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도 5월이지만 우리 집은 두 개 더 가정 행사가 있는 달이다. 5월 26일은 내가 가정을 이룬 달이기도 하다. 70년대 후반, 토요일 오후 2시, 학교 강당을 빌려 결혼식을 올렸다. 그날은 아름다운 잔디가 깔린 정원에 붉은 빛 장미가 흐드러지게 핀 날이었다. 어느 형식에 묶이기를 거부했던 난 예식장을 기피하고 학교 강당을 선택하여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부부를 찍어 내듯 시간에 맞춰 쫓기듯 치러지는 모습도 싫었고 양가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한 결혼식이었기에 그러한 방법도 팔 요했던 것이다. 하객들을 위한 조촐한 식탁은 잔디 위에 차렸다. 그리곤 하객들의 배웅을 받으며 여행을 떠났다. 그 후 다음 해 9월에 아들을 얻도록 배려해 주셨으며 또 해가 바뀐 후 1월에 딸을 보내 주셨다. 우리 집 사정으론 1월 생일인 사람이 세 명이다.. 내가 그렇고 딸이, 손주가 1월생이다.
잠시 산막에 있을 때 딸과 통화가 있었다. 작년인가? 특별한 사정으로 제 엄마 생일을 못 챙겨 죄송했다면서... 식사 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제노베파 생일을 한꺼번에 묶어하기로 한 것이다. 같은 주에 들어 있어 그렇게 한 것이다. 아들은 시간이 맞지 않아 조카 선물만 주고 어버이날, 엄마 생일은 따로 하겠단다. 나는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산막에서 올라왔다. 우린 성원을 이루자 계획한 장소로 이동하였다. 두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챙겼다.
올해부터 YMCA 아기 스포츠단에 나가는 손주 녀석은 감사와 관련된 기도를 배운 모양이다. 그 기도문이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웠는데 할머니에게 안겨 기도문을 외우는 중이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모녀도 대화를 이어 나가고.. 식사를 마친 후 제노베파의 생일을 축하 하기위하여 케익을 들고 정원으로 나갔다.
생일축하 이벤트를 갖기 전 가족끼리 여러장의 사진을 만들었다. 자신의 축하 케익을 들고 손주와 걷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우선 손주와 할머니가 꽃과 인형 앞에서 촬칵~~
사위. 딸, 손주도 다리에 서서.... 손주가 손을 번쩍들어 사진사에게 반가움을 표현한다.
엄마와 딸..... 커피를 준비하려는 순간 돌려 세운 후 커피점 앞에서.
꽃받침 모습을 한 사위, 손주, 할머니, 딸..... 축하연을 하는 장소에 몰려 앉았다.
촛불을 켠 후 노래를 부르고 손뼉을 쳤다... 아니 벌써 초가 그렇게나 많이 꽂히다니, 세월은 참 무심하게 흘렀다. 4월 이 부근 숲에서 우린 처음 만났다. 그리고 8년간의 인연이 있었다. 애초 결혼이 준비된 만남은 아니었다. 작은 인연만을 간직한 채 세월이 흘러갔다. 나는 열병을 앎았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부터 삶의 위치 결정에 대하여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속계를 떠나려 한 계획을 접은 것이다. 그런 후, 이상하게도 중요한 시기마다 우연히 제노 비파를 만나게 된다. 길을 걷다 만나 적도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네,
편안하시지요. 네. 서예를 배우러 가는 길이었단다. 나는 당시 서울대병원에 동생의 문제로 가던 중이었다. 그날은 그렇게 헤어졌다.
