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0-12
밥
박 병 민 목사(새터공동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튼튼영어 선생님들께서 시간을 내어 우리에게 오셨다. 늦은 가을까지 고추를 따게 했던, 그 후에 잎이 떨어지고 뼈대와 잔가지만을 남긴 고추 대를 밭에서는 더 이상 필요치가 않았던지, 열 두어 명의 우리들은 밭에 떼로 몰려들어 그것들과 말뚝을 뽑아대기 시작하였다. 삽시간(霎時間)에 해 치울 수 있었다. 꽉 들어찼던 밭 자리는 텅 빈 공터가 되고 말았다. 깔끔해서 좋아 보이기는 하나, 헐벗고 메말라 보이기에 많은 것을 안겨준 바로 그 곳 같이 여겨지지가 않는다. 그 일을 다하고 도심으로 돌아가는 차에, 치과에 가기 위하여 함께 탔다. 찬바람이 선뜩선뜩 부는 겨울철이면 풍치로 이가 아파 고생을 한다. 긴 겨울을 두문불출하면서 무위도식(無爲徒食)하기 위해서는 이가 튼튼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예수님께서는 배부른 소리를 하신다.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을 위해서 까지 미리부터 염려하지 말라” 눈앞에 뻔히 보이는 것, 하나님 덕분으로 거저 사는 새와 꽃, 들풀들을 보라고 하신다(마태복음 6:25-34). 노랫말을 빌리자면 가을비 우산 속에서 항상 만족(滿足)함과 느긋하게 지낼 것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러므로 넉넉하게 될 것을 생각하면서 잘 먹고 잘살라는 말씀으로 도 들린다. 그 얘기 마지막의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말을 보면서, 어느 선전문구가 보인다. 『來美安』 내일(來日)에는 아름답고, 편안 것 이 올 것이다. 밝은 해가 오는 것이 내일이 아니던가?
전에 이웃에 살면서 비단장사처럼, 옷감장사를 하는 동생남편에게 설교 비슷한 어려운 말을 하였다. “물건을 파는데 목적을 두지 말고, 그 팔려진 물건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하였다. 내 방에 화장지 다발이 있다. 같은 금산의 먼 동네에 계신 목사님께서 화장지를 주셨는데, 그것에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글이 써있어서 좋았다. “이 상품은 고객만족(Feel Up Cost Down)을 실현하는 동방마트에서 기획 생산하여 자신있게 권해드리는 실속상품입니다” 그런 무거운 생각이 든다. ”그일 해서 밥 먹고 살수 있겠는가?“를 걱정하지 말고 “그 일이 얼마나 세상에 좋은 일이 될 수 있겠는가?”를 생각하는 태도를 가져야 타의 모범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모습이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로움이 실현되어 가는 작은 한 모습이 아니겠는가?
공동체 이야기
평상시(平常時)
12월 중순이니 평상시 한층 더 잘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뒷북치는 말이나 일은 싫어한다. 그렇지만 연말이니 지나친 일들을 돌아보면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을 꺼내어 써도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로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하지 못한 것이 나에게는 하나 더 있다. 그 옛날 어느 장군은 난리 가운데에도 일기를 썼다는데, 평상시인데도 나는 그날 그날을 잘 헤아리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스치듯 온 것 같다. 성경은 살아가는데 항시 모든 일에 있어서 다음 자세를 취하라고 얘기한다.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좇으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凡事)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15-18). 얼마나 좋고, 즐거운 얘긴가? 학교의 학생들이 시험을 보는데, 보통은 몇 일에 보겠다고 그 날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더 시험 같은 시험은 불쑥 불시에 보는 시험일 것이다. 평상시에 공부를 잘 해놓았으면 아무 때나 시험을 보아도, 그 시험은 보는 일이지 당하는 일처럼 치르는 일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한 해의 마지막이 가까웠으니 성경 속의 막판의 말인 “홀연(忽然)히”라는 말도 생각이 난다.
우리들은 물 흐르듯이 살았다. 옅은 물소리의 요란스러움보다는 유유히 흐르는 깊은 물처럼 왔다.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야고보서 1:19)는 말을 담아본다. 우리들 사이에서 “남 말하고 있네”라는 얘기가 아니나와서 좋다. 무슨 말이든 남아 있지 않고 눈처럼 녹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듣고만 있지 말고 행하라고 말하고 있다. 많이 움직이는 게 좋다. 물도 움직이지 않고 담겨져만 있으면 썩는다. 바울은 열심히 달려온 이야기를 한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디모데후서 4:7-8), 운동이라는 생각 없이 이곳저곳 오가며 가볍게 활개를 펴고 지내면 좋겠다. 이 해도 열흘 남짓 남았으니 힘차게 뛰어보자.
공 동 체 소 식
☻ 새터 공동체 가족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99. 7.16)
어귀녀 (00. 1.15)
박종만 (00. 5.28)
정무래 (00. 7. 1)
박영훈 (00. 7.30)
문창수 (00. 8. 9)
조점숙 (00.11. 6)
* 11월 29일에 박종만 선생님 형님이신 박종렬 선생님의 차량으로 공동체 온 가족이 충북 보은 회남으로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 새터 공동체에서는 거처를 정하지 못하는 노인, 장애인 분들을 모시고자 합니다.
☻ 기도하며 함께하신 분들
송인종.대전소망교회여전도회.튼튼영어김영윤.신건현.이원교회여전도회.학산교회(김영윤).신평교회(김춘근.이희옥).일양교회.금산제일신경정신과의원(남세희).추부보건진료소(이현순).낭월교회4여전도회.왕지교회.옥천교회10여전도회(최영단).어귀녀.영운교회.서대교회(한두용).추부면청년회.진수정.박종만.이원교회.대전서노회.예수마을.서울문성교회여전도회(우상식.김성순).성화원(양인기)박종렬.조길환.대덕교회.판암제일교회금산군자원봉사센타.청주쌍샘교회(백영기).한삼천교회.추부면사무소.튼튼영어박정도.이정애.대한적십자사금산군지구협의회(강순정).대한적십자사금산군추부지구(최길애).박종덕.이종국.유인숙.채윤기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