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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하루
2024.6.7 6.13만인대법회 준비, 죽림정사 답사, 도문 큰스님 친견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이후 계속 주눅이 듭니다”
https://www.jungto.org/pomnyun/view/84815?p=2&k=
2024.06.10.
안녕하세요. 오늘은 6.13만인대법회를 앞두고 죽림정사를 답사하고 불심도문 큰스님을 찾아뵙고 준비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4시 30분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장수 죽림정사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동안 아침 해가 떴습니다.
휴게소에서 급히 우동 한 그릇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달려 아침 7시 20분에 죽림정사에 도착했습니다.
대웅전을 참배한 후 요사채에 들어가자 6.13만인대법회를 준비하기 위해 죽림정사에 내려와 있는 실무준비팀이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했습니다.
“다들 행사 준비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제가 하루 종일 답사를 같이 할 수가 없어서 각 팀별로 고민이 되는 부분만 이야기해 주시면 제가 의견을 드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먼저 각 팀별로 점검해야 할 사항을 이야기했습니다. 각자 고민이 되는 부분을 이야기하면 스님이 그에 대해 점검을 해주었습니다.
행사 당일 날씨가 뙤약볕이 강한데 내빈석의 위치를 어떻게 할지, 내빈들의 점심식사 장소를 어떻게 할지, 내빈들이 도착하면 접대를 어떻게 할지 여러 가지 점검 사항이 많았습니다.
모임을 마치며 스님이 행사 준비를 할 때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강조했습니다.
“버스가 주차하면 대중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자리에 앉을 때까지 어느 통로를 통해서 가게 되는지 준비팀이 직접 걸어보고 몇 분이 소요되는지 다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현장에 답사를 온 이유는 그런 걸 확인해보려고 하는 거예요. 동선만 확인할 바에야 지도만 보면 다 나오잖아요. 도착했을 때는 얼마나 걸리고, 귀가할 때는 얼마나 걸리고, 맨 앞에 선 사람은 얼마나 걸리고, 맨 뒤에 선 사람은 얼마나 걸리고, 조금 빨리 걸으면 얼마나 걸리고, 조금 천천히 걸으면 얼마나 걸리고, 이런 걸 다 체크해봐야 합니다. 이렇게 사전에 체크해도 실제로는 시간이 안 맞을 수가 있어요. 시간만 있으면 제가 직접 다 확인해 보려고 하는데, 저는 오늘 불심도문 큰스님께 보고를 하러 가야 하고, 저녁에 생방송이 있어서 그럴 형편이 못 돼요. 그러니 여러분이 현장을 자세하게 답사해 보면 좋겠어요.
모든 이동 동선에 대해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내빈들도 주차를 했을 때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화장실을 갔다 오는 데에 어떤 불편함이 생기는지, 디테일하게 점검을 해주면 좋겠어요.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을 주민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이장님과 의논을 하는 겁니다. 행사 당일에는 휴지 줍는 할머니들도 쉴 수 있게 하고, 큰길에는 경운기와 트렉터를 세우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고, 자녀분들이 방문을 하더라도 차를 길가에 주차하지 않도록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큰 도로에는 아예 줄을 쳐서 주차를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대부분 협조를 해주지만 가끔 자녀들 중에는 불만을 가질 수가 있어요. 그래서 마을 이장님, 부녀회장님, 새마을 지도자, 이런 분들과 회의를 해서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떡을 돌리면서 양해를 구하든지, 마을에 방송을 몇 차례 하든지 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의논을 한 후 다 함께 비석 삼거리에 있는 정자로 이동했습니다
정자에 올라가니 죽림정사와 물빛 공원을 비롯하여 번암면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각 팀별 담당자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삼배로 인사말을 청하자 스님이 담당자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준비하시느라고 다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다 같이 직접 답사를 하면서 미흡한 점, 아직 결정하지 못한 점들을 하나씩 보완해 나갑시다.”
