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크숍 출발
석모도로 출발하기 전 복지관에서 점심 식사했습니다.
“일로 와서 밥 먹고 가!”
3층 공유 부엌에 짐을 두러 갔다가 풀꽃 향기 어르신들을 만났습니다.
점심밥이 맛있게 됐다고 점심 아직 안 먹었으면 여기서 먹고 출발하라는 말이 감사했습니다.
“어르신 저 오늘은 식당에서 동료들이랑 먹을게요.
다음에 삼겹살 구우실 때 저 초대해주세요.”
다음 삼겹살 모임은 꼭 함께해서 어르신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하고 삶에 대한 지혜도 얻고 싶습니다.
권대익 선생님, 강수민 선생님, 이예지 선생님, 그리고 실습생 6명까지 총 9명이 한 차에 탔습니다.
오랜만에 멀리 떠날 생각을 하니 다들 신이 났습니다.
그 마음이 차 안을 가득 채워 시끌벅적합니다.
실습생들은 서로 머리를 양 갈래로 묶어주며 워크숍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
오늘 실습생 워크숍은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이가영 선생님과 실습생 7명이 함께 했습니다.
사회사업은 좋은 동료가 있어야 재미있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만남이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민머루 해변 해수욕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신발과 양말을 벗어놓고 맨발로 천천히 자연을 느꼈습니다.
가장 먼저 갯벌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곳곳에 조개와 게가 뚫어놓은 숨구멍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망둥어와 갯벌레가 시선을 끌기도 했습니다.
“우와 뒤돌아봐요. 너무 예쁜데요?”
강수민 선생님이 가리킨 곳에는 아주 맑게 푸른 하늘에 새하얀 구름이 수놓아져 있었습니다.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을 만큼 예쁘고 기분 좋은 하늘이었습니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바다가 나왔습니다.
먼저 들어가서 놀고 있는 권대익 선생님 표정이 정말 신나 보였습니다.
권대익 선생님이 준비한 각종 놀이를 하며 물과 친해지는 시간 가졌습니다.
다 함께 기차놀이를 하기도 하고 물벼락을 맞기도 했습니다.
달리기 시합도 하고 수영도 실컷 했습니다.
실습생들이 열심히 준비한 양 갈래머리는 다 풀렸지만 함께하니 즐거웠습니다.
이예지 선생님과 강수민 선생님은 그런 우리 모습을 최선을 다해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물에서 한창 몸이 풀렸을 때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이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18학번 양서호입니다.
방화 11단지 1105동에서 복날잔치 기획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김치전과 미숫가루 잔치 실컷 하고 오늘도 즐기기 위해 왔습니다.”
첫 만남이라 낮을 많이 가렸지만 둥글게 앉아서 한 명씩 자기소개하고 물벼락을 뿌리며 가까워졌습니다.
두 기관 실습생들이 섞여서 조를 이루고 게임 했습니다.
릴레이 달리기 시합도 하고 꼬리잡기도 했습니다.
여왕벌 게임 때는 각자 여왕벌을 지키기 위해 공격팀과 방어팀으로 나뉘어 물을 뿌리며 공격하고 몸싸움도 했습니다.
누구 하나 기분 상하지 않고 웃으며 즐겼습니다.
“저만 어려운 게 아니라 모두가 같았네요.”
바다에서 실컷 놀고 바닷물을 씻으러 가다가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한 실습생과 사회사업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사회사업가는 약한 만큼 거들어 주는 사람이지, 대신 해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2% 부족하면 2%만큼 거들어 주는 사람이지 98%까지 대신 해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복지요결, 거들어 주는 사람」
사회사업은 당사자가 할 수 있도록 거드는 일입니다.
사회사업가가 모든 걸 준비해주고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와서 즐길 수 있도록 하면 얼마나 간단할까요?
하지만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사람답고 사회다웠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사회사업은 어렵습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그들이 할 수 있도록 거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임자에게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합니다. 어떤 원칙으로 해 왔는지, 어떤 성과와 배움이 있었는지, 문제나 한계가 있었다면 어떻게 하려 했는지, 후임자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어떤 강점 자원 가능성이 있는지, 잘 묻고 잘 듣습니다.’ 「복지요결, 전임자와 후임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슈퍼바이저나 전임자에게 슈퍼비전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은 헷갈리고 막막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열심히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가 그 실습생이 단기사회사업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 고려산 산행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실습생과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실습생이 2~3명씩 짝을 이뤄 산행했습니다.
