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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묵은 메기 나온다 프린스턴 철학박사
미스터리Mystery 미스터Mr, 리Lee 수염 꼬며 나온다
새우난초꽃 피는 4월 한라산만 한 몸뚱어리
수궁 밖으로 나오면 밀물이요 가슴 철렁
수궁 안으로 기어들면 썰물이요 배가 쏠쏠
숨만 쉬어도 파도치고 날뛰면 해일 일고
각하 시원허시겄슴다, 아부하면 떼논당상
예예 지당허십니다, 꼬리 치면 지당장관
부정선거 반대하면 마구마구 줘 패는디
왼손에 얻어터진 광어 눈깔 오른짝으로
오른손에 쌔려 맞은 도다리 눈 왼짝으로
오징어 고록 눈알 빠져 꽁무니에 처박히고
협심증 걸린 짱뚱어 눈이 툭 불거지고
실어증 든 뱅어 족속 조동아리 줄어들고
오장五臟 놀란 대구 아귀 입이 쫙 찢기고
어족들 이목구비 제멋대로 리모델링!
못 살겠다 바꿔보자 물갈이를 시켜보자
4․19 소금맷돌 대동단결 돌려대니
바닷물은 짠물 되고 사사오입 메기왕은
주둥이가 덜렁덜렁 삼투압이 안 맞구나!
장달봉사 귀머거리 열두 해 만에 하야성명
국~민이 원~한다면? 국민이 원하니까!
망명을 떠났것다 하와이로 빠이빠이
----양해열, {영산수궁가}(도서출판 지혜, 2011년) 부분
양해열(1963~) 시인은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고, 순천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수료했으며, 2006년 {애지}로 등단했다. 판소리 서사시집 {영산수궁가榮山水宮歌}는 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소설이요, 그 극적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는 희곡이지만, 그러나 그 이야기가 노래이기 때문에 ‘구비서사시口碑敍事詩’로 분류할 수가 있다. 요컨대 판소리 서사시집 {영산수궁가}는 소설, 희곡, 구비서사시에 대한 역사 철학적인 지식과 그 시적 재능이 없이는 어느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전인미답의 세계라고 할 수가 있다. 자연보호와 생태환경의 측면에서----2030년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있는 제1부의 [영산수궁가]가 그것을 증명해 주고, 또한 여순사건을 재조명하고 있는 제2부의 [저어새타령]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
시는 나의 신앙이고, 시는 나의 구원의 손길이다. 시는 모든 인위의 장벽을 허물어버리고, 이 세계 속의 평화와 그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해준다. 시는 나의 빛이며, 육체이며, 영혼이며, 그 모든 것이다.
양해열 시인의 {영산수궁가}의 앞의 인용대목은 이승만 정권의 부정부패와 그로인한 하와이 망명까지를 해학과 풍자로 노래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부정부패가 국시國是로 되어 있고, 이 부정부패의 토대 위에서 간신과 모리배들을 대량생산해내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는 대한민국, 간신과 모리배들의 천국이요,
여기는 대한민국, 부정부패의 독버섯이 삼천리 금수강산을 뒤덮고 있는 나라입니다.
양해열 시인의 판소리 서사시집 {영산수궁가]는 우리 한국어와 우리 한국인들의 영광이자 자랑이라고 할 수가 있다.
화상경마 화상경정에 F1 승률조작하기, 인공위성 입찰 짜고 치기, 로봇 시켜서 부잣집 돈 뜯어내기, 처갓집 부동산이 있는 위성개발하기, 토성 천왕성 아파트 부지에 알박기, 수성에 대운하건설하기, 달나라개발주식회사 주가조작하기, 말 안 듣는 놈 불법사찰하기, KMS 방송국 내 맘대로 장악하기, 형님 시켜서 우주의원 공천헌금 받기, 친구 시켜서 당비 대납하기, 발가락에 다이아몬드반지 끼고 우주비행장 통관하기, 미운 놈 표적수사하기, 이쁜 놈 대포 폰 지급하기, BBQ튀김통닭 먹고 생 오리발 내밀기, 일가친척 사돈네팔촌 동기동창들 잘 먹여 살리기, 구제역 조류독감 백신 늦장 지급하기......
