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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5일 경계없는 토론 모임 논문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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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논문 『도구와 현존으로서의 음악이론』 요약 정리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음악이론은 그동안 주로 '예술음악'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대중음악은 음악학의 외곽에 머무르거나, 예술음악과 대립적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현대의 음악 담론은 점점 다원화되고 있으며,
음악이론은 이제 대중음악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유효한 도구가 될 수 있다.
I. 머리말
- 배경 : 아도르노는 대중음악을 ‘조건반사적 청취’라고 깎아내렸지만, 오늘날은 대중음악 분석이 학문적 정당성을 얻고 있음.
- 문제의식 : 대중음악을 다루는 주체는 주로 사회학, 문화연구,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들. 전통 음악이론은 여전히 대중음악을 외면하거나, 엘리트주의 관점으로 본다.
- 주장 : 음악이론은 이제 대중음악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단순히 도구로서뿐만 아니라 청취의 경험 속에서 '현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 용어 설명 : 현존 (presence)
단순히 추상적인 분석이 아니라, 음악을 듣는 감각적 체험에서 음악이론이 '느껴진다'는 뜻.
II. 대중음악, 음악이론, 21세기
1. 대중음악의 다양성
1) 아도르노의 비판과 그 한계
- 아도르노는 대중음악이 표준화되어 있어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함.
- 하지만 Peter Manuel과 같은 학자들은 아도르노가 “대중음악에 존재하는 분명한 다양성”을 무시했다고 지적함.
- 이는 “대중음악이 다양하긴 하나, 예술음악만큼 다양하지는 않다”는 시각으로 이어짐.
2) 표준화된 음악 ≠ 열등한 음악?
- 표준화는 대중음악의 특징일 수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미학적으로 열등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있음.
- 아도르노가 주장한 “모든 가치 있는 음악은 하나의 지배 원리에 따라 구성된다”는 시각은 오히려 음악적 다양성 자체를 억누르는 편견일 수 있음.
3) 다양성의 반대 개념: 단순성?
- 대중음악을 ‘단순하다’고 간주하는 오랜 편견은 여전히 영향력 있음.
그러나 스티븐 링즈(Steven Rings)는 단순성과 복잡성의 개념이 모호하며, 음악적 판단에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
- 사이먼 프리스(Simon Frith)도 음악적 단순성과 복잡성의 차이는 신체성과 정신성의 이항대립으로 이어지며 편향된 문화 개념을 반영한다고 지적.
4) 아도르노식 예술음악의 다양성 기준에 대한 비판
- 아도르노는 예술음악에서 ‘총체성’이란 부분들의 생동하는 관계로 설명되며, 단순한 도식이 아니라 개별적 구조가 핵심이라고 봄.
-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모든 음악이 “총체성”만으로 구성되지는 않음을 간과한 주장일 수 있음.
- 예술음악도 역시 정형적 구조(예: 소나타 형식, 근본구조)에 따라 분석될 수 있음.
5) Alison Stone의 견해: 대중음악의 미학적 가치
- 철학자 앨리슨 스톤(Alison Stone)은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의미의 차원’에서 형성되는 응집력으로 설명함.
- 대중가요는 ‘필연적인 구조적 진행’이 아니라, 반복과 부분들의 상호작용으로 전체성이 만들어짐.
- 이는 베토벤의 음악과 같은 예술음악에서 주장되는 “디테일의 생동하는 관계” 개념과 유사함.
- 그러나 스톤은 여전히 대중음악과 예술음악을 구분지으며, 대중음악은 ‘의미’를 중심으로, 예술음악은 ‘문법’과 ‘필연성’을 중심으로 본다는 구도를 유지함.
6) 이분법의 문제점과 비판
- 대중음악이 진정한 다양성을 지니지 못한다고 보는 입장과, 오히려 예술음악보다 더 다양한 응집 방식을 지닌다고 보는 상반된 시각이 공존함.
- 이 두 입장 모두 대중음악 연구와 음악이론 간의 생산적인 대화를 방해함.
- 따라서 표준화, 문법, 의미와 같은 개념들이 특정 음악 장르에만 속한다는 전제는 문제적임.