다음날 약속이 이어졌다. 그리고 저녁나절 학사주점 같은 털보네 집에 같이 갔다. 당시 혈기로 술을 마시던 시 기었다. 그러나 조심스러웠다. 동동주와 파전을 시킨 후 그동안 있었던 서로의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9시 40분경
헤어졌는데 헤어지기 전 나에게 직면한 사건을 도와주겠다 하였다. 동생이 일으킨 문제로 나는 당시 심각한 사항이었다.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사건이었는데 마침 제노베파의 전공이었다. 그 일을 계기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사건도 잘 수습할 수 있었다. 그 고마움의 표시로 어머님께 인사를 드리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나는 악우 들 행사에 초대하게 된다. 그리고 5년 후 5월의 신부로 서로 초대하고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린 시작부터 단호하였다. 우리끼리 알아서 모든 것을 준비한 후 살아가자 하였다. 양가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우린 그렇게 시작을 한 것이다. 보석 같은 찬란한 5월! 그 당시를 떠올리며 촛불을 본 후 파인더를 통해 초점을 맞췄다.
할머니와 손주는 행사, 주인공으로 촛불을 끄고..... 후후후 훗..
케익을 짜른 후 식당 사무실에도 일부 보낸 후, 가족끼리 나눔하면서... 촛불처럼 밝고 건강하고 케익처럼 달콤한 삶을 이어 나가도록 사위와 딸, 손주에게 소원하며 샷다를 눌러 주었다. 언제나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렴, 절망도 희망으로 바꾸렴, 사유의 유혹보다 공유의 나눔으로 나가렴, 나는 아이들에게 자꾸 속삭이고 있었다.
제노베파에게 우선 순위는 이젠 아이들에게서 손주로 넘어간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세월이 준 선물이지 하며 샷다를 아주 천천히 눌렀다.
아빠의 몫까지 손주의 식탐은 이어지고 어느 상황에서도 자식에게 사랑을 나눔 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부모 마음이다. 그러나 비정의 모습도 요즈음 종종 듣게 된다. 천륜이 무너진 것이다. 물질이 인간을 넘어선 물질만능주의 결과다. 기계적인 삶은 사람을 황폐화 시킨다. 사람을 거대한 기계의 부속처럼 여기는 스스로의 모순이 만든 괴물이 일으키는 사건이다. 기본적 인성을 구축하고 매사 사려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지려면 물질문명에 길드려진 편리함에서 벗어나 문명 밖으로 나가야 한다. 원시로 발길을 돌려 그 안을 걸어야 한다. 나는 그곳을 달리 표현하면 이렇게 표현한다. 창조적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곳, 자연 속을 그렇게 말한다. 그곳에서 묵상은 행복으로 나가는 단초와 혜안을 얻을 수 있다. 어울려 조화로움을 만들어 나가는 곳이 바로 창조적 질서의 모태다. 문명은 정신질환을 자꾸 양산한다. 문명이 서정성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과격해지고 충동적 성향으로 진화해 문제다.
조촐한 축하연도 연기처럼 사라지고 추억으로만 인식되는 과거가 되어 버렸다. 커피를 곁들여 케익 한조각을 먹은 후 손자를 데리고 사진 투어에 나섰다.
시가 적힌 티샤스 앞에 세우고.... 시에 대하여 들려 준 후 자리를 또 옮겼다.
붉은 풍차 앞에서도..... 손주는 상반된 표정을 만들어 할배를 웃겼다.
손주와 사진투어를 끝내고 내려 오다 꽃장화 화병에 꼿힌 꽃을 만났다. 순간 떠오른 생각은 손주의 앞날이다. 이 아이가 가는 길은 6할은 꽃길이었으면 좋겠다 소원하며 화살기도를 휘리릭 쏘아 올렸다. 나머지 4할은 인내와 사랑과 평화와 용기로서 스스로 이뤄야 한다.
손주를 데리고 사진투어를 끝내고 내려 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세운 후 제노베파가 사진을 찍어 주었다.
아이들과 함께 다리에 서서 .... 딸아이의 머리방향이 애비에게 기울었다. 녀석과 추억도 많은데.... 그 추억속엔 웃음도 아픔도 슬픔도 기막힘도, 극적임도 전부 존재한다. 이젠 다 추억이 되었지만, 또 다른 삶의 모습들이 전해 올 적마다 나는 즐겁기도 하고 긴장하기도 하면서 지켜본다. 그것이 바로 부녀지간 맺어진 숙명이 아니겠는가! 네가 잘 사는 것이 바로 효심이다. 어떻게? 행복하게 살면된다.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면 그것이 행복이란다.