----양해열, {영산수궁가}(도서출판 지혜, 2011년) 부분
플라톤은 그의 {국가}에서 사유재산제도를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정치인은 독신자로서 그 어떠한 사유재산도 소유할 수 없다고 역설한 바가 있었다. 토마스 모아는 그의 {유토피아}에서 이상적인 공산국가를 역설한 바가 있었는데, 왜냐하면 만인평등과 부의 공정한 분배야말로 그의 최대의 관심사였기 때문이었다. 금(재산)은 아무런 가치도 없고, 결혼은 규제되어 있다. 노동은 협업과 분업으로 되어 있으며, 그 사회는 자급자족하는 공동체 사회로 구성되어 있다. 유토피아의 주민들은 모범시민으로 구성된 벗들이며, 노동 이외에는 독서와 여가생활을 향유하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사유재산제도는 가난한 자들을 교수형으로 처벌해야 할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는 말도 있지만,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유재산제도가 부자들마저도 교수형으로 처벌해야 할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탐욕에는 한계가 없고, 그 탐욕 앞에서는 모든 부자들이 더욱더 뻔뻔스럽고 파렴치한 범죄자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화상경마 화상경정에 F1 승률조작하기, 인공위성 입찰 짜고 치기, 로봇 시켜서 부잣집 돈 뜯어내기, 처갓집 부동산이 있는 위성개발하기, 토성 천왕성 아파트 부지에 알박기, 수성에 대운하건설하기, 달나라개발주식회사 주가조작하기, 말 안 듣는 놈 불법사찰하기, KMS 방송국 내 맘대로 장악하기”가 바로 그것이 아니라면 무엇이고, “형님 시켜서 우주의원 공천헌금 받기, 친구 시켜서 당비 대납하기, 발가락에 다이아몬드반지 끼고 우주비행장 통관하기, 미운 놈 표적수사하기, 이쁜 놈 대포 폰 지급하기, BBQ튀김통닭 먹고 생 오리발 내밀기, 일가친척 사돈네팔촌 동기동창들 잘 먹여 살리기, 구제역 조류독감 백신 늦장 지급하기”가 바로 그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러나 부자들은 이러한 기독교의 교훈마저도 전혀 안중에도 없는데, 왜냐하면 돈을 위해서라면 그 어떠한 지옥의 불길 속이라도 뛰어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신앙과 종교를 대청소해 버리고, 무소유나 금욕이 아닌 탐욕을 최고의 미덕으로 성화시켜 놓고 있는 것이다. 자본의 힘은 세고, 어떠한 도덕이나 법률로도 이 자본의 힘을 무력화시킬 수가 없다. 특별사면과 일반사면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상류계급의 인사들은 그 어떠한 범죄마저도 더욱더 대범하고 과감하게 저지를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빈부의 문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로빈슨 크루소에게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고, 천만 평의 비옥한 토지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아무런 쓸모도 없게 될 것이다. 인간과 인간이 모여살고, 그 관계가 수직적인 서열관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의 사치와 허영심이 생기게 된 것이다. 지배욕과 명예욕과 탐욕 등은 이웃압도에의 의지, 즉, 그의 삶의 의지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법률이 없으면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 싸움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회계약을 맺고 국가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법률은 인간의 욕망과 행위를 규제하는 정언명령으로 되어 있으며, 어느 누구도 이 법률 앞에서는 모범시민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법률의 위반은 공동체 사회의 최대의 해악이며, 그 국가의 국기國基를 뒤흔들어 버리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법률은 나보다도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또한 나보다는 타인과 이웃들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사회적인 약속이기 때문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공동체 사회란 무엇인가? 고급문화란 무엇이고, 고급문화인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나의 {행복의 깊이} 제4권은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서이며, 그것은 ‘사색인의 십계명’으로 구축되어 있다. 우리 한국인들은 이처럼 너무나도 중요하고, 또 중요한 이 국가에 대한 사색과 성찰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의 화신이며, 너무나도 뻔뻔스럽고 파렴치한 만행들만을 양산해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대통령의 임기를 고작 1개월 남겨논 시점에서 그의 최측근들, 예컨대 최시중과 천신일 등을 특별사면했고, 또 거기다가 박근혜계와 노무현계의 범죄인들을 특별사면했다. 부정부패의 원조정당인 새누리당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마저도 그 도덕성은 새누리당과 조금도 차이가 없는 것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자살로 몰고간 이명박 대통령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의 특별사면을 정면으로 거부하지 못하는 추태만을 연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하늘이 무너져내려도 법률의 준수를 강조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면 수권정당으로서의 민주당의 앞날은 물론,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의 서광이 깃들게 되었을는지도 모른다.
