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예보가 계속되어 비를 피할만한 곳으로 정해 공지를 하고 나니, 비예보가 없어지네요.
비가 오셔야 들락날락하며 비를 맞아보고 빗물로 놀이도 해 볼텐데.... 어치는 비를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에, 비가 안오신다니 얼마나 섭섭하던지요. 우리 아가와 어머니들과 함께 비를 실컷 체험해보고 싶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또 오겠지요?
아침일찍 현장에 도착하니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부네요. 그러나, 이미 옷차림공지는 드렸고, 그리고 겨울도 아니니까 이 정도 날씨쯤은^^ 오늘은 특별한 활동을 하기 위해 짐이 많아서 곰솔선생님까지 동원했지요.
곰솔선생님은 함안에 수업차 아침일찍 출발했는데, 함안에는 장대비가 내려 도중에 돌아왔답니다.
오늘 날씨는 지역차가 크네요.
잊지 못할 오늘의 추억 사진 올려보겠습니다. 어치는 어린이들과 어울리느라 사진이 많이 없구요, 잠깐 잠깐의 사진만이라도 올려보겠습니다.
오늘 갑자기 만난 엄청 큰 친구... 곰솔선생님이 친구의 이름을 알려주었습니다. '긴날개여치' !!!
정말 흔히 보기 어려운 친구를 만나서 흥분한 나머지, 좀체로 정체를 드러내지 않던 어치의 맨머리가 노출되었네요.
보통 베짱이와 여치 종류는 입이 날카로워 물면 아프거든요. 결국 마지막에는 어치손가락을 깨물어 놓쳤지요.
친구들에게 보여주고는 싶고, 잡기는 무서워서 어치의 두건을 휙 벗어 이 친구를 덮쳐 잡았답니다.
우리가 놀던 곳 옆에 흰말채나무꽃이 피었네요. 그런데 열매가 너무 귀여워요. 그래서 한컷 넣어봅니다.
흙크레파스를 만들건데요, 습기가 많은 날이라 잘 안굳을까봐, 맨 먼저 크레파스부터 만들기로 합니다.
낙동강변의 모래는 마치 밀가루처럼 곱답니다. 그래서 이 모래로 크레파스를 만들어보려구요.
그런데 모래사정이 너무 좋아서, 다음달에는 여기서 모래놀이를 하면 참 좋을 것 같네요.
낯가림이 갑자기 심해진 여진이도 여기서는 무장해제됩니다. 수연이와 가까이 앉아 열심히 흙을 팝니다.
크레파스만들기 전문가 노루샘이 진행을 합니다. 부엽토와 황토, 그리고 낙동강의 모래, 석고. 이렇게 여러종류의 흙을 가지고 만들어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열심히 엄마보조를 하던 은솔이와 인우는 이날 우리들 물을 대어주는 중요한 일을 했지요? 잘못하면 수로에 발이 빠질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한번도 빠지지 않고 둘이 얼마나 잘 나르던지요...
어린이에게 믿고 맡기니까 다 해 낸다....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친 날이었답니다.
어치는 조금 더 가서 놀고 싶었는데, 물이 한번 들어간 친구들이 이곳에서 그냥 놀고 싶어하기에, 오늘의 최종 놀이터는 이곳이었습니다.
이 좁은 수로에서 뭘 할까~~ 싶으셨지요?
사실 어치는 이곳에 친구들과 함께 갔을 뿐인데 자연이 모두 다 해주네요. 물이 있어 첨벙거리고, 곤충이 있어 수영시키고, 양말만 신고 발바닥찍고, 햇빛에 마르니 다시 찍고....
엄마가 화장실다녀오시는 사이, 우리 수연이는 엄마도 찾지 않고, 오빠를 따라 수로를 잘도 걸어갑니다. 오늘은 그다지 덥지 않은데도 우리 친구들은 물의 시원함이 좋은 가봐요.
여진이는 그야말로 수로의 요정이었습니다. 엄마는 탁한 물에 여진이가 빠져 조금 걱정도 하셨을 것 같은데요.
우리 모두는 여진이가 즐기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까지 해 버렸답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서 더러운 것들은 씻겨 나갔을테고, 어느 정도 맑은 물만 모인 상태랍니다.
