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일고 39회' 동창회장 설경완 이다.
얼떨결에 맡아서인지 동창회장이라는 타이틀이 왠지 쑥스럽다.
어느덧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0년... 그동안 앞만 보고
치열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우리 모두가...
그런데 문뜩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볼 겨를이 생기면서...
2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감을 새삼 실감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우의 수구초심처럼 기억의 저편으로 내팽겨쳐 놨던
고교 3년의 추억들이 부쩍 뇌리에 떠오르는 횟수가 늘어나지는 않은지...
나만의 경험은 아니겠지...
지난 추석 연휴 일정상 부득이 광주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고향 진도에 내려갔는데... 내가 동창회장에 추대(?)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시골 집 창고를 뒤졌다. 창고 한켠에 먼지가 수북한 채
버려지다시피한 헌 책꽂이에서 고등학교 졸업 앨범을 찾아내기 위해서 였다.
고맙게도 보존 상태는 양호하더라...
앨범을 한장 한장 넘기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옛날의 추억으로 빠져드는 데...
20년 동안 잊고 지냈던 동창들의 앳대고 뽀송뽀송한 모습(?)들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더라...
옆에 있던 집사람도 몇몇 낯익은 동창들의 해맑은 모습에
짐짓 놀란 눈치더라...
그래 수십 년이 지나도 거리감 없이 바로 어제 일처럼
형제처럼 마주할 수 있는 사이가 고등학교 동창임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온 친구들아!!
이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주변의 동창들에게 눈길을
한 번 돌려보자...세상이 조금은 정감어리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애물단지(?) 처자식에, 치열한 조직생활에, 각박한 사회에
하루 하루 지쳐가고 있다면 평생지기 동창들과 만나
찌들대로 찌든 스트레스 훌훌 털어내버렸으면 한다.
지금부터가 진짜 삶의 진검 승부를 펼쳐야 할 나이...
동창이 함께 한다면 불확실한 미래에 내딛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볍지 않을까...
졸업 20년...'숭일고 39회' 서로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지 않니?
일단 모여보자...은사님도 모시고...
서둘러 '숭일고 졸업 20주년 기념식과 총회'를 준비하다보니
부족한 게 많을 듯 싶다.
하지만, 시작이 미약할수록 끝은 창대해 보이지 않겠냐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
바쁘다는 핑계는 하지 말자...
이번에 못보면 또 다시 20년 동안
그리운 동창들을 못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간을 할애해 줬으면 좋겠다.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오는 27일 토요일 저녁 6시 광주 운암동 만리장성에서
모두의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마^^
2010년 11월 5일 설경완
(참고로 나는 현재 KBS 광주방송총국 취재기자로 근무중이다.
아무때나 연락하삼 ^^
연락처 회사 062-610-7423/ 휴대폰 010-3898-4293)
첫댓글 그래 한 편의 수필 같구나 !!! 동감한다 ~~~ 국적은 바꾸어도 학적은 못 바꾼다는 선배의 말과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구절이 생각 나는 구나 숭일고 39회 화이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