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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꽃
영산강 줄기 굽이굽이 홍어마을 물빛에 반사하고 막걸리 내음에 강아지 낮잠자네. 평한 곡선 하늘자락 구분하고 어르신 배꽃 찾아 구부린 언덕 오가니 살살 부는 바람 만발한 하얀꽃 봄빛 아래 흩어지네. 어헤라,, 밤꽃 씨앗 뿌린지 언젠데 하냔꽃 피며 흘린 배꽃씨앗 뿌리메 밤꽃씨앗이랑 헷갈리게 하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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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이 야 기
낙옆으로 거름주고 새싹 돋구네. 하염없는 구름 싫어 이사가며 자리잡고 지나가는 개미한테 전단지 뿌리네 실속없는 명당자리 포기한 채 한자리 분양 받건만 이웃간에 소송 만만치 않고 집문서,땅문서 옥신각신,,, 소송분쟁하며 자리잡건만 일조권 싸움에 법정 다니기 바쁘구려,,, 가까스로 집장만 하니 어느날 시루떡들고 앞마당에 사시나무 이사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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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껄 임
빛나는 암석이여! 다이야,금,루비,진주,사파이어 누구를 위해 빛나는가,,
빛나는 태양이여1 폭포줄기 넌지시 색깔 보이니 어이 숨은 살결 숨겼을꼬,,,
빛나는 희망이여! 일기장 낙서 너덜대건만 어이 아직 간직하뇨,,,
빛나는 인생이여! 읆조린 과거 되새김하니 어이 술한잔 거부하리오...
빛나는 사랑! 봄꽃에 너울대는 내 청춘 유채꽃 뛰놀고 갈대밭 뒹굴고 현충사 가을낙옆 이름쓰고 간직하니 그때가 ,,,, ,,,,
인생무상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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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말
사랑의 종말은 무엇이뇨,,,
수평선 노을 찬란함에 눈멀고 겨울 산모퉁이 눈꽃보다도 더욱 빛나며 깊은 우물 두레박 한바가지 물보다도 감미롭다.
미움의 종말은 무엇이뇨,,
난지도에 묻힌 연탄재보다 견고하고 깊은 산속 칡뿌리보다 더욱 엉켜있고 가시덩쿨에 뒤엉킨 자작나무 나무자락 같구려,,,
절망의 종말은 무엇이뇨,,
깊은 동굴의 박쥐처럼 어둠속을 방황하며 땅속의 두더지처럼 흙뒤집으며 숨가 바쁘구려,,
희망의 종말은 무엇이뇨,,
암자의 목탁소리처럼 고요하며 바위틈 소나무처럼 굿굿이 모진풍파 견디어 낸다...
젊음의 종말은 무엇이뇨,, 한겨울 해변가를 거닐며 눈덮힌 산을 쳐다보며 눈덮힌 정상에서 구름위를 쳐다본다,
늙음의 종말은 무엇이뇨,,,
개울소리에 귀기울이고 새벽녘 새지저김 소리에 귀기울이며 스치는 바람소리에 귀기울이며 낙옆지는 바람소리에 발자국 만들길 즐기며 동백꽃 낙화에 슬픈 핏물 발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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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찾아 헤맨 한해
사랑찾아 헤맨 한해 빨래줄 걸친 샤츠처럼 바람에 날리고 태양에 건조되니 새로운 영혼 탄생되네.
사랑찾아 헤맨 한해 바위섬의 갈매기처럼 푸른바다옆 이웃들과 섬지키니 고독이 무엇인지 모르겠구려.
사랑찾아 헤맨 한해 자식걱정 남달라 천리만리 찾아 헤맸건만 효도가 무엇인지 알겠구려.
사랑찾아 헤맨 한해 세탁기,밥솥김새는 소리에 안해추억 돼새기니 원앙침낭 베개가 새삼 포근하구려.
사랑찾아 헤맨 한해 자선냄비 소리에 귀멀고 걸인동냥에 눈멀고 보신각 종소리 울릴시까지 버텨야 하건만.
올 한해 사랑의 사진 얼마나 찍고
올 한해 사랑의 낙서 얼마나 쓰고 올 한해 “ 사랑한다 “ 는 말 몇 번이나 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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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슴 찢어진 가슴 바느질 하건만 양말 짜집기처럼 흔적만 생기네.