각자 이번 여름 담당한 사업을 나누고 어떻게 이루고 있는지 나눴습니다.
저는 이기훈 선생님, 이승헌 선생님과 함께 걸었습니다.
이기훈 선생님은 신림동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물놀이와 여름 낚시를 기획합니다.
기획단을 제외한 아이들도 열정적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거들고 싶어 합니다.
당사자인 아이들에게 더욱 열심히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어떻게 거들면 좋을지 듣는 시간 가지면 좋겠습니다.
이승헌 선생님은 신림동에서 아이들과 함께 무더위 대탈출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은 개인사업이 아닌 팀별로 사업이 진행됩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 그리고 슈퍼바이저와 동료 실습생들에게 열심히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으면 좋겠습니다.
고려산 정상에서 저녁으로 치킨을 먹었습니다.
해수욕과 산행 다음에 먹는 치킨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앞에서 떨어지는 태양을 배경으로 동료들과 치킨을 나누니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려산을 내려오기 전에 정상에서 약 30분 동안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바람 소리만 귓가를 스치는 고요함이 찾아왔습니다.
처음 실습을 지원하고 잔치를 제안하고 거드는 모든 과정이 머리에서 그려졌습니다.
스스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뭘지, 아직은 부족한 부분은 뭘지 생각했습니다.
저는 당사자를 대할 때 저 자신을 다 열고 꾸밈이 없으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당사자가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당사자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은 잔치를 온전히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맡기지 못합니다.
잔치를 온전하게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맡길 수 있도록 더욱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9명과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8명이 다 함께 둥그렇게 섰습니다.
각자 하루 소감과 비전 나눴습니다.
하루 동안 좋았던 부분을 나눴습니다.
당신 비전을 나누며 주변 응원받기도 했습니다.
함께 하지만 몰랐던 동료 속마음을 새롭게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나눔을 마치고 고려산을 내려오며 ‘당신을 응원합니다’를 노래했습니다.
정상에서 나눈 이야기를 듣고 서로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 하루 나눔
하루를 마치며 무엇보다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특히 함께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에서 단기사회사업을 경험하는 실습생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실습생들은 저를 ‘양서윗(Sweet)’이라고 부르며 세워줍니다.
들을 때마다 부끄럽기도 하고 과분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지만 편하게 대해주는 모습이 고마울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 남은 2주라는 시간도 동료들에게 의지하고 의지해주며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길에서 배우는 사회사업’, 제가 워크숍을 정의하는 말입니다.
오늘 함께 해수욕하고 산행하며 나눈 기억과 이야기가 우리가 사회사업가로 성장하는데 좋은 바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워크숍을 간 날은 엄청 무더운 하루였습니다.
걱정도 되었지만, 사진을 보니 엄청 즐겁고 신나게 놀고 오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습하는 동료들도 만나면서 서로 이야길 듣고 응원해주는 모습이 참 귀합니다. 선생님이 전해준 이야기가 강감찬 실습생에게도 큰 위로와 힘이 되었을 겁니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겁니다.
‘사회사업은 좋은 동료가 있어야 재미있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좋은 동료가 있다면 사회사업도 더 재밌고, 힘들 때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이번에 알게 된 실습 동료들과도 좋은 인연 꾸준히 맺어나가길 바랍니다.
아직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잔치를 온전히 맡기지 못한다고 생각 드는 이유는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럴 겁니다. 경험이 없기에 잘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이 클 겁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스스로 성찰하면서 그런 부분을 생각하셨다니 훌륭합니다.
사회사업가가 마음을 내려놓는 일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사람을 만나 좋은 이웃 관계를 거들어드리는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친구를 만날 때, 가족과 함께 할 때 모습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울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단기사회사업도 2주 정도 남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힘으로 남은 개별과업도 뜻하는 바 잘 이루고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남은 기간 후회 없이 온 마음을 다해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일 옆에서 많이 경험하고 누리시길 바랍니다.
이번 단기사회사업실습이 좋은 사회사업가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