사면복권을 남발했던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부정부패의 화신이며, 그 차이는 조금도 없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옛날부터 전라도는 산이 높고 물이 맑고
바람 좋고 기름져서 살기 좋은 땅이렸다
그뿐인가 즈런즈런 바다가 꼭 껴안으니
시시때때 좆이 불끈 성질머리 화끈화끈.
그중에서도 서해안 고군산반도 큰 터를 잡은
‘갯’ 씨 성의 오입쟁이 뭣 큰놈이 있었나니
동진아씨 만경아씨 본처로 맞이하고
나긋나긋 천하영계 금강처녀 애첩 삼으니
너르통통 꽃 방뎅이 보들보들 폭신폭신
개흙이 강물을 올라타서 넘놀면서 어르는디
이(齒)가 없어 못 처먹고 흑 흐르릉 힉 히리링
가는 허리 후려쳐서 듬쑥 안고 지직 아드득
귓불 쪽쪽 입술 쭉쭉 몱헌 혀를 깨물면서
엎어놓고 꿀렁꿀렁 주무르며 으릉으릉
물젖 쥐고 발발 콕콕 명주속곳 확 벗기고
불두덩뼈 질끈질끈 눌러대고 돌려대니
구멍구멍 공알공알 불거지고 자지러진다
찰떡궁합 갯땅일세 낯빛이 검붉조름
구슬땀이 송글송글 자, 퍼질러 앉자구나
1억2천만 평이 온통 내 새끼들 놀이터다
일가친척 구멍동서 아닌 놈 하나도 없구나
썌 빠지게 일하고 주렁주렁 퍼질러 까고
온몸 바쳐 남김없이 보시布施하니 방방곡곡
‘갯벌’ 맛 안 본 집구석 한 곳이 없어라
둥기당당 보배로세 뻘바닥의 보패寶貝로세
----양해열, {영산수궁가}(도서출판 지혜, 2011년) 부분
양해열 시인의 {영산수궁가}는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노래한 것이다. 새만금 갯벌은 생태환경의 보고였지만, 그러나 이제는 우리 한국인들의 눈앞의 이익을 위하여 그 갯벌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동진강과 만경강을 본처를 삼고, 천하의 금강을 애첩으로 삼은 새만금 갯벌의 다산성은 전라도, 아니, 대한민국의 자랑이었지만, 그러나 이제는 그 갯벌의 아름다움과 그 풍요로움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에라 만수萬水 에라 대신大神.
부탁 가자 부탁 가
용왕님 전에 부탁하러 가세
죽산보 승촌보 뜯고 영산강하굿둑 영암방조제 금호방조제 헐어 난바다 흑산도에서 안바다 영산포 동구나루까지 바닷물이 오르내리도록.
강물 살리고 갯벌 살리고 사람을 살리도록.
에라 만수 에라 대신.
되똥되똥 쫀지락存之樂아
청천에 떠 작연鵲燕아
허공에 쏜 화살, 쇠오리야
네 어디로 가는 길이고.
황룡강 향하느냐
지석천砥石川으로 가느냐
아늑자늑 흐르던 영산강 어디 두고 차가운 등불처럼 너 서럽게 우느냐
----양해열, {영산수궁가}(도서출판 지혜, 2011년) 부분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단군 이래 최악의 생태환경의 파괴이며, 그 부실공사로 기록될 것이다.
아아, 언제, 어느 때, “죽산보 승촌보 뜯고 영산강하굿둑 영암방조제 금호방조제 헐어 난바다 흑산도에서 안바다 영산포 동구나루까지 바닷물이 오르내리도록/ 강물 살리고 갯벌 살리고 사람을 살리도록” 할 수가 있을 것이란 말인가?
