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개탁(擧世皆濁)이란 말은 온 세상이 모두 바르지 않다고 개탄한 말이라카네요.
굴원(屈原)이라는 사람의 말인데 인데, 이 사람은 기원 전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정치가이면서 시인으로 모함에 빠져 울분의 나날을 보냈던 학자입니다.
결국 울화를 참지 못해 생명을 물에 던져버린 충신 중의 충신이라며 충의 대명사로 불리는 사람지요.
좌승상의 지위에 올라 왕을 둘러싼 간신무리와 정치잡배들을 강력비난하다 모함으로 좌절하고 말았는데, 출신을 따지면 초나라 왕족의 피도 이어 받았습니다.
초나라 회왕이 굴원을 능력을 알아보고 보좌관직에 임명하여 그의 학식과 높은 정치적 식견을 경청하여 초기부터 정사에 참고하며 신뢰하였지요,
왕과 국사를 도모하고 외교적 수완이 뛰어난 이런 부분들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시기와 모함을 유발하였고 결국은 위기에 내몰리게 됩니다.
굴원이 죽기 직전에 가슴의 쓰라림을 한 편 시로 나타냈는데 그 시가 이소(離騷)라 우수에 부딪힌다는 뜻이지요.
음모술수가 난무하던 때라, 이웃 진나라 소왕이 은근히 초나라 회왕에게 진나라 방문을 계략요청하는데, 굴원은 이를 내다보고 위험하다며 결사반대하였으나 회왕은 막내아들 자란의 권유에 따라 진나라를 방문하고 말지요.
왕은 그 길로 억류당하여 폐위까지 된 후 병사하고 마는데, 큰아들 경이 왕위에 올라가자말자 자란과 상관대부의 중상모략을 받아들여 굴원을 강남으로 추방시키고 맙니다.
이때 굴원이 회왕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이소(離騷)의 한 부분은,
일월은 홀연하여 멈추지 않고
봄과 가을은 어김없이 바뀌는구나.
초목이 영락하는 것을 생각하면
미인도 늙어감을 두려워한다
굴원이 죽음을 결심한 어느 날 초라한 모습으로 시골 강가를 거니는데 한 어부가 까무러지듯 놀라 달려와 까닭을 묻습니다.
어부, “승상님! 이 나라 대충신이신 어른께서 도대체 이 몰골과 이 처량한 표정은 어찌된 연유이신지요?”
굴원이 말하기를,
“온 세상이 혼탁한데 나 혼자만 깨끗하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취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으니 더 살아 무엇 하겠는가.”
이 말 한마디로 굴원은 동정호로 흘러들어가는 멱라강(汨羅江)에 돌덩이를 품에 안고 몸을 던져 죽었고,
초나라는 이후 나날이 영토를 야금야금 이웃 진에 빼앗기다가 50여년 뒤 결국 진나라에 의해 멸망당하고 맙니다.
울 님들은 지혜로운 분들이기에 이런 고초는 당연 피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