이어서 묘당 법사님이 버스가 어디로 들어와서 어디에 주차하고, 대중들이 어떤 동선으로 행사장에 입장하게 되는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스님이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을 점검해 준 후 다 함께 행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대중들이 이동하는 동선에 따라 입구부터 무대까지 차례대로 둘러보았습니다.
의자가 7000개가 놓이기 때문에 3000명은 깔개를 놓고 앉아야 합니다. 스님은 깔개를 놓고 앉도록 지정된 구역에서 직접 앉아보고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했습니다.
“여기는 경사가 진 곳이어서 무대 쪽을 바라보고 앉으면 몸이 옆으로 기울게 됩니다. 그래서 대중이 두 시간 이상 앉아 있기가 힘들어요. 방향을 돌려서 앉도록 하고, 대신 스크린의 위치를 옮겨서 스크린이라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 주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직접 현장을 다녀보니 대중이 앉았을 때 시야를 가리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대중이 앉는 위치를 어떻게 조정할지, 무대의 위치를 조정할 수는 없는지, 무대 설치물을 일부 제거할 수는 없는지, 대중이 앉는 위치를 옮기는 것은 어떤지, 다각도로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대중이 뙤약볕에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하고, 시야를 가리는 설치물이 많아서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하려면 어떻게 위치를 조정해야 할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의논을 하는 스님과 대중의 머리 위로 햇무리가 떠 있었습니다. 햇무리는 대기 중 수증기가 굴절돼 태양 주변으로 둥근 원 모양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누군가 해 주변으로 무지개가 떴다고 외치자 스님이 이름을 알려주었습니다.
“저건 햇무리라고 해요. 햇무리는 예부터 길조를 뜻합니다.”
“정말로 8백 년 대운이 열리려고 하나 봅니다.”(모두 웃음)
무대에 직접 올라가서 출연자들의 동선도 확인해 보고, 퍼포먼스를 할 때의 동선도 확인해 본 후 죽림정사 요사채로 이동하여 내빈들이 점심 식사를 할 장소를 점검했습니다.
음식 배분을 어떻게 할지, 그룹별로 식사 장소를 어떻게 할지, 직접 줄자로 길이를 재어보면서 가장 편리한 방법이 무엇일지 의논을 한 후 12시가 다 되어 사전 답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웅전 앞에서 대중이 스님에게 닫는 말씀을 청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지만 막상 행사가 진행되면 또 부족한 점이 생길 겁니다. 다만 긴급 사고 대응에 대한 매뉴얼을 준비해야 해요. 가령 객승이 너무 많이 몰려왔을 때 식사 접대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것은 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모두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한 후 다 함께 죽림정사 요사채로 가서 비빔밥으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스님은 불심도문 큰스님에게 6.13만인대법회 준비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곧바로 부산 중생사로 향했습니다.
차로 3시간을 달려 오후 3시 30분에 부산 중생사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불심도문 큰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드리자, 큰스님이 간곡하게 당부를 했습니다.
