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1934년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형식의 작품.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 중 24번의 주제를 차용해 24개의 변주곡으로 완성했다. 극적이면서도 화려한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비르투오소 피아니즘(Virtuoso Pianism; 아주 뛰어난 실력을 갖춘 연주자의 피아노 연주기법)의 진수를 담고 있는 명작으로 인기가 높다.
▲ 작품 배경 1917년 러시아의 정치적 격변기에 스웨덴으로부터 공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라흐마니노프는 가족과 함께 도망치듯 고국을 떠나 스톡홀름에 도착했고, 이어 코헨하겐을 거쳐 1918년 11월에는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다. 그는 거의 전재산을 러시아에 그냥 둔 채 왔었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서 작곡보다는 피아노 연주회에 매진해야 했다. 그 후 정력적인 활동으로 명성을 다지고, 어느 정도 경제적인 안정을 되찾게되자 다시 작곡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 후 1927년 미국에서 그 자신의 연주로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초연한 것을 비롯해 여러 곡을 발표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는 거둘 수 없었다. 그래도 왕성한 활동으로 명성은 수그러들지 않았지만 그는 음악가로서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되었고, 음악계에 자신의 위상을 보여줄 작품을 발표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완성한 곡이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 중 24번 주제를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이다. 이렇듯 파가니니의 곡을 인용한 것은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면서도 자신의 명인기를 마음껏 과시할 수 있는 소재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가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어린 시절부터 파가니니의 곡들을 변주해 연주한 경험이 있었는 데다 선배 작곡가인 리스트와 브람스가 파가니니 카프리스를 인용해 만든 작품들도 능수능란하게 연주하며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작곡도 수월하게 진행되어 스위스에 머물던 1934년 여름, 루체른 호숫가의 별장에서 한달여만에 완성했다.
초연은 같은 해 11월 7일 볼티모어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와 영국 출신의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Philadelphia Orchestra)와의 협연으로 이루어졌는데, 초연 때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냄으로써 성공을 거두게 된다.
■ 음악 구성 라흐마니노프가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이라는 타이틀을 붙였으나 곡의 내용이 말해주듯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 중 24번의 주제를 가지고 만든 24개의 변주곡이다. 그런데 라흐마니노프는 파가니니 주제와 대비되는 중세의 레퀴엠(Requiem; 진혼곡) 선율인 ‘디에스 이레(dies irae)’ 선율을 가져와 곡의 긴장감을 더하고, 독창성을 높여주고 있다.
곡은 쉬지 않고 진행되지만 협주곡의 3악장처럼 빠르게(1∼10변주), 느리게(11∼18변주), 빠르게(19∼24변주)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보통의 변주곡이 주제를 시작하면서 먼저 제시하는 것에 반해 이 곡은 간단한 변주 후에 주제를 제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곡은 빠르고 경쾌하지만 아주 짧은 서주로 시작해 1변주가 주제에 앞서 연주된다. 1변주 후에 파가니니 주제 선율이 연주된다. 이후 피아노가 등장하는 2변주부터 5변주까지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불꽃 튀는 경합을 보여준다. 잠시 소강상태를 띠는 6변주에 이어 7변주에서는 장중한 ‘디에스 이레’ 주제가 나타난다. 그리고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는 10변주까지 이어지는데, 다분히 리스트를 연상시키는 현란한 악구들이 펼쳐지며 잠깐의 여백이 있은 후 11변주에서도 리스트 특유의 화려한 카덴차로 이어진다.
미뉴에트처럼 우아한 12변주에 이어 13변주에는 다시 힘찬 행진곡풍으로 전개해 14변주에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리고 한층 자유분방한 15변주에 이어 16변주에서 숨고르기를 한 후 오보에가 천상의 선율을 들려주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감미로운 17변주를 지나면 전곡 중 가장 유명한 18변주 안단테 칸타빌레가 펼쳐진다. 라흐마니노프만의 감성적이면서도 애잔한 이 선율은 따로 독립적으로도 많이 연주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어 19변주부터 23변주까지는 리드미컬하면서도 화려한 피아노의 명인기가 펼쳐지고, 오케스트라도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윽고 마지막 24변주가 되면 피아노의 스타카토 연주에 목관의 주제가 어우러지고, 종결부에 이르러 ‘디에스 이레’ 선율이 울려퍼진다. 그리고는 피아노가 숨막히게 주제를 연주하다가 너무나 갑작스럽게 끝을 맺는다.
24변주는 라흐마니노프 자신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요구한다. 그래서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연주할 때 친구인 베노 모이세비치(Benno Moiseiwitsch)의 권유에 따라 긴장을 풀기 위해 크림 드 민트(Creme De Mint; 민트향이 나는 칵테일의 일종)를 습관적으로 한 잔씩 마셨다. 그런 이유로 24변주에 ‘크림 드 민트 변주’라는 별칭이 붙어있기도 하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_두산백과>
■ 감상
◆ 전곡 (24:40) 하단에 ◆ 변주 18번 (3:02) 상단에
● 참조 : 파가니니 ‘카프리치오_2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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