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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홍준표, 유인촌 두 분의 행동을 보니 갑자기 이십 년도 더 지난 옛날 영화 제목이 떠오르더군요. 이명박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숨겨보려는 그분들만의 독특한 대화 방식. 자신이 망가지면서까지 주군을 섬기려는 희생정신. 가히 '철면준표, 始發인촌 몸으로 울었다'라는 제목을 안 붙이려야 안 붙일 수가 없군요. 먼저 철면피 사건부터 봅시다. 이명박 정부가 상당히 부유층을 위주로 한 정책을 펴고 있잖아요. 이것을 어떻게 서민들 위주의 정책으로 바꿀 의향은 없는지. 두 번째는 어제 발표됐나요. 아파트 미분양 매입문제…. 근데 이게 저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건축업자들이 고 분양가로 엄청난 이익을 벌었잖아요. 그러다가 어려워지니까 정부가 사주겠다. 사주는 것은 좋은데 사주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건설업체 땅이나 미분양 아파트만 사주겠다고 하는 건데 그렇게 되면 건축업자들이 담합을 하게 되면…. 가장 낮은 가격이 마진을 남기는 가격일 수 있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홍 대표님뿐 아니라 모든 정치인들이 참 철면피 같아요. 상황이 바뀌면 말이 바뀌어요. 문제의 발단이 된 청취자는 1. 이명박 정부가 부유층을 위주로 한 정책을 펴고 있다. 라는 정당한 주장을 말하고 거기에 대한 홍준표 의원의 의견을 듣고자 했습니다. 홍준표 의원으로서는 정곡을 찔렸기 때문에 무척 난감했겠죠. 그런데 우리의 식사준표, 이 곤란한 답변을 한 방에 잠재울 묘수를 찾게 됩니다. 다름 아닌 '철면피'라는 단어를 물고 늘어지자는 수법이 떠오른 거죠. 이걸 뭐라 해야 하나. 꼬리 잡고 개 흔들기? 마지막에 한 마디 덧붙인 철면피라는 단어 하나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어떻게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그런 소릴 할 수가 있느냐? 성질나서 못 해먹겠다. 징징징… 의도한 바보다 문제가 크게 확대된 탓에 네티즌들에게 철면피 맞다라는 질책을 받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처음에 청취자가 제기한 문제제기는 사라져버렸습니다. 다음은 始發인촌의 사례를 봅시다. 역시 이종걸 의원의 문제제기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10년 전 부도난 국가 넘겨받았다. 그런데 지금 정권은 8개월 만에 600억 불 까먹었다. 한나라당은 반성해야 한다. 사람들이 지난 10년이 그립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은 참회해야 한다. 정권 잡자마자 주가 3000 얘기했다. 그러기는커녕 8개월 만에 40% 삼켰다. 정권 사기극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 어디 나와 웃을 자격 없다. 장차관들,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낙하산 대기자들, 다 '이명박'의 '휘하'들, '졸개'들이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가해자'들이다." 역시 정리하자면 이종걸 의원의 발언은 1.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추궁. 역시 이명박 정권의 아픈 부분이라 할 수 있죠. 여기서 우리 양촌리 이장 아들이 반응한 방식 또한 철면준표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발언 말미의 '졸개'라는 소리에 열 받은 척 방방 뛰면서 애꿎은 기자들에게 넘버 3 송강호 대사처럼 뭐여 이 씨벌놈, 뭐여 이 씨벌놈 연발하면서 국감장을 파토내 버렸습니다. 준표나 인촌이가 공적인 자리에서 그 정도로 자기감정을 컨트롤 못할 만큼 또라이들이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준표도 검사 출신 다선 의원이고, 인촌이는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계 생활을 이십 년 넘게 한 일급 배우입니다. 정말 저 정도 또라이들이었다면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오기 전에 이미 자기 영역에서 도태되었을 것입니다. 이건 뭐냐 하면 전형적인 한나라당식(그리고 조선일보식) 위기 대처 매뉴얼일 뿐입니다. 아마 걔네들 비밀 수첩 같은 데 보면 불리한 질문으로 추궁당하게 되면 말꼬리 잡아 깽판 쳐서 아예 질문 자체를 잊게 하라, 이런 조항 있을 겁니다. 홍준표의 철면피 발언과 유인촌의 넘버3 발언의 패턴을 보십시오. 1. 정당한 문제제기 이 정도면 거의 괴벨스도 한 수 배워갈 만한 언론플레이 아니겠습니까? 그럼 앞으로 얘네들 이런 수법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점잖고 예의 바른 질문만 해야 할까요? 그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작정하고 미친 척하는 놈들하고 싸워서 이긴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거 많이들 겪어보셨을 겁니다. 예전에 수백 쪽짜리 논문에서 '6.25는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이었다.' 한 구절 찾아내 사람 순식간에 빨갱이로 매도했던 애들입니다. 꼬투리 안 잡히기 따위 소극적 전술로는 저 미친 척을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결론적으로는 저들이 물타기 하려는 처음의 메시지를 다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홍준표가 화낸 것은 '철면피' 소리를 들어서 가 아니라 그전에 이명박 정부의 앞뒤가 안 맞는 건설사 지원에 대한 추궁 때문이고, 유인촌이 화낸 것은 '졸개' 소리 들은 탓이 아니라, 현 정권의 무책임함과 낙하산 인사에 대한 추궁 때문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놈들이 미친 척까지 하면서 나름 영리하게 대가리 굴려대는데 우리가 거기에 말려들어선 곤란하겠죠. ⓒ 모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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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글을 일고나서 내도 이제야 /철면준표, 始發인촌/의 스토리를 이해하게 되었따~~~ 쩝~~
할 수만있다면 뒤통수를 갈기고싶다,철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