메어진 가슴 도랑만들건만 넘치는 사연을 막을길 없구려.
한맺힌 가슴 취중만담하건만 깊은 잠에 빠지네.
답답한 가슴 선풍기 틀어대니 시커먼 먼지만 자욱하네.
텅빈 가슴 물한바가지 먹어보건만 밑빠진 독처럼 채워지질 않네.
감성이 넘치고 희노애락을 감지하는 가슴 어느때인가 우리는 가슴을 성형하기 시작하네. 메스들고 피를 닦아내며 가슴이 아닌 가슴을 포장하고 있는 겉포장지를 성형하기 시작하네. 속가슴이야! 썩건 말건,,,, |
동 지 날
긴 긴 겨울밤. 모락모락 김서림. 가마솥 팥죽 끓는 소리요란하고 팥죽 한사발들고 잡귀몰이 준비하네. 사랑방에는 복조리 만들건만 달빛아래 아루목 메주 주인인양 행세하네. 무,씨레기 말림 헛간에 가득하고, 뒷켠 나무장작 망석덮기 새끼줄로 동여메고 싸래기 빗자루로 훨~훨 마당눈 치우건만,, 온가족 안방 밥상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팥죽 한사발 손에 들고 숟가락 호호 불어대며 먹을실성 언제뇨,, 어느 길고 긴 겨울밤. 동지날 ! 우리들의 동지날 ! 우리들의 동지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
세 월 [歲月]
머뭇거린 세월. 그 끝에 다가가니 한 세월 기다리고 있구려... 마차 끄는 말한테 끌려다닌 세월.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가건만 하루가 길게 느껴질때도 있었는가,,, 하염없는 세월 ! 한겨울 눈 내리는 창가 쳐다보며 봄기다리건만 말들은 마차탄 우리를 어디로 끌고가고 있구려,,, 마치 고삐달린 망아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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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은 태 양
검은 태양이 빛나는 아침. 늦잠자는 아낙네 밥솥 붙잡고 씨름한다. 모닝콜 울리건만 이불뒤집어 쓰는 지아비. 출근시간 늦어서 고양이 세수하는 아들네미. 뒷산의 새소리 멈춘지 오래고 암탉소리 사라진지 오래건만 검은태양이 십구공탄 연탄처럼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올한해 우리는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았건만,,, 이웃집 자동차 소리에 잠에서 깨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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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발 굽
트랙도는 말발굽소리 가파른 숨내쉬며 백마,흑마. 흙먼지 일으키며 운동장 맴돌고 관중들은 마권을 꼭쥐고 목청껏 번호를 불러댄다. 잠시후 짐승들의 말발굽아래 그들은 고개 숙인채 관중석을 빠져나온다. 삼국지 관우의 적토마. 알프스 산을 넘던 나폴레옹의 말들은 어디갔뇨,,, 초원을 질주하던 징기스칸의 말들은 어디있뇨,,, 요동반도를 호령하던 광개토대왕의 말들은 어디로 사라졌뇨,,, 노리개로 전락한 말. 돈놀이로 전락한 말. 우리는 자동차 시동걸며 한시대 영웅의 동반자였던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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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꼬 대
간다. 간다, 정처없는 세월. 지팡이 하나 들고 오르내린 세월. 힘들고 외로워도 나무그늘 쉼터. 나무뿌리 베개삼아 한숨자건만. 고나리 발자국 소리에 쉰잠에서 깨네.
간다.간다. 하염없는 세월. 약털어 먹으며 빈속에 소주 한잔 걸치며 밥힘으로 버틴 세월. 지나가는 행자 기타치고 노래부르메 “ 가는 세월 ” 노래가사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다.
간다. 간다. 꿈에서 깨였건만 꿈같은 세월 하루.하루. 어울린 인연들이여! 누가 꿈해몽 한답시고 잠꼬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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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랑 의 진 실
사랑에 눈먼자들이여 ! 안과치료 받으니 눈꺼풀속 아닌 기억속으로 숨어버리네.
