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해 지면서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겨울산과 달리 시샘이 많은 봄 산에는 안전사고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등산 전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뜻밖의 낭패를 당하기 쉽다.
봄은 겨울에 비해 따뜻하지만 산행을 하다보면 일교차나 당일 기상 조건에 따라 느닷없는 눈이나 비, 겨울과 다름없는 추위와 맞닥뜨릴 수도 있다.
특히 이달말까지 해빙기 동안에는 큰 일교차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바위나 나무를 생각없이 붙잡다가 추락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지난해 광주지역의 산악사고는 총 82건으로 이 중 3월과 4월에 16건이 발생했다. 사고는 자신의 체력을 과신해 무리하게 산에 오르거나 술을 마신 상태에서 등산하는 경우, 비 온 뒤나 휴식·식사 등을 위해 좋은 자리를 찾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하산시간이 늦거나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조난사고도 많은 실정이다.
봄철 산행 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산에 오르기 전 본인의 체력과 날씨, 등산로의 여건 등을 고려하여 알맞은 등산장비를 갖추고, 구급약·장갑·랜턴·비상식량 등 필수장비는 언제나 준비해야 한다. 봄철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하여 방수가 되는 등산복이나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한 보온 재킷을 배낭에 챙겨야 한다.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되 계곡이나 폭포 등 위험한 곳에는 가지 않도록 하고 술을 마셨거나 기상이 악화됐을 때는 산에 오르지 않고 등산로가 아닌 길의 산행을 피하는 것이 추락이나 조난사고를 예방하는 길이다. 특히 추락사고는 대부분 사망이나 신체장애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방심이나 소아적 영웅심 등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본인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걷거나 무거운 짐을 지고 산행하는 경우 탈진으로 이어질 수 있고, 탈진상태에서 악천후를 만나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젖은 옷을 입고 바람을 쐴 때는 마른 옷을 입고 있을 때보다 최대 240배까지 열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산행 시 옷이 많이 젖는 것을 피하고 가급적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도 저체온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침착하게 주변의 지형 등을 살펴본 다음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최선책이다.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감지했을 때는 이미 지정된 등산로에서 상당한 거리에 이르렀을 때이므로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를 갖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은 체력소모와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산행 중 갑자기 사고를 당했을 때는 주변 등산객에게 구조요청을 하거나,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위치 표지판을 확인하여 119 및 관리사무소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신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신고 장소에서 침착하게 기다리면서 응급처치 및 주변 옷가지 등으로 보온을 유지해야 한다.
동행 중인 사람이 안전사고를 당했다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시킨 후 119에 신고하고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 있어야 한다. 특히 무리하게 환자를 이동시키거나 움직이는 것은 금물이다. 척추손상이 의심되는 환자일 경우에는 통증이 유발된 자세에서 추가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담요나 배낭 등으로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안전사고와 함께 주의해야 할 것이 산불이다.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산에 오를 때는 라이터나 성냥 등은 소지하지 말고 취사나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허용된 지역에서만 해야 한다.
논·밭두렁을 태울 때는 소방서에 연락하고,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을 정해 마을공동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등일보 2009. 3. 23.
최정주 광주시 소방안전본부장
첫댓글 유익한 정보 고맙습니다.