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큰일을 겪었다.
엄마가 알면 크게 놀랄 일이라 우리 남매들만 알기로 했는데,
동네 사람 몇이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들에게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건만.
바로 그들의 부모에게 말해버린 것.
내 생각엔 그날 바로 털어놓은 것 같아.
덩치는 산만한 사람이 입은 새털처럼 가볍다는 것을 느끼는...
정말 사람을 믿는다는 건,
특히 비밀을 지켜주리라 믿는다는 건.... 어리석은 일은 아니겠지만 그와 비슷.
다행인 것은 그 부모가 우리 엄마에게는 말하지 않았다는.
근 2년을 지켜오다가....
눈치로 엄마가 알아버렸는데....
그 사실을 엄마가 동네 친구에게 하소연 삼아 말했더니
그분 말이...
"이제 알았구나?"
나는 그 말에 한번 더 놀랐다는.
처음 안 것처럼 해주면 안 되나???
엄마는 우리 가족 일을 동네사람 다 알고 당신만 몰랐다고 한탄을.
정말 처음 안 척을 해주면 안 되나??? 사람들 참...
그 정도 배려는 사치였던가.....
비밀을 말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
정말 비밀을 알게 되면 꼬몰꼬몰 말이 목구멍으로 기어올라오나봐.
큰 비밀일수록 더 그런 것 같아.
그 사람들이 자기 부모가 아니라 제 3자에게 털어놓았다면
아마도 비밀은 영원히 지켜지지 않았을까?
이 생각을 골몰하다나 '비밀을 들어주는 대나무 숲'을 쓰게 되었다는.
이 책의 원고를 쓰고자 마음먹은 날부터 지금까지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긁어주었다고 자부하는 바.
사람들이 안 읽어서 그렇지 한번 읽으면 공감 많이 될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