양해열 시인의 {영산수궁가} 앞에서 함민복 시인은 그 부끄러움도 잊고 이렇게 격찬을 한 바가 있었던 것이다.
양해열의 시를 읽으며 감사하고 부끄러운 맘이 들었다. 그의 시는 울창한 산 같고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 같다. 시집을 읽으며 이리 가슴 벅찬 적도 드물다. 그의 시는 잡목림처럼 건강한 언어로 가득 찬 숲이다. 그 숲에 치열한 시정신 살아 있어, 시를 읽는 내내 부럽고 부끄러웠다. 그의 시를 읽으며 마음에 절로 써진 이 반성문은 내 마음 오랫동안 비춰볼 소중한 거울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양해열, 그는 우리 시대의 타고난 가인歌人이다.
----함민복 시인
훠이! 훠이! 요것은 80년의 봄, 광주 도청 앞 상황허고 어찌 비슷꼬롬허요 낙지 대가리 번들번들 영리헌께 언능 컨닝구했는갑소, 뭔 구실이 있어야 개 잡듯 때려잡겄는디 껀수는 없고 짓고땡 끗발은 안 서고, 전라도 버전으로 말허자면,
에라 모르겄다, 쩌그 저 전라도 촌놈들 논두렁깡패거튼 놈들 우리는 남이당께! 족보를 확 긁어 파불어라, 비상계엄 내리고 호루라기 밤마다 불어 옴짝달싹 못허게 가둬라, 외지로 소문날라 탱크로 사방팔방 틀어막고 폭삭 그 자리에 주저앉혀라 잉, 필경 요랬을 것이요
아이고 또 물 한 볼테기 마시고 헙시다 고수 네 이놈, 이 시러베아들놈아 빨랑 물 대령 안허고, 뭔 지랄헌답시고 앙거만 있냐?
쩌에라 모르겄다, 쩌그 저 전라도 촌놈들 논두렁깡패거튼 놈들 우리는 남이당께! 족보를 확 긁어 파불어라, 비상계엄 내리고 호루라기 밤마다 불어 옴짝달싹 못허게 가둬라, 외지로 소문날라 탱크로 사방팔방 틀어막고 폭삭 그 자리에 주저앉혀라 잉, 필경 요랬을 것이요
---- 양해열, [저어새타령]({영산수궁가}, 도서출판 지혜, 2011년) 부분
저어새란 무슨 새인가? 저어새란 황새목 저어새과의 조류이며,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된 멸종위기의 새이다.
양해열 시인은 이 저어새의 특징과 그 생활습성을 통하여 전라도의 한의 역사를 드러내고, 그 한을 극복하려는 도전적이고 야심만만한 사상의 혁명을 연출해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앞의 인용대목은 제주도의 4,3사건과 여순반란사건, 1980년도의 광주의 5,18사건을 극적으로 표현해낸 시구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의 대단히 뛰어나고 섬세한 언어와 그 입심은 천하제일의 시인의 솜씨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에라 모르겄다, 쩌그 저 전라도 촌놈들 논두렁깡패거튼 놈들 우리는 남이당께! 족보를 확 긁어 파불어라, 비상계엄 내리고 호루라기 밤마다 불어 옴짝달싹 못허게 가둬라, 외지로 소문날라 탱크로 사방팔방 틀어막고 폭삭 그 자리에 주저앉혀라 잉, 필경 요랬을 것이요”라는 시구가 그렇고, “쩌에라 모르겄다, 쩌그 저 전라도 촌놈들 논두렁깡패거튼 놈들 우리는 남이당께! 족보를 확 긁어 파불어라, 비상계엄 내리고 호루라기 밤마다 불어 옴짝달싹 못허게 가둬라, 외지로 소문날라 탱크로 사방팔방 틀어막고 폭삭 그 자리에 주저앉혀라 잉, 필경 요랬을 것이요”라는 시구가 그렇다.공산당원을 색출해낸다는 것이 선량한 양민들의 대학살로 나타난 것이 제주도 4,3사건이며, 이 4, 3사건에 반발하여 일어난 것이 박정희 전대통령도 가담했던 여순반란사건이다. 그리고 1980년도의 5,18 민주화운동의 탄압과 그 대규모적인 학살극은 여순반란사건의 진압과정과 너무나도 똑같다는 것이 그의 고발이기도 했던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했지만, 동일한 사건들이 동일하게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후진국의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새가 날아든다 저어새가 날아든다-
큐리 큐리 큐우리 리리 리 울음 운다
저 건너 병풍석屛風石에 마주 꽝꽝 마주 쌔려
헌 부리 깨뜨리고
갈아 끼운 새(新) 부리, 쌍칼 휘두르며
갯고랑 모진 물 베러 온다-
이리로 가며 번뜩 저리로 가며 번뜩
풍진 세상 휘저으러 저어새 날아온다-
큐리 큐리 큐우리 리리 리 에이이이이이어
좌우로 휘저어 구정물 베러 온다
훠이 훠이 잡것들아 물렀거라
저어새 날아든다- 큐!