사랑에 빠진 자들이여 ! 텅빈 을숙도 갈대밭. 남녘땅으로 가버린 철새 깃털 메만지며 허공 쳐다보네.
사랑에 지친 자들이여 ! 샘텃물 바가지 들고 한입 마셔보건만 갈증만 더하네.
사랑을 찾는 이들이여 ! 유람선타고 도담봉 쳐다보건만 바위틈에 핀 청송만 바라보네.
사랑을 버린 자들이여 ! 벽제 화장터 찾아가니 사우나 탈의실인양 육체 탈의하니 못다한 사랑이야기 ,,, 하얀연기에 섞이여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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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금 님 귀 는 당 나 귀
거짓말이 난무하는 신문지. 시청율에 급급한 방송매체. 비방글로 즐비한 인터넷 댓글. 문학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서점. 예술의 가치를 논하는 그림 한 장. 정녕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 임금님귀는 당나귀 ‘ 진실을 숨기고 사는 우리들에게 있는 것이건만,,,
겨울 눈내림. 자연의 운치를 느끼기도 전에 빗자루로 눈치우기 바쁘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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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태 육 교
생태육교 건너는 너구리여 ! 하루 살이 덧없어 육교건너네. 지난 세월 생태육교 못찾아 데드로드 방황한 우리들. 길거리에 노출된 채 자동차몰고 고속질주도 해보고, 높은 산 바위 끝에 앉아 “ 야호” 라고 외쳐도 보고, 친구따라 폭탄주 먹어보고 아우성치던 날. 우리는 생태계 다리를 찾았네. 안전하고 빠른 길을,, 그것은 바로 “ 귀가길 ” 이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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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 (癸巳年) 해짐에(Ⅰ)
누룩곰팡이 틈새 묵은 된장 푸니 일년이란 세월 필요하네.
종자씨앗 뿌려 모내기하고 추수하니 일년이란 세월 필요하네.
신생아 모유 의지한채 돐잔치 다가오니 일년이란 세월 필요하네.
돼지 종자 사육하여 우리 식탁 오르는데 일년이란 세월 필요하네.
수양버들 늘어진 그늘 이고 지는데 일년이란 세월 필요하네.
지구가 태양주변 돌고 제자리 오는데 일년이란 세월 필요하네.
일에서 삼백육십오개 셈하는데 일년이란 세월 필요하네.
일년 우리가 버린 일년. 우리가 써버린 일년. 그 일년은 영영 돌아오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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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 (癸巳年) 해짐에(Ⅱ)
일장춘몽이 현란한 빛과 같이 시작된다. 맑은 시냇물이 얼음밑으로 흐르고 이브자리 같은 구름은 하늘을 포근히 감싸주네. 겨울잠 자던 곰은 눈비비고 다시 잠자리에 들며 눈꽃속 새싹들도 새해마음 다짐하며 다소곳하네. 어설픈 눈은 야산을 치장하다 말았고 떡국 아닌 떡국 먹으며 한 살 먹음을 확인하네. 풍요로운 아침 천지개벽이 일어날 것같은 아침. 겨울의 태고를 거슬은 만고의 따스한 빛이 찬공기를 가르고 삼라만상을 환하게 비추고 겨울산속 얼어죽은지 모를 가냘픈 짐승과 나무들에게 하루밤. 춘몽으로 일깨우고, 암환자들 생명연장에 이정표가 되는 날.. 한 살이 되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기원원년이 되는 날. 인간이 아닌 산속의 짐승들이 더 반기는 날. 그날이 내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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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甲午年) 맞이하며
