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생 철쭉꽃 올해도 만발하다
심영희
우리 집 발코니에는 사시사철 꽃이 피어있다. 여러 종류의 꽃을 키우다 보니 계절 따라 꽃이 피어 내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삭막한 겨울에 꽃이 피는 것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희망의 봄을 여는 화사한 철쭉꽃이 제일이다.
왜 철쭉꽃을 발코니에서 키우느냐고요, 두 그루 모두 선물 받은 꽃이랍니다. 선물한 사람들의 고운 마음을 되새기며 버리지 않고 키우고 있는데 선물 받은 꽃이라도 명이 짧아 죽으면 어쩔 수 없지만 생명이 있는 한 정성껏 가꾼다.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받은 꽃, 한지공예와 그림 전시회를 하면서 받은 꽃, 문학상을 수상할 때 받은 꽃 등 지인들의 사랑으로 꽃 선물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 지각생 철쭉은 일찍 피는 우리 집 철쭉에 비해 꼭 2개월 늦게 피기 때문에 지금 한창 피어서 발코니를 환하게 밝혀준다. 그런데 지난 어버이날 딸내미가 선물한 카네이션 하고 색깔이 닮은 정도가 아니라 똑같다. 먼저 꽃이 피었다 지고 난 철쭉나무 가지에다 카네이션 바구니를 걸어 놓았더니 정말 예쁘고 잘 어울린다.
이렇게 화사한 철쭉꽃을 선물한 최복형 시인님은 연세가 많으시고 지난해부터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 모든 문학회에서 탈퇴를 하셔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제 예전으로 되돌아오실 수는 없는 것이겠지. 15년을 우리 집에서 자란 철쭉도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만발했다.
딸이 어버이날 선물한 카네이션도 시든 꽃송이 하나 없이 싱싱하게 피어있어 마음이 즐겁다. 꽃은 언제 보아도 예쁘고 아름답다. 우리 인생도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