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시험을 치러고 집으로 돌아와 가답안 채첨을 하던 아내의 모습에 눈물이 울컥하려 했다.
그동안 모의고사 때마다 늘 평균 80점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던 터라 안심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2차 시험만 준비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아니 걱정이 없었단 표현보단 평균 80점 이상 모의고사 성적이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을 점수이기에 '막연히' 당연 합격하리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본 시험 가채점을 하고 난 아내의 표정이 급 어두워져 넋 나간 표정이었다.
지난 해의 데자뷰랄까.
지난 해, 1, 2차 동차 시험을 치렀는데 2차과목 1문제 차이로 떨어진 쓰라림을 맛본 아내다.
채점하다 말고 멍하니 있는 아내의 손에서 시험지를 낚아채 내가 채점을 하기 시작했다.
맞힌 문제에 빨간 싸인펜으로 동그라미 친 숫자를 후다닥 세기 시작했다. 합격이었다. 1문제를 더 맞힌 것이다.
"합격이네!"
아내에게 말했더니, 믿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동그라미를 세기 시작했다. 역시 1문제가 더 여유 있었다.
이번엔 아내와 같이 셌다. 합격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쉬긴 하나 마음을 못놓는듯 했다.
그렇게 하루가 흐르고 난 다음날부터 유튜브나 공인중개사학원 커뮤니티 등 게시판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며칠 뒤 "1문제 더 여유가 생겼다" 한다.
1문제가 잘못 출제돼 모두 정답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 그때부터 조금 안도하기 시작했던 거 같다.
그렇지만 합격자발표일까지는 긴장과 초조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행여 답안지 작성 때 실수는 있지 않을까 하고서.
지난 해 1문제 차이로 다시 일년을 꼬박 거실주방 식탁 앉아 인터넷강의를 듣는 고생을 했기에 간절했다.
1문제의 소중함을 뼈가 사무치도록 깨달았다. 그리고 간절했다.
아내는 청량리에 있는 한 개인 병원에서 오랜 세월 간호사로 근무했다.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이었다.
병원 원장님이 연로하셔서 언제 병원을 문닫을 지 몰라, 아내는 병원 근무하면서 재작년, 그러니까 2019년부터 인강을 통해 공인중개사시험을 준비했었다.
깊은 공부는 하지 못하고 경험 삼아 그해 시험을 치렀다. 그렇게 경험을 쌓고 지난해부터 공부 강도를 더했다.
결과는 1차합격, 2차는 1문제가 부족했다. 그렇게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2차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올해 4월 병원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게 되자, 재취업을 할까를 고민했던 아내.
그러다 결심한 게 2차시험에 올인.
살림 형편상, 학원 다닐 상황은 안 돼, 역시 인강.
그렇게 2차 시험에 매달리는 아내에게 올해들어 유달리 많은 일이 있었다. 아니 아내 개인이라기보다 가정에 그렇다는 거다.
작은 애가 자신의 일을 하고 싶다 하여, 미용실을 차렸고, 시골의 친정 어머니, 즉 장모님의 팔 골절사고 소식, 그리고 부동산사무실 차린다고 여기저기 내가 일을 벌린 일 등.
그리고 시험 얼마 안 두고 사무실을 차렸기에 아무래도 차분히 공부해야 하는 아내한테 방해가 되지 않았을까 여긴다.
힘들고 지친 아내의 시험준비 기간 중, 유일하게 벗이 되어 위로와 격려를 해준 사람이 있다.
그는 어린 트롯영재 정동원이었다.
아내의 유일한 낙이랄까, 정동원의 음악을 틀어놓고 힐링하며 식탁 위의 노트북 붙들고 외롭고 힘든 공인중개사 공부를 이어갔다.
시험 당일 아침, 시험장인 태릉중학교에 아내를 태워줬다.
그리고 시험 끝날 시간에 맞춰 갖더니, "어려웠다." 한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채점한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그놈의 '1문제'
아무튼, 합격 소식을 접하니 더 없이 기쁘다.
아내가 온전히 스스로 성취한 "공인중개사시험 합격"을 온 마음으로 축하한다.
성실과 신뢰의 면목동 중심, 면목공인중개사사무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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