- 진정한 음악 이론은 예술음악이든 대중음악이든 다양한 음악적 실천과 의미 생성의 가능성을 포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짐.
2. 음악이론의 다양성 (이 소단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따로 전개됨)
최근 음악이론도 굉장히 다양화되고 있으며, 과거의 정전 중심,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고 있음.
▶ 대표적인 현대 음악이론:
스키마 이론 (Schema Theory)
: 음악이 일정한 '패턴'들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갈랑 음악이나 대중음악 모두 설명 가능
→ 예: 피겨스케이팅의 기술처럼 정형화된 ‘기술’들의 조합
토픽 이론 (Topic Theory)
: 음악 속 표현이 특정한 '문화 코드'나 '이미지'를 불러오는 방식에 주목
→ 예: 전원 토픽(pastoral topic) = 양치기, 목가적인 이미지
소나타 이론도 예전처럼 절대적인 틀이 아니라, ‘유연한 규칙들과 그것을 변형하는 창의성’을 강조함.
※ 용어 설명 : 변형/왜곡 (deformation)
고전 형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일부러 틀을 비틀거나 예외를 만드는 작곡 전략.
오히려 이런 것이 곡의 개성을 드러냄.
III. 도구로서의 음악이론
1. 화성분석과 한국의 근대성
음악이론(예: 화성분석)은 대중음악 연구에도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
예: 김민기의 노래는 정식 교육 없이도 ‘조성 음악’의 전형적 화성 패턴을 능숙하게 사용.
I–vi–ii–V(7) = 아주 기본적인 화성진행
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내면화된 작곡 언어’ → 김민기는 ‘조성음악의 원어민’임
※ 용어 설명 : 아우스콤포니룽(Auskomponierung)
솅커 이론의 개념. 주어진 음을 길게 늘려가며 음악적으로 '펼쳐내는 것'을 의미.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의미 있게 전개하는 능력.
2. 화성분석과 트로트 음악
트로트는 단순한 음악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분석해보면 각 시대의 음악 문법을 융합하며 변화.
2기 : 장7음계, 이끔음 종지
3기 : 세컨더리 도미넌트, 재즈화성 등
→ 이런 분석은 음악이 단지 문화적 맥락이 아닌, 소리의 질서로서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줌
이 단원에 대한 해설
음악이론은 단순한 음악 분석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배경과도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바라보게 만드는 사고의 틀로 작용한다. 이 장에서는 특히 한국의 상황에서 음악이론이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문제를 드러내는지 살펴본다.
1. 화성분석과 한국 근대성
1) 화성학이란 무엇인가?
- 화성학은 음악의 ‘화음 구조’를 분석하는 이론으로, 서양 고전음악(바흐~베토벤 등)에 기반을 둠.
- 주로 기능화성(funktionale Harmonik) 체계를 따름. (예: ‘톤 중심 – 으뜸화음, 버금딸림화음, 딸림화음’ 같은 구조)
2) 한국 음악교육에서의 화성학
- 한국 음악 교육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서양 이론을 그대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함.
- 특히 독일 중심의 화성 이론이 ‘표준 이론’으로 여겨짐.
- 이 이론은 일정한 중심 음(으뜸음)을 기준으로 모든 화음이 질서 있게 배열된다는 관점을 전제함.
3) 문제점: 이런 서양 화성학이 한국 근대음악에 맞지 않는다?
- 한국의 근대 음악(창작가곡, 초기 클래식 등)은 서양 이론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음악적 구조를 지님.
- 예: ‘조성 중심이 불명확하거나’, ‘전조가 매끄럽지 않은’ 작품들
- 그런데도 화성 분석을 통해 이 음악들을 억지로 기존 서양 틀에 끼워 맞추다 보니,
음악적 표현의 다양성이 결핍된 것처럼 보이거나
- 작곡가의 의도가 비논리적/미숙하게 간주되는 문제가 생김
4) 근대성의 시각과 ‘결핍 담론’
- 기존 화성 이론은 ‘진보한 서양 중심적 음악’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 한국의 음악은 항상 ‘부족한’, ‘발전해야 할 것’으로 간주됨.
- 즉, 이론이 단순한 분석 도구가 아니라, 한국 음악의 가치를 평가하는 근대적 시선(=제국 중심주의적 시선)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문제임.