아마 이 수로에서 이렇게 즐겁게 논 건 우리들이 처음일거에요.
수연이는 그 와중에도 깨끗한 물을 떠야된다며 어치와 함께 깨끗한 물을 찾아왔습니다.
와하하 길 중간에서 우리 많은 발자국찍으며 정말 잘 놀고 있지요? ㅎㅎ
인우와 은설이의 발자국과 붉은 길이 예뻐서 남겨봅니다.
뛰어갔다 뛰어오고, 양말에 다시 물을 채워 다시 뛰고... 둘이서 얼마나 많이 뛰었는지요.
미리 만들어두었던 흙크레파스가 다 굳었네요. 어치는 달맞이꽃을 박아 보았어요. 저 꽃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예뻤답니다.
흙크레파스를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그림을 그려봐야겠지요? 이 바닥은 황토크레파스만 색깔이 잘 나타납니다. 친구들도 그래서 황토크레파스를 많이 사용했는데요, 담비샘이 우리 친구들의 이름을 적어주어 왠지 좋네요.
자신의 이름을 찾는 친구들. 왠지 큰 족적을 남기는 듯한 마음입니다.
이 자리가 좋은지 떠나지를 않는 친구들^^
여기서 단체사진을 찍었으니 다른 선생님들 사진도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너무 예쁜 친구들이었지요.
곤충을 못잡던 친구가 곤충을 잡고, 어치와 눈도 안 마주치던 친구가 손을 잡고, 어치의 칭찬에도 무표정이던 친구가 이제는 매번 활짝 웃고, 무릎을 다쳐도 아픈 내색 않으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 하고, 그리고... 여태 잘 웃었는데 갑자기 낯을 가리고... 하하하~~~~ 이렇게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오늘도 어치는 두고두고 마음이 즐거운 체험을 마쳤습니다. 우리 친구들과 함께 하면 왜 이렇게 늘 즐거운지요.
하고 싶은 것 실컷 했는지, 오늘은 집에 가자고 해도 아무도 화내는 친구가 없었어요. 늘 이렇게 한달에 한번 실컷 놀아본다는 것을 인지하면, 즐겁게 헤어져서 다음달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지요. 어치도 이제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갑니다.
다음달까지 모두 건강하게 지내기 약속~~~
첫댓글 흙크레파스 만들기 체험이 참 재미있었든게 기억납니다.
우리는 실내에서 했는데 바깥에서 했으면 더 재미 있었을지 어떨지 궁금하네요. 아이들이라 이렇게 더 재미있게 놀았을거란 생각도 드네요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생활 주변, 그곳 자연에서 아이와 함께 이렇게 다양하게 놀 수 있음을 매번 새롭게 알아가고 자연은 역시 최고의 놀이터임을 깨닫습니다. 숲나들이 팀과 한달만에 보는 어색함은 잠시 일뿐~~ 함께 흠뻑 빠져드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긴여치의 등장! 긴장모드....손에 쥔채로 아이들 한명한명에게 자세히 관찰하도록 손을 물려가면서까지 "얼음"자세 유지해주신 모습~멋졌어요^^ 흙 제작자, 달맞이꽃 홍보가, 곤충전문가, 물놀이 바람잡이...1인 4역하느라 고생하신 어치선생님과 수제자 노루.담비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베짱이인줄 알고 있었는데... 여치군요^^ 정말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고 선명한 색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딸의 엄청난 에너지를 한번 더 확인한 날이기도 했구요! 자전거로만 달리던 길에서 조금 벗어나서 이렇게 훌륭한 곳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흙 크레파스 만들기는 정말 엄마인 제가 더 신이 났던 시간이었습니다. 석고가루 주문해서 다시 만들러 가고 싶어요^^ 한달에 한번 이렇게 좋은 선생님. 친구. 이모. 오빠. 언니~~ 모두 자연 속에서 성장할수 있음에 행복합니다!! 8월엔 여벌 옷 더 넉넉히 챙겨 가겠습니다!!!^^
늦게 가진 첫아이여서인지...쓸데없는 걱정과 더 잘 즐겼슴 하는 욕심에...매번 아이를 믿고 기다리지 못했던 제 모습을, 저도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어치쌤의 엄마숲 수업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