천지를 점령한 제국. 함성소리 요란한 콜롯세움에 그림자 비추고, 그랜드캐년 계곡 붉은색으로 단장케하고, 백두산 천지에 무지개햇살 쏟아내여 구슬병 만드네,, 인간이 점령한 제국. 그것을 비웃는 양, 거대한 주인은 평온한 햇살 비추며 아침 기지개를 편다. 눈부신 태양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갈등의 그들,, 등언저리 메만지며 손가락 포개게하고 희망에 부푼 돛단배 환한 바닷길 안내한다. 드넓은 세상. 풍요로운 대지 달구어 만물이 소생하게하는 태양. 그 태양이 떠오른다. 공룡이 느꼈을 포근함을 회상케하며 태양이 깨어난다. 올해 흘릴 땀과 눈물을 일깨우며, 빨간 조명아래 붉은색 옷입고, 우리곁으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천지창조는 붉은색의 찬란함으로 시작되였고, 우리가 점령한 제국은 태양의 너그러움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태양이 뜬다. 새해 첫태양이 뜬다. 우리가 점령한 제국을 점잖게 바라보며,,, 우리들 만남을 부담스레하며 한발짝, 한발짝, 걸음을 내딛는다. 태양이 뜬다. 새해 첫태양이 뜬다. 그 찬람함에 예수님의 광명을 느끼며, 그 온화함에 부처님의 후광을 느끼며, 우리는 오늘 새해 태양맞이함에 잉카의 후예처럼 주술사 앞세우고 두손들고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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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차 여 행
기차타고 떠난 여행. 자갈밭위 철사조각 거닐건만, 구름위 걷는 것 같구려. 기차바퀴 4/4 박자소리 들리고 이웃집 좌석 술판소리 새롭고, 좌판끄는 행원. “ 오징어,땅콩 ” 좌판대 오가는 소리 들리고, 갓난아기 울리는 소리 들리건만,, 한적한 창가의 모습. 기차안 한폭의 풍경화네. 전깃줄 오가고 상공에서 아니 보인 평온한 농촌의 한가함이 눈덮힌 산천에 지나가네. 계곡물 멈춤에 빙어잡는 강태공. 썰매타는 개구쟁이. 신작로에 눈치우는 어르신. 산넘어 산이있고, 개울넘어 개울있건만, 기차는 종착역을 향해 출발했네. 오늘 새벽에 출발한 기차. 갑오년의 기차는 출발했다네. 그것도 한겨울에,, 1년이라는 기차여행을 하기위하여,,
칙칙폭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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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 울 꽃
꽃향기 그리며 파란잎새 너풀대고 빨간꽃, 노란꽃,파란꽃,보라빛꽃, 화병에 가득하니 지나가는 사랑의 눈길 쉬었다가네. 아침햇살 비추니 먼지털고 일어나 창가넘어 눈넢힌 산속쳐다보니, 앙상한 자작나무 부러워 쳐다보네. 푸른빛깔 총명하고 아침이슬 세수한양, 깨끗한 피부 내비추니 나비는 언제올까나,,, 꽃단장 한지 오래건만 꿀벌은 언제올까나,,, 세월기리며 꽃들은 긴 겨울을 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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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사 말
삶에 지친 넋들이여 ! 유유히 흐르는 강물보니 구름이 물결속에 숨어있네.
인생에 지친 영혼들이여 ! 지게에 나무 짊어진 할배보며 보리밭 푸르름 새콤하게 보이네.
세월에 지친 나그네들이여! 조령관문에 뭍힌 많은 사연 주막집 툇마루. 막걸리 자국 선명하네.
젊음을 잃은 중년들이여 ! 겨울아기 끌어안고 이팔청춘 헤아리건만 팔순 어르신 어깨주무려 드리네.
그리움에 사뭇친 이웃들이여 ! 새해 연하장 오감에 야단법석 떠들다 언제그랬양 다시 헤어진다. 사뭇 첫발자욱은 모든 것의 시작이건만,, 지나가는 새한마리 없는 허공쳐다보며 넋두리하네. ‘ 이보시오? 지금 어디가는 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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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씨 체
붓끝에 휘들린 글자... 절간의 “대웅전“ 풍파에 퇴색된 서까래 아래 놓여있네.
펜대에 휘들린 글자... 고전문학의 원본. 도서관 장서의 유품이로세.
칠판에 휘들린 글자... 분필가루 자욱한 교단. 스승님 글자 지우개로 지우네.
혈서로 휘들린 글자. 애국투사의 상징. 기념관 유리액자에 갇혀있네.
연필로 휘들린 글자... 여름방학 일기장 네모박스에 한글자,한글자 새겨있네.
매직으로 휘들린 글자. 전지 꽉채우며 대학 학자보 게시판에 진열되네.