▶ 요약
서양 화성학은 한국 음악을 설명하기 어려우며, 이론 자체가 ‘표준’으로 작동하면서 한국 음악을 ‘열등하거나 미숙한 것’으로 간주하게 만든다. 이는 음악이론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근대적 권력과 인식 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2. 형식분석과 음악듣기의 자발성
1) 형식분석이란?
- 음악을 전체 구조(형식) 측면에서 분석하는 것.
예) A-B-A형식, 소나타 형식(제시–전개–재현) 등
-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부분들을 나누고 그 관계를 설명함.
2) 음악듣기의 형식화
- 형식분석은 음악을 듣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침.
- 즉, 음악은 ‘정해진 구조’를 따라가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생김.
- 듣는 사람도 “어떻게 구조가 펼쳐지는지를 추적해야 한다”는 관점에 영향을 받음.
3) 자발적인 청취를 억제하는 문제
- 이런 분석적 듣기는 듣는 사람의 자유로운 느낌이나 반응을 억압할 수 있음.
- 청취자는 음악을 느끼기보다 “이게 소나타 형식인가?”, “지금은 재현부인가?”를 따지는 식으로 반응하게 됨.
4) 실례: “음악을 형식대로 들어야 하는가?”
- 많은 대중음악은 이런 형식분석이 의미 없는 경우도 많음.
- 청자는 반복되는 후렴, 감정의 흐름, 가사의 분위기 등을 느끼며 음악을 감상함.
- 그런데 형식분석은 이러한 감정적 청취, 즉흥적 감상, 감각적 반응을 “비합리적” 혹은 “하위”로 보게 만들 수 있음.
5) 이론의 권력성
- 형식 분석도 객관적인 지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떤 음악 듣기를 정상으로 만드는 규범임.
- 따라서 형식 분석도 그 자체로 권력화된 지식, 즉 청취자의 감각을 길들이는 도구로 작동함.
▶ 요약
형식분석은 음악을 듣는 방식을 규격화하고, 자발적이고 개성적인 감상을 억누를 수 있다. 음악이론은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청취자에게 어떻게 음악을 느끼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지시하는 힘을 가진다.
▶ 도구로서의 음악이론이란?
이 장 전체의 핵심은, 음악이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음악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이며, 한국 음악의 역사나 개인의 청취 방식에 권력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그 이론이 어떤 맥락에서 작동하고 어떤 문제를 만드는지 스스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IV. 현존으로서의 음악이론
음악이론은 추상적인 지식이 아니라, 음악 감상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재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예: 비발디 음악을 '파스토랄' 개념을 안 상태로 들으면, 들리는 게 다르게 느껴짐
이론적 지식 = 청각적 경험에 현존(presence)한다
→ 우리가 음악을 ‘이해하며 들을’ 때, 이론은 감각 속에서 작용한다는 주장
이 단원에 대한 해설
▶ 핵심 물음: 음악이론은 ‘지금 여기’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지금까지는 음악이론이 서양 중심적, 근대적, 권위적인 도구로서 한국 음악 실천과 충돌했던 면들을 비판적으로 보았다. 이제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음악이론은 어떻게 ‘현존(현재 존재)’의 방식으로 우리 삶에 참여하는가?”를 묻는다.
1) 음악이론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것이다
- 기존 관점:
음악이론은 주어진 음악에 ‘적용’되는 분석 도구라고 여겨졌음.
마치 ‘음악은 대상이고, 이론은 그 위에 씌우는 해석틀’처럼 취급됨.
- 저자의 주장:
음악과 이론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음악이 발생하고 존재하는 현장 속에 이미 이론이 스며들어 있음.
우리는 음악을 들을 때 특정 이론적 틀 없이 듣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미 어떤 ‘이해의 전제’(=이론)를 가지고 듣고 있음.
예) 어떤 사람은 같은 노래를 듣고 ‘조용하고 단순하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은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음. 이는 각자가 음악을 이해하는 이론적 배경이나 관습, 기대 방식이 다르기 때문임.
2) ‘현존’이란 무엇인가?
- ‘현존(Presence)’이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서,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생생하게 마주하는 방식을 말함.