---- 양해열, [저어새타령]({영산수궁가}, 도서출판 지혜, 2011년) 부분
양해열 시인은 순천만의 저어새이다. 이 풍진 세상 휘저으며 이리 번뜩, 저리 번뜩 날아다니는 영원한 저어새이다.
대한민국에는 진정한 서정시인이 있는가? 대한민국에는 진정한 서사시인이 있는가? 나는 양해열의 판소리 서사시집 {영산수궁가}를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그 동안의 한국문학의 성과를 의심해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느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자기 자신만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 가장 정교하고 세련된 언어를 통해서 사상의 혁명을 완성할 수 있는 사람, 그 언어와 사상을 자기 자신만의 운율과 리듬으로 구축해낼 수 있는 사람----, 바로 그가 시인 중의 시인이며, 대서사시인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언젠가, 어느 때는 우리 한국인들은 이 ‘기념비적인 서사시집’을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기쁜 마음으로 그 모든 예의를 다 갖춰서 찬양과 찬송을 하게 될 것이다.
당신 머릿속에 자궁이 있어요
넌 어디서 태어났니?
침대 위에서? 보리밭 샛길에서? 자동차 속에서?
아니 시험관에서...... 아이, 진부해, 이 자판기는 아기를 팔아요 투입구에 30캐럿 다이아몬드 넣고 스타트버튼을 누르세요 반죽에 소스, 토핑 얹고 피자 한 판 굽듯 3분이면 돼요 흰 피부 검은 머리 붉은 입술 백설공주도 맞춤형 아기의 원조예요
(......)
버튼을 누를 거예요 랄랄랄라 어서 오세요 원하시는 대로 고르세요 랄랄랄라 아이큐 190 키도 190 그래 푸른 눈동자 장동건이 좋겠어요 하버드 거쳐 신밧드 담요 타고 할리우드로 가는 내 아들, 신나잖아요
----양해열, [베이비 디자이너--배아복제 1]({고수}, 도서출판 가림토, 2012년) 부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출간된 미래소설이며, 반유토피아적인 풍자소설이라고 할 수가 있다. 어린 아이들은 인공수정으로 태어나고, 그 부모도 모르는 채로 유리병 속에서 보육된다. 철두철미하게 지능의 우열만으로 그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고, 모든 일들마저도 과학적인 장치에 의해서 수행하게 된다. 인간의 고민이나 불안마저도 신경안정제 한 알로 간단하게 처리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이 유토피아 속의 인간마저도 더 이상 그 싸늘한 기계문명 속에서 살지를 못하고 자살을 하게 된다.
