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그대를 잊지 않는다
조영갑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 살 뿐이다. 그러기에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목숨을 잃어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란 말이 있듯이 생명의 존귀함을 알 수 있다.
사람에게 죽음은 두려운 일이다. 세상에 어떤 권력과 부도 결코 이겨낼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행복한 사람은 가장 알맞은 때에 죽어 영원히 기억되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프랑스 극작가 코르네이유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결코 비운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아름다운 희생으로서, 스스로 불멸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르 시드」(Le Cid)란 전쟁극에서 말했다. 국가란 무엇이기에 국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이 충성스러운 행동으로 찬미되고, 특히 군인은 그러한 숭고한 희생을 열망하는 것인가.
오늘날 강대국가인 미국이 최고 강한 군대를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최첨단 과학무기 영향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미군이 갖고 있는 국가에 대한 믿음과 충성심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은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의 많은 전문 인력과 예산으로 전 세계에 발굴단을 보내 납치포로 및 실종자를 찾아 반드시 조국의 품 안으로, 가족의 품 안으로 돌아오게 하고 있다.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는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 당신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찾는다”라는 사명감을 갖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6.25전쟁의 북한지역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 및 전사한 미군을 찾기 위해 북한에 유해 한 구당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발굴 작업을 계속해왔다…
…미국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는 북한 장진호 전투지역의 미군 유해발굴 과정에서 한국군 유해로 확인된 147구를 2020년 6·25전쟁 기념일에 한국에 인도하였다. 우리 영웅들은 70년 동안 포탄처럼 날아드는 번뇌와 서글픔으로 갈 길을 잃은 채… 내 조국 내 부모형제를 얼마나 많이 찾으셨을까. 부디 조국의 품에서 평안히 잠드소서…
남한지역에서도 전투를 치른 곳은 물론 한강에서 미군 조종사 2명의 유해를 찾기 위한 작업도 했다. 미군은 국가를 위해 충성하다가 언제 어디에서 내가 희생된다고 해도 국가는 지구 끝까지 나를 찾아 조국의 품에 안기게 한 것이다. 또한 자신을 대신해 가족을 보호하고 명예를 갖게 한다는 국가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기 때문에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을 명예스럽게 여기고 있다.
한국은 2007년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창설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전사자의 관련자료 부족으로 매장 위치 식별 제한, 유가족 노령화 및 사망에 따른 참여도 저조, 국토개발에 따른 지형 변화로 전투 현장 훼손, 발굴작업에서 신원확인 과정이 어렵고 유해발굴감식단의 기구 및 예산 등 어려움 속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6.25전쟁에서 남한지역 및 북한지역,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베트남전쟁과 유엔 평화유지군의 분쟁지역 지원에서 한국 군인 및 민간인의 납치포로·실종자, 전사자들이 이름 모를 어느 산하에서 비목이 되어 조국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조국의 대답이 들리지 않았을 때에 누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할 수 있겠는가.
국가안전보장은 국가의 어떤 분야보다 더욱 중요하다. 사람은 태어나서 어떤 국가에 귀속되어 내 조국이라 부르며, 국가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서, 사랑과 충성의 대상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지금 한반도는 완전한 통일도 평화도 없는 쉼표시대에 서성거리고 있다. 각 개인은 국가를 위해 살아서 부끄러운 생물학적 순간의 삶이 아니라 영원히 살기 위해 순간의 죽음을 결단할 줄 아는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 국가는 국민들이 “조국은 그대를 잊지 않는다”란 믿음과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하고, 선진국민은 의식 가치를 일깨워 봉사와 희생에 대한 명예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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