- 음악이론도 책 속에 있는 죽은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음악을 경험하고 해석하고 반응하는 방식 속에 살아 있는 실천임.
예) 어떤 사람이 K-pop의 후렴구에서 반복되는 화음 진행을 들으며 기대감을 느낀다면,
그는 이미 그런 구조가 만들어내는 정서적 패턴을 경험적으로 학습한 상태임.
이 또한 이론과의 ‘공존’이라 할 수 있음.
3) 음악이론의 ‘두 얼굴’: 권력성과 가능성
- 음악이론은 한편으로는 지배적인 듣기 방식을 강요함으로써 감상자를 길들이는 권력적 장치가 될 수 있음.
-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감각의 언어를 제공해주는 실천적 도구이기도 함.
- 이론은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를 지시하는 규범이 될 수도 있지만,
“음악을 더 풍부하게 듣는 감각의 도구”로도 작동할 수 있다.
4) 음악이론은 ‘정적’인 틀이 아니라 ‘움직이는 과정’
- 음악이론은 완성된 체계가 아니라, 현장의 음악 실천에 반응하면서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는 실천임.
- 예술과 음악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이론이 정체되어 있다면 그것은 삶과 단절된 이론일 뿐이다.
- 따라서 이론은 끊임없이 ‘갱신’되어야 하며, 질문되고 재구성되어야 한다.
5) 음악이론의 새로운 존재방식: ‘함께 있음’과 ‘지금 여기의 반응’
- 음악이론은 분석과 비평, 지식 축적의 도구가 아니라,
- 우리가 음악을 감각하고 살아가는 방식,
- 그리고 그 음악과 함께 살아 있는 공동의 현존 방식이다.
- 다시 말해, 음악이론은 “음악을 설명하는 언어”일 뿐 아니라,
음악을 함께 나누고 경험하는 삶의 언어로 나아가야 한다.
▶ 음악이론은 더 이상 단절된 지식의 틀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음악과 함께 숨 쉬는 살아 있는 감각의 언어이다. 우리는 음악이론을 통해 음악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함께 존재하기 위해,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는 실천으로 음악이론을 다시 배워야 한다.
결론
- 음악이론은 더 이상 예술음악 전용의 엘리트 도구가 아니다.
- 대중음악을 설명하고, 정당한 가치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에도 음악이론이 필요하다.
- 이론은 도구이자, 음악을 감상할 때 현존하는 감각적 체험의 일부다.
- 따라서 대중음악 연구와 음악이론은 상호 보완적으로 적극적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논문 중에 등장한 이론 및 용어들에 대한 부연 설명
▶ 스키마 이론(Schema Theory)이란?
스키마 이론은 음악을 구성하는 반복적이고 전형화된 진행 패턴(schemata)을 ‘정형화된 청취자 경험의 틀’로 파악하는 현대 음악 인지학·음악 분석의 한 갈래이다.
1. 배경 및 주요 연구자
Robert Gjerdingen (2007)
- 『Music in the Galant Style』에서 18세기 갈랑 양식 음악에 나타나는 주요 스키마(Prinner, Lydian Cadence 등)를 유형화
Fred Lerdahl & Ray Jackendoff
- 인지음악이론(Cognitive Music Theory) 관점에서 스키마를 ‘청취자의 기대 구조’로 정의
Gustav Reese, Peter Schubert 등도 이론 발전에 기여
2. 스키마의 구성 요소
각 스키마는 대체로 다음 두 요소로 구성된다.
1) 음고 패턴(Pitch Schema)
2) 리듬·화성 진행(Rhythmic–Harmonic Schema)
예를 들어, Prinner 스키마는 화성적 진행: I–V6–I6–V
리듬: 장음표–8분음표–8분음표–장음표의 조합으로 전형화된 ‘갈랑 양식 모티브’이다.