우리 인간들은 예로부터 부귀영화를 가장 행복한 삶의 형태로 꿈꿔왔다고 할 수가 있다. 돈 많고 만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영원불멸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바로 이것이 유전자 공학을 탄생시켰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는 남녀간의 정사도 옛말이 되어버렸고, 또한 임신과 출산마저도 옛말이 되어버렸다. “넌 어디서 태어났니?/ 침대 위에서? 보리밭 샛길에서? 자동차 속에서?/ 아니 시험관에서...... 아이, 진부해, 이 자판기는 아기를 팔아요”라는 양해열의 [베이비 디자이너--배아복제 1]과 같은 시대가 올 수는 없겠지만, 우리 인간들의 영생불사에 대한 꿈은 자연의 생명질서까지도 끊임없이 파괴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시험관 아기, 동물복제, 이종교배, 체세포복제는 도대체 무엇을 위한 노력이며, 과연 그것이 우리 인간들의 미래의 인간형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란 말인가? 모두가 아이큐 190을 자랑하고 모두가 다같이 190cm의 키를 자랑하게 된다면,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의 자랑거리가 될 수 없는 어중이 떠중이들의 덕목이 될 것이다.
우열의 차이와 신분의 차이, 너와 나의 사고방식과 행동의 차이가 없어진다면, 그 문화적 무질서 속에서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일어나고, 우리 인간들은 자판기 속의 장난감총처럼 1회용 소모품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모든 질병을 극복하고 더욱더 건강한 몸으로, 더욱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해주겠다는 유전자 공학의 목표야 말로 이 지구촌의 최후의 잔혹극을 연출해내게 될 것이다.
눈에 드는 녀석만 사서
키운다는 얘기예요 우리 집엔 호날두 앙리 지단 루니 박지성 무럭무럭 자라는 꿈나무가 많아요 사실래요?
----양해열, [아이쇼핑--배아복제 3]({고수}, 도서출판 가림토, 2012년) 부분
세계적인 축구 선수 호날두도 애완견이 되고, 세계적인 축구 선수 앙리도 애완견이 된다. 지단도 루니도 박지성도 무럭무럭 자라나는 애완견에 지나지 않는다.
눈에 드는 녀석은 살 수 있는 것이고, 살 수 있는 녀석은 애완견이기도 한 것이다.
14시, 게놈지도를 훑어본 보험설계사는 청약서에 x표를 쳤다 붉은 십자가가 기울자 우울증이 심해졌다 탈모가 일어나고 비곗살이 많아지고 시력이 나빠질 게 뻔하단다 우성인자를 복제하지 않고 자연 임신을 선택한 엄마가 오늘따라 더 밉다
----양해열, [재수 없는 날의 오후--게놈지도 3]({고수}, 도서출판 가림토, 2012년) 부분
“우성인자를 복제하지 않고 자연 임신을 선택한 엄마가 오늘따라 더 밉다.”
그렇다. 인간복제시대를 맞이하여 그대는 보험도 가입할 수가 없고, 회사에 취직할 수도 없다. 장가를 갈 수도 없고, 아이를 낳을 수도 없다.
날이면 날마다 우울증을 앓으며, 식물인간의 삶을 살다가 어느 구석진 쪽방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가게 될 것이다.
인간은 없고, 인간 비슷한 괴물들만이 있을 뿐이다.
더 이상 어떠한 하나님의 손길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최후의 시간이 끊임없이 연기되고, 또 연기되고 있을 뿐인 것이다.
제주공항 로비는 환한 옹기 속 같아요
할머니는 투명유리 속에 오래된 미아처럼 어둡게 앉아 있었죠 자신을 삼각지 마포종점 라스베가스 런던에 사는 길례 끝남이 스칼렛 펄벅이라고 말하는군요
아들을 기다리지 마세요
꼭 돌아온다고 했다면 아마 오지 않을 거예요 여긴 하늘로 가는 정거장이지 막차가 지나가는 지하철이 아니에요 제발 일어나 봐요 속곳에 몸 푼 똥오줌을 더는 뭉개지 말아요 어린 할머니라 부르겠어요
----양해열, [신新 고려장--게놈지도 6]({고수}, 도서출판 가림토, 2012년) 부분
빨리 죽는 것은 애국하는 일이며, 모든 자식들을 다 효자로 만드는 것이다.
어린 할머니, 또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버리는 것은 잘못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그것보다는 존엄사와 안락사를 광범위하게 채택하지 않고, 더욱더 가엾고 비참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게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제도가 더 나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래 산다는 것은 죽을 수도 없는 자의 고문받는 삶과도 같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