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내 안의 '한울'을 깨우는 원동력
젊은 시절, 나는 주말마다 산을 누비며 건강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신해 왔다. 그러나 해발 4,000m에 달하는 중국 구채구 등반에 도전했을 때, 뜻밖의 난관에 봉착했다. 목표했던 절위까지 가지 못하고 그 전 단계인 난전까지만 오른 채 주파에 실패하고 만 것이다. 귀국 후 한 달에 걸친 정밀 검사 끝에 받은 진단은 다름 아닌 '선천성 천식'이었다. 평생을 모르고 살아온 병명 앞에서, 이제는 평생 관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1년 전 나의 폐활량 수치는 79%에 불과했다. 하지만 절망하는 대신 일상에서 작지만 꾸준한 변화를 시작했다. 평소 걷기 운동을 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단전호흡을 연동해 실천한 것이다.
나만의 호흡법은 이러했다. 코로 힘껏 두 번 기운을 마신 뒤(지기금지 원위대강), 입으로 내뱉을 때는 마신 양보다 더 많이 내뿜는 기분으로 숨을 깊게 빼냈다(시천주 조화정). 이어 *'영세불망 만사지'*를 차오르는 숨 끝까지 중복하여 읊었다. 몸속의 노폐물과 잔여 공기를 모조리 배출한다는 마음으로 호흡을 힘차게 이어나가자, 이상하게도 걸음 속도가 붙고 보폭에 강한 힘이 생겨났다.
그리고 올해 측정한 폐활량 수치는 무려 97%로 껑충 뛰어올랐다. 고산지대에서 정상 도전을 가로막았던 선천성 질환의 한계를, 매일 아침 길 위에서 깊이 비우고 채운 호흡의 힘으로 허물어뜨린 셈이다.
이 경험은 나에게 동학·천도교의 21자 시천주(侍天主) 주문과 '한울' 사상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해주었다. 동학에서 '한울'은 멀리 하늘에 있는 대상이 아니라, 우주에 가득 찬 생명 기운이자 내 마음속에 모셔진 거룩한 신성(神性)이다.
천도교의 주문 수련은 관념적인 기도가 아니다. 우주의 지극한 기운을 끌어당겨 마시고(지기금지 원위대강), 내 몸 안의 나쁜 기운을 남김없이 비워내어(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내 안의 한울을 자각하는 강력한 실천 행위다.
선천성 천식을 단전호흡과 걷기 운동으로 극복해낸 나의 발자국은, 쇠퇴해가는 민족 사상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명확한 답을 제시해 준다. 몸의 비움을 통해 폐활량을 되찾았듯, 단전호흡과 연동된 21자 주문 수련이 생활 속 운동으로 자리. 잡는다면, 현대인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깨우는 강력한 재건의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