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을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2,000년 전 부활성야 때, 예수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어젯밤에도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1,000년 전, 1,500년 전에도 예수님께서는 당시 살았던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베드로와 예수님의 사랑을 받던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했습니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16,1).
그 말을 듣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가 무덤으로 달려가서 무덤으로 들어가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과 아마포를 보았지만,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랬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 나서 완전히 180° 바뀌었습니다. 제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처럼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었던 고대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우리처럼 살았을까요?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삶을 사는 사람들일까요?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때문에 세상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럼 그리스도 때문에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고대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알아봅시다.
당시 로마제국의 일반적인 상식은 ‘나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 곧 자선을 베푸는 행위는 어리석고 멍청한 자들이나 하는 무식한 짓거리였습니다. 로마제국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인들의 상식을 뛰어넘어,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었습니다. 교회가 신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끊임없이 가르치고 교육시켰습니다.
“가난한 이들 안에 주님께서 계시기 때문에,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주님을 알아 뵙고 주님을 모시는 것처럼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로마제국 시대에는 도둑질해서 훔쳐 온 것도 자신의 정당한 소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밀라노의 주교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비난합니다. “부자들은 다른 이들의 재산을 빼앗을 수 없으면 슬퍼합니다.”
교회는 끊임없이 계속해서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었습니다. 교회는 가난한 이, 병자, 장애인, 과부와 고아들과 같이 도움이 필요한 곤궁한 이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유다인들과 이단자들까지도 도와주었습니다.
3세기 중엽에 교황 코르넬리우스는 로마 교회가 1,500명 이상의 과부와 궁핍한 이들을 돌보았다고 증언합니다. 자선가 요한(612〜617)은 자신의 교회가 돌본 사람의 이름이 7,500명이나 등록되어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그레고리우스 대 교황(590〜604) 때에는 로마 교회가 무료 급식을 하면서 도와준 사람의 이름을 적어 놓은 것이 책 한 권을 가득 채웠다고 말합니다.
그런가 하면 무료 급식을 받는 거지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그레고리우스 대 교황은 거지 6명을 초청하여 직접 음식을 만들어 함께 식사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레고리우스 대 교황은 로마에서 거지 한 사람이 굶어 죽었다는 소식을 비서 신부로부터 듣고서 며칠 동안 식사를 하지 않고 두문불출하며 몹시 슬퍼했습니다. 며칠 뒤에 방에서 나와서 “내가 살인자입니다.”(부제 요한, 『그레고리우스의 생애』, 6,2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 그 거지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더라면, 그 거지는 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살인자라는 것이었습니다.
로마제국 시대에 교회가 돌본 대상은 과부와 고아, 노예, 박해 때문에 망명을 떠난 신자들, 병자와 나그네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로마제국 시대에는 장례식을 치르려면 돈이 들기 때문에 길거리에 시신을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신자들이 시신을 거두어다가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고대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때문에, 그리고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요? 우리는 과연 그리스도 때문에,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요? 우리 모두 고대 그리스도인의 삶을 본받으려고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