3. 분석 방법
1) 코퍼스 분석
대규모 악보·연주 데이터를 통해 패턴 빈도·변주 형태 조사
2) 인지 실험
청취자가 스키마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히 인식하는지 반응 시간·정확도로 측정
3) 통계적 모델링
마르코프 과정, 베이지안 모델 등을 활용해 스키마 발생 확률 예측
4. 의의와 활용
- 작곡 교육: 전형적 갈랑 패턴 학습
- 자동 음악 생성: AI가 인간다운 통상적 진행을 모방
- 음악 인지 연구: 청취자의 기대·예측 메커니즘 규명
5. 한계 및 향후 과제
- 장르 편중: 갈랑 양식 중심 연구가 많아 다양한 장르 적용 연구 필요
- 문화적 차이: 서양 고전 중심 이론이 다른 문화권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움
▶ 갈랑 양식(Galant Style)이란?
- 시대: 1720년대부터 1770년대까지 유럽, 특히 프랑스·이탈리아·독일 중심으로 유행
- 어원: 프랑스어 ‘galant’는 ‘우아한(elegant)’, ‘세련된(sophisticated)’이라는 뜻
- 위치: 바로크(Baroque)와 고전(Classical) 사이, 과도기적 스타일
1. 시대적 배경
- 바로크 양식의 복잡성 탈피
- 바흐, 헨델 등 바로크 작곡가의 대위법·풍부한 폴리포니에서 벗어나
- 청중층 변화
귀족·상류층의 살롱 문화 확대
소규모 앙상블 연주와 가정 연주 보급
2. 갈랑 양식의 주요 특징
- 단선율 위주의 호모포니(Homophony)
멜로디와 반주가 명확히 구분
- 대칭적·규칙적 악구(Phrase Structure)
보통 2마디 또는 4마디 단위의 짧고 반복적인 악구
- 간결한 화성 진행 : I–V–I, I–IV–V–I 등의 단순한 코드 진행
- 음악적 장식(Ornamentation)
트릴, 머르트, 앱로그처 등 짧고 세련된 장식음
- 가벼운 리듬과 명확한 박자
산뜻한 리듬 유동성, ‘소나티나’ 같은 구조
- 알베르티 베이스(Alberti Bass)
분산화음 반주 기법으로 부드러운 배경 제공
3. 대표 작곡가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 (Johann Christian Bach)
카를 필립 에마누엘 바흐 (C.P.E. Bach)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Domenico Scarlatti)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Franz Joseph Haydn) — 초기 소나타에 갈랑적 요소 다수
4. 예시 작품
C.P.E. 바흐, 『소나타 Wq.49/1』
스카를라티, 『소나타 K.119』
J.C. 바흐, 『오페라 “아델라이데” 중 서곡』
4. 갈랑 양식의 의의
- 고전주의로의 전환점
- 청중의 감성·쾌적함 강조
- 후기 모차르트·베토벤의 작곡 기법에 기반 제공
스키마 이론과 관련한 92~93p 문단 해설
1. 배경: “갈랑 음악” vs. “19세기 낭만” vs. “전통 조성론”
- 갈랑 양식: 18세기 초반, 바로크의 복잡한 대위법에서 벗어나 짧고 우아한 선율·화성 패턴을 반복하던 스타일
- 19세기 낭만파: 베토벤 이후의 심화된 감정 표현·대서사 시대
- 전통 조성론(Schenkerian Theory): 음악 아래에 숨어 있는 ‘근본 구조(Ursatz)’를 찾아내는 분석법(예: 도→솔→도의 기본 선율)
많은 현대 이론가들이 ‘갈랑 음악’을 분석할 때, 기존의 낭만파 관점·혹은 셴커식 구조론과는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고 봄.
2. 옐딩엔(Gjerdingen)의 “스키마 이론” 핵심
스키마(schema)
갈랑 양식에서 자주 쓰이던 전형적 리듬·선율·화성 패턴
예)
“Prinner 스키마”: I–V6–I6–V 순서의 코드 진행 + 장음표 – 8분음표 패턴
“Lydian Cadence” 등
왜 스키마인가?