“용성 진종 조사는 불보교가 되고, 그의 제자인 동헌 완규 조사는 법보교가 되고, 이 불심 도문 조사는 승보교가 되어 삼대 교량을 형성했고, 이것을 근거로 해서 석가여래 부촉법 제71세 지광 법륜 스님이 등단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법륜 스님은 몸과 마음, 물질을 다 바쳐서 어머니의 젖 먹던 힘까지 다 써서 죽을힘을 다해 이 법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먼저 대한민국 전 국민이 성불인연을 짓도록 불사 수행을 해야 합니다. 첫째, 경전 불사 수행을 해서 불·법·승 삼보전에 귀의하여 공경·공양·예배·찬탄·참회·발원해야 합니다. 둘째, 은전 불사 수행을 해서 부모와 스승, 국가와 중생의 은혜를 갚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비전 불사 수행을 해서 힘닿는 범위 내에서 가난하고 병들고 외롭고 어려운 모든 불행한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물질적으로 구제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경전 불사 수행, 은전 불사 수행, 비전 불사 수행을 통해 모든 국민이 불사 수행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하지 말아라’ 하고 말씀하신 것을 ‘예, 안 하겠습니다’ 하고 실행하는 것을 ‘섭율의계’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꼭 해야 된다’ 하고 말씀하신 것을 ‘예, 하겠습니다’ 하고 실행하는 것을 ‘섭선법계’라고 합니다.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중생도 좋고 모두가 좋도록 하는 생활을 실천하는 것을 ‘섭중생계’라고 합니다. 이 세 가지를 ‘삼취정계’라고 해요. 삼취정계를 모든 국민이 따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6.13만인대법회 준비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행사 프로그램과 취지가 적힌 팸플릿을 큰스님에게 보여드린 후 프로그램을 자세히 설명하고, 큰스님이 만 명에게 어떤 법문을 해주시면 좋은지 요청을 드렸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남한과 북한의 갈등이 심하고,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여당과 야당이 분열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나라가 더 이상 발전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만 명이 모여서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평화를 지키고, 더 이상 싸우지 말고 화합해서, 이 나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자, 이런 내용을 담아서 행사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용성조사님은 평생 동안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셨지만 독립을 보지 못하고 1939년에 돌아가셨잖아요.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60년 후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크게 번성할 것이라고 내다보시고, 1999년부터 2024년까지 25년 간 기도를 하면 대한정국이 800년 동안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유훈을 남기셨습니다. 그 뜻을 계승하기 위해 용성조사님의 탄생 160주년에 만인대법회를 열었다는 것이 행사의 취지입니다.
대한정국 800년의 미래를 열어나가려면
용성 조사님은 허물어져 가는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셨고, 백성이 주인이 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주창하셨고, 일제에 항거하는 뜻으로 태극기를 흔들도록 이끄셨고, 바깥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건국의 최고 공로자였습니다. 용성 조사님이 유훈을 남기기를, 비록 지금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사분오열 되었지만 앞으로 만 명의 보살이 출현해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나라로 나아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뜻을 계승해서 용성조사 탄생일인 음력 5월 8일, 양력 6월 13일에 만 명이 모이는 것이기 때문에 큰스님께서 만 명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서로 협력해 나가라고 크게 선포를 해주세요. 특히 사회인사 200명이 행사에 참석합니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여당과 야당을 따지지 말고 힘을 합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서, 대한정국 800년의 미래를 열어나가자는 이야기를 꼭 해주시면 좋겠어요.”
“법륜 스님이 그렇게 말하고, 제가 뒤에서 ‘옳거니!’ 이렇게만 하면 안 됩니까?”
“아닙니다. 저는 인사말만 하게 되어 있고, 큰스님께서 법문을 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건강을 잘 유지하셔야 합니다. 큰스님께서 그날은 법문을 크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용성조사님의 업적이 아직 세상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하다 보니 근거를 밝히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큰스님이 구술해 주는 내용을 토대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용성조사님의 뜻을 세상에 알려나가는 일을 하겠다고 약속을 드린 후 삼배로 인사를 하고 중생사를 나왔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5시에 부산을 출발하여 1시간 30분 동안 고속도로 위를 달려 저녁 6시 30분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7시 30분부터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51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벌써 6월에 접어들었네요. 이제 초여름 날씨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일찍 전북 장수에 다녀왔습니다. 6월 13일에 용성조사 탄생 160주년 기념행사로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통합을 위한 만인대법회를 여는데, 행사 준비를 점검하고 왔습니다. 지금 두북 수련원이 있는 지역은 대부분 모내기가 끝났습니다. 저희는 이모작을 하느라 논에 밀을 심었는데요, 엊그제 밀을 모두 수확하고 논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모레가 되어야 모내기를 하게 되는데, 이모작을 하느라 주민들보다 열흘 이상 모내기가 늦어졌습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신고를 하였고, 그것이 소문으로 퍼져서 이직을 하고 나서도 계속 주눅이 든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이후 계속 주눅이 듭니다
