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담을 사이에 두고 세상과 단절된 멈춰버린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 곳, 세상과 격리된 사람들이 사는 곳 하면 먼저 교도소를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누구나 교소도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늘 편견이 있다. 누구도 넘을 수 없는 높은 담, 차가운 철문 소리와 쇠창살, 세상과 철저히 격리된 곳이라 생각하는 우리의 기억... 그렇게 교도소 하면 먼저 떠오르는 잔상일 것이다. 물론 교도소는 죄를 짓지 않은 이상 들어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곳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란 것을 누구나 알고는 있다. 익산에 있는 교도소 세트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해 만든 영화 촬영용 교도소가 있다. 나는 특히 영화 '7번 방의 선물'도 여기서 촬영되었다는 생각에 가슴 뭉클했었고, 웃음도 났었던, 울고 웃었던 영화를 떠올리며 돌아보게 된 곳이기도 하였다.
오늘은 특이한 경험처럼 다가온 익산 교도소 촬영지를 소개한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익히 본 교도소 풍경이 있는 이곳은 전북 익산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해 만든 영화용 교도소라 보면 되겠다. 나는 교도소 세트장 앞에 섰는데, 훌륭한 교도관으로 근무하시는 이웃 블로그이신 금모래은모래님이 먼저 떠오르기도 했다.
실지 교도소도 아닌데 그 앞에 서니 어쩐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별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교도소를 드나들 일이 없었기에 더욱 가슴이 뛴다고 표현해야 옳겠다. 암울한 회색빛 담장과 높은 망루 사이로 두툼한 철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교도소로 들어가는 출입문을 바라보자 비록 촬영장이라고는 하지만, 철문을 들어서는 순간 낯선 세상으로 들어서는 것 같아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높은 담장과 망루들이 세상 밖 하늘을 가로막고 그 안에서 보이는 하늘만큼만 그들의 하늘이라는 생각에 울컥해지는 마음이 되기도 했다.
이곳 교도소 세트장은 익산 성당초등학교 남성 분교가 있던 곳이란다. 이 학교가 폐교된 후 학교 부지 위에 교도소 건물을 올린 것이라 한다 아직도 본관 건물과 널찍한 운동장이 옛날 학교의 흔적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이곳이 교도소세트장으로 탄생한 것은 첫 번째 영화 '홀리데이' 배경이 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교도소세트장은 2005년 영화 홀리데이를 촬영하기 위해 익산시와 영화제작사가 손을 잡고 세웠단다.
그렇게 '홀리데이'를 시작으로 수 편의 영화나 드라마가 제작되었던 배경이 되어준 교도소에서 '거룩한 계보, 타짜, 식객, 해바라기, 7번 방의 선물,아이리스, 태양을 삼켜라, 수상한 삼형제, 노란 복수초, 더킹투하츠 등 60여 편이 촬영됐다고 한다.
교도소 마당을 가로질러 걷는데 영화 장면들이 스쳐 갔다. '빠삐용'과 '쇼생크 탈출'을 눈물 나고 감명 깊게 봤던 추억도 떠오르고 그 영화에서처럼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처절히 몸부림치는 탈출구를 찾는 장면은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 세상 밖에 있다는 것을 그 안에서 알게된다는 교훈을 주는 영화가 자꾸 떠올랐다. 최근에 본 '7번 방의 선물'은 나를 오래 울게 했던 영화였었다. 교도소 마당에 들어서자 예승이가 아빠를 부르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 했다.
폐교된 학교 본관 건물이 아직 그대로 남아 교도소 배경이 되어주고 있었다. 암울한 회색빛 건물이, 철조망이, 창살이 어쩐지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처럼 교도소 안 사람들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던 건물이었다.
휑하고 널따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도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교도소 입구 복도에 먼저 반기는 영화 포스터가 쭉~ 놓여 있었다. 아~ 이곳이 영화 속 그 장면들을 담아냈던 곳이구나 싶었다.
이 건물 안에는 교도소를 본떠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라 했다. 정말 입구에 들어서자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어쩐지 움츠러드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자주 본 면회하는 장면을 여기서 촬영했구나 싶었다.
우리나라 영화와 드라마에 나왔던 교도소 장면은 거의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보면 된다. 더욱이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가 줄줄이 흥행해 ‘익산교도소세트장’를 거쳐야 흥행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벌써 ‘7번 방의 선물’에 이어 드라마 ‘야왕’,‘돈의 화신’ 촬영이 이뤄졌으며, 국내 유일의 세트장이기도 하지만 시와 유관기관, 시민과 성당면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루어지고 있어 영화·드라마 관계자들이 익산을 촬영지로 선호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국에 무수히 많은 드라마 세트장이 들어섰지만 독특한 아이디어 하나로 변화된 폐교가 일일대여료 200만 원의 영화세트장으로 변모해 익산교도소세트장은 그 가치를 높였다고 보면 된다.
교도소 세트장에는 걸음마다 철문과 쇠창살이 이어지고 ‘이동중 잡담금지' '반성하는 삶의 자세’등의 교정과 경고문구로 실제 교도소 안에 들어와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교도소세트장 내부는 철문과 쇠창살의 연속이었다. 음울하고 차디찬 쇳덩어리와 회색 벽, 높은 천장과 작은 창문 틈으로 새어드는 빛이 교도소를 더욱 실감 나게 했다.
