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롤케이크라는 건, 어느 제과점/케이크 전문점이든 국내에서는 절대 메인이 아니었다.
잘 해야 구색맞추기로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을 뿐인 놈이었고, 고작 한 두 가지 종류를 넘지 않았었지.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다른 롤케이크들이 하나 둘 씩 그 제과점/케이크 전문점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드디어 요 얼마 전부터는 아예 롤케이크만을 전문으로 하는, 아니면 그것을 메인으로 하는 점포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기분이다. 아마도 이런 것들은 1) 일본이라는,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월등한 디저트 강국을 오가며 그 케이크들을 직접 맛 본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2) 드디어 일본의 모 롤케이크 전문점이 국내에서 대 성공을 거두면서 가져온 변화 같다. 좀 더 맛있고 제대로인 디저트에 대한 욕망(..)이 제대로 반영되는 것이라면 긍정적인 면, 하지만 너무 그때의 유행이나 트랜드(..)만 좇는 행태는 다소 부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어쨌든 그런 롤케이크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이라도 하는 것처럼 국내의 롤케이크 전문점이 하나 생겼단다.
40192롤이라는, 언뜻 보기에 난해한 상호명 & 청담동에 본점이 있다는데 난 그저 지난 주였나 누군가의 생일선물 때문에 시내 나갔다가 처음 봤을 뿐이고. 그리고 기억해 놨다가 이번 주말에 가져와 봤다는 것이 골자일세.
참고로 저 상호명의 40192는 대략적인 지구둘레인 40192 km 를 뜻하는 거란다. 굉장히 창대한(..) 이름일세. 더불어 밀가루 대신에 100% 쌀가루를 사용했다는데..음.
우얐든 오늘의 케이크는 뜬금없는 흑미 롤케이크 되시겠다. 나 답지 않은 선택의 이유는 아래에서.
박스 자체는 새하얀 네모 박스라 좀 재미 없어서 거기에 찍힌 상호명 & 로고만.
박스를 열어보면
이놈이 바로 흑미 롤케이크다. "흑"미라는 이름에 비해 겉은 멀쩡한 색이다. 물론 깜장쌀 썼다고 오징어먹물 같은 색깔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부터가 총체적 난국(..)
그런데 이놈, 다른 놈들, 그러니까 다른 롤케이크들이랑 좀 차별화되는 면이 없지않아 있는데.
어머, 깜찍해라. 길이는 그렇다고 쳐도, 요즘 녀성들이 좋아할 만한 갸리갸리 하늘하늘한 겉모습이로고(..)
하긴, 디저트라는 것이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맛 & 만족도로 승부하는 것이라고는 해도 좀 달라 보이긴 하더라, 사이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