옐딩엔은 “갈랑 음악은 심층 구조를 파고들기보다는, 바로 귀에 들리는 ‘짧은 모티브’(스키마)들이 중요한 예술 기법(art)을 이룬다”라고 주장
전통 조성론(셴커)의 ‘근본 구조’를 찾자는 논의(‘19세기 남성들의 담론’)보다, 이 짧은 패턴들이 반복·변형되며 음악을 이끈다고 봄
3. “피겨 스케이팅” 비유
피겨 스케이팅 프로그램: 점프·스핀·스텝 같은 ‘figures(기술 동작)’의 연속
갈랑 음악:
“각 스키마가 음악 안에서 하나의 figure처럼 등장하고, 이어 붙여지며 전체 구성이 된다”
예를 들어 A스키마가 등장→짧은 연결 진행→B스키마 등장 식으로 이어짐
이 비유를 통해 옐딩엔은 “갈랑 음악을 듣거나 분석할 때, 곡 전체 아래에 숨은 하나의 ‘대단한 구조’를 찾기보다, 여러 개의 ‘작은 스키마 동작(figure)’이 어떻게 나열되고 발전하는지 보라”고 제안함.
4. 스톤(Stone)의 연장 논의 : 대중가요
스톤도 비슷한 관점에서 “대중가요(pop song)에는 ‘반드시 거쳐야 할 근본 구조(Ursatz)’나 ‘정해진 절차(Subject Procedure)’가 없다”라고 말함.
즉, 갈랑 음악뿐 아니라 현대 대중음악도 스키마(짧은 패턴)들이 자유롭게 나왔다가 사라지고
필요에 따라 변형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대중가요 분석에도 전통 조성론보다는 ‘스키마 분석’이 더 적합하다는 입장.
이처럼 스키마 이론은
1) 전통적인 ‘숨겨진 깊이 구조’를 찾기보다,
2) 귀에 들리는 짧은 패턴(스키마)들이 어떻게 반복·변형되는지
3) 피겨 스케이팅의 기술 연속처럼 ‘figure의 나열’로 본다
는 점에서, 갈랑 음악·대중가요 같은 다양한 장르 분석에 새롭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토픽 이론과 관련한 93p 문단 해설
1. “토픽 이론(Topic Theory)”이란 무엇인가?
음악 속에서 특정한 ‘주제(Topic)’라는 기호적 요소들(사냥, 군대 행진, 전원 풍경 등)을 찾아내고, 그 주제가 지닌 문화적·사회적 의미를 같이 탐구하자는 이론이다.
2. 레이먼드 모넬(Raymond Monelle)의 핵심 주장
1) 음악적 토픽 예시
- 사냥(Hunt): 사냥을 연상시키는 트럼펫 모티브나 리듬 패턴
- 군대(Military): 행진곡 비트, 군악대 느낌의 브라스 편성
- 전원(Pastoral): 목가적 선율, 목관악기 떼창 같은 소리
2) 토픽 하나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 단순히 악보 분석만으로는 부족
- 음악학, 사회사, 문학, 대중문화, 이데올로기 연구 등 다방면의 자료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한다.
- 예컨대 ‘사냥 토픽’을 논할 때, 중세 사냥 문화·사냥 시 쓰이던 신호음·사냥 그림·문헌까지 두루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3. 토픽 이론이 시사하는 점
1) 순수 음악 분석의 한계
- 모넬은 “토픽 이론을 다루다 보면 오히려 ‘순수 음악’만 연구하는 시점이 일시 중단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즉, 음악이 전달하는 이미지·상징을 밝히다 보면, 전통적인 화성·형식 분석과는 다른 관점이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2) 확산 vs. 정체성 획득
- 전통 이론(예: ‘하나의 뿌리 구조’를 찾는 셴커 분석)은 정확한 정체성(정형화된 구조)을 강조.
- 반면 토픽 이론은 다양한 질적 요소들(토픽들) 사이의 관계 형성과 확산성에 주목.
- 여러 소재(사냥, 군대, 전원 등)가 동시다발·중첩되며 음악을 풍성하게 만든다는 시각이다.
4. 대중음악 연구와의 유사성
- 모넬의 이런 태도는 대중음악 연구에서도 ‘오픈하고 개방적인 접근’을 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 대중가요·팝음악 분석에서도 특정 화성 진행이나 형식보다,
가사·영화·광고 등 타 장르와 메타포적 연관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보는 점에서 유사하다.
정리하자면, 레이먼드 모넬의 토픽 이론은
1) 음악 속 토픽(사냥·군대·전원 등)을 찾아내고,
2) 그 토픽이 작곡된 시대의 문화·사회·문학적 맥락까지 함께 연구하며,
3) 순수 음악 분석에 국한되지 않는 확산적·다차원적 시각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통 이론과 구별되는 현대적 접근법이다.