교도소 내부는 면회장, 취조실, 수감시설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수감시설은 2층으로 좌우 양쪽에 나란히 이어져 있었지만, 대부분은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1층 독방과 2층의 일부 수감시설은 내부까지 둘러볼 수 있게 해놨다.
영화 속에서 등장했던 배경을 볼 수 있었고 당시 벽에 썼던 글씨와 포스터 등, 교도소 세트장에 곳곳에 남겨둔 당시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교도소 이름도 익산교도소, 안양교도소, 등 다양하게 이용한 흔적을 볼 수 있었고, 곳곳에 붙은 표어나 일본어로 표기된 부착물들을 통해 시대적 상황을 볼 수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교도소 내부를 둘러보는 느낌이 생소했지만 마음이 차분해짐을 돌아보면서 내내 느껴 보았다.
익산교도소세트장은 최근 ‘7번 방의 선물’ 흥행과 함께 차갑고 단절된 기존의 이미지에서 비슷한 죄를 짓는 아픔과 실수 많은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교도소’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며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올해 초 개봉된 영화'7번 방의 선물'은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울게했던 천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로 이곳 세트장에서 촬영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7번 방의 선물 줄거리. 이 영화는 6살 지능을 가진 아빠가 어린 딸이 좋아하는 세일러문 가방을 사러갔다가, 세일러문 가방을 파는곳을 알려준다는 아이를 따라가던 아빠는 비명과 함께 아이가 쓰러져 있는것을 발견하고 아이를 구하려 하지만 결국 살인 누명을 쓰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필 그 아이의 아빠가 경찰청장이었던 것...사건은 빠르게 마무리 되면서 결국 살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로 갇히게 되고.. 그렇게 교도소 7번 방에 아빠 용구가 들어오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착한 용구는 위험에 처한 방장 소양호를 구하게 되고... 그 일로 갖고 싶은 것 하나를 말하라고 한다 용구는 딸 예승이를 이야기하면서, 7번 방에 예쁜 예승이가 선물처럼 들어오게 된다. 그렇게 7번 방의 사람들이 예승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용구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쓴다. 경찰의 강압적인 진술과 자백하지 않으면 '네 딸도 똑같이 만들어주겠다'는 경찰청장의 말에 예승이를 지키기 위해 ...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죄를 인정하게 되면서 사형을 당하게 된다. 예쁘게 잘 자란 예승은 사법연수원에서 아버지의 사건을 변호하게 되면서 아빠 용구의 무죄를 밝히는 영화다.
지적 장애를 가진 아빠가 했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아빠 딸로 태어나서 고맙습니다" 아빠의 애틋하고 절절한 딸 사랑을 그린 7번 방의 감동이 되살아 나는듯했다.
7번 방의 선물을 이방에서 촬영했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영화 장면들이 생각나 울컥해졌다. 수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어둡게만 그려졌던 교도소 풍경이 따뜻하고 행복한 가족애를 보여주는 곳으로 바꿔 놓은 영화여서 더욱 감동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교도소 세트장 안을 돌아보면서 그 영화의 감동을 한 번 더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이곳 교도소 세트장을 돌아보면서 한 해가 저물어가는 추운 날씨에 혹시나 억울한 누명으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없겠지?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는... 그런 마음이 들기도 했다.
혹여 실수로, 어쩔 수 없이 교도소에 갇힌 사람이 많겠지만 어쨌든 죄를 짓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볼 거 하나도 없다, 실망했다고 말하는데.. 이곳을 순전히 볼거리로 즐길 거리로 다녀가는 것보다 한 번쯤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실지 이곳 세트장은 그리 크게 볼거리는 없다. 교도소를 재현해 놓은 건물과 내부시설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또박또박 걷는 내 발걸음 소리를 내가 듣게 되는 교도소 세트장 공간을 울리던 그 소리를 느껴볼 수 있었다.
일반 시민, 무료 개방···월·화 휴관
교도소의 정문, 담장, 망루 등 전체 시설을 오는 6월까지 재정비를 마무리해 교도소 세트장 기능을 강화하고 방문 관광객들에게 만족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주말에 방문자가 많은 것을 고려해 수요일부터 주말인 일요일까지 운영하고 월요일과 화요일이 휴관이다. 하지만 촬영이 있는 날에는 외부통제가 이뤄지는 만큼 자칫 계획 없이 방문했다가 촬영 중이거나 휴무인 경우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으므로 익산시청 문화관광 과에 문의한 뒤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세상과 단절을 상징하는 담장과 지켜보는 또 다른 눈이 되는 망루, 망루를 바라보니 7번 방의 선물에서 예승이가 풍선타고 날아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실지 교도소는 아니었어도 세트장 교도소를 돌아본 느낌이 '7번 방의 선물'을 다시 만나는 감동이었고, 한 해를 보내면서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어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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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 영혼이 아름다운 날들... 원문보기 글쓴이: 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