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복음의 발견과 그개략적 내용[한글판].docx
도마복음의 발견과 그 개략적 내용
이 글은 영지주의복음(The Gnostic Gospels)에서 발췌한 것이다.
http://www.gnosis.org/naghamm/Pagels-Gnostic-Gospels.html
by Elaine Pagels
Vintage Books, New
York: 1979
pp. xiii-xxiii
나그함마디에서의 우연한 발견
1945년 12월 어떤 아라비아인 농부가 이집트 북부에서 엄청난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발견을 했다. 항간에는 농부가 발견한 사실을 감추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 까닭은 아마 이 발견이 우연한 것이고 암시장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년간 발견자의 신원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한 소문에는 그가 가문의 복수자이며, 나그함마디(Nag Hammadi) 마을 근처에 150개 이상의 벌집모양의 동굴로 이루어진 자발 알 타리프 산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사실, 그곳은 본래 동굴이 있었는데 어떤 동굴을 더 파고 벽을 칠하여 일찍이4,300년 전 이집트 제6왕조 시대부터 이 동굴을 묘지로 사용했다.
30년이 지난 후 발견자인 무하마드 알리 알 삼만(Muhammad 'Alí al-Sammán)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무하마드와 그의 형제들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전에, 낙타에 안장을 씌우고 자발산에서 사바크(암석비료, 연약지반이며 이 지역농부가 농작물에 비료로 주는 암석)를 캐려고 갔다. 큰 바위주변을 파다가, 약 1미터 높이의 붉은색 항아리를 찾아냈다. 모하메드 알리는 혹시 안에 정령이 들어 있을까봐 겁이 나서 섣불리 단지를 깰 수 없었다. 그러나 어쩌면 안에 보화가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곡괭이를 휘둘러 단지를 깼다. 안에서 나온 것은 가죽으로 장정된 열세 구너의 양피지 책과 낱장들이었다. 모하메드 알리는 그것으로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 화로 곁에 쌓아둔 밀짚 더미 위에 두었다. 훗날 모하머데의 어머니 움 아마드는 밀집과 함께 양피지들을 불쏘시개로 썼다고 고백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모하메드 알리와 그의 형제들은 아메드 이스마일을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았다. 그들의 어머니는 아들들에게 항상 곡팽이의 날의 날카롭게 세워두라고 했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원수가 가까운 곳에 와 있다는 것을 알자 형제들은 당장 행동에 나서 “그의 사지를 잘라내고…… 심장을 나누어 먹었다. 그것이 혈족의 피를 복수하는 궁극적 행위이다.”
고문서의 수집 과정
살인 사건을 조사하면서 경찰이 자신의 집을 수색하고 문서를 발견할까 봐 두려워진 모하메드 알리는 사제인 알 쿠무스 바실리우스 압둘 마지에게 보관을 부탁했다. 모하메드 알리 형제들이 경찰의 조사를 받는 동안 문서를 보게 된 역사 교사인 라지브는 이것이 귀중한 문서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알 쿠무스 바실리우스에게 한 권을 받아 카이로에 있는 친구에게 값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봐달라고 보냈다.
카이로의 골동품상들이 이 문서를 암시장에서 내놓으면서 이집트 정부가 주목하게 되었다. 조금 후에 보게 되지만, 매우 극적인 상황에서 정부는 코덱스라고 불리는 열세 권의 책 중에서 한 권을 사고 열 권 반을 압수해서 카이로의 콥트 박물관에 보냈다.
그러나 다섯 편의 엄청난 텍스트가 담겨 있는 마지막 열세 권째 코덱스의 대부분은 이집트 밖으로 반출되어 미국시장에 나왔다. 이 소문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의 저명한 종교사 교수인 힐렛 퀴스펠(Gilles Quispel) 교수의 귀에도 들어갔다. 흥분한 퀴스펠은 취리히의 융 재단을 설득해서 이 코덱스를 사들이게 했다.
그러나 막상 산 코덱스의 몇 페이지가 빠져 있는 것을 발견하자 1955년 봄 그는 이집트로 날아갔다. 카이로에 내리자마자 콥트 박물관으로 바로 향한 퀴스벨은 일부 문서의 영인본을 빌려서 그것을 해독하기 위해 서둘러 호텔로 돌아갔다. 첫 줄을 해석한 그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는 살아 계신 예수께서 이르시고, 그의 쌍둥이 형제 유다 도마가 기록한 비밀의 말씀이다.” 그때에는 이미 H.C. 퓌에크가 프랑스의 장 도레스가 남긴 기록을 이용해서 이 첫 몇 줄이 1890년데에 발견된 그리스어 도마복음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다음으로, 퀴스펠도 그에 대해 알고 있었다.
고문서의 내용이 밝혀지다
그러나 텍스트 전문이 발견되면서 새로운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이 문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예수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었나? 과연 예수의 가르침을 기록한 책인가? 제목에는<도마가 전하는 복음 Gospel of Thomas)>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 문서는 신약성서의 복음서들과 달리 스스로 ‘비밀’ 복음서라고 주장했다. 퀴스펠은 또한 신약성서에 나오는 많은 말씀들이 이것에도 담겨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문제는 맥락이 달라지면서 그것이 의미하는 바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기독교 전통과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예컨대 ‘살아 계신 예수가 하는 말은 선문답만큼이나 수수께끼 같고 인상적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네 안에 있는 것을 내놓으면, 네가 내놓은 것이 너를 구원하리라. 그러나 네 안에 있는 것을 내놓지 않으면, 네가 내놓지 않은 것이 너를 괴멸시키리라.”
퀴스펠이 손에 들고 있었던 도마복음은 나그함마디에서 발견된 쉰두 편의 문서들 중에 단 한 편에 불과했다. 이것과 함께 제본되어 있는 빌립복음에서도 예수는 신약성서와 다르게 행동하고 말한다.
…….. [예수의] 반려는 막달라 마리아이다. [그러나 예수는] 제자들 중에서도 그 여자를 가장 [사랑했으며], [자주] 그 여자의 [입]에 입을 맞추곤 했다. 다른 [제자들은 여기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어째서 저희 중에서 저 여자를 가장 사랑하십니까?”라고 여쭈었다. 그러자 예수는 “내가 어째서 저 여자를 사랑하듯이 너희를 사랑하지 않겠느냐?”라고 말씀하셨다. 빌립복음은 또한 처녀 수태라든지 예수가 육체를 가지고 부활했다는 기독교의 믿음들을 무지한 오해라고 비난한다. 함께 제본되어 있는 문서들에는 또한 요한 외경이 있는데, 이는 예수가 제자 요한에게 가르친 ‘신비와 침묵 속에 감추어진 것들’을 전하겠다는 말로 시작한다.
훗날 모하메드 알리는 문서의 일부가 소실되었음을 인정했으나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랍다. 기독교 초기의 문헌이 쉰두 편, 게다가 그 중에는 그때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초기 복음서들이 포함되어 있다. 도마복음과 빌립복음 외에도 <진리의 복음> 및 ‘위대한 영의 성서’라는 <이집트 복음>이 있다. 또 다른 문서들에는 야고보 외경, 바울 계시록, <빌립에게 보내는 베드로의 서>, 베드로 계시록 등 예수의 제자들이 썼다고 하는 글들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