소나타 이론과 관련한 93~94p 문단 해설
1. “모듈 조립(modular assembly)”이란?
제임스 헤포코스키 & 워렌 다시의 소나타 이론에서
소나타 형식을 P (주제), TR (전이), S (부주제), C (종결) 같은 ‘작은 단위(모듈)’로 본 뒤
이 모듈들을 레고처럼 조립해 한 곡을 완성한다고 본다.
예) P → TR → S → C → Development → Recap (P–TR–S–C)
2. 모듈과 ‘절대음악’ 이념의 관계
- 절대음악(Absolute Music): 형식 자체를 자율적·기계적 구조로 여기는 사조
- 모듈 관점은 “모듈 하나하나는 표준화되어 교체·변형이 쉽고
- 곡 전체도 일종의 ‘기계 부품 조립’처럼 작동한다”는 생각과 맞닿는다.
- 아도르노는 “모든 디테일이 서로 대체 가능하다, 그저 기계의 톱니일 뿐”이라고까지 말함.
3. 21세기 이후의 ‘형식’ 재해석
최근 연구에서는
- 형식을 고정된 자연 현상이 아닌
- 여러 선택지(action-options) 중에서 연주자·작곡가가 ‘행동-옵션’을 고르는 사회적 장치로 본다.
- 즉, “P를 먼저 넣을지, Development를 길게 뛸지…” 같은 의사결정의 집합이라는 것.
4. ‘변형/왜곡(deformation)’ 개념
- 헤포코스키&다시는 규범적인 모듈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규칙을 깨뜨리는 모듈 변형에 주목.
- 이 변형들이야말로 ‘정형화된 규칙’과 ‘작품의 자유로운 표현’이 만나는 지점”이며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다.
5. 결론 : 소나타 형식과 다양성
소나타 이론은
- 모듈이라는 표준 단위를 통해 형식을 설명하고,
- 변형된 예외를 통해 개별 작품의 창의성을 드러내며,
- 나아가 장르(공동체)의 규범과 작곡가의 선택 사이 소통을 강조한다.
이렇게 소나타 이론에서도 ‘다양성’은
- 고정된 하나의 깊은 구조를 찾기보다
- 모듈과 변형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세번째 논문 『미학적으로 접근한 대중예술의 진정성 문제』 요약 정리
이 논문은 대중예술(특히 대중음악)에서 ‘진정성(authenticity)’이라는 개념을 미학적으로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탐구한다.
대중예술—특히 대중음악—에서 자주 언급되는 "진정성"이라는 개념을 단순한 감상적 용어나 상징적 가치로 치부하지 않고, 미학적으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생산적 개념으로 다룬다.
진정성은 단순히 "진짜냐 가짜냐"의 문제가 아니라, 예술의 체험, 표현, 감수성, 존재의 방식, 그리고 감동의 구조와 깊이와 관련된 복합적이고 실천적인 미학 개념이다.
▶ 들어가며
대중음악 비평에서 진정성은 종종 "고급예술 vs 대중예술"의 차별적 틀 안에서 논의되었는데, 이런 소극적·차별적 접근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대중예술도 고급예술과 마찬가지로 진정성을 미학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그동안 대중예술은 ‘진정성 없는 통속적 예술’로 폄하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는 불공정하며 철저한 고급예술 중심적 사고다.
사이먼 프리쓰(Simon Frith)의 이론처럼, 개인의 체험이 미학 논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세움.
1. 진정성이란 미학적 개념은 생산적인가?
- 진정성은 객관적 기준보다 개인의 체험에 기반한 개념이다.
- 사이먼 프리쓰는 "진정한 것처럼 들리는 것"도 진정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함.
- 진정성이란 개념이 광고, 정치, 마케팅 등에서 너무 흔하게 사용되다 보니 "진짜보다 더 가짜같은 진짜"가 넘쳐나는 시대가 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에서 느끼는 ‘이건 진짜야!’라는 체험은 여전히 중요하고, 그 감정은 미학적으로 생산적이다.
예) 누군가는 듀란 듀란 같은 팝에서도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음.