할머니도 아이들과....
이 녀석들, 제노베파에게 잘해야 한다. 엄마와 장모의 마음에 5월의 바람인 산들바람만 들게 하거라~~~
할머니는 다시 손주와 다시 오늘 주인공 인증샷으로....
제노베파는 이곳을 시 정원으로 꾸미는데 일조한 사람이다. 함께 근무하며 시인이었던 이보영 시인을 이곳에 소개하여 시화전을 열게하고 시낭송 시간도 갖게 만든 공신이다. 그래서 가끔 올적마다 공짜로 얻어 먹고 가는 것도 종종 있었다.
오늘의 깜보인 두 사람, 참 행복하게 보인다.
조잘거리며 대화는 계속 이어지니 분명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사람들은 서로 소통만 잘하여도 평화를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불통은 자꾸 논쟁을 일으킨다. 시비가 생기면서 다틈이 격해 질 수 밖에 없다. 격해 진다는 것은 마음에 이미 독기가 서렸다는 뜻이다.
마음이 곱지 않고 불편하면 성난 것들이 입으로 토해지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쌍욕들이다. 마음을 다스리며 사는 일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하루에도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 조심이란 뜻은 결국 마음을 잘 건사하라는 뜻이다.
모자지간 사진을 찍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 가서
여러장의 샷다를 눌렀다. 점점 아군에서 피안간의 전투를 치뤄나가는 성향으로 발전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런류의 전투는 앞으로 발전단계로 돌입하다. 큰 시련기를 맡이하게 된다. 그 때가 바로 조 녀석의 사춘기, 만약 내가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사춘기를 잘 넘기는 조련을 담당해 줄덴데.....
요녀석 잘 서!! 하자 모습을 바꾸더니 손을 살짝 흔든다.
5월을 맞이하여 우린 산기슭으로 가서 꽃향기를 마시며 보석 같은 찬란한 봄의 시간을 보내다 왔다. 시간을 내어 이런 시간을 준비한 사위, 딸, 그리고 손주에게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도 꽃향기처럼 그렇게 사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첫댓글 손주가 많이컷네요 할아버지가 짬 짬 이 올려주시는 성장모습 정말 예쁨니다,,,.....
어른들께서 하신 말씀 아이들 자라는것에 비교하면 어른들 늙지안는다고......
맞는것 같아요 소녀같으신 제노베파 ,,행복해하는 따님가족 성모성월에 성모님 사랑 충만하시길.................
고맙습니다. 근사한 덕담이 너무 좋군요. 고래만 춤추는 것이 아니라 곰도 출 수 있답니다. 많이컸습니다. 사내틀이 점점.... 잘 자라서 국가, 사회, 개인의 이익을 창출하며 살도록 교육시켜야 겠습니다. 꾸벅 감사합니다.
효성스런 따님과
귀여운 손주~
다복한 가족입니다.
궁긍했든 제노베파 자매님도 사진으로 뵈올수있어
반갑습니다....
소녀같은 모습이네요~~^
행복하세요. -평화-
감사합니다. 꾸벅
곳곳에 좋은 것을 간직하고 계시네요~
볼거리와..좋은 가족들...
일상을 이렇게 그려낼 수있음이 ...부럽습니다~
과찬이십니다. 그러나 고맙습니다. 꾸벅~~
따님 표정이 너무 좋아요.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지요?
손주의 사춘기에 일조하시고 싶은 마음이 애닲다할까? 화이팅하세요~
그러나 조련하기보다는 그때쯤 되면 관조하는 게 더 어울릴듯하네요.
지금처럼 사신다면 심신이 건강하셔서 손주 사춘기때에도 함께 트레킹하지 않을까싶네요.
너무 아름다운 생일날 이었어요.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