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떠나는 아침,
근희 할머니, 성민이 어머니, 유빈이 어머니, 솔이 어머니의 손길 닿으며 풍성해지는 것을 보면서
크리스마스 트리 꾸미는 게 떠올랐습니다.
소박하게 여행을 계획하는 건
트리 나무만을 준비하는 것이고
여행의 주체인 아이들과 그 둘레 사람들이
각자 조금씩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 간식들은
그 트리 나무를 꾸며주는 장식들 같았습니다.
아이들과 그 둘레사람의 손길이 닿아 애정이 깃들었습니다. 함께 만들었습니다. 장식이 빼곡합니다. 그런 트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근희 할머니의 배웅, 따듯하게 손 꼭 잡아주심, 껌 두유 홍삼음료, 아이들 간식 용돈
성민 어머니의 샌드위치, 간식 한 보따리
유빈 어머니의 주먹밥과 컵라면
솔 어머니의 차 태워주심과 배웅, 격려 용돈
최선웅 관장님의 배웅
가방에 가득 넣고 출발했습니다.
역에 도착해서 회계인 근희에게 회비 모두 냈습니다.
유빈이가 잔 돈 바꾸러 편의점에 다녀왔습니다. "저기 버스충전도 된대요." 물어와 주었습니다. 그 길에 모두 함께 충전했습니다.
물어와주어 고마웠습니다.
우리가 계획했던 시간의 기차는 좌석이 없다고 합니다. 그 전 시간 기차를 타고 왔습니다.
예상했던 것 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했습니다.
솔이가 역 앞 관광안내센터에 가서 지도를
얻어왔습니다.
따듯해진 날씨였지만, 바람이 제법 불었습니다. 지도가 팔락팔락 거리다 접힌 부분을 따라 찢어졌습니다.
다시 얻어왔습니다. 솔이가 지도를 살피더니 바다로 가자며 앞장섰습니다.
걸으면서
성민이와 솔이는 서로 장난을 치고
그러다 유빈이에게도 장난 겁니다.
그 모습을 보며 근희는 빙긋 웃습니다.
유빈이 가방이 제법 무거웠지만
힘든 내색 없이 걸어주었습니다.
"선생님, 이제 어디 가요?" 하면
함께 일정표 다시 보며 기억했습니다.
바다 곁에서 걷고 간식 꺼내 먹다가
버스 타러 갔습니다.
버스를 탈 때 솔이가 기사 아저씨에게 묻습니다.
"이순신 광장 가나요?"
그리고 여수 주민 아주머니에게 도움 받았습니다. 어디서 내리면 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솔이와 성민이의 장난 유쾌합니다.
거북선 올라가 둘러 보았습니다.
길건너 진남관은 멀리서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이것도 본 것이다 하며 길을 나섰습니다.
수산 시장까지 걸어가자며 출발했습니다.
1km 정도 걸어 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솔이가 인도해주었습니다.
여러 물고기들 보며 서로 이름 대기도 하고
모르는 건 주인 아주머니에게 여쭙기도 합니다.
유빈이는 손가락으로 낙지 만져봅니다.
여행 준비 모임 할 때 바닷가에서 산 낙지 요리해서 먹고 싶다 했습니다. 참기름만 있으면 잘 버무려 먹을 수 있다 했었습니다.
낙지 앞에서 자꾸만 멈춥니다. 아주머니에게 유빈이가 가격 물어보았습니다.
시장 구경 했습니다.
시장 골목 골목 같이 걷는 것 재밌었습니다.
그 다음 장소로 옮겼습니다.
돌산대교를 건너 꽤 걸었습니다.
숙소를 검색하고 이미 사진으로 둘라보았던 유빈이가 자연히 우릴 이끌어주었습니다.
찜질방에서 한 숨 쉬었습니다.
하루 안엔 나갔다 다시 들어와도 되는 찜질방이라, 창 밖 일몰 지켜보고 저녁 먹으러 길 나섰습니다.
가까운 식당에 간장게장 정식 먹으러 갔습니다.
예상 했던 거 보다 개인 당 2000원이 더 비쌌습니다. 아이들이 예산을 생각해봅니다. 이리저리 궁리합니다. 주변에 다른 식당이 없습니다. 간장게장도 먹고 싶습니다. 궁리하더니 내일 아침에서 2000원 줄여 간단히 먹으면 지금 간장게장 먹을 수 있겠다 합니다.
눈 앞에 두 식당의 가격이 같기에
더 마음에 드는 곳으로 아이들이 들어갔습니다.
솔이가 "아, 간장게장이 밥도둑인데." 하며 들어섭니다.
솔이가 주문했습니다. 5명 이어서 5인분 시키려던 차에 솔이가 4인분 시킨 뒤에 밥 추가해서 먹자고 제안합니다. 그럼 4인분만 일단 시켜먹고 부족하면 더 시켜먹자 했습니다.
음식이 나왔습니다.
몸통 뿐 아니라 다리 하나하나 깨물어 먹습니다.
"근희야, 이렇게 손으로 들고 먹어."
"다리 하나 더 먹어."
솔이와 성민이는 간장 게장 소스와 게 등딱지에 밥까지 잘 비벼 먹습니다. 밥 한 그릇씩 더 시켜 먹었습니다. 유빈이는 밥 한 그릇 뚝딱했습니다. 근희는 게장 몸통 하나 맛보고 멈춥니다. 다른 반찬과 밥 먹었습니다. 친구들이 더 권했지만 충분하다 합니다.
밥 다 먹을 즘 유빈이가
"음료수 먹을까? 먹어도 되요?" 합니다.
유빈이가 갈등합니다.
솔이가 "너가 판단해" 했습니다.
그저 떠맡기 듯 해치우 듯 말함이 아니었습니다.
너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마음 담긴
단호한 말이었습니다.
유빈이가 음료수 가격 살펴보더니 비싼 편인지 따져봅니다. 그러다 결정내려 시켰습니다. 친구들에게도 나누어 따라줬습니다. 같이 맛있게 마셨습니다.
간장게장 정식
4인분을 시키자고 제안했던 솔.
공기밥을 더 추가해서 먹는 게 낫겠다고.
값 줄여 배불리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 후 뿌듯해하며 말하길,
우리가 식성이 좋은 사람이 없으니
그렇게 '제가 4인분 시킬 것 판단했다' 고 합니다.
[솔이가 떠나기 전
식탁 위의 남은 반찬들 아까워합니다.
솔이 모습에서 생태를 생각하며 밥상에서도 생태를 이루려 하시던 박현이 선생님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아이들 입에서 나오는
'너가 판단해' '내가 판단했다' 는 말.
참 듣기 좋습니다.
식사 후, 돌산대교 야경 보러 산책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가는 길에 내일 케이블 카 타게 될 곳 우연히 확인했습니다. 가는 길 동안 아이들의 재밌는 말과 장난에 유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