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월도(紫月島)
박수현
누가 서녘하늘을
자월도(紫月刀)로 내리쳤나?
달을 바라보다 한 목숨 다 저물어도 좋겠다며
찰박찰박 모래밭을 걸어 나오는
여자
저 바다는 늘 천 년 전이다
게발선인장
대한(大寒) 겨울날
기저귀 한 장 걸치지 않고
바알갛게 언 종아리들을 모아
조롱조롱 하늘 귀에 매달린
개구멍받이
저, 꽃
산딸나무
잔뜩 십자가를 짊어진 저 나무 얼마나
깊은 어둠을 밟으며 예까지 왔을까
문득 꽃받침마다
온갖 죄(罪)들이 눈부셔서
지구 한 구석이
저렇게 희디흰 두통을 앓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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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본문12행)
자월도(紫月島) 외 2편 / 박수현
눈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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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08 02:1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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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