“저는 2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2년 전 사회생활을 시작한 첫 직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저는 그때 너무 불쾌했던 나머지 자살 충동까지 일었습니다. 그곳 담당 부서와 상의 후 퇴사했습니다. 그런 뒤 얼마 후에 그 가해자는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해 직장에서 좌천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분을 신고한 적도 없고, 좌천 사유는 그분의 다른 일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직장과 이전 직장에 저의 신고로 그분이 좌천되었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사실을 확인해 보니 해당 부서에서 제 상담 건이 유출되었고, 그게 와전되면서 소문이 퍼진 것이었습니다. 이 소문을 처음 알려주신 분은 현재 저의 부서장님입니다. 부서장님도 처음에는 이 소문을 믿고 제게 편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부서원들도 제 상황을 다 압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소문이 퍼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사람들에게 계속 주눅이 듭니다. 또, 지금 제가 근무하는 업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소문을 막을 수 없으며 사람들에게 일일이 해명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옮기고 싶은 직장이 있습니다. 이 소문으로 제가 이직하는 데 방해가 될지 걱정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일이 생기면 기분이 나쁠 수 있죠.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지금 질문자의 일은 별일 아닌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사람마다 때때로 여러 가지 오해를 받을 수 있어요. 사람마다 사연이 다를 뿐 누구나 오해를 받습니다. 그래서 별일이 아니에요. 질문자가 지금 그걸 별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질문자가 민감해서 전전긍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자 본인의 문제이지 다른 사람들의 문제는 아닙니다. 내가 그들의 입에 오르내려 불편하거나, 어떤 나쁜 소문이 퍼져서 불안하다면, 그건 그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자 본인의 문제로 보셔야 합니다. 질문자가 정신이 약하고 민감해서 그렇다고 봐야 해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시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편안하게 살고 싶다면 아무도 질문자를 미워하거나 오해하지 않는 그런 세상에서 살아야겠죠. 그런데 그런 세상은 없어요. 예를 들어 우리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주변에 아무런 세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러 세균이 있지만 내가 거기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어야 건강한 겁니다. 면역력은 내가 갖추는 것이고, 무균 상태는 세상의 주어진 조건이에요. 내가 아무리 면역력이 있어도 주위가 너무 불결하다면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청결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변을 100퍼센트 깨끗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세균이 없다고 해서 꼭 좋게 볼 수 없습니다. 세균이 적당히 있어서 거기에 한두 번 감염되면 면역력이 생깁니다. 면역력을 가져야 진정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소문이나 비난, 욕설, 모함이 지나쳐서 범법 행위에 해당한다면 신고해서 개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적당한 수준이라면 ‘아! 이런 건 세상을 살면서 늘 있는 일이야. 기분이 좀 나쁘지만 금방 지나갈 거야’ 하고 가볍게 넘어가야 합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건강한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제가 보기에 질문자는 지금 면역력이 아직 없는 사람에 속하는 것 같아요. 질문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 정도는 기분이 좀 나쁠 수는 있지만 웃으면서 넘어갈 만한 수준으로 보여요. 질문자는 어떤 괴롭힘을 당해 상담한 이력이 있고, 또 그 내용이 유출되었어요. 그리고 그 가해자는 좌천되었죠. 이것만으로 사람들은 그 좌천에 대해 질문자 탓이라고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어요. 물론 그런 소문이 나지 않으면 좋겠죠. 하지만 이런 상황을 질문자가 개선할 수 있나요? 고소나 재판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 정도는 감수하고 사는 겁니다. 억울해하고만 있을 일이 아니라 그냥 웃어넘길 일이에요. 또 설령 그런 얘기를 누군가가 한다면 ‘그래요? 소문이 잘못된 것 같아요. 저는 제가 힘들어서 상담한 적은 있지만 그분을 고발한 적은 없어요’ 이렇게 얘기하고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그러면 또 어떤 사람이 ‘진짜 그랬나?’ 이렇게 따질 수도 있어요. 그럴 때 기분 나빠하지 말고 ‘네, 그런 일이 있었어요’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그 사람에게 해명을 해서 나에게 도움이 될 게 없습니다. 한번 물으면 설명하지만, 따지고 물으면 ‘알아서 생각해’ 이렇게 얘기하고 넘어가야 해요.