사라진 글자. 없어진 글자. 잊혀진 글자. 망각한 글자.
우리는 글쓰는 법을 잊어버렸네. 글씨체를 잊어버렸네. 유전자를 잊어버렸네. 자기 필적이 없는 세상. 자기 흔적이 없는 세상. 오늘 컴퓨터,스마트폰, 손가락으로 좌판 두드리며 글자쓰건만, 사라진 나의 글씨,,, 학창시절 몽땅연필 잊어버리듯, 나의 글씨를 잊어버렸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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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와 거울
창가에 비친 도시. 유리로 치장한 빌딩숲. 창가에 비친 하늘보며 호수의 한쌍의 백로처럼 구름이 두둥실 떠다닌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 바쁜 아침나절 일과중. 나를 만나는 유일한 시간.
만약 유리와 거울,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우리는 유리를 선택해야 하건만,, 왜냐하면 “ 거울은 나만 비춰주지만, 유리는 온세상을 비춰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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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상 엿 보 기
현미경으로 본 박테리아 세균. 혐오스럽건만, 돋보기로 본 신문활자. 새롭기만하네. 망원경으로 본 세상만평. 접경으로 다가오건만, 다촛점렌즈로 본 영화자막. 3D입체로세,,, 오십견 넘음에 눈으로 보는 세상. 시야에 보이건만 마음으로 세상보라는 만고의 충고는 아닐는지.,, 오늘 소경인양 눈감고 세상보니 왁자지껄소리 더욱 요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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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 리 깊 은 나 무
중천에 떠오른 태양보며 ‘달타령’노래부르는 이. 그런 사람 어디 없뇨...
길거리 가로수 누추함에 물뿌려 주는 이. 그런 사람 어디 없뇨..
앨범 돐사진 찾아 지갑에 간직하는 이. 그런 사람 어디 없뇨,,,
버린 신발 아쉬움에 땅속에 묻어주는 이. 그런 사람 어디 없뇨,,,
잊은 사람 찾고져 광화문 광장 현수막 든 이. 그런 사람 어디 없뇨,,,
고향 찾아 왔건만 재개발로 사라진 골목길. 그곳에 서서 방황하는 이. 그런 사람 어디 없뇨,,,
새장에 있는 새보며 눈물보고 새장 열어주는 이. 그런 사람 어디 없뇨,,,
사라진 영혼. 있을법한 상상. 동행하는 만물상에 나를 육십년 먹은 나무인양. 산천에 묻을시 나를 필요로 하는 새와 짐승과 풀꽃들이 둥지 틀고, 안식처를 삼을시 진정한 나무는 뿌리깊은 나무로 살 수 있겠건만,, 우리 주위에서 뿌리깊은 나무는 찾을 길이 없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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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 불
빨간 불빛 바람에 너풀댄다. 희미한 그림자 이불속으로 숨어들고 따스한 온기는 보이질 않네. 창호지 밖으로 천자문 넘긴 소리 소복히 들리고 불빛아래 남녀 사랑 이야기 소곤소곤 속삭인다. 아뿔세라,,, 넘어질가 노심초사 공기그릇에 담아주네. 제사상 상석 차지하고 혼령 불러들이며, 서낭당 나무밑 하염없는 불빛 그윽하다. 결혼식 단상에 앉아 신혼하객 주목받고, 깊은 산속 암자에 숨어 어두움과 싸우네. 하염없는 눈물 흘리며 그 눈물 닦기 여념없고 백열등 같은 불빛. 등대불인양 가냘프다. 자기 몸 불살라 남을 위해 생명 다하건만 그들은 사랑을 호위하고 영혼을 지배하며 배고픈 속세인들에게 포근함을 선사하네. 하얀색깔 진득함에 만인들의 고향이었고, 생일날은 만인들의 축원속에 반짝였네. 사랑하는 불빛이여 ! 다정한 불빛이여 ! 아름다운 불빛이여 ! 그것은 바로 “ 촛불 ” 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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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쪽 짜 리 인 생
사랑 찾아 헤맨 반쪽짜리 인생. 어찌 서럽다 하리오. 알품은 암탉 울음소리. 개벽 알리건만, 지나가는 강아지. 어미 찾아 줄맨채 도망가네,,,
사랑 찾아 헤맨 반쪽짜리 인생. 어찌 슬프다 하리오. 서초동 이혼소송 즐비하고 법정다툼 흔하건만 길건너 미아찾기 전단지. 두손으로 받고마네.,,
사랑찾아 헤맨 반쪽짜리 인생. 어찌 힘들다 하리오. 중추절 조상님 상봉에 큰절하건만 한반도가 마비되네.,,,
사랑찾아 헤맨 반쪽짜리 인생. 어찌 가련타 하리오. 금광찾듯 만난 인연. 폐광속 흙먼지 일건만, 구룸위 오작교 다리 만들었네,,,
사랑찾아 헤맨 반쪽짜리 인생. 어찌 무심타 하리오. 눈들이 앞에 있기 앞보고 가는 인생. 뒤에 나를 찾는 누구를 못봤네.