- 대중예술의 진정성을 미학적으로 논할 수 있는 네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1) 일상적 자아 vs 최선의 자아
2) 존재감
3) 자연스러움
4) 총체성
이 네 가지는 모두 진정성 있는 예술 체험이 가능한 조건들이다.
2. 일상적 자아 vs 최선의 자아
- 매튜 아놀드는 사람 속에 ‘일상적 자아’와 ‘최선의 자아’가 있다고 말함.
- 진정성은 이 최선의 자아가 깨어날 때 경험됨.
- 감상주의적 체험도 최선의 자아에 닿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며, 대중예술의 진정성은 그런 순간에 발현됨.
- 고급예술은 최선의 자아를 자극하지만, 대중예술도 때로는 일상적 자아를 넘어 깊은 감동(비극, 감성)을 줄 수 있음.
예)
괴테의 ‘베르테르’처럼 자신이 진짜로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에서 진정성이 드러남.
TV 드라마를 보며 우는 시청자에게도 진정성 체험이 가능함.
3. 존재감
- 진정성은 단순히 내용이 진지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존재가 작품에 ‘현존’하는 방식이다.
- 단순히 물리적으로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 작가의 진심 어린 감정이나 메시지가 담겼을 때다.
- 톨스토이는 이를 ‘감염력’이라 부름. 예술가가 느낀 감정이 관객에게도 진심으로 전달될 때 진정한 예술이라고 봄.
- 하이데거의 ‘현존재’ 개념과도 맞닿음.
예) 김광석의 노래, 고흐의 그림, 영화 《러브레터》 등의 특정 장면에서 창작자의 존재가 느껴질 때, 우리는 진정성을 경험.
4. 자연스러움
- 가식 없이 꾸밈없는 표현은 진정성의 핵심.
- H.D.소로우는 ‘야성(wildness)’이 예술의 본질임을 강조.
- ‘자연스럽다’는 것은 토속적·원시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억지 없이 감정과 표현이 일치하는 상태.
- 때론 너무 ‘프로페셔널’하게 기획된 예술보다, 투박하더라도 진심이 담긴 아마추어리즘에 진정성이 있을 수 있음.
예)
황신혜밴드 → “토착적 통속성이 좌충우돌하는 진정한 아마추어리즘의 실험장”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에서 무조건 원작을 따라하려 한 연출 → 자연스러움이 없어 진정성 실종
5. 총체성
- 진정성은 단편적인 감동이 아니라 삶 전체가 움직이는 총체적 체험이다.(삶 전체가 작동하는 존재적 몰입 경험)
- 마치 ‘온몸이 귀가 되고 입이 되는’ 것 같은 경험.
- 김수영의 "전신이 공상이 되어 있는 상태", 롱기누스의 ‘ekstasis(열광, 몰입)’ 개념, 매슬로의 절정경험(peak experience) 개념이 이를 설명 : 모든 감각과 정신이 하나로 응집되는 몰입의 순간.
예) 음악을 들으며 눈물이 흐르거나,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을 때.
6. 결론 : 대중예술에서 진정성은 가능하고, 중요하다
- 진정성은 ‘취향’의 문제로 치부되기 쉽지만, 삶의 가치와 직결된 실천적 개념이다.
- 대중예술이 자본과 상업주의에 물든 예술이라고 해도, 진정성을 말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 ‘진짜’와 ‘가짜’ 사이를 정확히 구분할 수 없어도, 우리가 그걸 구분하려고 고민하는 행위 자체가 미학적으로 중요하다.
- 대중예술에서도 자신의 체험에 기반한 가치 있는 예술 감상이 가능하며, 이는 고급예술과 구별되지 않는다.
▶ 핵심 요약
- 대중예술에서도 깊이 있는 미학적 진정성의 체험이 가능하며, 이는 우리가 각자의 삶 속에서 느끼는 실존적 경험과 결코 다르지 않다.
- 진정성의 체험이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삶의 실천적 가치’로서 예술에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깊이 있고 다층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 특히 대중예술에 적용될 수 있는 미학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의 균형, 개인 체험의 보편화 가능성, 가치지향적 감수성의 회복을 동시에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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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음잡고 읽어야 겠군요 우선 자료 감사합니다😊
대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