상자는 몇 명이나 되나요? 약 70명에서 80명 정도 입니다.......프로그램 추진 책임자의 답변이었다. 그래서 여러 성가대원들과 전례 봉사자들을 염두에 두고 교수안 작성에 들어갔다. 말이 3일간 연수이지 15시간이면 한국에서는 신학대학교 한 학기 교회음악 과정에 해당하는 긴 시간이기에.... 그리고 교회 연감을 보니 놀랍다. 성김대건천주교회는 신자 수 9,500명의 대형 교회.....아마 인구 200만명인 밴쿠버시에 유일하고 한국인이 약 5만명 살고 있기에 그러리라....
몇 번의 전화와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점점 일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참가 신청을 받고 보니 단체 신청이 늘고 있다고 했다. 120명.....150명.....180명......드디어 200명을 넘어섰다. 본당 뿐 아니라 멀리 카나다 동부와 미국 서북부지역에서도 참석한다는 메세지가 날아온다. 또한 성김대건 성당에는 2개의 공소가 있다. 물론 각 성가대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밴쿠버섬(경상남북도 크기의 큰 섬)에 빅토리아 성당에서도 배를 타고 온다고....페리(도선)은 차량 수 백대를 실을 수 있는 큰 배인데 약 1시간 30분 항해하며 승용차 50달러, 개인 13달러 비용이 든다.[카나다 달러는 요즘 미국 달러보다 약간 비싸다]. 그런데 수요일 빅토리아에서 수강한 어느 성가대원은 더 들어보고 싶다며 26일(토) 밴쿠버 강의에 또 나왔다. 그 먼길 배를 타고 차를 또 타고 달려왔다. 가슴 뭉쿨한 사연이다. 이렇게 보면 서울이나 수도권에 살면서 그 흔한 전례음악 행사나 특강에 평생 관심없는 성가대원들 생각이 난다.
필자는 시간표를 몇 번 수정하고 교수안을 만들고 출국 준비를 했다. 일정은 결과적으로 이러하였다.
첫 날 빅토리아 성당(주임 홍라파엘 신부) 강의는 폭설로 차질이 빚어졌다. 계획상 성가대와 전 신자를 대상으로 약 8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여 성당에도 갈 수 없게 되었다. 강사도 섬에 갈 수 없게 되었는데 주님의 은총으로 낮부터 폭설이 멈추어서 갈 수 있었다. 그리하여 성당에서 실시하려던 특강을 변경하여 총회장댁에서 미사를 드리고 이어서 특강을 2시간 할 수 있었다. 이 강의는출국 2일 전에 결정된 사항....
이튼날 육지로 나와서 성김대건성당에 가니 인파가 북적 북적...... 주임(이태우 요한) 신부님도 놀라고 모두 놀랐다. 중학생 아이들에서 부터 장년, 그리고 70대 할머니 할아버지....나중에 알았지만 이분들은 한 때 한국에서 성가대 활동도 하고 음악계에서 잘 알려진 명사급이기도 했다. 인재가 많은 곳....해외 대도시 한인교회 특징이다.
대성전 가득히 참석한 전례음악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첫 날 2시간 강의를 하니 반응이 참 좋았다. 이런 강의를 평생 처음 듣는다.....의문점이 많이 해소되었다......
강의하면서 간간이 성가 예를 들며 활기를 북 돋았고 생각보다 성가대원 아닌 노년층이 많이 보여서 본당에서의 경험담을 많이 얘기했다. 매우 인기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필자가 감동 받은 부분은 두가지 였다. 돋보기 안경을 쓴 노인 신자들이 꼼곰히 노트 필기 하는 모습이다. 마치 옛날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또하나는 앞줄에 앉은 중학생 또래 아이들이다. 이들은 한국어가 익숙치 않다. 집에서 부모와 소통은 되지만 필연적으로 나오는 전례음악 용어, 전례용어에 생소하여 눈 빛은 총총해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감지하였다. 나중에 보니 뒷자리로 옮겼는데 주일학교 교사가 영어로 통역을 해 주고있었다. 반대로 노년 층은 흐믓한 표정이었다. 간간이 쓰는 한자...예를 들면 "연도"를 설명할 때 連禱와 煉禱 차이....
매 휴식 시간마다 인사받기 바빴다. 한국에서 지휘자를 하고 있는 아무개를 아느냐, 누구누구와 친구이다, 어느 합창단 출신입니다....등등 유쾌한 비명을 올려야 했다.
감명 깊은 일중 하나는.. 본당 차원에서... 참가비 무료~. 간식 무료~, 점심(토요일) 무료~~
참으로 모범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필자는 연 5일 특강에 몰입하였다. 그 성과는 주님만이 아시겠지만 호응이 좋다. 필자가 가지고 간 약간의 책(미사 전례 성가의 이해, 교회 전례 음악)들은 조기 매진되었다.
[후기] - 필자는 국내에서 약 50회의 전례음악 특강을 실시하였다. 이번 주에도 서울 제15지구 특강이 있는데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이 생긴 것을 환영한다.
-해외 성당은 음악 관련 인적 자원이 많다. 다만 이런 저런 사유로 드러내지 않거나 활동을 안하고 있다. 그중 이유는 전례음악을 확실히 알고 이끌어주는 리더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성악, 피아노, 현악, 관악 ...전공자가 의외로 많다. 다만 교회음악이나 오르간 전공자가 ....없다.
-청소년층을 위하여 영어를 좀 넣어야 겠다. 교재에도 핵심용어는 영어로 병기하고....
-이번 행사는 주임 신부님의 숙원 사업이었다고 한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열정을 다한 분들이 참 많다. 성가대 담당 곽 필로메나 수녀님, 전례분과 전요한, 성음악분과 이발렌티노.....감사하기 이를데 없다. 주님께서 갚아주시리라 믿는다.
-앞으로 이러한 전례음악 특강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아름답고 풍요하며 장엄한 전례 봉사가 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Victoria 성당-눈에 묻혀서 부득이 총회장 댁에서 미사와 강의...언덕길인데 올라갈 수가 없다. ]
[빅토리아 성당 공통체...]
[밴쿠버 성김대건 천주교회 정면 모습]
[성김대건성당 특강]
[지휘자와 반주자들을 위한 약식 세미나...]
[성김대건 성당 교중미사 성가대]
[특강 열기 가득...]
※아래 앨범에 공식, 비공식 사진(스냅)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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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주 아름다운 분들의 행복한 모습이 그대로 전해 지는 사진입니다.
아주 멀리까지 가셔서 시차적응도 없이 열강을 하셨군요.
바오로 사도가 세계 각지를 전도 여행하셨듯 선생님께서 전례음악 전도 여행이 계속되시길 기도드립니다.
물론 건강하시기도 기도드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