사랑찾아 헤맨 반쪽짜리 인생. 어찌 모질다 하리오. 에덴동산 추방. 사랑의 씨앗 들판에 뿌리니 그 씨앗 천상의 르네상스 이뤘네.
반쪽자리 우리. 반쪽자리 인생. 우리는 반쪽이 너가 되건 반쪽이 내가 되건 반쪽이 우리가 되건. 우리는 언젠가 한쪽이 되고마네. 자의건,타의건,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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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매[蠟梅]
눈내린 나뭇가지. 고개숙인 노란봉우리. 하얀솜 덮은 채 새롭기만하다. 엄동설한 무서워 잎사귀 나뭇가지에 숨긴채 향기 날리며 노란꽃봉우리 만개하네. 우와한 자태 조화처럼 선명하고 찬바람 불어 눈덩어리 날리건만, 자욱한 눈보라 안개인양 흩어지네. 꽃의 화신 ! 한겨울 하얀들판 독차지 한 채 속옷하나 걸치지 않고 노란꽃으로 수놓으니 그대는 어찌 긴겨울 홀로 날려 하는가,, 그대의 꽃. 그대의 이름은 매화꽃의 선구자 “ 납매[蠟梅] ” 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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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개 구 리
부모 냇가에 뭍고 비오는 날 슬피우니 개울가에 떠내려간 부모 육신 어찌 건지리오. 청개구리 인생. 역행의 표본이건만 그 효심 누가 알리오. 겉표면이 청색이니 청개구리라,,, 가는 혀 낼름거리며 독사 흉내내고 푸른 숲 잎사귀 은폐하니 예비군 군복 같구려,,, 한여름 효심에 울던 그놈이 잎사귀 홑이불 삼아 동동포개안고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얼빙된채 한겨울 날고 있네. 내년 한여름 부모그리워 엉,엉, 울때를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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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동 구 역
네발로 기다 두발로 거니니 인간이로세,,, 두발로 거니다 네발로 기니 인간이로세,,, 검은머리카락 단풍들어 흰색되니 인간이로세,,, 고목의 연지리 못다함에 죽지못해 살았고, 캥거리주머니 없기에 어부바하고 살았네. 물고기보다 못한 인간. 나무보다 못한 인간. 수풀속 개미보다 못한 인간. 그들이 아우성치며 살고있네. 다른 언어구사하며 서로 헷갈려 말도 못한체 끼리끼리 모여 살고있네. 마치 송어와 산천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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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축 학
뿌연 안개가 수풀을 감싸고 새벽잠에서 깬 꿩한마리. 푸드듯 하늘로 치솟는다. 얼마전 내린 눈조각. 야산에 띄엄띄엄 뭉쳐있고, 스산한 바람이 잎사귀없는 나무를 흔든다. 저멀리 사라진 태양대신 구름이 커텐을 치니 온세상은 초저녁이로세. 감세. 감세. 연기모락모락 나는 모닥불에 모여 오순도순 펭귄인양 이야기꽃 피울 때, 동네 강아지 멍멍 짖어데네. 없어진 꿈의 실체. 사라진 꿈의 공간. 상상속 꿈의 신기루. 그들은 사라진 공간을 찾아 한겨울 얼음덩어리 조각하니 사라진 꿈의 공간. 어느때 나타날거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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