정신력이 약한 것은 나의 문제입니다. 왕따를 당했다고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가해한 사람도 문제지만 질문자가 그만큼 약하다는 거예요. 그 사람들을 내가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일단 놔두고 내가 해야 할 일은, 첫째, 나부터 면역력을 좀 키워서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어지간한 욕설, 어지간한 비난, 어지간한 오해, 이 정도는 뭐 세상에 늘 있는 일이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면역력을 키워야 합니다.
둘째, 사람들의 행동이 좀 지나쳐서 법에 어긋난다 싶으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위해서 고소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자기를 위해서나 겨우 고소할까 세상을 위해서 고소할 수준은 아직 아니에요. 그러니 우선 ‘그 정도는 뭐 괜찮아’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게 내면의 힘을 좀 키우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나서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문제가 생기겠다 싶으면 그때 고발을 하면 됩니다. 고발을 할 때는 신분을 숨길 필요가 없어요. ‘그거 내가 고발했어. 내가 보니 좀 문제더라. 너네는 안 그래?’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해야 해요. 제가 이렇게 말하면 여러분들은 ‘말이 쉽지 그게 쉽습니까?’ 하는데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남을 따지지 말고 자기의 힘을 키워야 해요. 질문자는 누가 조금만 비난하거나 조금만 오해해도 막 안절부절못하잖아요. 왜냐하면 정신력이 아주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행도 해야 하지만, 먼저 병원에 가서 검진부터 받아보는 게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은 병원에 안 가려고 그러는데, 꼭 큰 병이 있다는 뜻이 아니에요. 테스트를 한번 해보라는 겁니다. 콧물이 줄줄 난다면 억지로 참아야 해요? 아니면 코로나 테스트기로 검사를 해봐야 해요?”
“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검사해 보고 이상이 있으면 조심하면 되고, 이상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왜 그걸 안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병원에 가서 한번 상담하는 데에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잖아요. ‘요즘 이런저런 소문을 들으니까 심리가 좀 불안한데 어떻습니까?’ 하고 물어보니 의사 선생님이 약을 3일 처방해 주면서 좀 쉬면 괜찮다고 하면, 내가 조금 과민했다는 뜻입니다. 약을 한번 먹어보고 다시 오라고 하면, 이는 내가 예민해서 생긴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사가 괜찮다고 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누구나 다 이런 민감성이 있는데 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면역력을 키워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매일 절을 한다든지, 불안할 때마다 알아차린다든지, 행복학교에 다니면서 마음 나누기를 한번 해본다든지, 이렇게 수행하면서 자기 치료를 해나가면 면역력이 점점 높아집니다. 수행은 의사한테 의존하는 것이 아니에요. 행복학교에 참가해서 서로 마음을 나누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그래.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 그렇구나’ 이렇게 느끼면서 스스로 치료해 나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결론은 별일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병원 검진을 한번 받아봐야 해요. 만약 병이라고 하면 치료를 받고, 괜찮다고 하면 한 3일 내지 일주일 동안 약을 먹고 끝내면 됩니다. 그런 다음에 혼자서 끙끙대지 말고 행복학교에 등록해서 한번 연습해 봅니다. 이렇게 하면서 극복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사실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스님 덕분에 한 번 더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일을 크게 보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스님이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얘기가 길어지지 않고 빨리 끝나는 것을 보니까 질문하신 분들이 조금 가볍고 상쾌한 분들인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방송실을 나오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오늘도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외국인 영어 불교대학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즉문즉설을 하고, 이어서 정토경전대학 학생들과 궁금한 점에 대해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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