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10303500376
무급휴직이 일상화된 공항·항공 현장⋯최소 3000여명 노동자 무급휴직
“무더기 해고”우려 ‘특별고용지원업종 기한연장+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사업장 감독’ 촉구
부당해고 판정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 케이오, 300일 동안 원직복직 되지 못하고 있어
케이오 해고노동자 "하루 빨리 복직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달라"호소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코로나19가 항공업계를 강타한지 1년, 공항과 항공사 하청업체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무급휴직도 1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항공업과 항공기 취급업을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을 높이고 무급휴직 신속 프로그램(월50만, 최대 90일) 등을 도입했지만 사용자들의 신청거부로 무급휴직이 양산됐고 턱 없이 부족했던 월 50만원의 지원은 이미 종료됐다.
특별고용업종도 이달이면 종료된다. 공항·항공 노동자들은 휴업수당지원 비율이 줄어들면 사용자들이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기피하고 휴업수당이 유일한 생계수단인 노동자들은 무급휴직으로 버텨야 하는 등 정부제도의 작동중지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공항·항공 노동자들은 정부에 특별고용지원업종 기한 연장과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상향,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사업장 감독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 섰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고용안정쟁취 투쟁본부가 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특별고용지원업종 기한 연장,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상향,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사업장 감독'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샤프항공지부, 영종특별지부 ACS지회,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인천공항지역지부 등이 참석했다.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무급휴직이 일상화된 공항·항공 현장⋯최소 3000여명 노동자 무급휴직
“무급휴직 노동자들에게는 휴업수당이 유일한 생계수단입니다. 그런데 이달 말이면 항공·공항업종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종료되고, 이로 인해 휴업수당 지원 비율이 줄면 사용자들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기피하고 결국 노동자들은 급여 없는 무급휴직으로 버텨야 합니다.”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 선 공항·항공 노동자들의 외침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공항을 비롯한 항공사 하청업체들은 무급휴직을 비롯해 권고사직, 정리해고 등으로 고용·생계위기를 겪어오면서 이제는 정부의 지원이 종료될 위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고용안정쟁취 투쟁본부에 따르면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는 지상조업사와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총 6곳이다. 이중 무급휴직 노동자 수는 확인된 인원만 3054명에 달한다.
업체별로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약 2680여명(조종사 680명 포함)으로 가장 많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며 한 달 10일~15일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어 9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샤프항공지부(샤프에비에이션케이)가 월 200여명이 무급휴직이 실시되고 있고, 영종특별지부 ACS지회와 아시아나 케이오지부는 각각 113명, 38명이 무급휴직 중이다. 또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송환대기실 분회는 41명 중 23명이 무급휴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프공항지부 김진영 지부장은 “지난해 샤프 노동자들이 받은 지원금은 유급휴업 한 달과 180일 무급휴직 지원금이다. 지상직이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그러나 노동자가 평생 한 번만 쓸 수 있는 무급휴직 지원제도는 올해 1월 종료된 상태”라고 토로했다.
김 지부장은 “현재 월 200명이 급여 없는 무급휴직에 놓여 있다. 정부가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2021년 고용유지지원금을 많이 반영했다고 홍보했지만 샤프항공 무급휴직 노동자들에게는 어떤 지원도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무급휴직이 당연한 것처럼 일상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내놨지만 사업자들은 그것을 신청하면 회사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생각에 제대로 신청조차 하지 않고 무급휴직만을 강제하고 있다”며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고를 하고 1년 동안 길거리에서 싸우는 노동자들도 있고, 이미 순번에 의해 무급휴직이 정당한 것처럼 회사는 노동자들을 회유하고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예컨대 지난해 5월11일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인 케이오는 노동자들이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케이오 노동자들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통해 원직복직 판정을 받았지만 케이오는 300일 가까이 복직시키지 않고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태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고용안정쟁취 투쟁본부가 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특별고용지원업종 기한 연장,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상향,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사업장 감독'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샤프항공지부, 영종특별지부 ACS지회,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인천공항지역지부 등이 참석했다.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 “무더기 해고”우려 ‘특별고용지원업종 기한연장+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사업장 감독’ 촉구
1년 가까이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반복하고 있는 공항·항공노동자들 청와대 앞까지 온 이유는 △특별고용지원업종 기한 연장과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90% 일률적용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사업장 감독 및 지원배제 △용역·파견 노동자에 대한 적극적 고용보호 조치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변희영 부위원장은 “특별고용지원업종이 3월 종료된다. 연장하지 않는다면 사업주가 회사의 비용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더기 해고와 무급휴직이 더더욱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변 부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아주 낮은 수준의 요구다. 첫째 특별고용지원업종을 하루 빨리 연장하고, 둘째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을 90% 이상 일괄 적용해 사용자의 신청 거부를 줄이고, 셋째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신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관리감독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노동자들의 고용이 지켜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 앞에서는 300일 가까이 부당해고로 복직하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나 케이오 노동자들의 문제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김계월 아시아나 케이오 지부장은 300일 동안 길거리에서 천막농성 중이라며 정부에 해결을 촉구했다.
김 지부장은 “고용유지지원금은 회사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고통분담의 조치였다”면서 “하지만 10%를 분담하기 싫어 회사는 직원들에게 무기한 무급휴직을 강요했고 이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정리해고 시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혈세가 항공산업에 투입됐다면 모든 해고는 금지돼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케이오 노동자들을 하루 빨리 복직 이행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아시아나 케이오지부, 샤프항공지부, 인천공항지역지부, 영종특별지부 ACS지회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